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배아 복제 성공은 「복제인간」 탄생의 첫 단추로 간주되고 있다. 黃교수는 연구가 치료 목적에 국한될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인간 복제가 이론적으로 완성됐다고 본다.
소의 경우 이렇게 만든 인공 수정란을 암소의 자궁에 착상시켜 「복제 소」를 탄생시켰다. 사람이라고 다를 리 없다. 최근 黃교수는 복제 개를 생산하는데 성공해 인간복제의 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아일랜드」의 제작자인 월터 파크스는 『처음 이 영화를 구상했을 때는 미래를 배경으로 한 SF영화였으나, 한국에서 인간의 배아 줄기세포 복제에 성공해 허구가 아닌 사실이 되었다』고 말했다.
영화 「아일랜드」는 복제인간 생산이 본격화된 사회를 그린다. 복제인간의 탄생은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 작업복 차림의 노동자에 의해 거칠게 이뤄진다. 생명 탄생의 공간을 도살장처럼 끔찍하게 묘사함으로써 영화는 인간 복제 시도가 윤리적으로 잘못됐음을 강력하게 고발한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주인공 「링컨6-에코」(이완 맥그리거 扮)와 「조던2-델타」(스칼렛 요한슨 扮)는 수백 명의 주민들과 함께 부족한 것이 없는 「치유센터」에서 산다. 잠자리에 일어나면서부터 몸 상태를 점검받고, 음식과 인간관계까지 빈틈없이 통제된다.
센터 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이유는 『지구가 모두 오염됐기 때문』이라고 세뇌당한다. 이들의 유일한 꿈은 지구에서 마지막 남은 오염되지 않은 땅 「아일랜드」로 추첨되어 가는 것이다.
어느 날 링컨6는 제한되고 규격화된 생활에 의문을 품고 수술실에 숨어 든다. 그곳에서 그는 아일랜드行에 당첨된 동료가 臟器(장기)를 추출당하고, 죽임을 당하는 광경을 목격한다. 링컨6은 자신이 인간이 아니라, 장기 추출용으로 만들어진 복제인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일랜드로 간다」는 말은 「스폰서」(복제인간의 母體)의 필요에 의해 복제인간의 장기를 빼낸다는 뜻이었다. 『지구가 오염됐다』는 이야기는 거짓말이었다.
링컨6와 조던2는 살기 위해 탈주를 감행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링컨6는 다시 「메릭 바이오테크」社로 돌아온다. 그리고 미국 남북전쟁에서 노예해방의 기수였던 링컨 대통령이 했던 것처럼 동료 복제인간들을 모두 해방시킨다. 링컨6는 해방자가 됐고, 복제인간들은 시스템을 빠져나온다>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인물이 있다. 바로 메릭 박사(숀빈 扮)다. 그는 인간 복제에 성공해 유전공학의 전환점을 연 혁신적인 과학자로 메릭 바이오테크社의 설립자다.
영화는 그를 매우 잔인한 살인자로 묘사한다. 복제인간을 아무 거리낌 없이 죽이는 모습을 자주 보여 준다. 메릭 박사는 黴탔?하는 일이 인간을 위한 것이라고 확신한다. 과학을 동원해 인간의 수명을 연장하고, 삶을 개선시킬 수 있다고 믿는다.
메릭과 黃禹錫
황우석 교수의 연구팀은 지난 8월3일 세계 최초로 복제에 성공한 개 스나피(Snuppy. 가운데 작은 개)와 체세포를 공유한 타이(왼쪽 큰 개), 리트리버종 대리모(오른쪽 큰 개)를 공개했다. |
메릭 박사는 투자자들에게 『인간 복제 기술로 인해 이젠 신체장애 발육 이상, 척추 부상부터 수족의 절단이나 다양한 암까지 치료할 수 있게 됐다. 신체 교정 서비스, 신체 발육 확대, 얼굴 성형에 이르는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해졌다』고 설명한다.
메릭 박사가 그리는 세상은 黃禹錫 서울大 교수가 줄기세포 추출에 성공한 직후 언론들이 쏟아낸 장밋빛 미래와 흡사하다. 복제기술이 장애와 수많은 불치병을 치료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黃박사는 철저히 치료 목적의 복제만을 연구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연구가 그가 예상하는 방향으로만 갈 것이라고 누가 장담할 수 있을까?
