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혈봉사를 마치고
3박 4일간의 이혈 봉사활동을 위해 가족들의 불만을 미리 차단하고자 동해안으로 휴가를 다녀왔지만 귀가길이 막혀서 새벽 2시에 잠을 청해 이른 아침 피로가 채 사라지기도 전에 눈을 떳다.
이번 봉사활동은 지도사과정중 필수사항이라고 해서 자의반 타의반 특별한 의미를 두고 참가한 것은 아니었다.
나는 2차 집결지인 덕유산 휴게소를 향해 차를 몰았다.
덕유산 휴게소에 도착하니 서울에서 청주에서 인천에서 회원들이 속속 도착하였다. 휴게소에서 학회장님을 비롯한 회원들이 아침식사를 하고 최종 집결지인 하동으로 향했다.
하동군 횡천면 횡천초등학교에 도착하여 이혈봉사활동시 주의사항을 경청하고 이혈봉사활동에 들어갔다.
폭염 속에서 바라본 한시미션회원들의 어르신 섬기는 모습은 나로서는 가히 상상을 초월한 모습이었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연신 어깨며 팔, 그리고 다리를 주물러 드리는 모습이나, 35도가 넘는 뙤약볕에서 어르신들을 위해 공연하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우리 이혈봉사단도 이에 뒤질세라 어르신들을 찾아가 귀를 맛사지 해 드리면서 어디 불편한 곳은 없으신지 여쭈고 기석을 첩압해 드렸다.
봉사활동이 처음인지라 조금은 어색했지만 30여분의 회원님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려가면서 열심히 이혈봉사를 했다. 역시 봉사활동에 참가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회원님들도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그렇게 오전을 보내고, 김밥으로 점심을 대신했다.
오후에는 횡천면을 비롯한 4개면 24리를 조를 나누어서 순회하면서 이혈봉사에 임했다. 마을마다 젊은이들은 거의 보기가 어려웠고 늙고 힘없는 노인들만이 힘겹게 농사일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우리 봉사단은 그런 어르신들의 말동무도 되어주고 귀 맛사지와 함께 기석을 첩압해 드렸다. 그렇게 우리는 다음날 12시까지 이혈봉사를 마무리하고 시원한 녹차냉면 한 그릇에 더위를 식히고 다음 봉사활동지역인 거창으로 향했다.
거창 수승대에 도착하여 시원한 개울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유한숙 상담사님이 제공해주신 닭백숙과 닭죽으로 저녁을 마치고 거창전문대에서 여장을 풀었다. 저녁시간에 선배 지도사님들과 즐거운 대화의 시간도 가지고 내일을 위해 잠을 청했다.
아침 일찍 기상을 하여 체조를 하고 아침식사를 한 후에 2부 봉사활동에 참여한 회원들과 함께 주의사항을 듣고 봉사활동지인 거창읍 사무소를 향했다.
거창은 횡천면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그동안 거창에 계신 회원들께서 봉사활동을 꾸준히 해 오셨고, 거창읍에서 주관을 하고 거창전문대 평생교육원의 후원으로 주민들에게 이혈봉사의 홍보가 잘 되어 있었다.
때마침 거창에서는 국제연극제가 열리고 있는지라 우리는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거창읍사무소에서 또 다른 한 팀은 연극제가 열리고 있는 수승대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내가 속한 봉사팀은 거창읍사무소였다. 많은 어르신들이 오셨고 정성껏 귀를 맛사지해 드리고 기석을 첩압해 드렸다. 거창읍에서 잊지 못할 경험을 소개해야겠다. 너무나 소중했던 경험이기에....
이제 막 이혈을 접하셨다는 이춘애집사님과 함께 일흔이 갓 넘으신 할머니가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지 않는 구안와사 상태로 찾아 오셨다.
할머니 언제부터 턱이 돌아 가셨어요 하고 내가 여쭈어 보자 2달반 전에(2004년 5월 말)에 구안와사가 왔는데 그동안 병원, 한의원, 침을 잘 놓는다고 소문난 곳을 안다녀 본 곳이 없는데 나아진 것이 없으시단다.
