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 | 무령왕릉&국립공주박물관 | 고마나루 | 계룡산 | 백제문화단지 | 부소산 낙화암 | 정림사지&국립부여박물관 | 궁남지 | 백제왕릉원 |
서기 660년, 역사에서 사라진 뒤 희미한 그림자로만 기억되던 고대 왕국 백제. 1,350년이 지난 2010년 가을, 백제의 고도(古都) 부여·공주에서 펼쳐지는 세계백제대전을 앞두고 백제는 화려한 부활을 꿈꾸고 있다.
금강 물줄기 따라 찬란하고 수준 높은 문화를 전파했던 고대 왕국 백제의 옛 향기를 맡으러 길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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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제의 대표 정원으로 꼽히는 궁남지.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 연못이다.
백제의 고도 공주·부여 여행은 늘 한 코스로 엮인다. 올해엔 때맞춰 9월18일부터 10월17일까지 두 고을에서 세계백제대전이 펼쳐진다. 따라서 이런저런 다양한 행사에 빠져들다 보면 1박2일로는 일정이 부족할 수도 있겠다.
공주·부여는 지리상으로 우리나라 중간쯤에 자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논산·천안고속도로, 당진·상주고속도로, 공주·서천고속도로가 지나기 때문에 접근성도 아주 좋다. 당연히 전국 웬만한 대도시에서는 2~3시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
수도·영남권 등에선 자연스레 공주를 먼저 들르게 된다. 첫날 아침 공주에 도착하면 곧바로 공산성으로 간다. 성벽을 따라 거닐며 성안 구석구석 천천히 둘러봐도 1시간30분 정도면 충분하다.
이어 무령왕릉과 국립공주박물관을 구경한다. 무령왕릉이 있는 송산리고분군 주변의 산책로도 빼놓지 말자. 국립공주박물관은 무령왕릉에서 나온 유물과 충남지역에서 발굴한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두 군데 모두 돌아보는 데 1~2시간 정도 걸린다. 이곳을 나와 고마나루(곰나루)관광지를 살펴본다. 비록 4대강 공사로 어수선하지만 고마나루 솔밭 산책도 빼놓을 수 없다. 점심은 이학식당의 국밥으로 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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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여정을 백제 옛 유적 답사에 맞췄다 해도 공주·부여 나들이에서 계룡산 산행을 빼놓을 수 없다. 갑사에서 자연성릉을 돌아오는 원점회귀 산행의 경우 5시간 정도 걸리므로 일정을 잘 잡아야 한다. 최소 오후 1시엔 산행을 시작해야 저물기 전에 하산할 수 있다. 산행시간이 빠듯하면 갑사나 신원사만이라도 들러보자.
아니면 안전하게 여행 첫날 아침에 계룡산 산행을 먼저 하고, 오후에 공주 시내를 둘러보는 일정도 괜찮다. 이 경우 관람시간이 제한된 무령왕릉·국립공주박물관을 먼저 들르고, 18:00 이후에도 입장 가능한 공산성·고마나루는 저녁 산책 코스로 삼으면 된다. 숙박업소는 부여보다 공주에 많다.
이튿날 부여로 들어선 뒤, 동선을 고려한다면, 규암면 합정리의 백제문화단지를 먼저 들른다. 이곳은 ‘2010 세계대백제전’ 개막식 행사가 펼쳐지는 9월17일부터 개방한다. 그 이전엔 방문해도 관람할 수 없다. 방대하게 꾸며놓았기 때문에 구석구석 둘러보려면 1시간 이상 걸린다.
이어 부소산에 오른다. 삼충사, 부소산성, 사자루, 낙화암 등을 잇는 걷기 아주 좋은 산책로가 여러 갈래로 연결돼 있다. 정점은 낙화암이다. 여유롭게 둘러보려면 산책만 왕복 2시간 정도 잡는 게 좋다. 고란사 아래 강변에서 황포돛배를 타면 구드래나루까지 갈 수 있다. 왕복·편도 모두 가능하다.
부소산을 다녀온 다음 정림사지, 국립부여박물관, 궁남지를 차례를 차례로 둘러보면 된다. 모두 각각 30분~1시간 정도 걸린다. 귀갓길엔 능산리의 백제왕릉원에 들러 백제의 사비시대를 이끌었던 왕들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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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의 고도(古都) 충남 부여·공주가 긴 잠에서 깨어나 부활을 앞두고 있다. 신라의 고도 경주는 일찍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역사 유적지로 이름을 올렸고, 최근엔 양동마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등 그 기세가 하늘을 찌를 정도다.
이런 가운데 공주·부여는 한반도에서 신라·고구려와 함께 자웅을 겨뤘던 백제의 화려한 영광을 되찾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래서 2015년 ‘공주·부여 역사유적지구’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해 지난 1월 공주·부여 지역의 19개 유산을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으로 등재시키기도 했다.
이번 9월18일(토)부터 10월17일(일)까지 30일 동안 공주와 부여에서 동시에 열리는 세계대백제전도 옛 백제의 영광을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하나다. 이 행사는 매년 가을마다 열리던 이전 축제와는 규모부터 다르다. 이 기간에 공주·부여를 찾는다면 미처 알지 못했던 백제의 찬란했던 문화에 놀라고, 백제의 못 이룬 꿈에 탄식하며 눈물을 흘릴 것이다. 자, 백제의 옛 도읍지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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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성 야경. 밤에도 성문을 열어놓기 때문에 저녁 산책을 즐길 수 있다.
