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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고호 (부산문화교양학과 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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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읽기 스크랩 어부사시사/윤선도
이윤희(09) 추천 0 조회 63 11.03.15 00:4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


윤선도(尹善道)


춘사(春詞). 1

압개예 안개 것고 ?뫼희 ? 비췬다.

 ? 떠라 ? 떠라

밤물은 거의 디고 낟믈이 미러 온다.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江강村촌 온갓 고지 먼 빗치 더욱 됴타.


춘사(春詞). 4

우?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이어라, 이어라

漁村(어촌) 두어 집이 ?속의 나락들락.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말가?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노?다.


하사(夏詞). 1

구즌비 머저 가고 시?물이 ?아 온다.

 ? 떠라 ? 떠라

낫대? 두러메니 기픈 興(흥)을 禁(금) 못?돠.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煙江(연강) 疊?(?쟝)은 뉘라셔 그려 낸고.


하사(夏詞). 2

년닙희 밥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닫 드러라 닫 드러라

靑?蒻약笠립은 써 잇노라, 綠녹蓑사衣의 가져오냐.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無무心심? 白?鷗구? 내 좃?가, 제 좃?가.


추사(秋詞). 1

物外(물외)예 조? 일이 漁父生涯(어부생애) 아니러냐.

 ? 떠라 ? 떠라

漁翁(어옹) ?디마라, 그림마다 그렷더라.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四時興(사시 흥)이 ?가지나 秋江(추강)이 ?듬이라.


추사(秋詞). 2

水슈國국의 ??히 드니 고기마다 ?져 ?다.

 닫 드러라 닫 드러라

萬만頃경  澄딩波파의 슬?지 容용與여?쟈.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人인間간을 도라보니 머도록 더옥 됴타.


추사(秋詞). 4

그려기 떳? 밧긔 못 보던 뫼 뵈?고야.

 이어라 이어라

낙시질도 ?려니와 取취? 거시 이 興흥이라.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夕석陽양 ??니 天쳔山산이 錦금繡슈ㅣ로다.



동사(冬詞). 3

여튼 ? 고기들히 먼 소? 다 갇?니

 돋 ?라라, 돋 ?라라

져근덛 날 됴흔제 바탕의 나가보쟈.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밋기곧 다오면 굴근 고기 믄다 ?다.


동사(冬詞). 4

간밤의 눈 갠 後후에 景경物물이 달?고야.

 이어라 이어라

압희? 萬만頃경 琉류璃리 뒤희? 千쳔疊텁 玉옥山산.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仙션界계ㄴ가 彿불界계ㄴ가, 人인間간이 아니로다.

                                              <고산유고(孤山遺稿)>


[시어, 시구 풀이]

 이어라 : (노를) 저어라

 ? 속의 : 안개 속에. 옅게 깔린 구름 속에

 소희 : 못에

 청약립(靑蒻笠) : 푸른 갈대로 만든 갓

 녹사의(綠蓑衣) : 짚이나 띠 따위로 엮어 어깨에 걸쳐 두르던 재래식 우장의 한 가지. 도롱이

 떳? 밧긔 : 떠 있는 밖에. 떠 있는 저 멀리

 ??니 : 비치니. 눈부시니

 금수(錦繡) : 수를 놓은 비단

 여튼 ? : 옅은 개[浦]의

 져근덛 : 잠깐. 잠시 동안

 바탕의 : 일터[어장(漁場)]에

 밋기 : 미끼

 곧다오면 : 향기로우면. 좋으면

 우? 거시 벅구기가, 프른 거시 버들숩가, : 평화로운 봄 경치가 잘 드러나 있으며, 시각적 심상과 청각적 심상이 묘한 짝을 이루고 있다.

 이어라, 이어라 :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漁村(어촌) 두어 집이 ?속의 나락들락. : 안개 속에서 어촌의 두어 집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정경을 말한다. 강호연파(江湖煙波)의 강촌의 풍경을 그려 주고 있다.

 至?悤(지국총) 至?悤(지국총) 於思臥(어사와) : ‘지국총 지국총’은 노 젓는 소리를 나타낸 의성어. ‘어사와’는 노를 저으며 어기어차 어기어차 외치는 소리의 음차(音借)이다.

