【국문초록】
19세기 일본에서 정한론이 발흥하면서 이른바 근대역사학이라는 이름으로 최초로 만들어진 침략이론이 임나일본부설이다. 서기 4세기~6세기에 야마토왜가 한반도 남부의 가야를 근거로 해 한반도 남부를 지배 또는 경영했다는 주장인데, ‘남선경영론’이라고도 한다. 8세기에 편찬된『일본서기』의 과장·윤색·조작·왜곡 기사에 의거해 제국주의 역사학자들이 주창한 반인류적인 침략이론이다. 천황을 정점으로 해 지배체제를 구현하고자 했던 야마토왜의 이념이 임나일본부설에 담겨있고, 현재까지도 일본고대사학계 대다수는 이를 고수하고 있다. 1945년 일제가 폐망하면서 청산됐어야 할 주장이 조선총독부와 경성제국대학에서 활약한 스에마쓰 야스카즈에 의해 1949년에『임나흥망사』로 집대성되었다. 임나일본부설을 입증할 1차 문헌사료나 고고학 자료는 아무것도 없다. 그
럼에도 이 설은 일본과 남한 강단사학계에서 정설 또는 통설로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 이로 인해 고구려·백제·신라·가야 등의 역사와 그 열국들을 낳은 고조선과 고조선 이전의 실재한 역사가 훼손되고 한국사는 정체성과 타율성의 역사로 정립되었다. 따라서 가야사의 실체와 임나일본부설의 핵심 논리를 1차 문헌사료와 고고학 자료 등을 통해 살피는 것은 한국사의 원형을 복원하는 중차대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본 연구는『삼국유사』, 『삼국사기』에 의거해 가야사의 실상에 접근하고 가야사 연구의 권위자로 회자되는 김태식과 이영식의 핵심논리들을 분석함으로써 임나일본부설의 근간을 해체해 가야사 연구의 새로운 전환점을 만드는 데 그 목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