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행 지 : 성북동~간송미술관 역사탐방
산행일시: 2011년 5월25일(수) 오후1시
산행코스: 최순우옛집-선잠단지-성북동성당-길상사-심우장-이태준가옥(수연산방)-간송미술관
산행대장: 깊은샘대장님
산행총무: 내숭
참가산우: 깊은샘, 내숭, 무정유, 남종로, 초이러브, 채경, 작은새, 친친, 수가(총9명종칭생략)
찬조기금: 7,000원(대장,총무제외)
9인이 함께 한 성북동 탐방기
이번 역사탐방은 꽃향기와 예술을 어우른 탐방을 하려합니다.
공지에 끌려 하루 밥 숟가락 내려놓고 성북동으로~~
한성대입구역에 내려 마을버스로 도착한 곳은 개성출신의 미술사학자인 혜곡최순우옛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어서서' '나는 내것이 아름답다'의 작가로 알고있던 분의 집.
내셔널트러스트의 시민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재개발위기에서 구해진
ㅁ자 구조의 고택마당엔 우물과 소나무, 추녀밑엔 낙수물받이 돌이 징검다리 처럼 놓인
뒤뜰엔 여러종의 나무와 꽃이 어우러져 4대국립중앙박물관장으로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널리 알린 그의 멋과 안목을 알 수있게 해 준다.
두문즉시심산(杜門卽是深山)문을 닫으면 곧 깊은 산중이다. 혜곡선행의 친필현판에 쓰인 글.
마당에만 들어서도 마음이 푸근해지는 한옥의 멋스럼에 빠졌다 나와
누에를 처음 치기 시작한 잠신에게 제사를 지내던 선잠단지로.
커다란 뽕나무에는 아직은 초록의 오디가 주렁주렁..
옛 건물의 향이 그득한 성북동 성당을 거쳐 길상사에 도착.
김영한보살과 백석시인의 사랑이야기는 너무나 유명하고
처음 발 걸음한 곳이 아닌데도
길상사에 앉아 백석시인의 초상을 보여줘가며 이야기를 풀어내시는 대장님의
말씀에 뭉클..잠깐 눈물이..
아무것도 갖지 않을때 비로소 온 세상을 갖게 된다는것은 무소유의 또 다른의미라는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모든 것을 내려 놓은 그녀에게 남은건 오직 백석이지 않을까하는 생각.
꼬불꼬불 뒷골목을 걸어 올라 심우장을 찾아 가는 길.
골목엔 사람사는 냄새가 그득하다.
화분들에 심어진 쑥갓,상추들과 좁은 대문앞에도 화단을 만들어 온갖꽃을 화사하게
심어 보는이를 미소짓게 하는 사람들이 골목에 살고 있다.
총독부청사를 바로보지 않으려고 북향으로 지어졌다는
심우장..님을 뜨겁게 절규한 꼿꼿한 기상의
만해 한용운의 거처로 쓰였다는 심우장에서.
한용운선생은 해방을 보지 못하고 1944년 생을 마감하셨다고.
우리나라 소설계의 대표작가라는데 월북작가라는 이력때문인지
같이 활동했던 구인회의 김기림,이효석등보다 우리와 덜 친근한 느낌인 이태준의 가옥.
그 분의 후손들이 찻집으로 운영하고 있는 수연산방을 나와
간송미술관의 사군자전시회를 찾았다.
1년에 한번 기획전시를 하는곳이라 전시때 마다 평일에도 사람이 많은곳.
세종의 고손인 탄은 이정의 바람앞에 맞선 대나무의기개를 그린 '풍죽'
유덕장의 '설죽'앞에 선 어린 연인들은 작가에 대해 더 찾아보자고 약속을 하고
노란 자켓으로 한껏 멋 부리고 오신 아줌마도 '진짜 멋있다'를 연발한다.
선비의 절개를 엿보게 하는 홍매, 백매,묵매..
매년 봄 가을 간송을 찾을 여유를 가져보시길~~
평일에 성북동을 유유자적 걷는 기분..
학교를 땡땡이치고 나온(공부를 열심히 하지는 않았지만
한번도 못해본 땡땡이)기분이 이런걸까 싶게 마음이 여유로워 지는 오후를
보내고 회냉면으로 식사를 하고 하루를 마무리.
지자체마다 둘레길이니 그린웨이니 조성한다고 하는 삽질들보다 ..
골목길들을 지켜가는 노력들이 더해졌으면 소망해본다.
골목길엔 이야기가 있고 먹거리를 나누는 우리네 정도,
손주를 등에 업은 할머니도 저녁을 준비하며 아이를 부르는 엄마도,
앞집,옆집 눈물과 웃음을 함께 나누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