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진도 여행기

[리더스]

늘 방학이면 나를 잊어야했던 시간들,

올해도 예외없이 땀벅벅이 되어 일 속에서 헤매다  개학이라는 서광이 비쳐 8월 26일부터 27일 1박2일의 여행길에 올랐다. 

마침 '진도'가 고향인 친구가 있어서 6명이 함께 여행길에 나섰다.

승용차는 정원초과라 스타렉스를 빌려서 교대로 운전하면서 여행을 하는 묘미도 좋았다.

아침부터 빗방울 소리를 들으며 8시에 반포에서 출발하여  오후 3시경에 진도 도착

가는 도중에 영산강 하구둑을 보았다. 바다를 막아 한쪽은 바다, 한쪽은 강물이 된 곳을 지나오며 

인간의 힘에 경이로움을 느끼려는데 어느덧 뱃길로만 다녔던 진도앞바다에 생긴 진도대교위를  룰루랄라 건너고 있었다.

우리를 제일먼저 마중나온 것은 이순신 장군이었다. 명랑대첩을 승리로 이끈 모습을 자랑이라도 하려는듯울돌목 바다 앞에 우뚝 서서 늠름한 기상으로 우릴 맞이했다.  우리나라 배 13척으로 왜선 133척을 격파하여 승리로 이끈 충무공의 전술에 다시한번 감동해서 연신 카메라 셧터를 눌러댔다.

울돌목바다는 좁은 해역사이로 물살이 너무 빨라 물이 우는 듯 하다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시속 22Km의 조수가 흘러 이순신 장군은 빠른 물살을 이용해 명량해전을 승리로 이끈 곳이다.

수백년 흘러도 물살은 여전히 그날의 역사를 싣고 흘러간다. 더구나 군량미를 씻은 쌀뜨물처럼 보이려고 석회를 타서  흘려보냈다던 바닷물은 지금도  뿌옇게 보였다.

진도는 가로수 전체가 무궁화다. 서울에선 찾아볼 수 없는 무궁화가 어딜가나 길 양옆에 사열하고 섰는데 그 길을 가노라면 나도 모르게 나라사랑하는 마음이 생겨났다. 더구나

충무공전첩비가 있는 벽파항,고려원종11년 몽고와 굴욕적인 강화를 맺고 개경환도를 강행하자 이에 불복하여 삼별초군이 대몽항쟁을 했던 행궁터인  용장산성과 삼별초 장군으로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한 배중손 장군 내력이 적힌 남도석성등 이곳에는 조국을 사랑하는 조상들의 숨결이 있기에 더욱 애국심이 묻어나는 곳이었다.  

             <용장산성>

 

특히 남도석성은 마치 고창 읍성처럼 생겨 돌로 쌓은 벽을 기어올라가 다리밟기를 해야하는데  나는 고소공포증이 있어서 그 석성 위를 올라갔다가 한발짝도 떼지못하고 다시 내려왔으나 일행들은 잘도 걸었다. 

 

그 다음 남해의 비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급치산 전망대 에 올라 남해바다를 감상했다. 지도를 통해 작은 섬들이 많은 것은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눈앞에 펼쳐진 섬들을 직접보니 실감났다.  바다인지 산인지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바다위에 떠있는 섬,섬,섬....

그 섬들을 바라보며  내 일상의 섬들을 떠올려보았다.

일행들은 섬들을 서로에게 선물하면서 잠시나마 부자가 되었다.

바다에서 부는 바람이 처음엔 시원하다고 느껴졌으나 점점 온 몸이 끈끈해 왔다.

그제서야, 바닷바람은 물기를 많이 머금고 있다고 이론으로만 가르쳤던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역시 육지의 바람하곤 많이 다르다는 걸 아이들에게 다시한번 알려줘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드디어 낙조를 감상할 시간!  저녁 7시쯤되자 갑자기 바다물이 피빛으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하늘에선 구름들이 이글거리는 불기둥으로 변했다.

'아름답다'라는 단어한마디론 정말 표현불가능한 장면에 가슴이 울컥했다.

전에는 일출이 '멋있다'라고 생각했는데 점점 일몰이 '아름답다'라고 생각되는 것은 왜일까?

