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비파괴검사의 현황과 발전방향-박 은수, 박 익근
서울산업대학교 비파괴평가기술연구소
요약
서울산업대학교에서는 과학기술부의 원자력연구개발 정책과제 연구비의 지원으로 사단법인 한국비파괴검사진흥협회와 공동으로 비파괴검사 기술 진흥과 우리 나라 비파괴검사 기술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개발 연구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이와 관련 "비파괴검사 기술 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1]를 개최하여 국내 관계 전문기관 및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바 있고, 학회 전 회원에게 정책토론회에서 논의되었던 주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여 공개적인 의견 수렴을 유도하고자 하오니 회원 여러분께서는 우리 나라 비파괴검사 기술의 진흥을 위한 기탄없는 의견을 2001년 4월까지 제시해주시길 바랍니다.
1. 서론
1960년대 초에 도입되어 4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는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기술은 질, 량 면에서 크게 성장하여 산업기반기술로 정착되고 있다. 비파괴검사는 원자력을 비롯한 각종 발전설비, 화학플랜트, 에너지공급시설, 조선, 해양구조물, 고층철골빌딩, 대형교량 등 대형설비의 제작, 설치, 유지관리에서부터 항공기, 방위산업 제품 등의 소형 정밀 기계부품의 제조, 조립에 이르기까지 설비의 안전성 및 신뢰성 확보와 제품의 품질보증 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중화학공업의 발전과 더불어 비파괴검사의 필요성과 이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검사의 수요는 크게 증가하였고, 검사 적용대상도 다양해졌다. 따라서 전문용역 업체와 종사자의 수는 증가하였으며, 연간 매출 800억원대의 비파괴검사 시장을 형성하게 되었다.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는 산업현장에 처음으로 적용한지 40년이 되어 가는 현재 비파괴검사를 수행하는 전업, 겸업업체를 모두 합하면 50여 개의 업체가 있다. 이 중 비파괴검사 엔지니어링 사업자는 30여 개이고, 사단법인 비파괴검사진흥협회로 결속되어 있으며, 보유기술자는 3,000여명에 이른다. 다른 산업분야에 비해 규모가 그리 크지 않지만 국내 산업에서 맡고 있는 역할과 임무는 중차대하며, 미치는 효과 또한 작지 않다.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는 선진 공업국과 비교할 때, 규모는 아주 작지만 비파괴검사를 수행하는 검사기술자의 학력이나 자격 수준은 결코 뒤지지 않으며, 다양한 검사 대상물에 적용하는 기술 수준도 낮지 않다. 그러나 국내에서 비파괴검사에 종사하는 검사기술자의 긍지와 자부심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고, 발주자를 포함한 관계자들의 방사선투과검사에 대한 일반적인 시각은 3D직종으로 취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사회적 환경에서 비파괴검사의 본질에 충실하기 힘들고, 지속적인 기술의 축적과 개발은 더욱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와 같은 문제의 일차적인 원인은 비파괴검사가 국가적으로 엔지니어링 사업자로서의 위치에 제대로 서 있지 못한데서 비롯된다. 비파괴검사는 검사 엔지니어링으로서의 독립성을 유지할 때 소신이 있는 검사를 수행할 수 있고, 또 적정한 검사수가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국내의 비파괴검사의 계약과 수행체계에 대한 관리제도가 정립되어있지 않아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다. 따라서 관련 정부 부처의 개선 노력이 요구된다.
