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취====펌글
산나물의 제왕이라는 취(참)도 곰취 앞에서는 맥을 못씁니다.
곰취밭에서 시간들여 참취따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아무래도 곰취가 격이 더 높은 것이죠. ^_^
곰취잎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는데, 잎자루가 긴게 특징입니다.
어느 곳에서나 자라는 취와 달리 이 고고한 생물은
적당한 높이가 있어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전국의 깊은 산~속에서만 자라는 여러해살이 풀입니다.
국화과 식물들 중에 '취'라 이름이 붙으면 대부분 먹을 수 있습니다.
곰취, 미역취 . 참취 , 병풍취 등 종류가 한두가지가 아닌데,
그 많은 취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선호하는 취가 곰췹니다.
맛과 특히 향이 뛰어나기 때문이죠.
쌉쌀한 맛, 병원냄새가 나는 듯한 묘한 향은,
사람을 곰취중독으로 끌어들입니다.
재배곰취말고 자연산 곰취는 수요는 많고 공급(다리품)이 적다보니
음식점에서도 단골에게만 조금 제공하며 생색을 내고 있는 실정이죠. ^_^
또 많은 이들이 곰취사냥에 나서다 보니
자생지가 많이(급격히) 파괴되어 가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마트나 시장 야채가게에서 살 수 있지만,
재배 곰취를 먹고 감탄하는 이들은 아마 없을겁니다.
향과 뒷맛에서 자연산 곰취와는 너무 차이가 나니까요.
가을에 단풍을 보는 것이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연중의 행사이듯,
봄~철 곰취에 삼겹살 얻어 장을 찍어 먹는 행복은
말과 글로로 옮겨놓을 수가 없습니다.
곰취와 같이 살고 있는 참나물까지 곁들이면,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할 정도로 산나물의 흡입력은 대단합니다.
달래, 냉이, 씀바귀, 머위, 취나물, 미나리...
다 봄에 나는 좋은 식생들이지만, 인공재배하지 않은 곰취만큼
웰빙 바람을 타고 사람의 관심을 끄는 무공해 식품은 없죠.
전국의 산엔 곰취를 뜯으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 됩니다.
곰취를 포함한 야생식물 채취는 학술연구 목적이나 지역주민에 한해
자연훼손이 없는 범위 내에서만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정도쯤은
다 알고 있지만, 욕심이란 넘은 소중한 식물자원을 보호하려는 쪽보다는
일신상의 행복에 더 관심이 있어서, 곰취밭에서 한달먹을 곰취를 채취하는
욕심이 생깁니다. ^_^
겨울철, 눈~발에 찍힌 곰발자국과 닮았다고 곰취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곰이 있을 법한 습한 지형이나 1000m고지 부근에서나
곰취를 만날 수 있으니, 먹고 싶어도 아무에게나 채취를 허락해주질 안네요.
취가 없는 계절 배추속잎으로 삼겹과 궁합을 맞추지만,
삼겹과 찰떡인 곰취가 세지려는 요즘 조금 우울하기도 합니다.
6월 초가 지나면 이넘을 1년동안 만날 수 없기 때문이죠.
20장씩 차곡차곡 쌓은 다음 신문지에 감싸 냉동실에 얼리면
먹고 싶을때 신선하게 먹는 방법이 있긴 합니다만...
다른 취와 달리, 삶음과 데침을 허용하지 않는 곰취와 참나물?
특유의 쌉싸름을 데침으로 잃고 싶지 않은겁니다.
참나물과 곰취 냄새맡으려 나물 밭 주변에 오손도손 자리잡고 앉아
뜯어온 곰취, 참나물을 밥, 삼겹살, 고추장과 함께 싸서 한 입 쏙
입에 밀어 넣는 행복감은 해 본 사람만 알 수 있습니다.
자연산 보랏빛 참나물(미나리아재비과科)과 곰취로 쌈을 싸 먹으면
입 안에서 2중주를 연주하게 됩니다.
곰취맛과 참나물이 서로 서로 다른 음색으로 조화를 이뤄 행복포만으로 만들죠?
우리사는 세상 어디에 이렇게 휼륭한 만찬이 있을소냐...
각자 가지고 간 장에 찍어, 쌈에 싸서 먹는 이 행복은 일년중 이 맘때만
느낄 수 있는 최상급의 행복입니다.
더불어 산친구들과 즉석 더덕주를 서너잔 돌려 마시면
소주 맛이 더덕하늘 술로 변해 마음은 하늘을 날게 됩니다.
내가 앉은 곳이 선계(仙界)이고 내가 먹는 음식이 하늘 왕이
먹는 수라음식입니다. ^_^
날이 여름에 다가가니 곰취가 좀 억세지겠지만,
짱아치나 깻잎처럼 가공해서 먹을 수 있어서 아직은 괜찮습니다.
대성산 안부에서 뜯은 참나물, 곰취를 쌍문동에서 만난 친구에게
나눠주는 것은 좋았는데, 2차 위스키 자리가 심해
또 셀펀이 집을 나가는 작은 불상사가 있습니다.
곰취 나눔의 행복으로 상쇄하고도 남습니다.
|
첫댓글 곰취 구미가 당기네요.........맛나서 제가 가져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