짱구는 못말려 극장판 (9기), 어른 제국의 역습 : 훌륭한 동화 영화
<이미지 출처, http://movie.daum.net/moviedetailPhotoView.do?movieId=46666&photoId=316377#movieId=46666&photoId=316377>
어른이 되면 우리는 책임져야 할 것들이 많아진다.
금전적인 것 부터, 사람과의 관계, 나의 사회적 위치까지.
각각의 행동부터 그 행동에 따른 결과까지, 모든 것이 자신의 책임이 된다.
이는 사람들에게 부담을 지어주고,
나 또한 어른이 되었지만 어른이 되기가 두렵다.
하지마 이건 나의 이야기만은 아닌 듯 하다.
오죽하면 한 때 어른 스스로가 자신을 아이로 머무르게 하는 '피터팬 콤플렉스'가 사회 이슈로 떠올랐겠는가.
피터팬 콤플렉스는 자신에게 지어지는 책임감을 회피하려는 사회 부적응적 행동 양상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계속해서 누군가의 보호를 갈구하며, 자신의 행동에 따른 책임을 타인에게 전가시키는 등의 사고와 행동을 나타낸다.
나는 콤플렉스(complex) 혹은 효과(effect)로 현상을 설명하려는 것을 반대하는 편이지만, 이 영화에 나오는 어른들을 잘 표현하는 말은 이 콤플렉스밖에 없는 것 같다.
어른들은 자신들의 추억 속 만화, 장난감 등을 접하며 향수에 젖어들어 간다.
지금 당장 지고 있는 회사에서의, 가정에서의 책임감들을 벗어던지고는 어른들의 제국에 들어가게 된다.
어느 것에도 얽혀있지 않아도 세상은 돌아가는,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한 과거 속에 빠져버린다.
완전히 그 세계에 중독되어버린 것이다.
뒤집어 말하자면 당장이라도 자신들을 짓누르는 것들을 던지고 과거의 어느 순간에 머무를 만큼 어른들에게는 하루하루가 버겁다는 말이다.
나는 완전히는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이해가 되는 부분이 많았다.
사회적으로는 어른의 역할을 요하면서도, 가정에서나 경제적으로는 독립을 하지 못하는 애매한 나이, 내가 책임져야할 것들이 하나, 둘 늘어가고 있는 요즈음 어쩌면 나는 그게 싫어 어린아이로 돌아가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내가 휴학을 했던 이유들 중 하나가 그것일지도 모른다.
공부한만큼 나오는 성적, 활동하는 만큼 쌓이는 스펙, 만들수록 늘어나는 인간관계 등
내가 하는만큼 바로바로 눈에 보이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너무 커져버려 나를 집어삼켜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미지 출처, http://movie.daum.net/moviedetailPhotoView.do?movieId=46666&photoId=316377#movieId=46666&photoId=317314&page=1>
다시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야겠다.
내가 영화를 보며 가장 울컥했던 대사는 짱구 아빠의 대사였다.
짱구 아빠는 이런 이야기를 한다.
"내 인생은 그렇게 하찮은 인생이 아니야."
과거 속에 멈추는 것이란 그 시점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과거를 모조리 지운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다시 되돌아간다면, 그 과거는 너무나도 아름다워 눈물이나 미쳐버릴 것 같을지 모른다.
그러나 내 인생은 그렇게 하찮은 인생이, 삶이 아니다.
돌아가지 않아도 될만큼 나의 현재도 무척이나 아름답다.
돌아갈 수 없기에 아름다운 과거만큼, 나의 지금도 향기만 맡아도 눈물이 날 만큼 아름다운 시간이다.
어른들의 입장에서 이 영화는 이런 교훈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이 보는 영화치고 너무 무거운 주제가 아닌가 궁금해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동화의 역할은 무엇일까?
동화는 아이들의 공포심을 해결해준다.
아이들이 막연하게 가질 수 있는 두려움을 그려낸 후 그 상황을 주인공이 조정, 조절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아이들의 공포심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짱구 영화의 어른제국의 역습(9기)는 아주 훌륭한 동화영화이다.
아이들이 평소에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부모님의 부재, 어른들의 부재. 더 크게는 나를 지켜줄 사람들의 부재이자 이 세상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부재.
엄마가 사라진다면. 아빠가 사라진다면. 부모님이 나를 버리고 도망간다면. 어른들이 나를 지켜주지 않는다면.
엄마가 더 이상 밥을 차려주지 않는다면, 아빠가 더 이상 나를 돌보지 않는다면, 선생님들이 나를 유치원에 데려다주지 않는다면.
영화에서는 이런 상황들을 어린이 주인공인 짱구가 모든 것을 해결해간다.
더 나아가 자신의 친구들과 힘을 합쳐, 어른들의 세계를 현재로 돌려놓는다.
오롯히 어린 아이들만의 힘으로 극복해가는 과정을 그렸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입장에서는 이 영화는 이러한 의의가 난다.
그런 면에서 나는 이 영화를 그냥 가벼운 만화 영화가 아닌, 동화 영화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이미지 출처, http://movie.daum.net/moviedetailPhotoView.do?movieId=46666&photoId=316377#movieId=46666&photoId=317291&page=4>
나에게 공감이 가 눈물이 났고,
부모님이 생각이 나 눈물난 영화.
시간이 나면 다시 한 번 보고싶은 영화.
눈물나는 영화.
나아가 색감, 그림체, 구성, OST까지 너무 좋았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