 말가? 기픈 소희 온갇 고기 ?노?다. : 뛰노는 물고기의 심상을 통해 약동(躍動)하는 봄의 생기를 강하게 표현하고 있다.

 년닙희 밥싸 두고 반찬으란 쟝만마라. : 소박하고 건강한 어부의 생활이 넉넉한 여유 속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삶의 모습과 서민들의 삶이 그려져 있다.

 無무心심? 白?鷗구? 내 좃?가, 제 좃?가. : 갈매기와 화자가 완전히 하나가 되는 물아일체(物我一體)의 경지를 보여 주고 있다.


[전문 풀이]

(춘사1 - 강 마을의 봄 풍경)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 해가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썰물은 거의 빠지고 밀물이 밀려 온다.

 찌그덩 찌그덩 어여차

 강 마을의 온갖 꽃들이 먼 빛으로 바라보니 더욱 좋구나.


(춘사4 - 배에서 바라본 어촌의 풍경)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드나무 숲인가.

 노 저어라 노 저어라.

 어촌의 두어 집이 안개 속에 들락날락하는구나.

 -후렴구-

 맑고 깊은 못에 온갖 고기 뛰논다.(생동감)


(하사1 - 비 갠 뒤의 아름다운 경치)

 궂은비가 점차 멎어 가고 시냇물도 맑아 온다.

 낚싯대를 둘러메니 솟구치는 흥겨움을 참을 길이 없구나.

 -후렴구-

 안개가 자욱한 강과 겹겹이 싸인 산봉우리는 누가 그려 낸 그림인가?


(하사2 - 배 위에서의 흥취)

 연잎에 밥을 싸고 반찬은 준비하지 마라.

 닻 올려라 닻 올려라.

 삿갓은 이미 쓰고 있노라, 도롱이를 가져 오느냐.

 -후렴구-

 무심한 갈매기는 내가 저를 좇아가는가, 제가 나를 좇아오는가?


(추사1 - 추강에 배 띄우는 흥취)

 세속을 떠난 곳에서 좋은 일이 어부와 생활이 아니더냐.

 배 띄워라 배 띄워라.

 고기 잡는 늙은이를 비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렸더라

 -후렴구-

 사계절의 흥취가 다 좋지만 그 중에도 가을 강이 제일이라.


(추사2 - 속세를 떠난 즐거움)

 보길도(유배된 작자가 거처하는 섬)에 가을이 되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닻 올려라 닻 올려라.

 넓고 맑은 물에서 마음껏 놀아 보자.

 -후렴구-

 인간 세상을 돌아보니 멀수록 더욱 좋구나.


(추사4 - 새로운 자연을 대하는 즐거움)

 기러기는 날아가는 밖에 못 보던 산이 보이는구나.

 노 저어라 노 저어라.

 낚시질도 하겠지마는 내가 취하려는 것이 바로 새로운 자연을 즐기는 흥취라.

 -후렴구-

 석양이 비치니 온 산이 수 놓은 비단이로구나.


(동사3 - 겨울 바다에서의 낚시질)

 날씨가 추워지니 물이 얕은 포구의 고기들이 깊은 못으로 다 갔구나.

 돛 달아라 돛 달아라.

 잠시 날씨가 좋은 때에 일터에 나가 보자.

 -후렴구-

 미끼가 아름다우면 굵은 고기가 문다고 한다.


(동사4 - 눈 덮인 강촌의 아름다움)

 지난 밤 눈이 갠 후에 경치가 달라졌구나.

 노 저어라 노 저어라.

 앞에는 넓고 맑은 바다, 뒤에는 겹겹이 둘러 있는 흰 산

 -후렴구-

 선계(신선의 세계)인지 불계(부처의 세계)인지 속세는 아니로다.


[핵심 정리]

 지은이 - 윤선도(尹善道, 1587-1671) 조선 선조-현종 때의 문신. 호는 고산(孤山). 송강 정철과 국문학사상 쌍벽을 이룬다.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발휘하였으나 속화(俗化)된 자연을 시로써 승화시켰다. 작품으로는 ‘견회요’와 ‘우후요(雨後謠)’, ‘산중신곡(山中新曲)’, ‘산중속신곡(山中續新曲)’ 등이 있다.

