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7 여자프로배구] KGC인삼공사 vs 흥국생명

[leejuhyung1]

오늘 오후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있었던 여자부 경기, KGC인삼공사 대 흥국생명의 경기를 리뷰 해봅니다.

지난 정규시즌 꼴찌에서 2주 전 KOVO컵 준우승으로 올라섰던 홈팀 인삼공사와 '이재영'의 흥국생명 경기. 승부는 '오늘 경기 승부예상'에서 예측했던 흐름 그대로 흘러갔습니다. 일단 결과는 흥국의 3대0 완승!

우선 1세트부터 양팀 외국인 선수들의 시원시원한 백어택 공격이 불을 뿜었습니다.

흥국생명의 타비 러브(左)와 인삼공사의 알레나 버그스마(右)는 1세트부터 꾸준한 공격력으로 오늘 경기 각각 23득점과 29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양팀은 일방적이었던 세트스코어와는 달리 시종일관 팽팽한 경기 흐름을 이어갔습니다. 흥국생명이 조금 앞서가면 인삼공사가 따라붙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예상했던 대로 승부는 국내 선수의 공격력에서 갈렸습니다.

흥국생명에는 지난 정규시즌 국내선수 득점 1위에 빛나는 이재영(17득점)에 김나희(8점, 개명 前 김혜진 선수), 김수지(7점) 선수까지 고른 득점이 이어진 반면, 인삼공사에서는 한수지 선수(10득점) 외에 마땅한 선수가 없었습니다. 한수지 선수마저도 경기 초반에는 (올시즌을 앞두고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한 탓에) 상대 서브가 몰리면서 리시브 불안에 공격에서도 제모습을 찾지 못하다가, 후반부터 인 지민경 선수가 투입되어 수비부담을 덜어주면서부터  본연의 경기력을 찾아가는 모습이었습니다.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젊은 두 팀 답게 양팀의 분위기 싸움도 중요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3세트 중반 한때 역전까지 허용했던 흥국생명은 세터 조승화 선수의 2연속 패스페인팅에 긴급투입된 공윤희 선수의 서브에이스로 점수차를 벌이고 결국 승부를 결정지었습니다. 1세트 단 3득점에 그쳤던 이재영 선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제모습을 찾아가면서 팀에 힘을 실어준 반면, 인삼공사는 몇 차례 찾아오지도 못했던 역전의 기회에서도 더 달아나는 힘이 부족했습니다.

역시 이재영 선수는 급이 달랐습니다.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연타와 밀어넣기, 후위공격 등 다양한 공격패턴으로 결국 두자릿 수 득점을 해냈습니다. 

  - 올시즌에도 많은 팬들을 여자프로배구로 이끌어주는 아이콘 역할을 기대합니다.

경기 전 Key Player로 지목했던 조송화 세터도 건강한 모습으로 제몫을 다했습니다. 새 외국인선수 러브와의 호흡도 인상적이었고, 시종일관 밝은 얼굴로 자신감 있게 플레이하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반면 인삼공사에서도 희망은 보였습니다.

지난 9월 있었던 여자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팀에 합류한 지민경 선수(선명여고 레프트)는 신인답지 않게 수비(리시브)에서 잘 버텨주는 모습이었고, 14-15시즌 전체 4순위의 문명화 선수(5득점) 주목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개인적으로 입단 때부터 팬이었던(기회를 너무 얻지 못해 안타까움만 컸던) 박상희 리베로는 주전 김해란 선수의 부상으로 스타팅에 이름을 올렸으나 오늘 경기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컸습니다. 몇 차례 몸을 던지는 수비는 눈에 들어왔으나 힘들게 살린 공들의 방향이 아쉬웠고 리시브도 완벽한 리베로의 그것은 아니었습니다. (모쪼록 김해란 선수가 돌아오기 전까지 주어진 기회를 아름답게 잘 살려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김해란 리베로가 복귀해 뒤에서 안정감을 찾아주고, 앞서 언급한 젊은 선수들이 조금만 성장해준다면 인삼공사가 많은 전문가들의 예상을 빗나가는(=탈꼴찌) 성적표도 가능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다시 한 번 흥국생명의 시즌 첫 승을 축하하며, 감사합니다.

[leejuhyung1]

흥국의 얼굴, 김혜진 선수는 오늘 중계를 보고서야 개명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수명단에 없어서 찾느라 얼마나 애를 먹었던지... 그리고 흥국 레프트 신연경 선수의 강력한 서브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분명 올시즌 흥국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