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재와 중음계를 방황하시는 영가님
49재일은 영가가 세상을 떠나 인간의 몸을 벗은 뒤 '중유(中有)' 또는 '중음(中陰)의 몸으로 보낸 49일을 끝내고, 다음 세상으로 떠나는 날입니다. 영가의 중음기간은 더 축소될 수도 있고, 더 지연될 수도 있지만, 대개의 기간이 49일입니다.
영가가 택할 다음 세계는 영가가 살아있는 동안 쌓아온 업(業)의 선악에 의해 결정됩니다.
천상(天上)·인간(人間)·아수라(阿修羅)·축생(畜生)·아귀(餓鬼)·지옥(地獄) 등 여섯 세계 가운데 영가의 더 좋은 미래가 결정될 수도 있도록 유족들이 그동안 정성스럽게 계속해온 기도 염불 공덕의 절정을 이루는 날이 49재일입니다. 유족들의 공덕은 영가를 비롯한 모든 중생들을 돕기로 서원하신 불보살님들의 힘을 더 크게 불러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좋은 세계는 천상계에 있는 극락정토입니다.
49재일은 영가가 다시 중음의 몸(중음신, 中陰身)을 버리며 새로 환생처에 잉태 또는 화생하는 날입니다. 따라서 영가가 삼악도를 피하고 삼선도나 극낙왕생을 이루기 위해서는 영가의 식(識)을 더욱 지혜롭게 해드리기 위해 스님이나 법사가 영가를 위한 마지막 법문을 들려드리기도 합니다. 중음신의 업식(業識)을 정화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주로 ‘무상게(無常偈)’를 낭송하며 중음신에게 12연기법을 법문하며, 이 세상에 대한 집착과 갈애를 버리어, 극락세계로 환생할 것을 권유합니다. 금강승에서는 법사가 호마 의식 등을 통해 중음신의 악업을 정화하며 불보살님의 가피와 축복을 받게 함으로써 영가를 의식전이에 의지해 극락세계로 왕생(천도)을 안내합니다.
금강승불교(밀교)의 의식은 공개가 제한돼 있음으로 여기서 다룰 주제는 아니며, 따라서 일반적으로 영가 천도의식에 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불교에서 보는 영가의 특징에 대해 함께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
생전에 아주 높은 경지의 불법을 닦은 수행자들은 이미 이 세상을 떠날 때, 성불하거나 극락세계로 왕생합니다. 49재일을 맞는 범인들의 영가, 중음신은 그와는 반대로 약간의 설법 밖에 듣지 못했거나 불교를 신봉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흔히 자신이 떠난 이 세계의 집착을 버리지 못하고, 중음 초반기에는 자신이 이 세계를 떠났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중음신은 일단 육체의 속박에서 벗어났음으로 이곳저곳을 빠른 속도로 오가며, 방황하지만, 자기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요구에 응해주지 않는 전생의 가족 친척이나 친구들에게 분노를 느끼거나 좌절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지나친 집착을 잊지 못해 전생에 쌓아둔 재산이나 떠나기 싫은 가족들 주변만을 서성댈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착각을 일깨워주기 위해 법사나 스님의 설법을 중음신에게 들려주며, 영가가 일체의 집착에서 벗어나 더 좋은 다음 세계로 새 출발하도록 지켜드리는 것이 49재입니다.
자신이 이 세계를 떠났다는 사실도 자각하지 못한 영가는 천도나 환생이 안되고 중음계를 방황하는 떠돌이 중음신으로 남거나 빙의로 변할 가능성이 있음으로, 다음의 이야기를 들려드려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a. 거울속이나 물위를 바라보세요. 당신의 모습이 비쳐지지 않는다면, 당신은 돌아가신 것입니다.
b. 모래사장이나 눈을 밟고 걸어 보세요.당신의 발자국이 보이지 않는다면, 당신은 돌아가신 것입니다.
c. 햇볕아래, 또는 불빛 옆엘 걸어보세요. 당신의 그림자가 비치지 않는다면, 당신은 돌아가신 것입니다.
d. 사람들이 당신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아예 당신을 무시하거나, 음식도 차려주지 않아도, 그건 그들의 잘못을 탓할 일이 아니며, 또 그들이 당신에게 화를 내는 것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돌아가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법사는 다음, 영가들에게 충격이나 슬픔을 거두며, 지금이 영가의 미래를 결정할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순간이라는 사실을 일깨워 주어야하며, 생전에 들은 법문이나 불법을 기억하게 하며, 삼악도를 피해 삼선도의 더 좋은 세계로 향할 준비를 갖추도록 안내해야합니다. 천도의 의식은 마치 꿈속을 헤매는 몽체와 유사한 영가의 상태를 잘 이해해야 성공적으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영가의 천도는 이렇듯 불자들에게 불법수행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계기도 됩니다.
49재 등의 천도재는 영가나 우리들을 위한 하나의 강력한 불법수행의 장이며, 천도재를 올리는 불자들은 이 기회를 통해 다시한번 마음공부에서 수행한 다섯 가지 힘을 기르기의 중요성을 인식해야합니다.
49재를 맞는 영가는 중음계에서 또 한번의 죽음을 맞는 것입니다. 다음 생애의 미래의 어머니 가 되실 분의 자궁에 입태하는 순간, 일단 중음신의 몸을 버리고 죽어, 다음 생의 몸을 받아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는 것입니다.
*49재를 맞는 영가, 또는 임종을 맞는 이 생의 중생에게
필요한 다섯 가지 힘을 수행하는 법:
49재를 맞는 영가, 또는 그 전의 임종을 맞는 사람들이 다음의 다섯 가지 힘을 적용하는 것은 ‘의식전이’(意識轉移)를 위한 좋은 수행입니다. 의식전이는 임종 한 뒤에, 윤회의 바퀴에 걸리지 않고, 행복한 부처님의 나라, 서방정토로 의식이 직행해, 그 곳에서 불교수행을 완성 하게 하는 방법입니다.
