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國土縱走記
경기도 하남 팔당대교 전(덕풍교)부터
양평~여주~강원도 원주~충북 충주 비내섬까지
'Jiri-깽이' 恩敬의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
(2)
최근 몇 년 안에
이렇게 행복하게 걸었던 적이 있었던가
이 말 하나가
온 몸을 따뜻하게 물들입니다
왜 다들 자신의 진짜 행복은
저만큼 뒤로 미뤄두고
남들과 비교하며 그리들 사는지...
길 위에서 마주치는
벽과 닫힌 문들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없는 그 막막함
잘못 들었다~ 싶을 때도 있겠지만
닥친 난관 헤치고 가다보면
뜻밖의 즐거움과 기쁨으로
우리에게 선물이 되어 주기도 합니다
그런 길을 걸어왔기에
지금의 길 위에
그렇게 서 있기도 한거구요
애초에 정해진 길이란 없어요
우리가 가면 그게 바로
자신의 길이 되는거예요
그러니 어느 때고 잘못 들었다~
그리 말하지 마세요
아름다운 대한민국과
인사 안부, 미소 나누는
국토종주 640km의 이 길
그저 마음문 활짝 열고 함께
한발 한발
그 길 위에서
당신이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당신으로 인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또한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_Jiri-깽이 恩敬 아름다운 나의 이야기_
주말에 걷고 오면
머릿속에는 온통 걸었던 길을 생각하며
후기 써서 올릴 때까지 오로지 그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글을 쓰기까지 정작 쓰는 시간보다
생각하며 보내는 시간이
곱곱곱~곱절 이상은 길고 길지요.
남들이 보면
게을러서 글을 늦게 쓰는 게 아닌가 싶겠지만
이게 저만의 글 쓰는 방식이라
오랜 시간 뜸들이듯 뭔가 꿈틀꿈틀거리다가
어느 순간 "아~“ 할 때까지
이 생각 저 생각이~ 둥둥 ^^
그렇게 뜸들이는 시간이 적잖이 깁니다.
어제는 길을 걷다가 문득
‘아~ 행복하다~’
저도 모르게 그런 마음이 스멀스멀~ 그러며
“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입 밖으로 말하며 걸었습니다.
이번 국토종주길 걸음하며 만났던 사람들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가며^^
정답고 따뜻한 사람들이 사는
우리의 소중한 땅 아름다운 대한민국
국토종주 하길 진짜 진짜 참 잘했어요!
방장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그리고 많이많이 사랑합니데이~
이번 두 번째 걸음은 한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세 마리의 연어가 되어~
사실 지도만 놓고 보면
북쪽에서 남쪽으로 향하는 길이니
내려가는 것도 같은데
물줄기 따라 가자면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길입니다.
지나가는 사람 붙잡고 한강이 어디 있느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대답할 거 같아요?
아마도... ‘서울’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하겠죠?!
예전의 저라도 그랬을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선뜻 대답이 나오지 않을 것 같아요.
한강이 얼마나 크고 긴 강인지 알게 됐으니까요.
494km
그 물줄기가 흐르는 지역이 서해로 들기 전
인천, 경기도, 서울, 충청도, 강원도까지~
(남)한강 물줄기는
강원도 태백산 금대봉 북쪽 계곡에서부터 발원해서
서해까지 꼬불꼬불 머나먼 여행을 합니다..
한강은 우리나라의 江 중~
유역 면적으로는 압록강과 두만강 다음으로 넓고
길이는 압록강. 두만강, 낙동강 다음으로 긴 강이네요.
한강에 합류하는 81개의 이름 있는 지류 중에서
100km 이상의 강으로는
북한강 325km
(북한쪽 구간 제하면 남한 구간 130km )
홍천강 143km/ 소양강 162km/
평창강 149km/ 섬강 101km/ 달천 123km
이번에 걸음하며 잠시 만나게 될 북한강과 섬강~
(남)한강 물과 만나는 두물머리가 두 곳이 있습니다.
지난 1구간은
경기도 파주 임진각에서 시작해
고양시~김포시~서울(한강 남쪽으로 진행)~
경기도 하남 팔당대교 전(덕풍교)까지 딱 100km
임진강을 지나 서울의 한강 구간을
만나며 걸었던 길이었고.