 갈래 - 평시조. 연시조

 성격 - 한정가(閑情歌). 어부가(漁父歌)

 표현 - 대구법. 반복법. 의성법.

 주제 - 자연 속에서 한가롭게 살아가는 여유와 즐거움


작품 해설

 이 작품의 시적 관심은 강호의 생활에서 누리는 나날의 여유로움과 아름다움에 집중되어 있다. 이로 인해 고양된 기쁨과 충족감은 ‘흥(興)’이라는 말에 압축되어 나타난다. 이 작품에서 ‘흥’은 구체적인 생활의 정황과 화자의 행위, 그리고 자연의 묘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강렬한 도취의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이는 조선 후기에 이르러 현실 정치의 혼탁함으로부터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여유로운 삶을 누리고자 하는 작자의 현실관이 반영된 것이라 하겠다. 특히, 심미적(審美的) 충족과 풍부한 흥취의 공간의 형상화가 참신한 느낌을 주는 것은 자연적 대상 자체가 지닌 아름다움과 자연 경관 및 사물에 대한 묘사가 관습적이지 않은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어부사시사(漁父四時詞)’는 효종 4년(1653), 작자 나이 67세 이후 전남 보길도의 부용동(芙蓉洞)에 은거하면서 지은 것으로, 춘하추동 네 계절을 각각 10수씩으로 읊은 40수로 된 연시조이다. 고려 때부터 전하여 온 ‘어부사(漁父詞)’를, 명종 때 이현보(李賢輔)가 ‘어부가(漁父歌)’ 9장으로 개작하였고, 이것을 다시 고산이 후렴구만 그대로 넣어 40수로 고친 것이다.

 이현보의 어부가에서 시상(詩想)을 빌려 왔다고는 하나, 후렴구만 떼고 나면 완전한 3장 6구의 시조 형식을 지니면서 완전히 새로운 자기 언어로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있어 고산의 국문학사에서 지니는 위치를 점쳐 볼 수 있게 된다.


<참고> ‘어부사시사’의 구성상 특징

 ‘어부사시사’는 자신이 은거하던 보길도의 춘하추동 각 계절의 경치를 노래하였다. 각 작품에는 계절마다 펼쳐지는 어촌의 아름다운 경치와 어부 생활의 흥취가 여음(餘音)과 더불어 잘 드러나 있다. 특히 초장과 중장 다음에 여음이 들어 있는데, 중장 다음에 나오는 여음 ‘지국총 지국총 어사와’는 전편(全篇)이 일정하나, 초장 다음의 여음은 각 계절의 10수가 모두 다음과 같다.

 1수 : ? ?라, ? ?라

 2수 : 닫 드러라, 닫 드러라

 3수 : 돋 ?라라, 돋 ?라라

 4수 : 이어라, 이어라

 5수 : 이어라, 이어라

 6수 : 돋 디여라, 돋 디여라

 7수 : ? 셰여라, ? 셰여라

 8수 : ? ?여라, ? ?여라

 9수 : 닫 디여라, 닫 디여라

10수 : ? 브텨라, ? 브텨라


<참고> 이현보의 ‘어부가’와 윤선도의 ‘어부사시사’

 이현보가 살았던 16세기는 정치적으로 당쟁이 있었던 혼탁한 시대였다. 그래서 시적 자아는 강호에 있으면서도 정치 현실을 완전히 망각하고 안주할 수 없었기에, 강호의 삶과 즐거움을 노래하는 경우에도 지나친 자연미에 대한 탄상이나 감흥은 스스로 억제하였다.

 그러나, 윤선도가 살았던 16세기 말 - 17세기의 강호 시가는 사림의 정치적 승리 이후 이념의 도덕적 변별 가치가 약화되고, 정치적 쟁투에 혐오적인 사대부들에 의해 창작되었다. 그렇기에 ‘어부사시사’와 같은 강호 시가는 현실 정치의 혼탁함으로부터 떠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넉넉한 삶을 누릴 수 있는 심미적 공간과 흥취의 공간을 노래하고 있다.