'만남보다 헤어지는 뒷모습이 더 아름다워야한다'라고 생각하는 나의 좌우명때문일까?

아님 나이가 들었다는 증거일까?  어찌됐건 매일매일 일상의 뒷모습을 뜨겁게 불태우는 태양을 바라보며

나의 하루도 더욱 소중해졌다.

돌아오는 길  낙조를 감상하는 곳으로 유명한 '세방낙조'를 지나오며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태양의 마지막 숨결을 다시한번 가슴에 새기고 저녁식사가 준비된 수산물시장으로 발길을 옯겼다.

식당에는 미리 주문해 놓은 전복구이 한상이 기다리고 있었다.  1킬로그램에 4만원정도 하는 전복을 실컷 구워먹는 맛이란....   서울에선  경험해 보지 못한 즐거움이었다.

더구나 진도에는 '홍주'가 유명하다고 해서  홍주 한 잔 멋모르고 먹었다가 속이 불타는줄 알았다 

40도 라는데  낙조처럼 예쁜 빛깔에 반해서 홀딱 마셨다가 혼이났다.

그런데 홍주는 역시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는 술인지 쇠주 한잔이면 그만인 내가 그 알싸한 맛에 반해 두잔이나 마셨다. 덕분에 내 얼굴도 다홍빛으로 변해  하늘을 나는 즐거움을 누렸다.    

노래방이라도 갈까 했지만 하루 여정에 피로를 느껴 숙소로 향했다. 

다음날 아침 8시에 장어탕으로 해장을 하고 

마침 진도 장이 서는 날이라 시골장터 구경을 나섰다.  말린 고추 한근에 5천원이라고하여 냉큼 사려고 했더니 옆에있던 친구가 묵은 고추라고 하여 그만뒀다. 묵은고추를 지금까지 팔고있다니 조심해야겠다.  

이곳 남도지방에는 무화과가 많이난다고 한다.  그런데 무화과는 서울에 올라가는 도중 상해버리기때문에 이곳 남도에서만 맛볼수있는 과일이라고 하여 차안에서 먹으려고 무화과 한상자를 샀다.역시나 오는 도중 상해서 몇개는 아깝게도  버려야만했다.

 그 다음 전통놀이체험을 할 수 있는 '운림산방'을 갔으나 비가 와서 그런지 개장을 하지않아 그냥 왔다.

그리고, 일년에 두번 바닷길이 생긴다는  신비의 바닷길을 갔다. 뽕할머니 동상이 멋지게 서 있었는데 왜 뽕할머니인지 아무도 몰랐다. 서울가면 인터넷을 찾아봐야지~ 하면서 뽕할머니 동상에서 바다한가운데 있는 섬까지 출렁이는 바다가 갈라진다고 하니 자연의 신비를 느끼면서 

강진에 있는  김영랑 시인의 생가로 향했다.

생가에는 여기저기에 모란이 많았다. 그래서 김영랑시인이 <모란이 피기까지는>시를 낳게 된 것인가보다.

문학관에 전시된 시인의 작품들을 잠시 경건한 마음으로 감상하고  지금의 한글 맞춤법과는 많이 달랐다는걸 보면서 한글의 역사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다음은 목포 유달산에 도착. 일행중 주말부부로 지내던 선배가 이곳에서 견우와 직녀처럼 남편을 만났다. 그 분의 남편으로부터 우리 일행은  '준치 덮밥'을 대접받았다. 그리고는 비금도 소금 한상자씩 차에 실어주어 후한 인심 느끼며  목포시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유달산에 올랐다.

말로만 듣던 노적봉이 목포시를 내려다 보고 있었으며 이순신 장군은 이 곳까지 달려나와 여행길을 안내했다. 우리일행은 몸과 마음으로 흠뼉젖은  나라사랑 하는 마음 깊이 새기며 4시반쯤  서울길에 올랐다.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리는 도중 또 한번의 낙조를 감상했고 낙조에 비친 구름위로 저녁무지개가 멋지개 떠있는 하늘을 보고 탄성을 지르며 서울로 서울로 달려왔다.

[지선]

재밌어요~~같이 여행간 기분이 들어요!! 잘 지내시죠? 윤정언니랑 감상 잘 했어요!!

[리더스]

아, 지선씨 반가워요. 건강회복되면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