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가족봉사단으로 활동하는 문미라씨 가족
봉사활동의 부메랑 효과를 실감하며 살아요
큰아이와 저는 봉사 활동 입문 동기지요
봉사 활동 자체가 즐겁기에 몸이 힘들거나 마음에 부담이 없다고 말하는 문미라씨(48세). 그는 지난 해 서울시한강시민공원사업소가 운영하는 시민가족봉사단 1기로 참여하는 등 일주일이 봉사활동 일정으로 빠듯함에도 늘 생활이 즐겁고 행복하다고 말한다. 화창한 봄날 기자를 만나기 위해 오전 활동을 뒤로 미루었다는 문씨는 자신 보다 열심히 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텐데 애써 찾아 주어 감사하다며 반갑게 맞아 주었다.
“우리 광준(24세, 대학 4학년)이가 중학교에서 의무적으로 실시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부터 저도 활동을 시작 하였어요”
문미라씨의 큰 아들인 이광준씨는 청각장애를 갖고 있다. 그러나 워낙 낙천적인 성격에 어머니의 헌신적인 의지가 보태져 장애를 극복, 현재 보청기와 구화 등을 통해 일반적인 의사소통은 가능한 상황이다.
“자신도 장애가 있는 아이가 중복장애를 갖고 있는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 활동을 한다는 점이 마음에 걸렸어요. 걱정이 앞섰다는 표현이 맞겠네요”
그렇게 아이가 마음에 걸려 따라다니다 보니 어느새 문씨 자신도 그 일을 하고 있더라며 밝게 웃는다. 더욱이 당시 중학생이던 광준씨가 장애인 시설에서 봉사 활동하는 것을 즐기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해 문씨는 당황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말한다.
또 문씨의 둘째인 이지은(서문여고 3년)양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장애인단체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고 그의 남편 이구선씨(49세)도 가족봉사단에 합류, 현재는 온 가족이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뒤늦게 봉사 활동에 참여한 남편이 현장에 나가면 가족 중 가장 적극으로 활동해 선배(?)인 문씨의 마음에 쏘옥 든다며 부부애를 과시한다.
다만 지은양이 현재 고3수험생인 관계로 올해는 적극적인 참여를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나는 대로 그가 다니는 정신지체장애인 시설인 ‘사랑손’을 방문, 그 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고 있다.
가족봉사단으로 활동이후 집안 분위기가 한결 좋아졌어요
가족 봉사단으로 활동이후 문씨 집안엔 늘 따뜻한 기류가 흐른다.
“남편이 봉사 활동에 참여하면서 가장 큰 변화라면 가족 화합과 서로간의 이해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는 점이지요. 전에는 제게 집안에서도 봉사 좀 하라고 농담을 했었는데 이제는 그 말이 쏙 들어갔어요”
그러다 보니 가정에서 역할분담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가족의 소중함도 더욱 절실하게 느끼게 되었다며 밝게 웃는 문씨의 얼굴이 매우 편안해 보인다.
문미라씨는 또 자신이 다년간의 봉사활동을 통해 얻은 것이 더 많다며 봉사 활동의 부메랑 효과에 대해 이야기 한다.
“저의 작은 힘을 보태고 돌아오면 몸은 조금 지치고 힘이 들지만 마음만은 그리 가볍고 편안할 수가 없어요. 그래서 다시 찾게 되고 그 속에서 나눔과 실천하는 삶을 배우게 된다”고 말한다.
봉사활동 경력이 10년인 문씨는 “몸으로 지원하는 활동을 주로 하다 보니 특별히 힘든 일이 없었다” 며 “최근엔 봉사활동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이 많이 바뀌어 활동 환경도 한결 좋아졌다”고 말한다.
문씨는 현재 둘째가 인연을 맺은 사랑손과 큰아이가 맺은 장애인시설에서 활동하는 외에 새터민 가족이 남한에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 가정법원 종합민원실 봉사, 보훈가족 대상의 봉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그의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다.
문씨랑 같이 인터뷰에 참여한 광준씨도 한 마디 보탠다.
“가족 봉사활동과 같은 활동 프로그램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가족 봉사활동을 통해 가족간 이해의 폭 증진과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확인하게 되어 매우 고맙다는 광준씨 역시 어머니 문씨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는 특히 자신도 장애를 갖고 있기에 장애인들만이 느끼는 아픔에 대해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제 또래의 친구들이 단지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만으로 다양한 체험 활동의 기회를 놓치고 사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파요”
그러면서 그는 장애인은 비장애인 보다 여러 면에서 불편한 사람들이므로 그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보다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았으면 하는 소망을 밝혔다.
현재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있는 광준씨는 내년에 대학원에 진학, 사회복지를 전공할 계획이다. 문미라씨 역시 자신의 활동에 전문성을 보태기 위해 아들과 같이 대학원에 진학, 노인복지를 전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우리 사회가 서로에 대한 배려로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문미라씨. 그는 봉사 활동을 하면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여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이 진심을 갖고 그들을 만나면 결국엔 서로 통한다며 오히려 봉사 활동을 하며 살 수 있는 자신의 삶에 감사하다고 말하는 소중한 우리의 이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