 이처럼 같은 강호 시가라고 하더라도 그 정치적 배경에 따라 시적 자아의 태도는 전혀 다르게 나타났다. 그래서 윤선도의 ‘어부사시사’의 시적 관심은 강호에서 누리는 넉넉함과 아름다움, 그리고 그 속에서의 기쁨과 흥(興)이다.


<참고> ‘어부사시사’ 전문 - 병와가곡집(甁窩歌曲集)


[春詞 1] 압?예 안?것고 뒷뫼예 ?비?다 / 밤물은 거의지고 낫물이 미러온다 / 江村(강촌)에 온갖곳이 먼빗치 더옥 조홰라            

앞 포구에 안개가 걷히고, 뒷산에 해가 비친다. (배 띄워라. 배 띄워라.) 썰물은 거의 빠지고 밀물이 밀려 온다. 강촌 온갖 꽃이 멀리서 보는 빛이 더욱 좋구나

 [春詞 2] 날이덥도다 물우희 고기?다 / ?먹이 둘식셋싯 오락가락 ??고야 / 아희야 낙?? 쥐여잇다 濁酒甁(탁주병) 시럿?냐

날이 따뜻해졌도다. 물 위로 고기 뛰논다. (닻을 들어올려라, 닻을 들어올려라.) 갈매기 둘씩 셋씩 오락가락하는구나. 낚시대는 손에 쥐어져 있다. 막걸리 병은 실었느냐?

 [春詞 3] 東風(동풍)이 검듣 부니 ?결이 고이인다 / 東湖(동호)? 도라보며 西湖(서호)로 가쟈스라 / 두어라 압뫼히 지나가고 뒷뫼히 나아온다

동풍이 문득 부니. 물결이 곱게 일어난다. (돛을 달아라, 돛을 달아라.) 동호를 돌아보며 서호로 가자꾸나, 앞산이 지나가고 뒷산이 나타난다

 [春詞 4] 우?거시 벅구기가 프른거시 버들숩가 / 漁村(어촌) 두어집이 내속의 날낙들낙 / 말가? 깁픈소의 온갓고기 뛰노?다

우는 것이 뻐꾸기인가? 푸른 것이 버드나무 숲인가?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어촌 두어 집이 안개 속에 잠겨 들락날락하는구나 맑고 깊은 못에 온갖 고기가 뛰노는구나

 [春詞 5] 고은볏치 ?는되 물결이 기름?다 / 구물을 주어두랴 낙시를 노흘일가 / 아희야 濯纓歌(탁영가)의 興(흥)이나니 고기도 이즐노다

고운 햇빛이 내리 쬐니, 물결이 기름처럼 반짝인다 (노를 저어라, 노를 저어라.) 그물을 넣어 볼 것인가? 낚시를 드리워 볼 것인가? 탁영가의 흥취가 일어나니 고기 잡을 생각도 잊겠도다.

 [春詞 6] 夕陽(석양)의 빗겨시니 그만?여 도라가쟈 / 岸柳汀花(안류정화)? 고?고? ?롭고야 / 엇더타 三公(삼공)을 불를소냐 만?를 ?각?랴

석양 빛이 비치니 그만하고 돌아가자꾸나. (돛을 내려라 돛을 내려라.) 언덕 위의 버들과 물가의 꽃들은 굽이굽이 새롭구나. 삼공(벼슬)을 부러워할쏘냐? 세상 만사 생각해 무엇하리

 [春詞 7] 芳草(방초)를 ?라보며 蘭芷(난지)도 ?더보쟈 / 一葉扁舟(일엽편주)에 시른거시 무스것고 / 두어라 갈제? 내?이오 올제? ? ?이로다

 고운 풀을 밟아 보며. 난초와 지초도 뜯어 보자. (배 멈춰라. 배를 멈춰라.) 한 조각 거룻배에다 실은 것이 무엇인고 갈 때는 나뿐이었는데, 올 때는 달이 함께 한다.

 [春詞 8] 醉(취)하야 누엇다가 여흘아? ?리거다 / 落紅(낙홍)이 흘너오니 桃源(도원)이 갓갑도다 / 아희야 人世紅塵(인세홍진)이 언?나 가렷?니

술에 취해 누웠다가 여울 아래 내려간다. (배를 매어라. 배를 매어라.) 떨어진 꽃잎이 떠내려 오니 무룽도원이 가까이 있는 듯, 인간 세상의 더러움이 얼마나 내 눈을 가렸던고.

