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성득 교수 페북에서
[인문서적 초판 1쇄 500부 시대]
작년부터 독서 인구 감소와 출판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출판사들이 과거보다 초쇄 부수를 줄이고, 판매 추이를 확인한 뒤 재쇄하는 방식으로 재고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 특히 전문서와 학술서에서는 500부 정도의 소량 초쇄가 자리 잡고 있다. 500부 이상이 팔리더라도, 필요하면 디지털 인쇄로 2쇄 인쇄가 쉽기 때문에 출판사로서는 재고 관리를 위해 초판 1쇄를 줄이고 있다.
만일 당신의 책을 출판사가 1,000부 찍어 주겠다고 하면, 대단한 호의나 호평으로 알고 감사할 일이다. 물론 500부 1쇄라고 실망할 일도 아니다. 좋은 책이라면 2쇄 이상을 찍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1쇄로 그칠 경우 저서를 내도 500부 x 30,000원(500쪽)으로 치고 x 대개 10% 인세이므로 150만원의 집필료를 받는다. 번역서는 8% 인세라면 120만원이다. 그렇다면 번역이 더 가성비가 놓은 작업이 된다. (한국에 번역서가 많은 이유의 하나라고 할까.)
인문학자가 돈을 보고 책을 만드는 것은 아니나, 노력에 비해 턱 없이 낮은 원고료이다. 1,000부라도 300만원이니, 점점 책 쓰는 학자도 줄고, 출판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되고 있다. 한국 독서 시장이 이렇게 변했다.
대학교 연구 평가제도도 책을 덜 쓰게 만든다. 학술지 논문 2~3개와 학술서 1권이 같은 점수를 받는다면, 논문을 쓰는 게 시간이 적게 들기 때문에 책을 쓸 이유도 별로 없다.
책이 없으면 사람들은 비전이 사라지고 나라는 발전하지 못한다.
쪼개기 논문이 양산되고, 긴 호흡으로 쓴 비판적 연구서가 없으면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후진국으로 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