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나리타 공항 유나이티드 BC(Baggage Claim)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주희입니다.
오늘은 도착 로비 업무에 대해서 소개하려 합니다.
저도 다른 분들처럼 현장 사진을 올리고 싶지만....세관 내 사진 촬영은 금지이기 때문에...죄송합니다.
자, 그럼 세관 내 BC 코너, 저의 하루에 대해서 소개합니다.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업무는 테이블 돌기입니다.
이미그레이션을 통과해서 내려오는 손님들에게 해당 비행기의 테이블 위치를 안내하고
가방 픽업시 이름표와 태그번호 확인해주십사 하는 멘트를 외치며 돌아다닙니다.
오버사이즈 짐은(골브백, 서핑보드, 자전거 등) 별도의 벨트에서 나오기 때문에
무전기로 연락이 오면 직접 가서 픽업해서 손님들에게 나눠드립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제일 중요한 일은, 프라이오리티 손님들의 가방을
손님들이 오시기 전에 벨트에서 내려 손님이 집어가기 쉽게 이름별로 정리,
손님이 오시면 가방 위치를 알리고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일입니다.
이러한 서비스는 나리타 유나이티드에서만 하고 있기 때문에 가방을 미리 플로워에 내려놓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손님은
그저 마냥 테이블 근처에 서서 기다리시기 때문에 이 역시 돌아다니며 큰 목소리로 알리고
손님들 이름 하나 하나 직접 호명하며 나눠드리기도 합니다.
가끔 비슷한 가방을 자신의 가방으로 혼동하여 들고 가버리는 일명, SWAP사건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집에 도착하셔서 알아차리고 연락을 주시는 손님, 비슷한 가방은 있어도 자신의 가방이 없어 세관 내 마냥 기다리시는 손님..
곤란합니다 ㅠㅠ
이럴 때의 서류 작성 및 안내도 하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미착입니다.
비행기에 짐을 싣고 내리는 일도 결국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실수가 있기 마련입니다.
이미 짐이 전부 다 나왔는데 계속 기다리고 계시는 손님,
태그 스캔해서 보면 나리타에 짐은 도착해 있는데 어디로 가버렸는지.....;;무전기로 여기 저기 연락을 취해
(국제선 환승짐 속에 섞여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겨우 겨우 손님에게 전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와는 달리 아예 가방이 오지 않은 경우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일도 있을 수 있나 싶었는데 매일 매일 꽤 됩니다 ^^;
이럴 때는 손님에게 상황 설명을 하고 도착하는 즉시 집으로 보낼 때 필요한 주소 등
대리 통관시 필요한 서류 작성을 안내합니다만!!!!!
가방 속에 당장 내일 써야 하는 물건이 있다던가 짧은 일정으로 일본여행 왔는데 옷등이 들어있는 가방이 도착하지 않았다던지~
하면....손님들은 당연히 화를 내십니다....
이럴 때는 열심히 사과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얼마전, 한 비행기에서 총 45개의 가방이 미착, 30명 이상의 손님들에게 안내해야 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날 저는 일본어 방언이 터졌습니다.
세번째는 파손입니다.
운반하는 도중 손잡이나 바퀴등이 빠져버리거나 여기 저기 부딪히고 긁히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특히 일본인의 경우 대다수가 하드 타입의 가방을 사용하기 때문에 깨져서 구멍이 생기는 일도 발생합니다.
하지만 항공회사의 경우, 대부분의 경우가 면책에 해당하기 때문에 손님들의 화는......ㅠㅠ
일본에서 일하면서 놀란 한가지는
일본인의 대부분이 신용 카드에 여행시 가방이 파손되었을 경우 보상 가능한 보험이 포함되어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면책의 경우는 보험 청구용 서류를, 유책인 경우에는(가방이 완전히 비스켓처럼 파삭 깨져버린 경우나 구멍이 생긴 경우, 심하게 움푹 파이거나 가방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경우 등) 수리나 새로운 가방으로 교체, 현금 보상 등의 안내도 한답니다.
처음 일하면서 제일 무서웠던 것이 데미지 손님을 상대하는 일이었습니다.
부족한 일본어로 열심히 설명해도 면책이라는 점을 받아들이지 못하시고 화는 내시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의 요령도 생기고 처음보다 일본어도 늘고 하여 화내는 손님, 일명 진상 손님은 그리 많지 않답니다~
네번째는 비행기 출발 취소 및 도착 지연에 따른 업무입니다.
이때 BC내는 초비상이 걸립니다~!
출발이 취소되면 비행기에 실었던 짐들도 다 내려야 하고 손님들도 짐을 찾으러 내려오기 때문에
원래 업무인 도착 비행기 이외에 따로 안내가 필요하여 업무량이 늘어납니다.
짐뿐만이 아닌 손님들에게 그날 하루 숙박을 위한 호텔 바우쳐도 나눠드리고
호텔 버스와 다음날 비행 스케줄 안내도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이 없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대박인 것은 도착 지연입니다.
도착 지연에 따라 국내선 환승 시간이 촉박해지기 때문입니다.
나리타의 경우 국내선 환승시, 반드시 짐을 찾아 다시 한번 국내선 해당 항공사 카운터에 체크인 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에
이미그레이션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으면 발을 동동 구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럴 때는 이미그레이션에서 미리 기다렸다가 유나이티드 국내선 환승 손님들을 찾아내
한 곳에 집합, 이미그레이션에 있는 사람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빨리 통과시켜 아래로 내려옵니다.
그러면 다른 멤버들이 국내선 환승 손님의 짐을 미리 내려놔 이름별로 정리해 카드에 실어 놓습니다.
