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8일 오후...서울의 경복궁근처에서 70년대를 풍미했던 남성듀오 4월과 5월을 사랑하는
팬들이 결성한 카페 "사오모"의 첫번째 정기모임을 가졌다.
작년 12월 중순경 백순진 님과 김태풍 님이 30년만의 재회무대를 가진 후
만들어진 카페의 회원이 벌써 130여명을 넘어섰고
나또한 절판소장님과 록님께서 마련하신 명동에서의 영상음악 감상회때 백순진 님을 만난
인연으로 이번 정기모임을 4월과 5월의 아지랭이 훈풍만큼이나 설렘으로 기다려온 터였다.


2005년 12월 10일 명동영상음악감상회때 준비해간 lp에 받은
백순진 님과 절판소장 최규성 기자님의 sign


4월과 5월 백순진 님의 sign...
그러나 시집가는 날 등창난다더니...그날따라 바쁜 가게의 사정때문에
행여 참석하지 못할까 오후내내 조바심내다 가까스로 늦은 시간이나마
참석할 수 있어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70년대를 하이틴시절과 청년기를 보냈던 40~50대 중장년 세대치고
"화""등불""옛사랑""바다의 여인"등 주옥같은 히트곡을
둥글게 모닥불 피우고 통키타치며 입모아 마음모아 불러보지 않은 이 그 뉘랴???
1974년...방송국에 보낸 신청곡엽서가 당첨되어 동대문 근처의 해바라기 백화점에서
열린 예쁜 엽서전시 기념음악회에 참석했는데 당대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장현,4월과 5월 등이 게스트였고 그 날 이후 난 이 분들의 음악에 매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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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정벌레를 준비하며 상호를 짓느라 마지막까지 저울질하던
몇 개의 이름들....
"PINK MOON"(요절한 영국의 포크뮤지션 닉 드레이크의 앨범명)
"OLDMAN'S SONG"(머리희끗하게 늙어 뮤직바 할때 쓰려고
아껴둔 이름)
"딱정벌레" (BEETLE...BEATLES)
그리고 "4월과 5월"까지....
"PINK MOON"과 "OLDMAN'S SONG"은 도회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일단 제외시켰고
"달빛 한 스푼""들꽃언덕"같은 이름들은
넘 예쁘거나 많이 들어 본 느낌이라 선뜻 맘이 가질 않았다.
최종적으로 딱정벌레,4월과 5월이 남았는데 모두 전원적인 이미지와 음악적 뉴앙스에
손색없었지만 내 최후의 선택은 딱정벌레였다.
3개월전부터 수십개의 상호만들어 설문지돌리고 가게오픈 며칠전까지 끙끙대던
골머리에 비해 황당할 만큼 싱거운 결정을 내린 것이다.
왜냐면... 아무도 딱정벌레란 이름을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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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아홉에서 스물세살까지 내 아련한 청춘을 동행해준 첫사랑의 이름도 백순진이었다.
아니...내가 그녀의 촌스런(?) "백XX"란 이름을 바꿔 백순진으로 불렀었지...
언젠가 네이버 블로그에서 추억의 명동이야기를 쓰며 박인희의
음악과 함께 두리뭉실 버무려 짧게 끄적였던 첫사랑 그녀.
70년대 말,당시 우리집은 명동근처인 필동에 위치하였기에
걸어서 오분 거리엔 영화인들의 메카인 충무로가,
그리고 십분쯤이면 명동에 갈 수 있었기에 항상 그 거리 주변이 나의 쉼터이기도 했다.
충무로의 벤허다방, 을지로의 타임,그리고 명동의 고전음악감상실 르네상스,
하늘소다방,경양식집 숲속의 빈터,방송인 강석과 김병조가 무명시절 DJ를 보던 꽃다방....
특히 이종환의 쉘부르살롱에선 인기가수들과 당시 무명의 남궁옥분과 최성수 등이
출연하였기에 우리 친구들이 자주 찾는 아지트였다.
그리고 코스모스 백화점 맞은 편에 박인환 시인의 딸이 운영하던
"문예서림"이라는 서점도 시인의 흔적을 찾고자 기웃거렸으며
또한 나의 첫번째 사랑의 시작과 이별을 마감한 장소 역시 명동이었기에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구석구석의 정경이 눈에 선하다.