국내에서 비파괴검사의 적용은 방사선투과검사에 편중되어 공업개발도상국의 구도를 가지고 있다. 방사선투과검사는 고가의 검사장비, 장시간의 검사시간 소요, 심야 검사, 다량의 검사 소모자재 소요, 다수의 검사기술자 필요 등으로 인해 검사 원가가 높으나 업체간 과다경쟁으로 저가 수주가 많다. 그러므로 방사선투과검사에 비해 부가가치가 높은 검사기술의 개발과 검사대상의 확충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러나 비파괴검사기술의 적용현황과 문제점, 선진국의 첨단기술과 제도 및 전망, 방사선 비파괴검사 장비의 안전관리 대책 수립, 비파괴검사 전문기술인력의 육성과 확보방안 등에 대해 정부의 정책수립의 기초자료 확보를 위한 체계적 조사·분석에 관한 연구는 수행된 적이 없다. 또한 국가적 차원의 비파괴검사 관련 핵심기술의 개발 및 정책의 결여, 관련업계의 영세성으로 인한 연구개발 투자 및 제도 개선의 미흡 등으로 비파괴검사기술의 발전을 위한 조사·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01년 5월까지 국내 비파괴검사 기술 적용 실태를 조사하여 그 현황을 파악하고 분석하여 비파괴검사의 기술발전을 위한 정부의 정책수립에 필요한 자료를 제시하고자 한다.
2. 비파괴검사의 현황
2.1 검사방법의 적용 실태
표 1은 우리 나라에서 수행되고 있는 비파괴검사의 검사방법별 활용경향을 파악하기 위하여 A, B, C 3개의 회사를 선택하여 최근 3년간의 매출실적 비율을 조사한 내용이다. 여기서 A사는 선발회사로 1970년대에 B사는 중발회사로 1980년대에, C사는 후발회사로 1990년대에 비파괴검사를 시작한 회사이다.
표 1. 비파괴검사 전문용역업체의 검사방법별 매출실적 비율(%)
【주】 A: 선발회사 B: 중발회사 C: 후발회사
표 2. 일본의 검사방법별 매출실적비율(%)
【주】1996년도 132개 사의 매출실적 비율임. 총매출액: 1,221억엔
표1에서 보는바와 같이 RT가 60%이상을 차지하고 MT와 UT가 10%대, PT가 5%미만, 기타 10%미만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UT와 MT의 경우 선발사인 A사가 중발회사나 후발회사보다 크게 높은 것에 대해 눈여겨볼 일이다. 선발회사는 사용자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을 시간을 가졌고, 영업활동의 경륜이 긴 효과로 생각할 수 있다. 표2는 1996년도 일본의 132개 사의 매출실적을 집계하여 검사방법별 실적비율을 산출한 것이다. RT는 우리 나라보다 크게 낮은 25.1%인데 비해 UT는 우리 나라보다 훨씬 높은 27.0%를 차지하고 있다. 1996년 우리 나라 34개 사의 총 매출액은 374억원(주: 엔지니어링 진흥협회 통계자료)이였으나 1996년의 일본의 총 매출액은 1,221억엔 이었다. 일본의 비파괴검사 시장은 우리 나라의 약 30배에 달함을 알 수 있다. 이 때 국민총생산은 일본이 51,491억불로 우리 나라의 4,831억불의 12배이고, 1인당 국민소득은 일본이 40,940불, 우리 나라가 10,610불로 일본이 4배 정도 많은 것과 비교해 볼 때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 시장은 성장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2 비파괴검사 기술자의 실태
다음 내용은 2000년 7월에 비파괴검사에 종사하는 기술자 500 여명에게 설문한 내용이다. 비파괴검사 기술자의 경력, 학력, 검사희망 검사방법 및 작업 종사전 비파괴검사 교육, 훈련 이수에 대해 알아보았다.
2.2.1 경력
표 3은 2000년 7월 현재 비파괴검사 종사 기술자의 경력 분포 경향을 보여주는 것이다. 경력 1년 미만의 종사자가 27.3%이나 2∼3년 경력자는 8%미만이다. 비파괴검사에 뜻을 두고 일을 시작하지만 3년을 넘기지 못하고 그것을 포기하고 있음을 나타내며, 비파괴검사 기술자 확보의 문제점을 보여주고 있다. 비파괴검사의 품질은 경력의존성이 높기 때문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점이다. 이 분포로 보아 5∼10년의 경력자가 현장의 검사 주체의 역할을 해야하나 우리 나라에서는 검사 일선에서 한발 물러난 집단이 되어 그 역할을 다한다고 보기 어렵다.