메릭 박사는 살아 있는 복제인간을 만든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인간의 의식과 감정, 활동이 동반되지 않으면 이식된 장기가 거부반응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메릭 박사 역시 처음엔 인간 복제에 뜻이 없었다는 말이다. 연구자로서 다양한 시도를 하던 끝에 결국 복제인간을 생산하게 됐다는 것이다. 누가 앞으로 인간 복제는 절대 없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기술 진보를 과연 멈추게 할 수 있을까? 영화의 원작자 카스파인 트레드웰 오웬은 『과학은 호기심에 의해서 발전되는 것이지만 때론, 수요에 의해서 발전되기 때문에 인간 복제는 필연적인 일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합법적이건 불법적이건 누군가는 해낼 것이고, 따라서 누가 최초로 해낼 것인가의 문제라는 것이 그의 의견이다.
애완동물 복제 회사 이미 등장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어떤 규제 체제도 완벽하게 차단할 수 없으며 만일 충분히 오랜 시간이 주어진다면 대부분의 기술은 결국 개발되게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윤리적인 논란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꾸준히 발전하고 상용화되는 기술이 우리 주변에는 무수히 존재한다. 핵무기, 핵발전소, 탄도 미사일, 생화학무기, 대체 장기, 신경약리 약물 …. 이 기술 하나하나는 인류를 파괴할 막강한 잠재 위험을 가지고 있다.
인간 복제가 이 목록에 포함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사랑하는 아들을 되살리려고 인간 복제를 시도하는 부모들이 나타나지 않을까?
영화에서 링컨6가 자신의 모태인 톰 링컨을 찾았을 때 톰 링컨은 『사람은 살기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한다』며 『다른 건 아무것도 상관없다』고 말한다.
후안 엔리퀘즈 하버드 경영대학원 생명과학연구소장은 『만약 필사적인 고객이 있다면, 빠르게 발전하고 고도로 보급된 과학기술이 있다면, 그리고 「인간을 복제한 첫 과학자」라는 명예욕이 너무 커서 인간 복제는 곧 틀림없이 행해질 것』이라고 예견했다.
복제 기술과 관련된 사업은 이미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의 「바이오아츠 앤 코퍼레이션」과 텍사스 A&M 대학은 공동으로 「미시플리시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애완동물의 입과 피부로부터 세포를 추출해 신체조직 은행에 저장하고 나중에 복제공정이 발달했을 때, 완벽한 복제동물을 만들려는 시도다.
이 프로젝트는 일반인들에게도 열려 있다. 영원히 사는 애완동물을 갖고 싶다면 웹사이트(www.missyplicity.com)에 접속해 애완동물 복제를 신청할 수 있다. 애완동물의 세포를 저장하는 데 1년에 50~100달러 가량이 소요된다고 한다.
줄기세포 은행
인간 복제에 대한 수요라고 없을까? 全세계에 네 개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냉동인간 회사에 「월트 디즈니」 등 1000여 구의 시신이 냉동 보존돼 있다고 한다.
줄기세포와 동물 복제 장기를 연구하는 「줄기세포 은행」은 2004년 5월 영국에서 세계 최초로 탄생했다. 黃禹錫 교수는 곧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1000억~1300억원의 투자를 유치, 인천 송도에 「줄기세포 치료 전문병원」을 세울 계획이다.
그는 『줄기세포 치료가 실용화되면 비행거리 네 시간 내에 살고 있는 20억 명이 우리나라 병원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복제은행의 초보적 단계인 臍帶血(제대혈) 은행은 상업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장수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누가 막을 것인가?
과학전문지 「사이언스」는 줄기세포 치료법이 실용화되면 5~10년 안에 연 500억 달러에 이르는 새로운 시장이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폭발하는 수요를 충족시켜 巨富(거부)를 쌓으려는 시장의 논리는 또 어떻게 막을 것인가?
영화 「아일랜드」의 복제인간 관리 시스템은 主流 경제학적 시각으로 보면 너무 非효율적이다.
「아일랜드」를 보면 복제인간 제조가 법적으로 금지됐기 때문에 메릭 바이오테크社는 이를 철저히 음성적으로 관리한다. 외부 세계와 복제인간을 속이기 위해 사막 한가운데 격리시설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시설비와 관리비가 엄청날 것이다.
혹시 이를 알아차리는 정부 관계자, 언론들을 관리하기 위해선 뇌물도 많이 줘야 할 것이다.
