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여행(베이징~얼롄하오터~자민우드~울란바토르)
7월 22일 화(인천~베이징)
05:08 대한항공 리무진을 타고 6:30 인천공항에 도착해 누룽지와 두유로 간식을 먹는다. 티케팅을 마치고 104번 탑승구로 이동하여 8:10 발 동방항공을 탄다. 기내식으로 아침을 먹고 9:10 베이징공항에 도착했다. 동부제철 용접공으로 일을 하다가 휴가를 간다는 허난 성 출신의 용접공이 베이징 역에 간다고 해서 9:30 베이징역행 버스(16元)를 탔다. 승무원에게도 확인을 하였더니 맞는다고 했지만 버스는 베이징서역으로 가는 버스였다. 많은 기차들이 베이징 서역에서 출발하니까 당연히 그리 가는 줄 알았나 보다. 어떤 승객의 도움으로 지하철역 가까이 내려 길을 묻는다. 몇 사람 째 물었을 때 대학생인 듯한 아가씨가 상세히 알려주며 가던 길을 멈추고 버스 타는 곳까지 안내해 준다. 버스타고 지하철 1호선에서 2호선 갈아타고 12:00 베이징 역에 내려 미리 예약한 中安빈관(한국에서 예약 48,000원?)을 찾아가 2206호를 배정받았다. 12:30 호텔 앞 식당에서 냉면(8元-우리나라 인스턴트식품과 맛이 비슷)과 온면(8元)을 먹고 베이징역 매표소(역의 제일 서쪽)에서 표를 산다.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몇 번의 문의 끝에 어떤 대학생이 중국어로 글을 써 줘서 1번 창구에서 표를 샀다. 후허하오터까지 가는 내일 표 54元. 시원한 대합실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서 쉬다가 경찰(?)의 제재로 일어나 동방신천지 mall에 갔다. 초대형 쇼핑몰에 명품들이 즐비하고 지하 1층은 식품 거리였다. 아이스크림(12元)을 먹고 구경을 하다가 저녁을 먹었다. 태국 음식(15元)을 먹고 버스(1元)를 타고 집으로 왔다. 너무 더워서 더위를 먹을까봐 걱정이 된다.
7월 21일 수(베이징~지닝)
5:30 기상해 6:30 호텔 식사는 뷔페(괜찮은 음식이었다)식으로 마치고 7:35 9번 버스를 타고 베이징 서역을 간다. 출근길이라 승객이 많다. 버스 기사 머리위의 전광판에 승강장 안내가 나온다. 방송은 알아들을 수가 없지만 전광판의 한자는 알 수 있어 좋다. 8:25 베이징 서역에 도착하여 슈퍼에서 사과, 자두, 살구 등을 사고(14.5元) 맥도날드에 들려 케이크(7元)를 하나 샀다. 9:15 개찰을 하고 열차에 가보니 문간에서부터 들어갈 수가 없다. 짐을 많이 쌓아놓아 통행이 안 된다. 그래도 타야한다. 내가 앞장서서 뚫고 들어가 자리를 찾는데 10여분이 걸린 것 같다. 땀이 흠뻑 났다. 다행이 에어컨이 있어서 시원해지기는 했는데 내몽골로 가는 사람들이 많은 짐을 선반, 의자 밑, 통로에 까지 가득 실어 놓았다. 우리 배낭을 놓을 곳이 없다. 그냥 통로에 놓고 자리를 잡는다. 9:32 정시에 출발한다.


