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검 정기인사에서 평검사로 좌천인사된 충북출신 권태호 검사장(법무연수원 기획부장)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특별청문회'를 제안하고 나섰다. 또한 새 보직인 서울고검 검사로 부임해 명예회복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권 검사장은 최근 일부 언론사에 보낸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문건에서 "김흥주 사건과 관련하여 마치 배후에서 '거악을 보호하는 K 검사장'이라는 부패한 권력의 느낌을 주는 기사들을 접하고서는 처연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며 일부 언론보도와 문책인사에 대한 반감을 나타냈다. 또한 언론의 특별청문회를 통해 스스로 공개적인 진상규명 작업을 벌이겠다고 밝혔다.
권 검사장은 김흥주씨(삼주산업 회장·구속중) 로비사건 관련, 검찰 수사관에게 내사중단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로 전례없는 인사조치를 당했다. 특히 지난 2005년 춘천지검장 재임시 문제가 불거져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보직변경 인사를 당한 이후 두 번째 문책인사를 당한 셈이다. 법무부의 거듭된 문책인사 배경에는 법무부 감찰위원회의 의견이 절대적으로 작용했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지난 20일 회의에서 "권 검사장이 김흥주가 주도하는 사적 모임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대검 직원에게 김흥주를 위한 사건청탁을 하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한 사실이 인정된다. 권 검사장의 행위가 징계시효는 지났지만 이를 인사에 반영할 것을 권고한다"는 의견을 민간이 참여하는 인사자문위에 건의한 것.
하지만 대검 정기인사를 코앞에 둔 시점에 권 검사장으로부터 내사중단 압력을 받았다고 주장해온 전 대검 수사관 박주원씨(49·현 안산시장)의 월간잡지 인터뷰기사가 크게 실려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간중앙>은 최근 발간한 2월호에서 현재 안산시장에 재임중인 박주원씨의 단독인터뷰를 통해 ‘내사중단 압력의혹’을 상세하게 보도했다. 박씨는 지난 2005년 10월 대검 수사관을 사직하고 한나라당에 입당해 작년 지방선거에서 안산시장에 당선됐다.
김흥주씨 로비사건은 지난 2001년 대검 특수부가 삼주산업의 골드상호신용금고 인수작업 내사에 착수하면서 비롯됐다. 박주원 시장은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결론적으로 말하면 당시 골드상호신용금고는 아무런 문제가 없던 회사였다. 김흥주는 이 회사를 먹기 위해 딱 찍었던 것이다. 여기에 당시 금감원 고위 관계자들과 청와대 관계자가 포함된 '45인회'의 막강한 인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박 시장이 언급한 ‘45인회’는 김흥주씨가 90년대초 주도해 결성한 '작은 사랑을 실천하는 형제들의 모임'이다. 청주 출신인 김씨와 안면이 있는 권 검사장도 회원으로 참여해 1년에 서너차례 만남을 가졌다는 것. 대검의 내사가 시작되자 고향선배인 김씨는 권 검사장에게 '검찰에서 내 뒷조사를 하고 있다는데 무슨 일인지 모르겠다'고 전화연락 했다는 것.
“당시 검찰을 사칭하는 사기공갈 사건도 많았기 때문에 사실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대검 범죄정보 수사관인 박씨에게 전화를 했다. 내사내용이 무엇인지 의례적인 내용만 물어봤을 뿐이다, 어떻게 간부검사가 평직원에게 내사중단하라고 얘기할 수 있겠는가. 2005년초 강도 높은 내부감찰을 통해 그런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고 이미 언론에 공개 된 바 있다. 작년 12월 김흥주 구속이후 강도 높은 추가 조사에서도 본인의 내사 무마 사실이 없음이 밝혀졌다” 당시 인천지검 차장검사였던 권 검사장은 ‘확인전화 한 통화가 어떻게 내사무마가 될 수 있느냐’며 압력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월간중앙> 인터뷰에서 ‘3차례 만나 내사중단 압력을 받았고, 이를 거부하자 나와 부인이 운영하는 병원이 구체적인 보복수사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권 검사장이 안산지청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2002년 10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약 8개월간 자신과 주변에 대한 수사가 계속됐다는 것.
"나에 대한 계좌 추적이 있었다. 또 내 지인들에 대해서도 무차별적으로 뒷조사가 진행됐다. 나와 잘 아는 주변 사람들을 불러다 조사하면서 나와 밥 먹고 술 마신 이야기까지 다 불라고 했다고 한다. 심지어 우리 집사람이 운영하는 병원에까지 사람을 보내 병원 관련 비리를 찾겠다며 압박하기도 했다. 보건복지부에서 나왔다는 직원 세 명이 병원으로 찾아와 3일 동안 의료보험 관련 자료를 비롯해 온갖 병원 자료를 다 뒤졌다"
당시 박 수사관에 대한 안산지청의 내사에 대해 권 검사장은 "안산지청장 재직시 수사과에서 지역 건설업자 횡령 비리사건을 수사하다가 계좌추적 과정에서 박 수사관 계좌로 횡령액 일부가 흘러든 것이 포착돼 수사한 것이다. 2번 만난 것은 우연한 자리에 합석한 것이지 김흥주씨 문제와는 전혀 별개의 사안이다. 부인이 운영하는 병원은 조사할 이유도 없고 보건복지부의 정기적인 의료보험 성실신고 확인작업을 엉뚱하게 주장하고 있다. 건설업체 돈이 검찰 공무원 계좌로 입금된 자체가 부적절한 행위이고 해당 사실을 대검 감찰부에 정식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에대해 권 검사장 주변에서는 “당시 박 수사관이 권 지청장에게 자신의 관련 부분을 봐달라고 통사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 김흥주 로비사건을 무마하려면 그때 서로 빅딜했을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원칙대로 비위의혹을 대검에 보고했고, 대검에서 수도권 지청으로 문책인사시켰다. 아마 이때부터 박 수사관이 권 검사장에게 맞불을 놓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성남지청으로 좌천인사된 박 수사관은 불과 6개월만에 대검으로 재발령났고 2004년말 법무부 감찰위원회가 김흥주 로비사건과 관련 권 검사장에 대한 감찰조사를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때 권 검사장은 대전고검 차장검사에서 지방대 출신 4번째로 일선 지검장인 춘천지검장으로 발령받아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검장 부임 6개월만에 민간이 참여하는 감찰위원회는 법무부장관에게 보직변경을 건의했고 첫 문책인사를 당하게 됐던 것.
한편 권 검사장의 낙마소식에 청주고·청주대 동문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구명운동을 벌였다. 정종택 충청대학장, 홍신희 전 서원대 총장 등 주요인사들이 명예회복추진위를 결성하고 주민 2만명의 서명을 받아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2005년 7월 탄원서 접수직후 모사정기관이 직접나서 대검 박 수사관에 대한 내사를 진행했고 결국 3개월만에 스스로 사직서를 냈다.
곧이어 정치인으로 변신한 박 수사관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안산시장 후보로 나서 당선됐다. 하지만 현직 지검장에서 좌천인사로 2년간 와신상담해온 권 검사장은 '강등인사'라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게 됐다.
첫댓글 통탄할 일입니다. 언젠가는 진실이 밝혀질 것입니다. 권태호검사장님, 힘내십시오. /제가 볼 때, 박 수사관은 전형적인 정치모사꾼입니다.
와신상담의 시절! 속이 김으로 터집니다! 참으로 점입가경입니다. 진실구현! 정의구현 파사현정! 사필귀정의 결과 도래가 하루빨리,,,,,, 기원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