 [春詞 9] 낙시줄 거더노코 ?窓(봉창)의 ?을보쟈 / ?? 밤들거냐 子規(자규)소? ?게?다 / 두어라 남은 興(흥)이 無窮(무궁)?니 갈길흘 이젓?다

낚시줄을 걷어놓고 봉창을 통해 달을 보자. (닻을 내려라, 닻을 내려라.) 벌써 밤이 깊었는가, 소쩍새 소리 맑게 들리는구나. 남은 흥취가 끝이 없으니(돌아) 갈 길도 잊었구나.

 [春詞10] 來日(내일)이 ?업스랴 봄밤이 엿덧?리 / 낙?로 막?삼고 柴扉(시비)를 ?쟈보자 / 두어라 漁父生涯(어부생애)? 이렁구러 지?노라

내일이란 날이 또 없으랴. 봄밤이 바로 샐 것이다. (배를 붙여라, 배를 붙여라.) 낚싯대로 지팡이를 삼고 우리 집 사립문을 찾아가자. 어부의 한평생은 이럭저럭 지내노라.


[夏詞 1] 구즌비 머러가고 시?물이 ?아온다 / 낙?를 두러메니 깁픈興(흥)을 禁(금)못?다 / 두어라 煙江疊?(연강첩장)은 뉘라셔 그려낸고

궂은비가 점차 멎어 가고 시냇물도 맑아진다. 낚싯대를 들러메니 솟구치는 흥취를 금할 수 없구나. 안개 낀 강 겹겹의 봉우리 누가 그려낸 그림인가?

 [夏詞 2] 蓮(년)닙? 밥싸두고 饌飯(찬반)으란 장만마라 / 靑蒻笠(청약립)은 써잇노라 絲蓑衣(녹사의)를 가져오냐 / 엇더타 無心(무심)? 白?(백구)? 간 곳마다 좃닌다

연잎에 밥을 싸 두고 반찬은 장만하지 마라. 삿갓은 쓰고 있노라. 도롱이는 가져왔느냐? 삿갓은 쓰고 있노라. 도롱이는 가져왔느냐? 무심한 갈매기는 가는 곳마다 좇아 다닌다.

 [夏詞 3] 마람닙희 ?람나니 ?窓(봉창)이 셔?코야 / 녀름?람 뎡?소냐 가??로 ?시겨라 / 아희야 北浦南江(북포남강)이 어?아니 됴흘너니

마른 풀잎 위로 바람 부니 봉창이 서늘하구나. 여름 바람이 일정하게만 불겠느냐? 그냥 배 가는 대로 두어라. 북쪽 포구나 남쪽 강, 어디든 좋지 않겠는가?

 [夏詞 4] 물결이 흐리거든 발을씻다 엇더?리 / 吳江(오강)의 가쟈?니 千年怒濤(천년노도) 슬풀노다 / 두어라 楚江(초강)의 가자?니 魚腹忠魂(어복충혼)낫글세라

물이 흐리다면 발을 씻는 것이 어떠하리. 오강으로 가려 하니 천 년의 성난 파도가 슬프도다. 초강으로 가려 하니 고기 뱃속의 충혼(굴원의 넋)을 낚을가 두렵다.

 [夏詞 5] 萬柳綠陰(만류녹음) 어?그? 一片苔磯(일편태기) 奇特(기특)?다 / ?리에 다?거든 漁人爭渡(어인쟁도)허물마라 / 가다가 鶴髮老翁(학발노옹) 맛나거든 雷澤效居效則(뇌택효거효즉)?쟈

푸른 버들 우거진 곳에 이끼 낀 물가가 마음에 드는구나. 다리에 닿거든 낚시꾼들의 먼저 건너려는 몸싸움을 허물 마라. 백발머리 노인을 만나거든 뇌택이 집을 양보한 옛일을 본받자꾸나.