베이징 서역
출발한지 1시간 30분 만에 정차한다. 심심하게 가는데 옆의 미국인 청년(Jesse)과 대화를 한다. 플로리다에 사는데 중국에 와서 체류한단다. 비자기간이 만료되어 울란바토르를 간단다. 중국 베이징에서 제일 가까운 나라가 한국이지만 항공료가 비싸고 육로로 제일 가까운 곳은 몽골이다. 그래서 육로로 국경을 넘어갔다가 바로 넘어올 예정이란다. 우린 후허하오터에 가서 자고 내일 간다고 했더니 이 청년은 지닝에서 내려 다른 열차를 타고 간다고 해서 따라갈까 고민을 했다. 점심으로 컵라면과 케이크를 먹고 생각한 끝에 내몽골이야 몽골과 같은 환경일 텐데 생략하고 미국 청년과 함께 가기로 했다. 열차 내는 많이 깨끗해졌다. 올림픽의 힘인 것 같다. 가끔 담배 냄새가 들어와 기분이 나쁘긴 해도 많이 신사가 된 중국인들이다. 예전에는 모두 밥통과 녹차 통을 들고 다니더니 이제는 보기가 힘들다. 녹차병도 많이 현대화되었다. 좀 더 시골로 가봐야 하지만 그야말로 장족의 발전을 했다. 오후 6:20 지닝에 도착했다. 밤 0:28 기차표를 사려고 했지만 없단다. 미국인 청년이 표를 사는 방식은 중국 친구한테 전화를 걸어서 역무원을 바꿔준다. 말이 안 통하니까 친구를 이용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려고 했는데 버스도 끊긴 상태여서 숙소를 잡기로 했다.
지닝은 교통도시이고 농산물 집산지, 석탄광업도시여서 호텔이 많이 있었지만 외국인에게는 숙소를 잘 안 준다. 그리고 역 주변은 사창가가 많아서 분위기가 안 좋다. 제스와 다리가 아프도록 돌아다녀 깎고 깎아서 구한 호텔의 방은 100元이었는데 역시 성매매를 하는 것 같았다. 저녁은 각자 먹고(15元) 제스랑 같이 잔다. 방값을 우리가 2/3를 내겠다고 하니까 침대를 하나씩 쓰니까 반반 내자고 한다. 어떤 것이 합리적인지 몰라 그러자고 했다.


지닝 역
7월 22일 목(지닝~자민우드)
6시 기상 7:30 얼롄하오터 가는 버스를 타러갔다. 물과 과자를 챙겨(9元) 표를 70元에 사고 자리를 잡는다. 7시 45분 출발한 버스는 시골길을 달린다. 아직 고속도로가 완공이 되지 않아 구도로를 빠르게 달리지 못한다. 한번 주유하고 달리는 도로변 평원에는 초원, 양, 말, 게르(몽골 텐트) 등이 나타나고 건조지대가 멀리 보인다. 12:15분 얼롄하오터 시내에 도착해 많은 노동자(승객의 대부분이 도시로 일을 하러 가는 듯)들을 목적지에 내려주고 터미널에 내려준다. 13:30분 국경버스표를 사고 식사를 하러간다. 제스는 급하다며 지프차를 타고 간다면서 전화번호를 알려준다. 제스랑 헤어지고 현대식 식당에서 식사를 주문한다. 일본인인줄 알고 말을 건넨다. 볶음밥과 면(18元)을 먹고 대합실에서 차를 기다린다.
얼롄하오터는 몽골어로 ‘아름다운 도시’란다. 국경도시로 몽골과의 무역을 담당하는 곳으로 신축 건물이 많이 들어서고 상가가 많다. 그리고 석유, 망간, 형석, 원염, 석고 등의 광산자원이 많이 매장되어 있단다.





국경을 통과하는 국제 버스는 상태가 좋지 않고 승객보다 짐이 더 많다. 출국 수수료 5元을 내고 서류를 작성하여 출국을 하고 다시 버스를 타고 몽골 입국장으로 간다. 중국 관리들은 아직 경직되어 있는 것 같다.




