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에서 온 편지

한비회원님들과 한비회원님들이 섬기는 교회와 가정 위에 주님이 주시는 풍성한 삶이 임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저는 이번 주간에 저희 총회가 후원하여 진행 하었던 ‘레이떼 사랑의 집짓기’ 준공식에 참여하였습니다. 작년 2월 필리핀 남동부의 레이떼 ‘진사우곤’이라는 마을에 산사태가 일어나 천 오 백 여 명이 사망하고, 150여명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되었으며, 3천 여 명의 지역 주민들이 대대로 살아 온 삶의 터전을 빼앗겼던 가슴 아픈 사건이 있었습니다. 저는 이 현장을 저희 총회에 보고를 했고, 얼마 후 총회 사회부 김종생 총무와 기독공보 박만서 기자가 필리핀을 방문하여 저화 함께 현장을 가 보았습니다. 감사하게도 현장을 방문한 사회부 김종생 총무의 도움으로 사랑의 집짓기 사업이 진행되게 되었고, 이 사역을 위해 필리핀 현지에서는 산사태복구지원단을 구성하여 총책임자에 김귀환선교사 그리고 실무책임은 제가 맡게 되었습니다. 특별히 이 사역은 유시시피에 속한 레이떼노회와 저희교단의 협력 가운데 진행되었습니다. 레이떼는 마닐라에서 비행기로 한 시간을 가서 다시 그곳 공항에서 5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먼 지역입니다. 그동안 이 곳을 수차례 오가며 많은 고생을 하였는데 다행히 별 사고 없이 공사를 마무리 하고 지난 주, 7월10일 준공식을 거행했습니다. 저는 준공식에 참여하면서 잠깐 동안 그동안 일들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사업을 진행하는 동안 몇 차례나 좋지 못한 일들이 발생하여 집짓는 사업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있었고, 제가 일하는 유시시피와의 협력관계에 큰 손상을 줄 수 있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업이 일단락 매듭을 지을 수 있었던 것은 공사가 중단됨으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1년 넘게 대피소에서 열악한 삶을 살고 있는 필리핀 형제자매들에게 또 다시 좌절감을 느끼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그들의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갖고 이 땅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준공식을 마치고 돌아오는 내내 그들이 기뻐하는 모습이 계속 떠올랐습니다. 그들은 더 이상 떠돌아다닐 이유가 없게 되었습니다. 이제 그들은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새 희망를 갖고 하나님이 말씀하신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만들어 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한비회원님! 이번 주는 참으로 유시시피 선교동역자로 일하는 저에게 의미 있고 감동된 시간들이었습니다. 늘 민중들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은 많았지만 몸으로 실천하지 못했던 내 모습을 돌아보고 다시 한 번 ‘처음처럼’ 살아야겠다고 다짐할 수 있었던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요즈음 꿈을 꾸고 기도 하고 있습니다. 평상시 기도도 게을리 하고 꿈도 별로 없었던 저에게 기도하며 꿈을 꾸게 한 것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빈민 지역 어린이 사역 때문입니다. 안타깝게도 현재 제가 일하고 있는 ‘다마양라기’ 라는 지역이 몇 년 후면 철거가 되어 많은 도시빈민들이 정부에서 준비한 이주지역으로 이주하게 될 것입니다. 정부가 철거민을 위해 새로운 땅을 준비했다라고 하지만 사실 생계를 이어갈 대책이나 기타 교육, 문화, 종교적 계획은 전무한 상황입니다. 그저 도시 빈민들이 도시외곽으로 이주해 가서 다시 새로운 빈민가를 형성하는 것 뿐 입니다. 그래서 저는 그들과 함께 하나님이 준비하신 젖과 꿀이 흐른 땅에 가기 위해 준비 중에 있습니다. 제가 도시빈민과 함께 처음처럼 살기 위해 준비하려는 곳은 마닐라 퀘존시에서 40분 정도 떨어진 ‘불라칸 산호세 델몬테’라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은 정부정책에 의해 준비된 이주지역으로 현재 점차적으로 이주가 진행 되어 주택가가 형성되어 가고 있는 중입니다. 저는 이곳에서 희망과 꿈을 잃어버린 지역주민들에게 LIVING TOGATHER IN GOD (하나님 안에서 함께 살아가기)이라는 기치아래 아름다운 세상을 이루어나가도록 노력해 보려고 합니다. 이제 실험 삼아 어떤 일을 해 보거나 순간적인 생각과 기분으로 어떤 일을 하는 나이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 사역이 저의 평생의 선교사역이라고 생각하기에 그리고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하기에 생각하고 또 생각하여 제안을 드리고 부탁을 드리는 것입니다. 돌아오는 월요일 한비임원회가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모든 임원님들이 처음처럼 한 마음이 되어 기도하는 마음으로 하나님선교에 동참해 주시기를 바라고, 우리의 결정이 우리 한비 식구 모두에게 감동과 기쁨이 되고 이 곳 가난한 어린이들에게는 큰 희망과 소망을 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부족한 저는 하나님의 선교에 헌신된 자로 더욱더 바로 서기 위해 성숙한 모습으로 살아 가도록 노력 할 것입니다. 필리핀에서 박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