 [夏詞 6] 긴날이 져므는줄 興(흥)의미쳐 모로도다 / ?대를 두두리고 水調歌(수조가)를 블너보쟈 / 엇더타 款乃聲中(관내성중)에 萬古心(만고심)을 긔 뉘알고

긴 여름날이 저무는 줄을 흥에 겨워 미처 몰랐도다. 뱃전을 두드리며 뱃노래를 불러 보자. 뱃노래 소리에 배어 있는 옛사람의 마음을 그 누가 알겠는가?

 [夏詞 7] 夕陽(석양)이 됴타마? 黃昏(황혼)이 갓갑거다 / 바회우희에 구분길 솔아? 빗겨잇다 / 어?셔 碧樹鶯聲(벽수앵성)이 곳곳이 들이?다

석양이 좋다만 어느덧 황혼이 가깝구나. 바위 위 굽은 길이 소나무 아래로 비스듬히 나 있다. 푸른 숲 속 꾀꼬리 우는 소리가 곳곳에서 들리는구나.

 [夏詞 8] 모래우희 금을널고 ?밋틔 누어쉬쟈 / 모긔를 ?다?야 蒼蠅(창승)이 엇더?이 / 眞實(진실)로 담안? 勤心(근심)은 桑大夫(상대부) ?혀들을 ?라

모래 위에 그물을 널고 둠(배의 지붕) 밑에 누워 쉬자 모기 밉다지만, 쉬파리와 견주어 어떠한가? 다만 한 가지 근심은 상대부(소인배)가 이런 말을 듣지나 않을까 두렵도다.

 [夏詞 9] 밤?이 風浪(풍랑)닐?을 밀이어이 斟酌(짐작)?리 / 夜渡橫舟(야도횡주)를 뉘라셔 닐럿는고 / 어즙어 澗邊幽草(간변유초)는 眞實(진실)로 보기죠홰라

밤사이 풍랑이 일 줄을 어찌 미리 짐작할 수 있겠는가? 들녘 나루터에 배가 가로놓여 있노라 누가 말하였는가? 계곡 가에 우거진 풀도 참으로 애처롭구나.

 [夏詞 10] 蝸室(와실)을 ?라보니 白雲(백운)이 둘너있다 / 부들부? ?로쥐고 石逕(석경)으로 올라가쟈 / 아마도 漁翁(어옹)이 閑暇(한가)터냐 이거시 구실이라

좁은 내 집을 바라보니 흰 구름이 둘러 있구나. 부들부채를 가로쥐고 돌길로 올라가자. 늙은 어부의 생활이 그리 한가하더냐. 이것이 어부의 직분이렷다.


 [秋詞 1] 物外(물외)에 조흔일이 漁父生涯(어부생애) 아니런가 / 漁翁(어옹)을 웃지마라 그림마다 그럿더라 / 두어라 四時佳興(사시가흥)이 ?가지나 秋江(추강)이 읏듬이라 

속세를 벗어난 곳에서 깨끗한 일로 소일함이 어부의 생활이 아니더냐. 늙은 고기잡이라고 비웃지 마라, 그림마다 그려져 있더라. 사계절의 흥취가 마찬가지로 비슷하나 그 중에서도 가을 강이 제일이라.

 [秋詞 2] 水國(수국)이 ??히드니 고기마다 ?져있다 / 萬頃澄波(만경징파)의 슬?지 容與(용여)?쟈 / 人間(인간)을 도라보니 머도록 더욱죠타

바다에 가을이 찾아오니 고기마다 살쪄 있다. 아득히 넓고 맑은 파도에 실컷 한가롭게 노닐자. 인간 세상을 돌아보니 멀수록 더욱 좋구나.

 [秋詞 3] 白雲(백운)이 이러나니 나무?치 흔덕인다 / 밀물에 東湖(동호)가고 혈믈의 西湖(서호)가자 / 아희야 넌 그물거더 서리고 닷츨 들고 돛츨 놉히 다라스라 

흰 구름 피어나니 바람에 나무 끝이 흔들린다. 밀물 때는 동호로 갔다가, 썰물 때는 서호로 가자. 넌 그물 걷어 서려 놓고, 닻을 들고 돛을 높이 달아라.