박인희의 노래"세월이 가면"이 탄생한 곳도 명동이다.
60년대 명동의 회색빛 낭만시절 모더니스트시인 박인환과 작곡가 이진섭이
선술집에서 술을 마시다 즉석에서 5분만에 시를 쓰고 곡을 붙였다는 "세월이 가면"은
오랜 "세월이 가도"여지껏 가을이면 불리어지는 명곡으로 남았다.
가사처럼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일까
박인환도 가고 나의 첫사랑도 떠났지만 옛날의 추억은 -내 서늘한 가슴에 - 남아 있다.
박인희는 한 때 광화문에서 "박인희의 집"이라는 레코드가게를 운영했으며
박인환의 '목마와 숙녀" "얼굴'등을 시낭송으로 취입하여 도심 곳곳에
"목마다방"이 유행하던 시절이었다.
또한 동아방송의 "3시의 다이얼"이란 프로를 진행하였는데 지금도 시그널음악인
BERT KAEMPERT악단의 경쾌한 THAT'S HAPPY FEELING이 생생하다.
이필원과 함께 한 뚜아 에 무아 시절 이후 솔로가수로,방송인으로,왕성한
활동을 하다가 내 첫사랑처럼 홀연히 미국이민길에 오른다.
우리에게 "THAT'S HAPPY FEELING"을 심어 놓고.....
의상디자인을 공부하던 그녀가 미국유학을 떠나버린 후 "순진"이란 이름은
내 영원한 첫사랑으로 상징되어진다.
그래서 오랜 뉴욕생활을 하시다 돌아오신 4월과 5월의 백순진 님은 내게있어
26년이란 먼 세월을 돌아 아프게 내앞에 선 첫사랑 그녀 백순진의 또 다른 모습이다.
이렇게 우리는 한 무대서 아프게(!) 재회하며 황홀한 입맞춤을 나눴다.

첫댓글 이만하면 백순진 님과 함께 노래불러 볼 자격(?)있는거지요?^^*
와우~~~너무 멋지십니다....^^ 멋지세요~~!!~ 아니 왜 이말 밖엔 나오지 않을까~^^;;딱정님의 오랜 첫사랑의 그분(?)도 딱정님도 벌레님도 너무 멋지십니다. 두분께서 아프게..황홀하게 입맞추신 소리가 너무나 궁금하고 듣고 싶어집니다~!!!
쪽쪽쪼옥~~ 황홀하게 입맞춘 소리임다.^^*
오마나! 이십육년의 세월을 돌았다면..딱정님은 춘추가 어찌되시는 겁니까? 하~숲속의빈터나 벤허는 우리 친구들도 자주 모이던 곳이었는데..우린 종로에서 주로..청석골,막걸리는 YMCA뒤편 은성집에서..생맥주는 grand bear에서..분위기 잡을때는 반줄에서..춤은 코파카바나?스타다스트!..전혀 생각안나던 이름들이 술술ㅋ
금란동문이라는 울 언니 따라 가본 곳 이름이 마구 튀어나오네요.. 종각뒤 세모와 네모도 갔었는데 ㅎㅎ
아하 그러셨군요..어쩜 당시에 바이올렛님과 먼발치에서 눈짓 한번쯤 교환한 사이가 아니었을까 ㅎㅎ 제 나이는 번개때 들으셨죠?
와우~ 근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절판소장님을 기다리셨을텐데 함께하지못해 아쉬웠지요.
우와~~ 딱정님 매우 멋지십니다. 학무님과는 특별한 인연이시군요.. 추억이란 늘 아련한 봄날의 안개처럼 마음을 휘감아 돌곤 하지요. 그런 추억이 있어 삶은 더욱 아름다운 게 아닐런지요. 첫사랑 순진님으로 이 봄 마음앓일랑 하지 마시고 항상 건강하세요~ ^^*
제 오랜 첫사랑의 그리움...이제 지워도 되겠네요.ㅎㅎ이젠 학무님과의 추억만으로도 충분히제 인생이 봄빛입니다.