공산성
웅진시대 도읍을 지켜주던 금강가의 산성
공주 시가지와 금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공산성(公山城, 사적 제12호)은 백제가 한강의 한성에서 금강의 웅진으로 천도한 후, 다시 사비(부여)로 옮길 때까지인 웅진시대(475~538년)에 도읍을 지키던 산성이다.
공산성엔 지금 정문 역할을 하고 있는 서문의 금서루(錦西樓), 공산성의 북문으로서 강을 건너다닐 때 왕래하는 남북통로의 관문이었던 공북루(拱北樓) 등 모두 4개의 문루가 있다. 공북루 밖엔 1910년도까지만 해도 섶다리가 있었다고 한다. 1920년대엔 공주 갑부 김갑순이 자기 돈으로 배다리를 만들고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료를 받았다. 1932년 금강철교가 세워지면서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된다. 지금은 금강교와 백제큰다리가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공북루 남동쪽에 있는 만하루(挽河樓)는 금강을 지키는 군사적 기능을 수행하는 동시에 금강의 경승도 즐길 수 있는 누각이다. 현판 이름도 ‘강물을 끌어당기는 누각’이란 뜻으로 매우 서정적이다. 누각 바로 아래 금강이 흐르고 있음을 염두에 두고 지은 이름이다.
쌍수정(雙樹亭)은 조선시대 인조가 이괄의 난을 피하여 왔을 때 머물던 곳. 두 그루의 아름드리나무에 기대어 한양을 걱정하던 인조. 난이 평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하며 이 쌍수에 정삼품 벼슬인 통훈대부(通訓大夫)의 벼슬을 내렸다고 한다. 전설에 따르면, 인조가 공산성에 머물 당시 임씨라는 농부가 찰떡을 만들어 임금님께 바쳤는데, 신하들 중 아무도 떡 이름을 모르자 임서방이 만든 맛있는 떡이라 하여 ‘임절미’라 부른 것이 지금의 인절미로 바뀌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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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산성 수문병 임무교대식. 휘장과 창을 든 수문병들을 보면 잠시나마 웅진백제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이 외에도 공산성엔 영규대사가 의병을 훈련시킨 영은사, 동성왕 때 건립했다는 호화연회장 임류각터, 추정 백제왕궁 전각터 등이 자리하고 있다.
보통 산성이라 하면 성벽 주변에 나무가 없어 햇살 때문에 답사에 곤혹스러울 때가 있지만, 공산성은 우리나라에서 숲이 가장 좋은 산성에 꼽을 수 있을 정도로 아름드리나무가 많아 봄가을은 물론 한여름에도 뙤약볕 걱정을 붙들어 매도 좋은 곳이다. 공산성 성안을 성벽 따라 한 바퀴 천천히 산책 삼아 답사하는 데 1시간~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한편, 매년 4월부터 10월까지 7·8월의 혹서기를 제외하고 매주 토·일요일 웅진백제 수문병의 근무교대의식이 열린다. 휘장과 창을 든 수문병들이 성을 따라 길게 늘어선 모습은 잠깐 동안이나마 웅진백제 시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백제왕, 왕비, 장수, 병졸, 평민복의 복장을 현장에 갖춰놓아 희망하는 관광객들이 체험이나 사진 촬영도 할 수 있다.
이번 세계대백제전 때는 축제가 펼쳐지는 30일 동안 이 행사를 상설 진행한다. 또 공산성 내의 산성마을에선 ‘웅진성의 하루’란 재현·체험 프로그램이 아침(09:00)부터 저녁(21:00)까지 진행된다. 공산성 입장료 어른 1,200원, 어린이 600원. 주차는 무료. 전화 041-856-0333
교통 >> ▲수도권→경부고속도로→천안분기점→논산-천안고속도로→공주나들목→2km→공산성 ▲영남권→경부고속도로→회덕분기점→호남고속도로지선→유성분기점→당진·상주고속도로→공주나들목→2km→공산성 ▲호남권→호남고속도로→논산분기점→논산-천안고속도로→남공주나들목→5~6km→공산성
숙식 >> 공주 시내와 금강 주변에 숙박업소와 식당 등이 많다. 공산성·무령왕릉과 가까운 금성동·웅진동에 강서장여관(041-853-8323), 장미장여관(041-856-0260), 오비파크여관(041-853-7300), 금강온천여관(041-856-8266), 크리스탈모텔(041-856-9102) 등이 있다. 시외버스터미널이 있는 금강 건너 신관동에도 금강관광호텔(041-852-1071), 호텔필름 37º2(041-857-7532~3), 위니텔(041-852-5999)을 비롯한 모텔급 숙박업소가 많다.
별미 >> 중동 이학식당의 따로국밥이 유명하다. 이 식당은 1940년대 공주장터를 오가던 5일장 상인들을 상대로 조그맣게 시작했는데, 이곳 국밥 먹으려고 대전서 90리 길을 걸어오기도 했을 만큼 맛있는 집으로 유명했다. 따로국밥 1인분 6,000원. 전화 041-855-24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