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珍城 현대자동차 승용 부문 판매왕
『얼굴 알려지기 위해서라면 개라도 물겠습니다』
고객의 결혼식 사회, 칠순 잔치, 자식 돌잔치에 연회복 입고 출동, 『영업은 고객에게 어떻게 파는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고객에게 나를 어떻게 기억시키느냐 하는 문제다』
결혼식장에서 만난 자동차 판매왕
『자! 사나이 중의 사나이! 신랑 입장!』
웅장한 음악 소리와 함께 서울 종로경찰서 강력계 양정욱 형사가 당찬 걸음으로 식장에 들어섰다. 『신랑 좀 웃으시죠』라며 300여 명의 하객 앞에서 결혼식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는 사회자는 분홍색 와이셔츠를 입고 빨간 나비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이날의 결혼식 사회자가 현대자동차 3년 연속 판매왕 崔珍城(최진성·39) 과장. 그는 이날 자신의 고객 결혼식 사회를 직접 보고 있었다.
『결혼식 사회는 우아한 쪽에 속합니다. 칠순 잔치, 돌잔치 가서 노래도 부르고 재롱도 떨지요』
2005년 3월19일, 서울시 종로구 명륜동 현대자동차 혜화지점에서 최진성 과장을 만났다. 그의 책상 밑에는 구두 다섯 켤례가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하나 신고 나갔다 들어오면 먼지가 묻지 않습니까? 그러면 다시 다른 구두로 바꿔 신습니다. 옷에 맞춰서 구두를 골라 신기도 하고요』
그의 책상 한구석에 라면박스가 하나 있었다. 그 안에는 분장용 대머리 소품, 마술봉, 연회복, 퀵서비스 복장 등이 들어 있었다.
『칠순 잔치 가서 대머리 분장하고 노래 부르면서 춤추면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좋아하시더라고요. 영업이란 게 기본적으로 고객을 즐겁게 해 줄 수 있어야 됩니다. 내가 영업 중이란 사실을 고객이 눈치 채면 그 영업은 실패죠. 그렇게 재롱 피우고 나서 명함 돌리면 어느 분이 마다하시겠어요. 시장 갈 때는 퀵서비스 배달원 복장을 하고 가요. 그러면 시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친근하게 느끼시죠. 양복 입고 시장통에서 전단지 돌리는 건 좀 생뚱맞죠』
최진성 과장의 활약상은 이미 TV 프로그램에 소개된 바 있다.
『원래 우는 아이한테 사탕 하나 더 주게 돼 있어요. 하고 싶으면 줄기차게 졸라야 됩니다. TV 출연시켜 달라고 방송국 여러 번 찾아갔어요. 미리 개인기 연습도 많이 했고요. 기자님, 개가 사람을 물면 신문에 안 나가지요?(나는 「네」 라고 대답했다) 사람이 개를 악 물면 신문에 나갑니까? (그가 입으로 무는 시늉을 하며 말하자 나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저는 그렇게라도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싶습니다. 개라도 물겠습니다』
최진성 과장은 자신이 TV에 출연한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매우 좋았다고 했다. 그는 현재 한 방송국의 창업 프로그램에 영업 마인드 평가 심사위원으로 고정 출연 하고 있다.
『영업은 고객에게 어떻게 파는가 하는 문제라기보다 고객에게 어떻게 나를 기억시키는가 하는 문제입니다. 나를 기억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을 하든 저는 떳떳합니다. 그게 제 직업이고 제 인생입니다. 저는 제 직업을 즐기고 있어요. 재미없으면 무슨 일을 해도 효과가 나질 않습니다』
최진성 과장은 처음 영업을 시작할 때 창피한 마음에 선글라스를 쓰고 다녔다고 했다. 스스로 보기에 자신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했다.
『자신감이 없었어요. 자신감이 없으니 능률도 안 오르더라고요. 주먹을 불끈 쥐고 선글라스를 벗었어요. 선글라스를 벗고 나니 오히려 더 자신감이 붙더라고요. 자존심 같은 건 중요하지도 않았어요』
7~8년 만에 전화하는 사람 기억해 내면 99% 구매
자신감으로 무장한 최 과장은 아무도 들어갈 수 없는 곳을 찾아다녔다고 했다.
『생각해 보십시오. 아무도 갈 수 없는 곳. 그렇다면 그곳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면 나 혼자 유일하게 들어간 것 아닙니까. 경비가 삼엄해서 도저히 들어갈 수 없을 것 같은 큰 회사 빌딩, 경찰서 같은 데 있잖아요. 남들이 들어갈 수 없다고 포기한 곳에 저는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통했어요!』
그는 엘리베이터 회사에 들어가면 『저는요, 이 회사에서 만든 엘리베이터 아니면 마음이 불안해서 타질 않습니다』라고 인사했고, 경찰서에 들어가면 『제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경찰공무원입니다』라고 인사했다고 했다. 상대방도 그냥 하는 소리인 줄 다 알지만, 듣는 순간 미소를 지을 뿐,『당장 나가!』라고 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렇게 하나 둘 고객층을 넓히기 시작했고, 한번 자신의 고객이 된 사람은 『자신의 호적에 올렸다』고 했다.
『네! 영업대통령 최진실입니다』
인터뷰 도중에도 최진성 과장에게는 10분에 한 번씩 휴대폰 전화가 걸려왔다. 그는 큰 목소리로 자신이 「영업대통령 최진실」임을 강조했다.