영화 속 복제인간 관리 시스템은 非경제적
영화「아일랜드」에서 장기이식용으로「생산」되는 복제인간. |
자연히 이런 시설을 이용하는 고객은 少數에 불과할 수밖에 없다. 500만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비용을 누가 감당하겠는가? 영화에서 복제를 시도한 인물은 대통령, 유명한 모델, 보트 디자이너, 스포츠 스타 등 모두 최고의 부자들이다.
少數를 위한 不法사업의 경제적인 효과는 그다지 크지 않다. 독점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므로 연구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질지 의문이다.
결국 영화 속 메릭 바이오테크社의 사업성은 그다지 높지 않은 셈이다.
「아일랜드」에서는 복제인간이 살던 시스템의 「바깥」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다. 21세기 중반의 도시 공간이라고 하기엔 지금과 거의 비슷하다. 날아다니는 오토바이의 모습 정도만이 신기해 보일 뿐, 경찰의 모습, 사무실의 풍경 등은 거의 지금과 똑같다. 거리의 대형 광고판에 아름다운 새라 조던이라는 여배우가 보이고, 스탁 웨더(마이클 클락 던칸 扮)와 같은 건장한 미식축구 스타가 눈에 띄는 것이 인상적일 뿐이다.
그런데 프랜시스 후쿠야마에 따르면 이런 미래 모습은 별로 타당하지 않다. 후쿠야마는 「휴먼 퓨처(Human Future)」에서 획기적인 출생률 변화가 있지 않는 한 21세기 중반이 되면 사회의 중간 연령은 老年(노년)에 가까워질 것으로 예상한다.
독일의 중간 연령은 54세, 일본은 56세, 이탈리아는 58세가 될 전망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생명 공학, 유전자 공학 등의 발달로 기대수명이 증가한다는 점을 가정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복제 기술과 의학의 발달을 감안하면 인간의 평균 수명은 지금보다 20~30년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후쿠야마는 21세기 중반엔 선진국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65세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사회·경제적으로 엄청난 함의를 지닌다. 여전히 사회적 영향력을 가지고 있고, 활동하고 있는 60代와 70代들은 경제력을 바탕으로 자신의 평균 수명을 지속적으로 늘려 나가려 할 것이다.
아무래도 이들이 인간 복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아일랜드」에서 묘사하는 21세기 중반은 뭔가 이상하다. 일단 복제인간들의 모습이 너무 젊어 보인다. 중년의 남자들이 조금씩 눈에 띌 뿐 여성은 모두 20代로 보이는 젊은이들뿐이다. 복제기술을 활용할 연령대가 주로 경제력을 갖춘 노년층일 가능성이 크지만 영화에서는 주로 젊은이들이 대부분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
생명과학 혁명은 축복인가?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링컨는 복제인간을 모두 치유센터에서 구해 낸다. 세상 밖으로 나온 복제인간들, 그들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영화는 그 다음을 보여 주지 않는다. 대책 없이 세상에 나오는 복제인간들을 과연 어떻게 해야 할까?
후쿠야마는 『정부에서 인간 복제는 철저히 막아야 하고, 국제기구를 만들어서라도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대신 장기 개발 등 인간 질병의 치료를 위한 연구는 계속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후쿠야마는 『생명공학에 대한 규제 조치를 마련하려는 시도의 가장 큰 장애는 「기술의 발전을 중단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사회적 통념』이라며 『이런 패배주의적 태도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한다.
제럴드 섀튼 미국 피츠버그大 의대교수는 黃禹錫 교수가 인간의 난자에서 배아 줄기세포를 추출한 것에 대해 『산업혁명이 영국에서 일어났지만 당시에는 아무도 그것이 혁명인 줄 몰랐다』며 『한국에서 어쩌면 인류 역사의 흐름을 바꿔 놓을 생명과학 혁명이 일어났는지도 모른다』고 했다.
영화 「아일랜드」는 黃禹錫 교수가 열어젖힌 배아 줄기세포 연구의 미래를 보여 주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수많은 미래 시나리오 중 가장 비관적인 것에 불과한 것일까?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그 해답은 우리가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달라지지 않을까?●
첫댓글 인간복제의 무서움을 느꼈던.... 과학의 발달이 어디까지 될건지 궁금하지만... 저런 시대는 안왔음 좋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