이를 위해 무전기로 계속 서로 연락을 취하며 상황을 전달합니다.
그럼 짐과 함께 손님들을 데리고 다시 국내선 환승 카운터로 열심히 달려 체크인 시키고
다시 게이트까지 열심히 날아갑니다.
이럴 때면 매일 게이트에서 근무하시는 모든 선배님과 동기분들, 존경합니다~
힐 신고 무전기로 상황을 설명하며 달린다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어찌어찌하여 제 시간에 태우면 다행입니다만
문제는 도착 시간이 너무 늦어 국내선 환승이 불가능한 경우입니다.
이럴 경우에는 다시 새로운 티켓을 예약, 발권하여 손님 한 분 한 분께 안내,
그 날 하루는 호텔에서 머물고 다음날 출발해야 하는 손님들도 계시고
나리타가 아닌 하네다 출발, 때문에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손님들도 계시고
다음 비행기를 타고 도착하면 집까지 가는 교통수단이 끊겨 이를 해결해 달라는 손님들도 계시고...
여러가지 상황이 발생한답니다.
이러한 일도 모두 맡아 손님들에게 안내하고 이해를 구합니다.
다섯번째, 비행기에서 내려 짐은 잊어버리고 몸만 쏙 가버리는 손님.
혼자 덩그라니 남은 불쌍한 짐은 서류 작성 후 Bond라는 가방 저장소에 직접 가지고 가서 넣어두는데
국내선 환승인 경우 가방이 마지막 목적지까지 운반되는 줄 알고 그냥 가는 손님들이 많아
이럴 경우 해당 항공사 카운터에 연락, 손님이 체크인 했는지 확인하고 직접 카운터나 게이트에 가서
큰 목소리로 호명, 안되면 방송을 통해 손님을 찾아 함께 돌아와 가방을 건냅니다.
혹 손님이 직접 오실 수 없을 경우에는 여권 등의 서류를 팩스로 받아 대리 통관하여 집으로 보내드리는 일도 합니다.
두서 없이 이것 저것 적다보니 엄청 긴 글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 밖에도 카트에 짐 싣는 손님 도와주기, 철도나 국내선 환승 및 다음 목적지 안내하기. shore pass 작성하기 등등 소소한 일들도 있습니다만
위의 글이 현재 제가 매일 하고 있는 주업무라 하겠습니다.
과연 여기까지 읽어주신 분이 있을까 하는 걱정도 들지만^^;
저희 유니몰 후배님들과 공항에서의 일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계시는 분들을 위해
공항 업무 중 하나인 BC 내용을 적어보았습니다.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여행시 팁!!
가방은 파손위험이 적은 소프트 타입(실제로 파손 100에 99건은 하드 타입입니다)으로
미착을 염두에 두고 중요한 물건은 기내에 들고 타기
환승할 경우 도착 지연을 생각하여 시간을 넉넉하게 두기
혹 가방이 파손되었을 경우 면책이더라도 무조건 큰 목소리로 항의하기^^(반은 농담이지만 반은 ^^)
마지막으로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는 항공사 직원 및 공항 내 근무하시는 분들의 인사. 무시하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이상 나리타 공항 유나이티드 BC 코너 유일한 처녀!!!
박주희였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화이팅 하세요~~~~
첫댓글 선배님 안녕하세요 칸사이에 김진성입니다.^^ 저도 요새 BC카운터에 들어가서 일을 해보니, BC쪽 일은 대부분 손님으로 부터 CLAIM이 들어 오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어려운 점이 많다고 느꼈습니다. 같은 상황에서도 손님에 따라 반응은 천차 만별이며 면책의 DAMAGE나 미 도착의 경우 손님께 설명드리는 일은 일본어 방언이 터지기 충분한 일인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내공이 쌓일수 있는 일인것 같습니다. 선배님의 글이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미착이 의외로 많다니+_+ 정말 고객입장에서는 퐝당할거 같네요^^;
그외 BC업무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해줘서 정말 알기쉬웠어요^.^
앞으로 에피소드 같은거 자주 업뎃해주시길~~~^^
유일한 처녀ㅋㅋㅋ♡ 어쩌다보니 비씨는 다들 임신하신 기혼녀들ㅋㅋㅋㅋ
저도 두 달가까이 비씨에 있었지만 다시 보니 복습이 되는 것 같아요~~!!!>_ <
주희선배님....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고 그것을 고객에게 납득시켜가며 일을 해야하니 정말 새삼스럽지만 대단하신것 같아요+_+ 앞으로도 근무하시면서 생긴 에피소드 같은거 많이 들려주세요~~♡
그나저나 선배님 넘 뵙고싶은데용!!!>_<
정말 체력이 중요하네요 ㅎㅎ 이리 번쩍 저리 번쩍(^ ㅡ^) 꾸준히 운동해야겠어요 ㅎㅎ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b
역시 손님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일하는 직업이다보니 힘들일도 예상치 못 한 일도 많은거 같아요~
주희씨랑 정현씨, 그리고 여객부분에서 일하는 선배님들!
너무 대단하세요:)
주희씨~저 이제 사쿠라시민됐어요ㅋ우리 같이 손잡고 코즈노모리 놀러가요♪
앞으로 공항에서 일 하게 될 친구들에게도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잘 몰랐던 저도 친절한 설명에~~잘 알게되었어용~앞으로도 많이 많이 올려주세요~!! 완전 공부되는데요!^^
저에게 너무 너무 감사한 글이에요.^^ 얼마 전, 수업시간에 간략하게 배운 내용이였는데 실제 일본공항에서 하시는, 경험하신 업무 내용을 잘 정리해 주셔서 좀 더 잘 이해되고 공부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