어렵게 재회한 첫사랑과 다시는 헤어지지 마세요?? 이게 무슨 말쌈 ㅋㅋㅋ.. 즐거운 주말 되세요!
네 소리미님...어렵게 재회했으니 평생을 함께 보듬어 행복누려야죠 ㅎㅎ
우와!!! 딱정벌레님을 처음 뵐 때 로맨티스트일 거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정말 너무나 멋지네요. 학무님과 그런 깊은 관계(?)인 줄은 정말 몰랐습니다. 그 깊은 사랑 영원하기를...
너른돌님...전 로맨티스트란 단어를 무척 좋아한답니다.^^*이젠 이런 용어조차 잊혀져버리는게 넘 안타가워요.60~70년대의 낭만적 감성시절이 그립습니다.
저도 같이 노래할때 즐거웠습니다. 우리 오래오래 사랑하는 사이가 됩시다. 종각뒤 세모와 네모? " 제가 이름 만들어 준 혼성듀엣 이었는데 그 두사람이 카페를 했었나요? 송..누구였드라? 송문상? 지금은 기획사를 하고 있다고 들었었는데...요.
네 그래요 학무님 우리 오래오래 헤어지지말고 사랑하는 사이해요 ^^* 미국가시면 제가 넘 슬프니까 가지마세요.ㅎㅎㅎ
제가 딱정벌레에 두번째 갔을때 아껴두셨던 사월과오월 초기음반을 집에서 가져오셔서 들려주셨던거 기억해요~~ 그날이후 딱정벌레 홍보대사로 절 임명하셨지요ㅎㅎ^^*
제가 아끼는 음반은 딱정이 아닌 집에 잘 모셔두지요.ㅎㅎ 4월과 5월의 음반도 집에 모셔두던 "아낌이음반"목록입니다.ㅎㅎ
제 주변을 둘러봐도 도무지 취향이 맞지않아 저만 유난히 감상적이고 옛시절의 많은 추억들을 그리워하며 과거지향적인가 했는데 이곳에 들어오면 저랑 비슷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어 신기하기까지 합니다. 저도 딱정벌레 이름 좋아합니다. Beetles
영이님 같은 취향의 사람을 만난다는 건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것과 같은 것이니 얼마나 반갑고 기쁜 일인가요.앞으로 자주 뵙길 바라고 흔적도 많이 남겨 주시기 바랍니다.
하하하 영이님 저와의 감성코드가 잘 맞으시는 분이실 것 같네요.이렇게 감정의 물꼬가 맞는 분들이 사오모 가족들이십니다.
아~아 왜 그리도 4월과 5월을 흠모하며, 딱정님을 처음 뵈었을 때부터,그리도 저한테 학무님을 도두라지게도 말씀 하셨나를 알겠습니다.후~훗 참으로 예쁜 추억이 이토록 긴 끈으로 매여있으니 복되신 분이십니다요.글구,두 분 노래하시는 분위기,순수성이 짙게 묻어있는 미소가 참으로 많이도 닮으셨다는 느낌이 듭니다.^^
어?? 황금짜보님 이시간에 여기서 뵙네요. 놀랍습니다.ㅎㅎ 추억의 긴 끈 사오모가족과 함께 이어 누리겠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따르고 좋아합니다...딱정벌레님을..,
그런가요? 그리 말씀해 주시니 괜히 쑥쓰럽군요. 암튼 오랫만에 뵙습니다. 하숙생님.
님들의 곱디 고은 옛이야기를 들으며, 그 마음따라 내마음도 함께 동화되는 아침이 마냥 행복합니다. 저도 잠시 그시절롤 돌아가 이야기 남기고 가려합니다
꽃기차님 처음 인사나눕니다. 누구나 한번쯤 겪었고 공감할 수 있는 옛시절의 추억이지요.
허~~~ 언제적 글인데 왜 여기에???? 차근히 살펴보니 카테고리를 새롭게 정돈하셨나 봅니다. 덕분에 제 오래전 글인데도 다시한번 읽어 보게 되네요. 글꼴도 엉망이고 사진도 배꼽이 많은게 부끄럽습니다.
흐린 가을 아침 이글을 일고나니 왜이리 마음이 따뜻해지죠...가슴속 간직한 첫사랑의 이야기를 조심히 꺼내들은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