대승불교란 자비심, 보리심, 그리고 공(空)에 대한 정견(正見)을 갖는 것이며, 임종 때 수행하는 대승불교의 다섯 가지 힘은 의식이전을 위한 좋은 방법입니다.
(1)하얀 씨(공덕)의 가르침:
“재산에 아까운 마음을 내지 말고, 가능한 한 너그럽게 가장 큰 공덕이 될 일에 보시하라.”
죽음의 신호가 가까워질 때는, 특히 공덕을 늘리고, 업장을 소멸하는 일에 특별히 노력을 기울여야한다. - 그 방법은 여섯 가지 대비, 예수(豫修) 그리고 삼보에 공양을 올리는 것입니다.
뒤에 남길 재산에 대해 아까워 걱정하고, 신경 쓸 게 아니라, 집에 있는 물건을 걱정하지 않고, 즐겁게 휴가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마음처럼 돼야합니다.
재산, 특히 자신의 몸에 애착을 느끼는 것은 금물입니다. 그 보다는 불쌍한 사람들에 대한 보시와 삼보에 보시하는 것이 그의 내생을 위해 바람직한 공덕과 업장소멸 방법이 됩니다.
부처님이 말씀하신 대표적인 예를 들면, 해골속의 벌레가 돼 남아 있는 한 미녀의 영가는 자신의 아름다웠던 몸에 너무 집착했던 까닭이었습니다. 자기가 독 속에 깊이 감춰 묻어 두었던 황금을 못 잊어, 독 속에 뱀이 된 욕심 많던 스님의 일화도 있었습니다.
(2)서원의 가르침:
“7지 기도를 법사와 삼보에게 드리며, 서원을 기도하라.”
우리 앞의 허공에 삼보, 부처님과 보살님들, 그리고 성중들을 관상하며, 우리들의 서원과 기도를 정성을 다해 회향해 바쳐야합니다. “제가 정토에 태어나거나, 인간세계에 다시 왕생할 수 있도록 부처님의 축복과 가피를 내려 주십시오. 그 곳에서 제가 계속 마음공부를 통해 성불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인간으로 환생을 원할 때에는 ‘품위, 미모, 부(富), 힘, 지혜, 건강, 그리고 장수’ 등 일곱 가지 귀한 인간의 특질을 갖고 태어나도록 기원해야합니다.
(3)파괴의 가르침:
“당신의 몸과 생명을 애착하는 마음까지도 모두 던져버리라.”
주변에 몰려든 가족 친척에 대한 애착도 끊어야 합니다. 부처님의 극락정토, 예를 들어 아미타불의 서방정토, 아축불의 동방묘희세계 , 약사여래의 동방정유리세계, 바즈라요기니의 색구경천 정토, 미륵보살의 도솔천 등 의 정토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정토 또는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데에 가장 큰 장애물은 임종시의 번뇌와 평소 우리가 쌓아올린 업장입니다. 따라서 죽기 전에 업장을 소멸하고, 임종시의 번뇌를 막기 위해, 그 해독제나 대처법을 써야합니다. 분노, 질투, 그리고 애착 등의 강한 번뇌는 절대 금물이고, 그 대신, 마음의 평화와 평정을 되찾아야합니다.
(4)결의의 가르침:
“‘중음의 저 세상에 가서까지 라도 고귀한 보리심 공부를 하겠습니다,’라는 강한 결의를 하라.”
우리가 환생할 곳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결의와 동기의 유발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렇게 생각해야합니다. “다른 중생들을 돕고, 보호하기 위해, 부처님의 정토에 태어나겠습니다,” 또는 “고귀한 인간으로 환생하겠습니다.” 마음속의 결의와 동기를 다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숭고한 결의와 동기로, 끝까지 자비심을 품고 간다면, 원하는 곳에 환생해 불법을 닦게 됩니다.
(5)숙달의 가르침:
“임종 때에는 오른쪽으로 사자자세로 누워, 주고와 받기 호흡을 수행을 통해 이미 숙달된 힘을 더욱 숙달토록 하라.”
사고, 또는 질병 등, 우리의 죽음의 원인이 어떠한 것이든, 그 상황을 바꾸어 ‘주기와 받기’, 자비심과 사랑’ 그리고 ‘공을 이해하는 지혜’를 일으킬 기회로 삼으라.
고통이나 다른 어려움이 우리의 수행을 방해하도록 하지 말고, 그 고통과 어려움을 공덕에 더 많이 익숙해 질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합니다. 마지막 순간까지 자비와 사랑의 공덕과 익숙해 있는 마음을 유지해야 합니다. 아무리 오래 산다고 해도, 악업만 저지르는 인생의 삶은 동물의 삶만도 못한 삶입니다.
우리는 누구나 미래의 삶에 대해서 준비해야합니다. 이생의 삶을 통해, 젊을 때나 늙었을 때나, 행복을 바라듯, 내생의 행복에 더 신경을 써야합니다. 금생 하나보다는 내생의 기간이 훨씬 길고 장구하기 때문에, 금생보다는 내생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내생은 아주 오래 있어야 오는 게 아니며, 누구나 바로 오늘에라도 내생 속으로 내던져질 수 있습니다.
인간의 수명이란 확실치 않는 것입니다. 내생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우리는 임종 때에 적용시켜야 할, 이 다섯 가지 힘을 미리 키워두어야 합니다. 그 힘과 능력이란 불법수행에 의존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시간을 끌지 말고, 지금부터라도 우리는 순수한 정법수행을 숙달시켜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