이번 2구간은
경기도 하남시 팔당수변공원 직전
덕풍천이 한강으로 합류하는 덕풍교에서 시작
팔당대교를 건너~남양주~양평~
여주(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강원도 원주땅을 일부구간 지나며
충청도 충주 땅인 비내섬까지
(남)한강 물길 따라 103km
이번까지 누적거리 1구간+2구간 = 203km
9월 18일(금) 밤 9시 28분
대전역에서 SRT로 수서역(10시 33분)까지.
엘리사벳 언니와 대전역에서 만나
열차 기다리며 앉아있는데
옆쪽에 앉은 청년 한 명 우리 배낭의
(소아암돕기) 국토종주 깃발을 눈여겨보다가는
주섬주섬 지갑을 펼치며 말을 건넵니다.
“저... 저도 할 수 있어요? 소아암돕기”
아.. 순간 잠시 얼음. 가슴이 묵직해집니다.
우리가 보통 걸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근데 그 돈을 우리가 받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J3클럽 카페 알려주며
일반 사람들은 카페 들어가면 계좌 있으니
들어가서 하면 된다고 알려 드립니다.
솔직히 깃발 달고 있다고
저희를 어찌 믿고 돈을 건네려고 했는지...
이 착한 청년이
잠잠하던 마음에 한바탕 회오리를 일으키며
휘저어 주니, 아랫 입술 앙~ 물고
어떤 뭉클한 책임감 같은 것을 느끼며
상행선 열차에 올라 탑니다.
힘들어도 잘 걷고, 후기도 정성껏 잘 남겨야지요.
수서역에 미리 와 있던 미주님과 만나
지하철 한 정거장 가락시장으로 Go~
희망새대장님 만나, 준비해 놓으신 만찬에
늦은 저녁 두둑히 배 채웁니다.
그곳에 희망새대장님 아시는 분들 많으시네요.
일면식도 없던 우리들 걸음에
열화와 같은 인사 화이팅~ 쑥스럽구먼유~
삐딱공주님의 애마 안전 택배로
들머리 하남 덕풍교까지 편하게 이동하고.
말하지 않아도 늘 앞서 챙겨주시는
희망새대장님과
처음 뵈었지만 너무나 편했던 삐딱공주님
늦은 밤 잠도 못주무시고,
많이많이 감사했습니다.
미주언니 평지길 걷기는 처음이라~ 걱정이 한가득.
갈아입을 옷과 돗자리 하나만 가져오라고 했었는데
가방이 으읔~ 묵직합니다.
이러면 앙돼요~ 조금 걷다가 퍼지고 맙니다.
출발전 짐 뺄 거 빼는데...
빼고도 가방 안에 뭐가 그리 들어있는지
그 무게에 고개가 절래절래~
평지길은 산과 많이 달라서 다리에 받는 그 압박감ㅠㅠ
언니는 더이상 뺄게 없다고 하지만
제가 보기엔 문제네요~ 문제~
일단 첫 걸음 걸어봐야 미주언니도 알겠지요.
엘리 언니와 저도 지난번 한 번 걸어보니
그냥 싹~ 다 빼야한다는 걸 알았었습니다.
본인 등에 진 짐을 내려놓기가
다들 이렇게 어려운가봐요.
직접 걸머지고 움직여봐야
다 내려놓아야겠다~ 다 빼야겠다~ 알아지나 봅니다.
옆에서 아무리 이야기해도 안되네요.
이렇게 시행착오 겪으며 사는 게
또한 인생인 듯 싶습니다.
이번 국토종주 2구간은
엘리사벳, 미주, 깽이~
이렇게 여자 셋~ 든든하게 출발합니다.
시간은 새벽 1시를 향해 째깍째깍~
덕풍천을 넘어, 어둠속에서 숨죽이며 서 있는
초록의 메타세쿼이아 길을 걸어갑니다.
양 옆으로 나무 한그루씩 서있을 뿐인데
저 옆의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소음도
도시의 번쩍거림도,
옆으로 흐르는 한강의 물조차도 딴 세상인 듯.
지금 길은 이 곳 하나뿐이고
사람은 우리 세 사람뿐이네요.
팔당대교 넘기 전에 적당한 곳 찾아
노숙하며 가기로 했으니
천천히 호흡하며, 이 아름다움을 즐기며 걷습니다.
팔당대교와 점점 가까워지고 정자가 하나 보입니다.