표 3. 기술자의 경력 분포
2.2.2 학력
표 4는 검사기술자의 학력 분포이다. 고졸과 전문대졸 이상이 50 대 50의 비율이다. 기술자의 학력이 낮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4. 기술자의 학력 분포
2.2.3 검사희망 검사방법
표 5는 비파괴검사 작업에 종사하는 기술자가 희망하는 검사방법을 조사한 것이다. 응답자의 56.6%가 UT, 21.9%가 ET를 선택하고 있다. 이것을 선택한 이유는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로 UT, ET는 고급기술이고, 앞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장래가 있는 검사방법이다. 둘째로 UT, ET는 낮에 일할 수 있다. 셋째로 RT, PT, MT는 지금까지 많이 해 본 잘 할 줄 아는 검사방법이기 때문에 UT, ET와 같은 새로운 방법을 알아야 한다.
검사기술자들이 UT나 ET에 큰 관심을 가지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나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교육훈련 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것은 몹시 아쉬운 일이며 국가적 차원에서 하루 속히 해결해야할 과제라고 생각된다.
표5. 검사희망 검사방법
2.2.4 작업종사전 비파괴검사법 교육의 이수
표 6은 비파괴검사에 종사하고 있는 기술자들이 검사에 종사하기 전 비파괴검사기술을 처음으로 접하여 원리나 개념을 익힌 기관에 대해 조사한 것이다. 응답자의 30.9 %는 사전에 비파괴검사에 대한 지식이 없이 작업에 종사하였고, 34.6%가 학원에서 훈련을 받고 비파괴검사에 종사하고 있다. 정규 교육과정 중에 비파괴검사를 이수하거나 접해본 경험을 가진 기술자는 25%에 불과하다.
앞으로 우리 나라 비파괴검사발전을 위해 종사자의 정규 교육 훈련기관의 설치는 하루 속히 개선해야할 과제이다. 공업 제품의 품질을 보증하고 산업시설의 안전성을 확보해주는 산업기반기술을 담당하는 기술인력의 양성을 학원에만 맡겨 두는 것은 옳지 못하다.
표 6. 작업종사의 교육 이수 기관
2.3 비파괴검사 기술자의 자격 소지 현황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기술자의 자격 소지에 대해 국가기술자격, ASNT NDT LevelIII 자격, KEPIC에 의한 자격의 보유현황은 다음과 같다.
2.3.1 국가기술자격
표 7은 1978년부터 시행한 국가기술자격의 보유 현황이다. RT의 적용도가 높은 만큼 자격 보유 기술자도 많다. 기능사의 자격보유현황이 비파괴검사 전문용역업체의 매출실적비율과 유사한 것은 비파괴검사의 적용구도의 이상 상태를 잘 대변하고 있다.
표 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자격소지도 현장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는 기술자에 해당하는 산업기사 자격소지자가 기사나 기능사에 비해 적은 것은 심각하게 받아드려야 할 현상이다.
2.3.2 ASNT NDT LevelIII 자격 취득 현황
표 8은 1999년말 현재 ASNT NDT LevelIII 자격 취득 현황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1982년부터 KSNT가 ASNT NDT LevelIII 자격시험을 국내에 유치하여 시행하고 있어 다른 나라에 비해 많은 자격자를 보유하고 있다. 자격 보유 수가 RT, MT, UT 순으로 되어 있는 것은 비파괴검사업체의 매출실적비율과 상관성을 가지고 있으며, 경험이 많은 분야의 자격취득이 많음을 보여주고 있다. 표 7의 국가기술자격 취득 현황도 같은 경향을 나타내고 있다.
표 7. 국가기술자격 취득 현황(1999년말 현재)
표 8. ASNT NDT LevelIII 자격 취득 현황(1999년말 현재)
2.3.3 KEPIC 비파괴검사원 자격보유 현황
표 9는 2000년 8월말 현재 KEPIC 비파괴검사원 자격인정서 보유 인원을 방법별, 등급별로 나나낸 것이다. 자격보유 총 인원은 649명이며 각 방법별 중급기술자가 많은 것은 우리 나라 발전설비의 비파괴검사는 이 KEPIC비파괴검사원 자격인정서를 소지한 기술자만이 검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며, 중급기술자가 발전설비검사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KEPIC 비파괴검사 자격인정자의 수가 비파괴검사 전문업체가 실질적으로 확보하고 있는 검사 기술자의 수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초급 기술자가 적은 것은 표 3에서 보여주듯 1년 미만의 경력자가 자격요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사료된다.
