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CEO 1호를 향해 뛰는 여성 임원들 [10대 그룹 여성 임원 현황표 보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오너 혹은 로열패밀리를 제외하면 국내 기업에서 여성 CEO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여성 임원들 스스로 CEO 승진의 꿈을 접었다고 할 만큼 유리천정은 높고 견고하다. 그러나 임원이라는 유리천정이 깨졌듯 CEO 역시 시간이 문제일 뿐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특히 내부 승진을 통해 임원이 된 여성들 스스로 임원 가능성을 기대하거나 예상하지 못했던 것처럼 여성 CEO 역시 그 가능성은 언제나 열려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12명의 여성 임원을 내부 승진을 통해 배출한 LG그룹도 “사업의 여러 분야에서 여성의 감성적이고 창의적인 리더십이 기업 성과를 배가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사업 분야에서의 CEO 탄생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일반적으로 대기업의 경우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수 있는 의사결정과 조직원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역량과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고 말했다.
SK그룹 역시 “마케팅, 정보통신 분야 및 생명과학과 관련한 R&D 분야는 시장 트렌드를 섬세하게 파악해 소비자의 다양한 기호에 적합한 맞춤형 상품 및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며 “자발적이고 의욕적인 창의성이 요구되는 만큼 여성 인력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그렇다면 누가 대기업 여성 CEO 1호에 가장 근접해 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롯데그룹 관계자의 말처럼 인사권자만이 알 뿐, 누구도 언급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다만 유리천정을 깨뜨린 여성 임원들에게서 그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뿐이다.
물론 로열패밀리 출신이라면 그 가능성은 한층 높다. 더구나 승계 이후 지분 정리 과정에서 자기 몫으로 챙기기 위해 사전 정지 작업 차원에서 임원 자리에 앉아있는 이부진(37) 신라호텔 상무의 경우 사실상 CEO 자리를 예약해 놓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이들 로열패밀리의 CEO 승진을 여성 CEO 1호라 칭하기에는 그 의미가 퇴색된다. 따라서 로열패밀리를 제외한 30명의 여성 임원들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현재 여성 임원 가운데 가장 높은 직급은 부사장이다. 김미형(43) 아시아나항공 부사장이 주인공이다. 그룹 수석법률고문으로 일하고 있는 김 부사장은 2004년 세계경제포럼(WEF)이 선정한 ‘차세대 아시아 지도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또 2005년에는 40세 이하 ‘영 글로벌 리더’로 뽑히기도 했다. 미국 웨슬리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스탠퍼드대학원에서 로스쿨 과정을 밟았다.
워렌 크리스토퍼 전 미국 국무장관에게 발탁돼 금융과 재정 전문 변호사로 일하던 중 업무차 방문한 서울에서 고 박성용 금호그룹 명예회장을 만난 것이 인연이 돼 지난 1992년 임원으로 영입됐다. 변호사로 환경문제와 핵문제에 관심이 많고 영어, 일어, 불어, 스페인어 등 5개 국어에 능통하다. 외교통상부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친동생이다. 부친은 노르웨이 대사, 우루과이 대사와 코리아헤럴드 회장을 지낸 김병연씨다.
최인아(46) 제일기획 전무는 직위만으로 본다면 김 부사장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그러나 최 전무는 국내 최초 공채 출신 여성 임원이라는 점과 가장 선두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또 다르다.