국경을 넘어가는 차량들
몽골 입국을 마치고 자민우드역에서 환전을 하고 몽골인 학생과 한국인 유학생 팀을 만났는데 몽골인 인데도 한국어를 잘하는 학생(도기)이 있었다. 함께 17:35 침대표(9,600투그릭, 1투그릭은 약 1원, 단위 T)를 사고, 역 앞을 구경한다. 많은 과일을 진열해 놓고 팔고 산다. 우린 적은 양만 샀는데 다들 박스로 산다.(나중에 안 사실인데 몽골은 과일값이 비싸다. 여행자는 여기서 사가지고 가는 것이 유리하다.) 시간이 되어 열차에 올랐더니 침대차이긴 한데 우리침대는 3층의 판자 침대다. 몽골인들이 짐을 모두 올려놓아서 올라갈 수도 없다. 말은 안통하고 답답하다. 우리 배낭도 놓은 자리가 없다. 베이징에서 탔던 기차보다 더하다. 국경 보따리상들이 과일, 쌀, 공산품, 철제 구조물, 제초기 등등 빈공간은 모두 짐으로 가득 채웠다. 도기(9월에 부산 고신대학교로 유학을 온다고 함, 티베트 여행을 다녀오는 중임)가 와서 통역을 해서 간신히 1층 침대에 같이 앉아서 가기로 했다. 열차는 초원을 가로지르며 출발한다. 40대의 한 남자가 가방에서 카스 맥주 500㏄를 꺼내서 먹으라고 준다. 못 이기는 체 받아 부라보를 하고 먹는다. 딸이 있느냐고 물어보고, 고맙다고 가지고 간 소녀용 폴로 티셔츠(딸이 사서 안 입은 옷)를 하나 주었다. 그는 펼쳐보더니 사이즈가 자기 딸에게 맞는지 짐을 풀어 자기가 사온 티셔츠를 포장지에서 꺼내고 폴로티셔츠를 잘 개서 넣으며 자기들끼리 뭐라고 하면서 웃는다. 그러더니 성인용 티셔츠(중국 광고가 새겨짐)를 하나 나를 준다. 필요 없다고 했는데도 말이 안 통해 받을 수밖에 없었다. 이번에는 하이트 500㏄를 준다. 아내와 나누어 먹고 안주도 얻어먹었다. 그리고 양주를 꺼내서 먹으란다. 믿을 수 없는 술이라 조금 먹고 독해서 못 먹겠다고 했다. 우리는 가져간 것이 없어 줄 것이 없었다. 몽골인들은 우리를 아랑곳하지 않고 떠들기 시작한다. 차창으로는 초원이 끝없이 펼쳐지고 얼마가지 않아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일인용 침대에 둘이 자기도 하고 기대어 자기도 하며 밤을 맞는다. 아내는 그 남자가 내준 침대에서 잔다. 나도 남의 침대에 기대어 잔다.
7월 23일 금(자민우드~울란바토르)
아침이 온다. 초원의 고원을 힘들게 열차가 올라간다. 몽골 특유의 자연이 나타나고 목장에는 말과 게르가 보인다. 초원사이의 골짜기에는 작은 나무들이 보인다.













열차에서 맞은 아침 풍경들
밤새 달린 열차는 울란바토르에 10시 쯤 도착했다. 도기에게 한국 오면 꼭 전화하라고 번호를 알려주고 헤어진 후 여행자 병주(대학생)를 만나 함께 이드레(Idre's) 게스트하우스로 가기로 했다.


울란바토르 역
역에 pick up을 나와 주어서 제공한 차로 숙소에 도착해 2인실을 28불에 잡았다. 짐을 풀고 점심을 먹으러 고려식당에 들려 한식(7,000T)을 먹었다. 오는 길에 하나로 마트가 있어 들려 보았더니 한국물품을 주로 팔고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사러 온다. 몽골에서는 고급 상점인 것 같다. 서울거리는 시시하고 주택가의 거리였는데 ‘자라’, 식당 등이 있다. 들어와 샤워 및 세탁을 하고 한숨 잔다. 내일부터 시작되는 패키지를 선택하여야 한다. 흡수굴 코스는 9일이고 흡수굴+고비사막은 14일이란다. 물도 없는 곳에서 14일은 여행하는 것도 문제이고, 그러면 백두산을 포기해야 할 것 같고, 고민을 하다가 병주랑 9일(42불/1일) 코스를 선택했다. 벨기에인 1명과 오늘 밤에 도착할 한국인 1명, 합이 5명이다. 매니저는 오늘 밤에 한국인 9명 팀이 와서 13일(69불/1일, 3명 1개조, 가이드 3인, 차량 3대) 코스(흡수굴+알타이 산맥)를 간다고 한다.
울란바토르 백화점 지하 슈퍼에 들려 카스레드 맥주(900투그릭) 10캔과 필요한 물품을 샀다. 슈퍼는 우리나라와 비슷했는데 과일값이 많이 비쌌다. 거리는 지저분하고 교통신호를 안 지키며 성질이 급한 것 같았다. 집에 돌아오니 손님들이 많아져 게스트 하우스가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