표 9. KEPIC 비파괴검사원 자격보유 현황
2.4 검사의 관리 및 운영 제도
제품이나 구조물의 품질보증을 위해 각 나라마다 자기 방식의 품질보증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예를 들어 ASME방식, TUV방식, ISO방식, 일본방식 등이 그것이다. 우리 나라에는 경우에 따라 이들 방식 중의 하나를 이용하고 있으며, 우리 나라의 방식은 따로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다.
꽃계의 납 파동, 교량의 붕괴, 공업제품의 불량반품 등의 문제는 이러한 품질보증시스템의 운영의 미비에 연유하고 있으며, 인명, 재산의 피해, 국가의 신용과 직결되므로 우리 실정에 맞는 검사시스템을 개발하고 체계화하여 하루속히 정착시킬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요소기술로 계측정밀도의 향상, 비파괴검사기술의 발전, 안전공학의 발전, 품질관리의 향상 등을 들 수 있으나 이중 가장 역할이 큰 비파괴검사기술의 관리와 운영 제도의 확립이 우선되어야 한다.
2.4.1 비파괴검사의 관리 제도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의 관리는 일본, 미국 등과는 달리 정부주도형으로 비파괴검사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신고 업무와 방사선투과시험에 사용하는 방사성동위원소 및 방사선발생장치의 사용허가에 국한되어 있을 뿐 비파괴검사 기술 전반을 관리 감독하고 기술향상을 위한 지원책을 강구하며 시장개방이나 지역공동체의 형성에 따르는 문제에 대응할 종합정책을 수립하는 행정 주무부처가 없는 것이 현실이다.
2.4.2 검사업체의 인허가 제도
그림 1과 같이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 업체의 인허가는 원자력법과 엔지니어링 기술진흥법에 의해 과학기술부 원자력국의 방사선안전과와 기술정책실의 기술제도 담당관실에서 그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방사선 동위원소 등의 사용에 따른 방사선안전관리와 엔지니어링 활동주체 신고 자격요건의 확인 업무를 관장할 뿐이며 검사대상의 지정과 이에 따른 관련법규의 정비, 검사의 관리 등에 대한 관련 부처간의 협의와 조정은 별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림 1 비파괴검사업 인허가 제도그림 2. 일본의 비파괴검사업체 인허가 제도
그림 3. 비파괴검사 관련 정부의 부처 그림 4. International breakdown of papers(15th WCNDT)
일본의 경우 그림 2와 같이 통상산업성이 사업면허를, 노동성은 X선, γ선 작업의 주임자 면허를, 과학기술청은 RI 등 사용허가 및 방사선작업주임자 면허를 관리하고 있으며 검사의 관리는 통산산업성이 담당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 비파괴검사와 관련된 정부의 부처를 보면 그림 3과 같이 과학기술부, 산업자원부, 건설교통부, 행정자치부, 노동부, 국방부, 시·도 등이 있으며 그 업무내용은 표 10과 같다.
표 10. 비파괴검사 관련 기관과 주요 관련 법규
2.5 기술자격 인정 제도
검사시장의 개방과 지역 블록화에 대응할 수 있는 ISO 9712 등 자격인정 및 인증 제도에 대한 종합적인 연구와 대책수립이 요구되고 있다.
3. 비파괴검사의 발전방향
1970년대 초반에 중화학공업의 발전과 더불어 이 땅에 비파괴검사가 뿌리를 내리기 시작하였다. 당시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선진공업국의 자본과 기술을 도입하여 수·화력발전소를 비롯한 원자력발전소, 비료공장, 정유공장, 제철소 등의 기간산업시설을 지으면서 이들의 품질관리 및 품질보증의 수단으로 비파괴검사라는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검사가 수행되었다.