최 전무는 1984년 제일기획 공채로 입사해 카피라이터로 광고 업무를 시작한 이래 한국 광고사에 획을 긋는 수많은 히트 캠페인으로 지난 2000년 삼성 여성 최초로 임원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제일기획에서 최고의 전문가에게 부여하는 마스터로 선임돼 임원 승진 후에도 주요 광고주의 광고 제작을 책임지고 있는 광고 분야 최고의 전문가라는 게 삼성그룹 측의 설명이다. 1998년 세계 최대 광고 축제인 칸국제광고제 심사위원 위촉, 1999년 대한민국 광고대상 대통령 표창 등에서 그녀의 능력은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작본부장을 맡아 그동안 손대지 않았던 관리 업무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부사장과 최 전무 두 사람을 제외한 여성 임원 28명은 모두 상무급이다. IT 관련 업무에 가장 많은 8명이 몰려있는데 내부 승진 혹은 외부 영입의 비율도 가장 높다. 삼성전자의 이현정 상무를 비롯해 삼성SDS 장연아 상무와 윤심 상무보, 이인재 삼성카드 상무보, LGCNS의 설금희·이숙영·임수경 상무, 윤송이 SK텔레콤 상무가 그들이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 홈비즈니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이현정(46) 상무는 2003년 미국 루슨트테크놀로지스 임원으로 영입됐다. 홈네트워크 전문가로 대학에서는 영문학을 공부했지만 전공을 바꿔 미국 일리노이대학에서 산업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펜실베이니아대학 MBA를 졸업했다. 이 상무는 지난 2004년 서울에서 개최된 ‘2004 세계여성지도자회의(Global Summit of Women 2004)’에 참석, “고위직을 움직여 일을 해결하는 등 남성들의 일처리 관행을 따라해 봤자 그들의 ‘복사판’이 될 뿐”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장연아(45) 삼성SDS 상무는 최고정보책임자(CIO)다. MIT에서 컴퓨터 사이언스 분야 석·박사와 MBA를 동시에 취득한 후 미국 AT&T, PSEG(Public service Enterprise Group), 씨티그룹 등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역임했다. 이어 캐나다 정부 및 교육기관을 대상으로 쌍방향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ISAC소프트사를 설립, IT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다. “IT를 통해 인간의 삶을 향상시켜 세계에 공헌하고 싶다”는 게 그의 꿈이다.
인큐베이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윤심(42) 상무보는 1996년 입사해 10년만인 2005년 내부 승진으로 임원 반열에 올랐다. 삼성 인터넷 신규사업 개발, 국내 최초의 지식관리 시스템 패키지 케이웨이브 개발 총괄 등 화려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임원 승진 이후 인큐베이터 센터장으로 웹서비스/SOA, u시티, RFID추진단 등 차세대 전략사업을 총괄하는 삼성SDS 내 최고 전문가다.
올해 임원으로 승진한 이인재(44) 삼성카드 상무보는 정보기획팀장으로 인력·인프라 통합, 시스템 구조 개선을 통해 회사의 IT 수준을 올리고, 경영비용을 크게 절감시킨 능력을 인정받았다.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컬럼비아 비즈니스 스쿨 MBA를 졸업했다.
LG CNS 하이테크사업본부 비즈니스솔루션부문장을 맡고 있는 설금희(46) 상무는 2002년 기업용 IT 솔루션과 BPO 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e-솔루션 사업부장을 맡아 SI 업계 최초로 영업조직을 갖춘 사업부의 수장을 맡은 여성이다. 특유의 추진력을 인정받아온 사업 전문가로 알려지고 있다. 2004년 상무로 선임돼 현재 하이테크 사업본부의 비즈니스솔루션 부문을 총괄하고 있다.
이숙영(46) 상무는 1989년 입사 후 고속 승진해 12년만인 2001년 임원 자리에 오른 드문 케이스다. 1993년 국내 최대 규모의 공공 시스템 통합사업이었던 국세통합전산망 프로젝트에 투입돼 성공을 주도했다. 또 행정자치부 재난관리 시스템 개발 등 크고 어려운 프로젝트에서 좋은 성과를 내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LG CNS의 세 번째 여성 임원인 임수경(46) 상무는 IT 관련 연구, 방법론에 있어서 깊이 있는 안목을 쌓은 IT 전문가로 알려지고 있다. KAIST 박사 출신으로 2002년 입사해 컨설팅 부문에서 고객의 e-비즈니스 마스터플랜 수립, 정보전략 수립 등을 진두지휘했다. 또 수준 높은 IT 전문교육으로 업계에 널리 알려진 LG CNS 기술대학원장을 역임하며 LG그룹 임직원들의 전문교육 운영을 총괄하기도 했다. 특히 2004년에는 ‘구성원들의 혁신 마인드를 이끌고 주도할 혁신 리더 육성’이라는 목표로 LG CNS 트루탑 혁신학교를 성공리에 운영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고객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며 성공하기 위해서는 ‘고객에 대한 성실한 대응’과 ‘정보의 조직화, 전파(제공 및 확산) 능력’이 필요하고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버리고 일단 부딪혀 보는 도전적인 자세를 권한다.