『오래 기억되려면 이름이 쉬워야죠. 영업만 잘된다면야 이름쯤이야 바꾸는 것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가 영업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꼭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영업을 못하는 사람은 다음 두 부류입니다. 만나자마자 일 얘기부터 시작하는 사람, 만나서 헤어질 때까지 일 얘기를 안 하는 사람. 만나자마자 일 얘기를 꺼내는 건 상대에게 「난 당신과 인간적으로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없소」라고 공표하는 거랑 똑같습니다. 그런데 저는 둘 중에 후자가 더 영업을 못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직업 의식을 망각한 거죠. 자신을 기술적으로 알리는 게 영업에서는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는 한번 고객으로 자신의 「호적」에 올린 사람에게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했다.
『씨를 뿌려야 곡식이 나옵니다. 이 단순한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저는 제 고객에 대한 기준이 분명합니다. 공략 대상이 분명하다는 말입니다. 심하게 말씀드려서 내 친구가 나한테 차를 안 사면 내 친구 아닙니다. 그저 동창일 뿐이죠. 동창보다는 저에게 차를 사 준 고객이 더 중요합니다. 선별된 고객에게는 서비스를 확실히 해야 합니다. 즐겁게 해 드려야 하고, 편하게 해 드려야죠』
그는 1년에 쓰는 경조사비만 1000만 원이 넘는다고 했다. 고객에게 산뜻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계절별로 유행하는 양복을 사 입고, 사흘에 한 번씩 미용실을 찾는다.
『영업하는 사람은 젊어 보여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단골 미용실이 꼭 있어야 돼요. 단골 미용실이 있으면 미용실 원장이 나한테 제일 잘 어울리는 스타일을 찾아 줍니다.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만들면 고객에게 어필이 안 돼요. 고객이 원하는 나의 모습을 만들어야죠. 거울 보면 저 스스로 어색할 때도 많아요. 좀 어색하면 어떻습니까』
그는 영업에 있어서 오랜만에 전화를 건 고객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건 바로 판매와 직결된다고 했다.
『7~8년 만에 한 번 전화 주시는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분들은 99% 구매로 연결됩니다. 차를 사실 마음이 있으니까 저한테 전화를 주시는 거잖아요. 이런 경우에는 목소리를 꼭 기억해 내야 합니다. 한 2~3분 인사치레 나누다 보면 어떤 분이구나 느낌이 옵니다』
일에 미쳐야 일이 즐겁다
최진성 과장은 총신대학교 신학과를 졸업했다.
『목회자가 되고 싶었는데 저랑 잘 맞지 않는 것 같았어요. 대학 졸업하고 학원도 운영해 보고, 달걀 장사도 해 봤습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한다고 했다.
『내가 인정받는다는 건, 스스로 나를 인정하고, 가족이 나를 인정하고, 직장 동료가 나를 인정해 줄 때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집사람이 애 날 때도 못 가고 영업했습니다. 이사할 때 못 간 적도 있습니다. 가족일, 솔직히 잘 돌보지 못합니다. 아내는 이런 「일하는 나」를 인정해 줍니다. 그럼 된 것 아니겠습니까』
그는 2004년도에 승용차 250대를 팔아 연봉 1억5000만 원을 받았다.
『길거리에서 옷 벗고 다니는 사람 있죠. 그 사람은 자기가 창피한 줄을 모릅니다. 정신이 나가니까 옷을 벗고 다니는 게 자기는 재밌는 거죠. 재밌으니까 벗고 다니는 거예요.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일에 미치면 남의 시선이란 게 두렵지 않아요. 내가 일에 미쳐서 일이 재밌으니까 이렇게 열심히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함께 미용실로 향했다. 그는 현대자동차 혜화지점에서 그의 단골 미용실로 가는 100m 사이에 있는 거의 모든 가게의 주인들과 쇼윈도 너머 인사를 했다. 그 와중에 세 명의 아주머니들과 길거리에서 인사를 나눴다. 그가 말했다.
『어제는 힘이 들었어도 「과거」예요. 내일은 어찌될지 모르니까 「미스터리」죠. 오늘, 오늘은 「선물」입니다. 神(신)이 주신 선물이요. 저는 하루하루 재밌게 살고 싶어요. 차를 많이 파는 것보다 잘 팔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정확히 사흘 후에 최진성 과장으로부터 편지가 왔다. 봉투 안에는 복권 한 장과 함께 직접 손으로 쓴 엽서가 들어 있었다.
「좋은 사람을 만나는 일보다 더 쉽지 않은 건 한번 맺은 인연을 끝까지 지켜 나가는 것입니다. 소중한 만남 고이 간직하겠습니다. 모든 일들이 다 잘 이루어지시길 기도 드립니다. 현대자동차 최진실 올림. 011-273-××××」
첫댓글 대단하지요? 노력에 비해서 수입이 좀 적지않나 생각되기도 하는데... 제가 알기로는 이런 분들은 판촉비로 돈이 많이 나가 실제 수입은 생각보다 많이 적다고 합니다. 아무튼 열심히 사시는 것은 존경스럽습니다.
멋진 분이네요..!!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언제나 보기 좋습니다...*^*^*
공감합니다...최선을 다하지 못해 더이상 후회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_()_
나무 관세음 보살 !!!!!!!!!!! 나무마하반야 바라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