1970년대 중반에 조선공업의 시작과 함께 방위산업진흥 정책에 힘입어 중공업 제조산업에서 비파괴검사의 수요가 급증하게 되었다. 아울러 교량, 고층건축물 등 철강구조물의 건설에 따른 안전성확보를 위한 비파괴검사가 요구되었고, 각종 플랜트 설비 산업에서 검사의 수요는 계속 증가하였다.
선진 외국의 경우 비파괴평가 기술은 국가의 최첨단 전략기술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레이저-초음파법 등 끊임없이 새로운 검사기술이 개발되고 있고 동시에 국제화 및 개방화에 따른 비파괴검사업체의 고급화 및 대형화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어 우선 이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비파괴검사 고급기술인력의 양성과 재훈련을 위한 정책적 및 제도적인 지원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고도의 검사기술의 적용과 엄격한 검사기준의 준수는 비파괴검사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과다경쟁은 검사의 부실을 낳고 검사의 부실은 검사업체의 불신 및 기업공신력의 실추를 초래하므로 결국 이러한 결과는 국제경쟁에서도 외면될 것은 물론 기업의 존립까지 어렵게 할 것은 자명한 일이다. 따라서, 과다경쟁의 관행은 정책적인 차원에서 시정되고 고품질의 비파괴검사를 수행해야 할 것이다.
국내의 비파괴평가 기술은 산업설비의 안전성을 확보하여 산업재해로부터 인명과 재산의 손실을 미연에 방지하는 등 막중한 역할과 사명에도 불구하고 연구개발 환경의 낙후, 사용자(발주자)의 인식결여, 금융세제상의 지원대책 미비, 기술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으로 사회적 요구에 부응한 발전을 이루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최근 여러 분야에서 활성화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비파괴평가 분야 연구의 역사는 선진국에 비하여 일천하고, 시장규모가 작으며 사회적 인지도가 낮은 점 등 여건이 불리하였지만, 무엇보다도 고등교육기관의 교과과정에 포함되지 않음으로 해서 연구인력의 양성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점이 그 동안 이 분야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 중의 하나가 아니었나싶다. 다소 고무적인 사실은 국내에서도 약 20여명의 비파괴평가를 전공한 교수진이 대학에 자리를 잡았으므로 연구인력의 양성도 점차 호전될 것이다. 또한, 몇 차례의 붕괴, 폭발사고 이후 이 분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많이 개선되었다. 따라서, 비파괴평가 분야 연구활동을 활성화할 수 있는 여건은 그 어느 때 보다 좋다고 판단된다. 그림 4의 제 15차 세계비파괴검사학술대회(WCNDT)의 통계자료가 보여주듯이 국내 비파괴검사의 연구발표 논문수가 세계 1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1980년대에 국내의 연구활동을 주도해 왔던 3개 출연연구소의 비파괴검사 연구팀의 연구활동이 다소 위축되어 있는 점이 안타까운 현실이다. 국내 비파괴검사 발전방향을 몇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3.1 비파괴검사 관리제도의 확립
현재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업을 관리하고 있는 과학기술부는 비파괴검사를 관리하고 있는 타 부처의 검사기술관리의 일관성과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비파괴검사 기술협의회(가칭)를 구성하여 관련법규의 제정, 개정, 폐지 등에 대해 협의하고 이들 검사에 적용할 규격의 제정, 개정 등을 포함하여 국제적으로 급변하고 있는 기술변화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
3.2 비파괴검사 규격의 표준화
정보화 사회와 더불어 전세계인의 급속한 정보 공유로 인해 지구촌은 더욱 작아졌다. 최근 각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공산품에 대한 기술기준, 표준, 인증절차 등과 같은 제도가 국가마다 서로 다르게 규정되면서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함께 국가간의 무역에 상당한 영향을 미쳐 무역장벽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우리 나라와 같은 개발도상국이 선진국에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공산품에 대한 기술기준, 표준, 인증절차 등을 따를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해서는 큰 부담이 되어가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ISO가 제창하고 있는 "인증ㆍ시험의 글로벌 어프로치"의 국제적인 통합시스템 구축은 후진국도 참여할 수 있고 상호 인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되어야 할 것이며, 우리 나라도 적극 대응하여야 한다.