 [秋詞 4] 기러기 ??밧긔 못보던뫼 ??고야 / 낙시질도 ?려니와 取(취)한거시 이 興(흥)이라 / 두어라 夕陽(석양)이 ??니 千山(천산)이 錦繡(금수)ㅣ로다

기러기 날아가는 밖에 못 보던 산이 보이는구나. 낚시질도 하겠지마는 내가 취하려는 것이 자연을 즐기는 흥취라. 석양이 눈부시니 모든 산이 수 놓은 비단 같도다.

 [秋詞 5] 銀唇玉尺(은순옥척)이 몃치나 걸년?니 / 蘆花(노화)에 불부러 ??여 구어노코 / 아희야 질병을 거우러로혀 박국이에 부어다고

살찌고 좋은 물고기가 몇 마리나 걸렸느냐 갈꽃에 불 붙여, 가려서 구워 놓고, 술병을 기울여 표주박 술잔에 부어다오.

 [秋詞 6] 녑?람 고이분이 ?은돗게 돌아왓다 / 瞑色(명색)은 나아오되 淸興(청흥)이 멀어잇다 / 어인지 綠樹淸江(녹수청강)이 슬?지도 아녜라

옆바람 고이 부니 매달아 놓은 돛으로 돌아왔다. 어둠은 짙어 가는데 맑은 흥취는 아직 남았도다. 단풍든 나무, 맑은 강은 언제 봐도 미워지지 않는구나.

 [秋詞 7] 흰이슬 빗겨?? ?은? 도다온다 / 鳳凰樓(봉황루) 渺然(묘연)?니 淸光(청광)을 눌을줄고 / 어듸셔 玉?(옥토)의 ??藥(약)을 豪客(호객)을 먹이고쟈

흰 이슬이 내릴 즈음에 밝은 달이 떠오른다. 봉황루 아득하니 맑은 달빛을 누구에게 줄까? 옥토끼가 찧은 약을 속세를 등진 호객에게 먹이고 싶구나.

 [秋詞 8] 乾坤(건곤)이 제곰인가 이거시 어듸메오 / 서풍진 못미츠니 부체?야 무엇?리 / 두어라 드른말이 업서시니 귀씨셔 무엇?리

하늘과 땅이 제각각인가? 여기가 어디인가? 속세의 먼지가 못 미치니 부채질하여 무엇하리. 언짢은 말을 들은 바 없으니 귀를 씻어 무엇하리.

 [秋詞 9] 옷우희 셔리오되 치운줄 몰올노다 / 釣舡(조강) 좃다?나 浮世(부세)와 엇더?니 / 두어라 來日(내일)도 이러?고 모뢰도 이러?리라

옷 위에 서리가 내려도 추운 줄을 모르겠도다. 낚싯배가 좁다 하나 덧없는 세상과 견주어 어떠하더냐. 내일도 이렇게 하고 모레도 이렇게 지내려 한다. 

 [秋詞10] 松間石室(송간석실)의 가 曉月(잔월)을 보쟈?니 / 空山落葉(공산낙엽)의 길흘 엇지 아라볼고 / 아희야 白雲(백운)이 조?오니 女蘿衣(여라의) 무겁고야

소나무 숲속 돌집으로 돌아가 새벽달을 보려 하니 적막한 산에 낙엽이 쌓여 길을 어찌 알아볼꼬. 흰구름이 드러나니 여라의(풀을 엮어 지은 옷)가 무거워지는구나.


 [冬詞 1] 굴음이 거든後(후)에 ?빗치 둑겁거다 / 天地閉塞(천지폐색)?되 바다흔 依舊(의구)?다 / ?업고 ?업슨 물?이 깁편는듯 ?여라

구름이 걷히고 나니 햇볕이 두텁게 내리쬔다. 천지가 온통 생기를 잃었으나 바다만은 여전하구나. 끝없는 물결이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다. 

 [冬詞 2] 주대도 다슬이고 ?밥을 박앗는야 / 瀟湘洞庭(소상동정)은 그물이 언다?다 / 암아도 잇? 漁釣(어조)야 이만?듸 잇시랴

낚싯줄과 낚싯대를 손질하고 뱃밥도 박았느냐? 겨울에 소상강과 동정호는 그물이 언다고 하더라. 이런 때 낚시질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도다. 