한편 IT 분야 여성 임원으로 일반인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은 윤송이(32) SK텔레콤 상무다. 그만큼 언론에 자주 소개됐다. MIT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에서 경영컨설턴트로 근무하다 2002년 최태원 회장이 출자한 SK그룹 자회사 와이더댄닷컴 이사로 재직하며 지능형 커뮤니케이션팀을 지휘했다. 2004년에는 SK텔레콤 비즈니스 전략본부에서 커뮤니케이션 인텔리전스(CI) 태스크포스장에 최연소 상무로 발탁됨으로써 통신업계 최연소 임원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2006년 세계경제포럼이 ‘2006 차세대 지도자’로 선정하기도 했다.
IT에 이어 R&D 분야에도 6명의 여성 임원들이 포진해 있다. 특히 LG그룹은 5명의 여성 임원을 R&D 분야에서 배출함으로써 차세대 동력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류혜정·조은숙 LG전자 상무, 조혜성 LG화학 상무, 김애리·지희정 LG생명과학 상무가 그들이다.
지난 2005년 임원 인사에서 30대 여성 임원으로 발탁된 류혜정(42) 상무는 정보통신사업본부 단말연구소의 전략사업 휴대전화 연구책임자다. 2004년 400만 대 판매를 기록해 세계 2위에 올랐던 WCDMA폰 성공신화의 주역이다. 지난 1987년 대우통신 입사 후 한빛기술을 거쳐 1995년 LG전자 미디어통신연구소 주임연구원으로 스카우트됐다. 이후 통신연구소 시스템실, 차세대단말연구소 개발실 등을 거치며 LG전자 이동통신 관련 개발 프로젝트에서 핵심 인재로 부상했다.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 사업본부 책임연구원인 조은숙(42) 상무는 글로벌 휴대전화 시장의 주력제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WCDMA폰 개발 책임자 중 한 명으로 LG전자가 전략사업 WCDMA폰 시장에서 위상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2004년 조 상무 팀에서 개발한 WCDMA폰을 허치슨에 대규모 납품하면서 LG전자가 세계 전략사업 휴대전화 시장에서 최강자로 급부상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조혜성(43) LG화학 상무는 올해 인사에서 탁월한 성과 창출과 잠재적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여성 인재의 활용 차원에서 LG화학 최초 및 섬유화학 업계 R&D 분야에서 최초로 여성 임원으로 발탁됐다. 1989년 LG화학에 입사해 새로 개발된 화합물의 분자구조를 밝혀내는 소재 및 물질 구조분석 전문가로 질량구조분석장비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고 있어 LCD용 소재 및 PDP 필터용 염료, OLED 유기물층 각종 소재의 구조분석을 통해 제품 개발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LG생명과학의 여성 임원 1호인 김애리(47) 상무는 현재 기술연구원의 의약개발그룹장을 맡고 있다. 서울대 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SF에서 약학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해외 Pharmetrix 등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1994년 LG화학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주로 신약 개발 분야와 제형연구에 집중했는데 특히 경구용 향응혈제 개발 리더로서 개발 과정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국내 최초의 미국 FDA 승인 신약인 ‘팩티브’ 개발과정에서도 제형 분야의 연구로 기여한 바가 크다. 이외에도 약물의 안정성 시험 및 시험법을 국제규격에 맞게 확립해 LG생명과학연구소의 여러 가지 신약 개발 과제의 안정성 시험반을 구축하는 데에도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 상무에 이어 임원 자리에 오른 지희정(48) 상무는 현재 차기 신약 후보인 서방형 인간 성장호르몬 프로젝트 리더를 맡고 있다. 연세대 생화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퍼듀대학에서 생화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1996년 LG화학 선임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주로 바이오 의약품 및 백신연구에 집중했다. 특히 LG생명과학이 자체기술로 개발한 B형 간염 백신의 WHO 인증 및 해외시장 진출을 위한 제품의 국제규격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또 임상 개발부서에서 일일제형(1일 1회 투약) 성장호르몬 등의 단백질 의약품을 유럽에서 판매허가를 받기 위한 국제규격에 맞춰 개발하는 데도 기여했다.