기술적 무역 장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 규격에 부합되면서도 국내 실정에 적합한 표준 규격을 제정하는 것이 급선무다. 실제 기술력의 차이로 인해 불가피하게 많은 부분 선진국의 표준 규격을 모방하여야 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국내 실정에 부적합한 부분에 대해서는 이에 대한 요구를 방어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술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표준 규격 제정 작업은 필히 수행되어야한다.
3.3 비파괴검사기술자의 자격인정 및 인증
비파괴검사기술의 레벨 향상과 안정화를 통한 시간적 재현성이 있는 비파괴검사 결과의 확보를 위해서는 비파괴검사기술자의 자격인정 및 인증제도의 확립이 매우 중요하다. 비파괴검사 결과에 대한 유효성은 비파괴검사를 실시하는 사람의 능력이나 비파괴검사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능력에 크게 의존한다.
국제표준화기구(the International Organization for Standardization ; ISO)의 비파괴검사기술자의 기량인정 및 인증에 대한 국제규격안 DIS(Draft International Standard) 9712에서는 비파괴검사를 기획ㆍ실시ㆍ감독ㆍ감시ㆍ평가를 하기 위한 적절한 이론적 및 실무적 지식을 필요로 하는 기술자의 능력을 평가하고, 문서화하는 방법을 제공하는 절차를 제시하고 있다.
현재, 우리 나라 비파괴검사 기술자의 기술자격 인증제도는 국가기술자격법에 의거하여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관하여 기술사, 기사, 산업기사, 기능사로 구분하여 실시하고 있다. 국제표준화기구의 비파괴검사기술자의 자격과 인증에 대한 국제 통합화(안)가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고 일본을 비롯한 많은 나라가 국제규격을 기초로 한 새로운 인증제도를 발족시켜 거의 시행 단계에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한국비파괴검사학회에서는 ISO 9712 체계에 대응할 수 있는 비파괴검사기술자의 자격인정 및 인증제도의 개선방향이 제시된 바 있으나 아직 구체적인 실천단계에 와 있지 못하다.
우리 나라의 현재 비파괴검사기술자의 자격인정 및 인증제도를 하루빨리 ISO 9712 체제로 개선해나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비파괴검사학회가 자격인정기관(qualifying body; QB)의 역할수행 준비와 ISO 9712에 근거한 검사센터를 하루빨리 운영해야할 것이다.
그림 5. NDT Methods (15th WCNDT) 그림 6. Sectors of application(15th WCNDT)
3.4 비파괴검사 적용구도의 조정 유도
방사선투과시험 의존도와 초음파탐상시험 등 기타 비파괴시험방법 기술수준, 연구동향 및 실태 파악을 통해 UT, MT, PT법의 적용확대 방법을 모색하고, NDT 기술 적용의 분석ㆍ평가를 통해 비파괴검사 기술 적용 구도의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림 5와 그림 6은 제15차 WCNDT에 발표된 논문을 검사방법과 적용분야로 정리한 것이다. 검사방법과 적용분야에 대한 지금의 세계적인 관심도를 엿볼 수 있다.
3.5 비파괴검사 엔지니어링 활동주체의 육성
비파괴검사 기술 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논의된 비파괴검사 업체의 육성방안에 대해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육성방안의 가장 중요한 사항은 비파괴검사 요원의 근로조건(검사 요원의 처우, 근로환경)의 개선으로 제시되었다.
비파괴검사 업체, D사의 현황을 요약하면 1) 임금(고졸기준 초임) : ₩ 12,400,000/년, 2) 검사 요원의 개인별 소지 자격증수 : 2.93개,(삭제) 3) 평균학력 : 5.35(전문대졸 이상)(산출방법;고졸: 3, 전문대졸: 5, 대졸:7, 대학원졸 :9 ), 4) 근로 환경은 철야 또는 야간 작업 : 52-65% , 5) 검사업체의 입지: 협력업체의 입장에서 업무 수행이 허다 등이다.