 [冬詞 3] 엿튼개 곡이들이 먼소? 다갓는이 / ?은듯 날죠흔제 밧탕의 나가보쟈 / 밋기가 밋기곳다오면 굴근곡이 믄다네

얕은 포구의 고기들이 먼 곳으로 다 갔으니 잠깐 동안 날씨가 좋을 때에 일터에 나가 보자. 미끼가 좋으면 굵은 고기가 문다고 하더라.

 [冬詞 4] 간밤의 눈?後(후)에 景物(경물)이 달낫고야 / 압희? 萬頃琉璃(만경유리) 뒤희? 千疊玉山(천첩옥산) / 이거시 仙界(선계) 佛界(불계)?가 人間이 아니로다

간밤에 눈 갠 뒤에 경치와 물색이 달라졌구나. 앞에는 맑고 넓은 바다. 뒤에는 겹겹이 둘러싸인 백옥 같은 산. 신선의 선계인가? 부처의 세계인가? 인간 세상은 아니로다.

 [冬詞 5] 금을 낙씨두고 ??를 두드린다 / 압내를 건너봇야 몃番(번)인아 혜여본고 / 어듸셔 無端(무단)? 된?람이 ?여 안이 불어올?

그물과 낚시도 잊고 뱃전을 두드리며 흥겨워 한다. 앞 개울을 건너 이 곳에 오려고 몇 번이나 생각했던가 느닷없는 강풍이 행여 불어올까 걱정이다

 [冬詞 6] 날아가는 가마괴들이 몃친아 지나건이 / 압?이 어두온이 暮雪(모설)이 ?자졌다 / 뉘라셔 그 죠흔 鵝鴨池(아압지)에 草本苦(초본고)을 ?건이

자러 가는 까마귀 몇 마리 지나간다. 앞길이 어두워지니 저녁 눈이 점차 잦아들었다. 아압지를 누가 쳐서 부끄러움을 씻어볼까?

 [冬詞 7] 丹崖翠壁(단안취벽)이 畵屛(화병)?치 둘너?듸 / 巨口細鱗(거구세린)을 낫그나 못낫그나 / 아희야 孤舟?笠(고주사립)에 興(흥)겨워 안잣노라 

울긋불긋 절벽이 그림 병풍처럼 둘러 있는데, 꺽저기를 낚나 못 낚나 어디 한번 해 보자꾸나. 외딴 배에 도롱이, 삿갓 쓰고 흥에 겨워 앉았노라.

 [冬詞 8] ??의 외로온 솔 혼자어이 ???고 / 머흔구룸 恨(한)티마라 世上(세상)을 ?리온다 / 波浪聲(파랑성)을 厭(염)티마라 塵喧(진훤)을 막??다

물가의 외로운 소나무 어이 홀로 씩씩하게 서 있는가. 험한 구름을 원망하지 마라, 인간 세상을 가려 준다. 파도 소리 꺼리지 마라, 속세의 더러움과 소음을 막아 준다. 

 [冬詞 9] 滄洲(창주)에 울이道(도)를 녜붓터 닐럿는이 / 七里羊?(칠리양구)는 긔 엇더 ?이런고 / 모름이 三千六百(삼천육백) 낙씨는 손곱을? 어잇턴고

강호에서 사는 것이 우리의 도임을 옛부터 일렀더라. 칠리 여울에서 양피옷을 쓰고 낚시질하던 이는 어떠한가? 삼천육백 날 낚시질하며 손꼽아 때를 기다리던 심정은 어땠을까?

 [冬詞10] 어화 졈을어간다 偃息(언식)이 맛당토다 / ?은눈 ?인길? 興(흥)침여 돌아와셔 / 西峰(서봉)에 ?넘어 가도록 竹窓(죽창)에 빗겨잇노라

아아! 날이 저물어 가니 편히 쉼이 마땅하도다. 가는 눈이 뿌려진 길에 석양이 비쳐 붉어 보이는 데를 흥겹게 걸어간다. 눈 내리는 밤 달이 서쪽 봉우리를 넘도록 소나무 창가에 기대어 즐기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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