현재 일일제형의 인간 성장호르몬의 미국 허가를 추진하고 있으며 일주제형(1주 1회 투약) 서방형 인간 성장호르몬인 SR-hGH의 유럽 및 미국에서의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지 상무는 직원들과 진솔한 열린 대화를 통해 언니나 누나와 같은 프로젝트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으며 일을 진행할 때는 남다른 열정과 의지로 강한 추진력으로 리드하지만 과제팀원들과의 화합과 조화를 강조하는 자상한 스타일로 알려지고 있다. 지 상무는 성장호르몬의 개발을 통해 국내에서는 최초로 LG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바이오 의약품들을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의 허가를 받아 LG생명과학이 전 세계 성장호르몬 시장의 대표기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LG그룹 여성 상무들이 장악하고 있는 R&D 분야에 김유미(48) 삼성SDI 상무보도 2005년부터 가세하고 있다. 충남대 화학석사 출신으로 80여 명의 박사가 몰려있는 2차 전지 개발팀에서 최고 수준의 실력자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사내에서 ‘2차 전지 국보급 연구원’으로 통한다. 1982년 전지와 처음 인연을 맺은 이후 1996년 입사와 함께 각종 제품 개발을 주도하고 있으며 ‘배터리와 결혼한 여자’란 말을 들을 만큼 업무 추진력과 일에 대한 열정이 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 결과 2002년 170만 개였던 리튬이온폴리머전지 판매량을 2003년 1300만 개로 늘리는 데 큰 공을 세웠다.
여성 친화적인 부서로 분류되는 디자인 분야에서 4명의 여성 임원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여기에 이서현 제일모직 상무가 로열패밀리라는 점을 감안하면 3명뿐이어서 전문성과는 달리 고위직에 대한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디자인 부문에서의 첫 여성 임원은 김진(47) LG전자 상무다. 홍익대 공업디자인학과 석사 출신인 김 상무는 1983년 LG전자 디자인 종합연구소 입사 18년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특히 2000년 부장 승진 1년 만에 다시 임원으로 승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하프리 디자인 디렉팅, 휴대폰 I-Book 콘셉트 메이킹 등의 성과를 거두었다. 또 지난해 글로벌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초콜릿폰의 디자인을 진두지휘했던 주인공이다.
김 상무가 전자제품 디자이너라면 김영순(46) LG패션 상무는 의상디자이너다. 주식회사 데코에서 ‘데코, 텔레그라프, 아나카프리’ 등 히트 브랜드를 탄생시킨 국내 대표적인 여성복 디자이너로 감성(감각)과 이성(경영)의 조화가 탁월하며 한국 여성 패션사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주위의 평이다. LG상사(패션)의 여성복 기획총괄 CDO(Chief Design Officer)를 맡으면서 닥스 여성복 디자인 리뉴얼 작업, 2005년 가을 출시된 헤지스 레이디스와 더불어 2006년 가을 출시한 여성복 모그(MOGG)에 대한 기획 총괄을 담당하고 있다.