할머니 제가 구안와사 치유해본 경험이 있는데 곧 좋아지실 거예요 하고 안심을 시켜드리고 귀를 맛사지하기 시작했다. 하느님께 할머니 입이 돌아오게 해달라고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면서 이섭신경점을 강하게 자극하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무척 아파하는 눈치였으나 할머니 조금만 참으세요 이제 좋아질 거예요 계속 안심을 시켜 드리면서 그리고 기석을 첩압해 드리고 또 귀를 자극했다. 아 그런데 조금씩 입이 돌아오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 이어 눈물이 멈추고 이마에 당겨져서 없어졌던 주름살이 살아나고... 할머니는 귀가 아프다고 하면서도 너무너무 좋아하셨다. 다음날 한 번 더 귀 맛사지를 해드리기로 약속을 하고 할머니는 귀가 하셨다. 그렇게 거창읍사무소에서의 봉사활동은 나에게 너무나 소중한 경험과 내가 이혈을 배운 것이 사뭇 자랑스러웠다. 보람있는 일을 해 냈다는 마음에 피로감도 잊고 선배상담사님 그리고 지도사님들에게 한수 배우기도하면서 밤은 깊어가고 거창전문대 기숙사에서 잠을 청했다.
8월 13일 오늘은 조를 나누어 각 면사무소로 이혈봉사활동을 하는 날이다. 내가 속한팀은 고제면과 북상면이었다. 고제면사무소 복지관에는 어르신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약 30여분들을 우리 회원님들과 함께 이혈봉사를 하고 오후에는 북상면으로 향했다.
북상면에는 팔이 불편하신 분들이 몇분 오셨다. 오후 3시쯤 할머니 한 분이 왼팔을 옆구리에 붙인채 들어오셨다. 얼마전 풍이 와서 왼팔을 못 쓰신단다. 할머니 어디가 제일 불편하세요 하고 여쭈니까. 한 쪽 팔을 못 쓰니까 머리를 못 감아 머리가 근질거려서 머리 좀 시원하게 감아보고 싶으시단다.
그때 당시 상태는 본인의 귀를 잡을 수 없는 상태였다. 할머니 제가 귀를 맛사지하고 기석을 붙이면 팔을 쓸수 있으니 너무 걱정 마세요. 하고 안심을 시켜드리고 귀를 한참동안 맛사지를 해드리고 사혛침으로 풍습선을 따주기를 했다. 그리고 기석을 첩압해 드리고 다시 한번 귀를 맛사지하고서 이제 손을 움직여보세요 했더니 손이 아직 어정쩡하다. 할머니 괜찮아요 올려보세요 하고 내가 거들어 팔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는 이제 할머니 혼자 팔을 올려보세요 했더니 정말 팔을 하늘 높이 올리지 않으시는가. 정말 기적같은 일이다.
또다시 다른 분들을 이혈봉사를 하고... 40대 주부가 식당 일을 하는 데 오십견 이란다. 팔을 전혀 올리지 못하는 환자를 치유해주고 나니 자꾸 어르신들이 몰려든다. 사무국장님으로부터 호출전화가 왔다. 오신 분은 맛사지 해드리고 가야겠기에 마무리를 하고 거창전문대로 돌아왔다. 모두들 봉사를 마치고 귀가 준비를 하고 있었다.
3박 4이간의 봉사활동을 정리하고 헤어졌다. 귀가 길에 어제 봐드린 구안와사 할머니 댁을 찾았다. 할머니가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입이 많이 돌아온 상태였으나 몇 번 더 첩압을 해드려야 할 것 같다. 귀 맛사지를 하고 첩압을 해 드리고 거창을 떠나 대전으로 차를 돌렸다.
이번 봉사활동을 통해 너무나 많은 것을 얻은 것 같다. 한시미션팀들에게 봉사의 정신을 몸으로 체험했고 이혈을 통해 또 다른 눈을 뜰 수 있는 기회를 주신 학회장님께 감사드린다. 다시 한번 이혈을 배운 것에 대해 깊은 자부심을 느낀다.
2004년 8월 14일
이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