비파괴검사 업체의 문제점에 대해 논의된 내용을 요약하면 1) 임금(고졸기준)은 초임의 경우 국내 타 분야와 비견하지만, 경력자의 경우 타 분야에 비해 경쟁력이 약해지고, 직급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조로 현상이 심하다. 2) 검사기술 자격소지자로서 권한 부족, 3) 검사원의 평균학력은 높아졌으나 근무수준은 못 미치며, 4) 근로 내용은 수동적 작업 수행이 대부분임으로 향후 비젼을 찾기 어렵다.
따라서 비파괴검사 업체의 육성을 위한 대책으로 검사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서 1) 시장의 활성화 방안(주무부서의 협조 또는 변경, 수주 방식의 개선), 2) 시장의 전문화 방안(검사결과의 책임한계, 검사기술의 개발), 3) 시장의 합리적 확대 방안(효율적인 품질관리, 선진국형 검사범위의 제도화), 4) 경영의 합리화 방안 등이 제안되었고, 검사기술자의 자격에 관해서는 1) 자격의 동등화 방안(국제적 자격의 상호인정, 배타적 자격제도 최대한 억제), 2) 자격의 합리적 관리 방안(자격자의 권한 인정 강화, 자격자의 윤리의식 고취(보수교육) 등이 논의 되었으며, 검사기술자의 교육에 대해서는 1) 검사의 전문화를 위해 특정품목에 대한 심도 있는 기술개발 및 검사경험 축적, 2) 전문적인 기술인력의 양성을 위한 차별성 있는 고등지식 및 기술 교육 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 검사원의 근로환경 개선에 관해서는 1) 발주제도의 개선 방안(사용자의 직접 발주의 제도화), 2) 수주제도의 개선 방안(가격위주의 수주제도 지양, 업체의 능력평가에 따른 수주 구분), 3) 작업환경의 개선(야간작업 지양 (NDE공정인정, RT Room 설치), 방사선투과 검사의 의존도를 가능한 낮춤), 4) 규제의 효율화(규제를 위한 규제 지양, 자율적 관리를 위한 과감한 규제권한 이양) 등이 있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비파괴검사 업체의 육성방안으로는 1) 비파괴검사 업체 경영자의 의식전환과 기술용역에 부합되는 경영의식의 견지가 절실하며, 2) 비파괴검사 용역 발주자의 의식 개혁으로 하청업체로 인식 배제, 제품의 신뢰도 향상을 위한 과감한 품질관리비의 투자 유도, 3) 품목에 따른 검사범위 제도화, 4) 방사선안전에 대해 규제기관의 효율적인 관리와 대폭적인 자율화, 사용자와 일반인의 눈 높이 조정, 방사선의 이용증진을 위한 환경 조성 방안 등이 제시되었다.
4. 결론
서울산업대학교에서는 과학기술부의 원자력연구개발 정책과제 연구비의 지원으로 사단법인 한국비파괴검사진흥협회와 공동으로 비파괴검사 기술 진흥과 우리 나라 비파괴검사 기술의 바람직한 발전방향을 모색하기 위한 정책개발 연구과제를 수행 중에 있다.
본고에서는 지난 10월 27일에 개최된 "비파괴검사 기술 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국내 관계 기관 및 전문가들에 의해 제시된 주요 내용의 일부를 소개하고 향후 공개적인 의견 수렴을 유도하고자 한다. 회원 여러분께서는 우리 나라 비파괴검사 기술의 진흥을 위한 기탄 없는 의견을 2001년 4월까지 제시해주기 바란다.
후기
본 연구는 2000년도 과학기술부 원자력 연구개발 정책과제로 수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관계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참고문헌
1. 비파괴검사 기술 진흥을 위한 정책토론회 자료집, 서울산업대학교 비파괴평가기술연구소, 2000, 10. 27
2. 우리 나라의 비파괴검사 제도 및 그 업체의 육성방안에 관한 연구, 비파괴검사업체협의회, 1994
박익근(ikpark@plaza1.snut.ac.kr)교수님은 서울산업대 기계공학과에 재직 중이시고, 박은수(uspark@duck.snut.ac.kr)교수님은 서울산업대 재료공학과에 재직 중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