이정민(39) 제일모직 상무도 의상 디자이너다. 이 상무는 로열패밀리라는 것 외에 유일한 삼성그룹 30대 여성 임원이기도 하다. 배화여대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이탈리아 인스티튜트 에우로페오 의상디자인과 도무스 대학원 의상디자인과에서 유학한 이 상무는 세계가 인정한 차세대 패션디자이너로 알려져 있다. 제일모직 입사 전에는 유럽 귀족들 패션을 디자인하는 곳으로 유명한 밀라노의 루이자 베카리아(LUISA BECCARIA)사 수석디자이너 겸 경영 판매 매니저로 활동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산드라 블록, 줄리엣 비노쉬, 제니퍼 로페즈, 기네스 팰트로우, 줄리아 로버츠 등이 그녀의 옷을 즐겨 입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마케팅 분야에는 심수옥 삼성전자 상무와 박현정 삼성화재 상무보 그리고 송영희 LG생활건강 상무 등 3명이 있다. IT 분야의 이현정 상무와 함께 글로벌마케팅실에 근무하지만 브랜드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심수옥(45) 상무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1989년 한국P&G에 입사한 지 17년만인 지난 2006년 삼성전자에 임원으로 영입됐다. 심 상무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지난해 미국 하버드대 최고경영자과정(AMP)을 거친 뒤 현업에 투입됐다. 뷰티케어마케팅 디렉터 출신이다.
박현정(45) 상무는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하버드대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은 고객관계관리(CRM) 전문가다. 2003년 삼성화재의 CRM을 구축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점을 인정받아 상무보로 진급, 손보업계 유일의 여성 임원으로서 주목을 받아왔다. 이후 경영기획팀장을 맡아 그룹의 장기 비전 수립을 주도하며 다시 3년만인 2006년 상무로 한 단계 승진했다.
송영희(46) 상무는 존슨&존슨, ABB 등 해외 유수기업 마케팅 관련 부서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면서 소비자 타깃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이론과 실전을 겸비한 화장품업계의 마케팅 리더다. 송 상무가 맡고 있는 프레스티지 화장품 부문은 2006년 한 해 높은 성장을 기록해 LG생활건강의 실적 호전에 일등 공신의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오휘’ 46%, ‘후’ 79%라는 매출 성장이 이를 증명한다. 법률 분야 여성 임원 4명은 모두 외부에서 수혈됐다. 부장으로 영입된 이정숙(42) 삼성증권 상무를 제외하곤 모두 임원으로 스카우트된 경우다.
이 상무는 지난 1991년 33회 사법시험에 합격, 1998년까지 법무법인에서 증권업 전문 변호사로 근무했다. 1999년 삼성증권 법무실 부장급 변호사로 스카우트돼 2001년 36세의 나이로 상무보가 되면서 증권가 첫 여성 임원이 됐다.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하는데 강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33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김은미(47) 삼성카드 상무는 서울지법 판사 출신이다. 1997년 삼성구조조정본부 법무팀으로 스카우트 됐지만 2003년 삼성카드 법무팀이 신설되면서 자리를 옮겼다.
강선희(42) (주)SK 상무는 기존의 홍보팀, IR팀, 법무팀을 한 데 모아 만든 CR전략실에서 근무하고 있다. 참여정부 첫 여성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30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뒤 1991년부터 서울민사지법, 대구지법에서 판사로 재직했다. 2004년 SK로 영입된 뒤에는 법률적 지식을 바탕으로 소버린 사태 당시 많은 활약을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이들 여성 임원 외에도 교육 부문에서는 유애열(53) 삼성복지재단 상무가 어린이개발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윤여순(52) LG인화원 상무는 리더교육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또 서비스 분야에서는 예경희·서성희 대한항공 상무대우가 항공기 승무원 출신으로 임원 승진을 했으며 한현미 아시아나항공 이사는 의료 부분에서 임원 타이틀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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