저기 딱이네. ㅎㅎㅎ
근데, 이미 어떤 분께서 한 가운데
大자로 누워 계십니다.
산곡천을 건너고 팔당대교 아래~
우리는 방장님 수제자들이예요^^
눈을 크게 뜨고 보면 숨어있는 길도 보여요.
혼자라면 이 밤 엄두도 안나겠지만
여자 셋이 모이니 뭐~ 일단 들이대기부터~
희미하게 사람 발길이 풀숲에 느껴지고
그대로 치고 오르며... 팔당대교 위로 진입입니다.
하늘도 맑고,
별도 함께하는 꽤나 밝은 밤길~
팔당대교 위에서 보는 한강은
잠결인 듯 꿈결인 듯 고요하고
검단산과 예빈산, 예봉산이
그 가는 길을 양쪽에 서서 호위하고 있습니다.
한강은 그저 공주처럼
도도하게 흐르기만 하면 그 뿐인 듯
눈길 한 번을 건네지 않네요.
도도한 듯 보이는 저 속은 또 얼마나 깊으려나??
팔당유원지 이쪽이 초계국수로 유명한가봐요.
저는 이쪽도 처음 와봤습니다.
초계국수 간판을 단 식당들이 보이고.
낮이었다면 한 그릇 후루륵~ 먹고 가겠지만~
우리는 어느 식당 뒤꼍의 나무 마루 위에
잠시 몸 누이며 갑니다.
기왕이면 두물머리 일출 시간 맞추려고 ^^
엘리언니 솜씨 좋게 은박돗자리 단도리 잘도해 왔네요.
저는 투명 테이프가 없어서
노오란~ 테이프로 좀 엉성하게 ㅋㅋㅋ
미주언니는 노숙의 달인인지
장비가 꽤 여럿 나옵니다.
배낭에 뭐가 들어있는지 슬슬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입니다.
그 무게의 정체^^
1시간도 안돼 이미 옆에서 부스럭...
도저히 추워서 못자겠다고 미주언니 일어나고
꼭 비온거 마냥~ 돗자리 위에 이슬이 내려 앉아 축축합니다.
엘리 언니도 잠이 안온다고 하고~
또 저만 잠시 꿀잠 잤나봅니다.
준비된 노숙 체질^^
저는 어디서든 머리만 대면 그대로 기절~
근데 바닥에서 찬기 올라와서 춥긴 추웠어요.
이젠 핫팩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노숙의 초보자들이니 겪게 되는~
한 번 두 번 하다보면 노숙에도 요령 생기겠죠^^
팔당대교, 팔당댐... 남양주시 팔당리.
팔당(八堂)이라는 지명 특이해서 찾아보니
옛날 이 지역에 8개의 사당이 있다하여
유래되었다고도 하고요.
바다처럼 넓다라는 의미의
'바다나루-바다이-바당이'가 팔당이 되었다고 합니다.
길 건너 검단산 쪽도 하남시 배알미동인데
역시 크다 넓다라는 뜻을 가진 마을 이름이라고.
팔당댐을 지나며 내려다보니
한쪽 끝 수문을 열어놓았습니다.
아무리 작은 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힘차게 쏟아져 나오는 남한강물
참았던 숨 터트리듯 그 소리 꽤나 요란합니다~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멈춰 있으면 그 기운이 약해져요.
흘러야지요. 자꾸 움직여야 강해져요.
그게 자연의 순리~
사람도 마찮가지예요
유명한 운동선수들 이야기 들어보면
어릴 때 몸이 너무 약해서
운동했다는 이야기들을 심심치 않게들 합니다.
약했기 때문에~ 더욱 강해질 수 있었던.
초보라고, 보잘 것 없다고~
약하다고 무시하지 마세요.
언젠가는 창공을 훨훨 나는 독수리가 될지 모르니...
팔당댐 모양이 양쪽 날개 활짝 펼치고
비상을 하려는 듯 보입니다.
빗방울이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하고
봉안터널~을 만나니 좋습니다.
자전거전용도로라
차량이 다니지 않으니, 터널 안은 아늑하기만 하고~
몇 방울 내리다 말 소나기겠지 싶었는데...
빗방울이 굵어지며
기어코 우비를 꺼내게 만듭니다.
팔당대교 건널때까지만 해도
하늘에 별도 있고 구름도 보일 정도로 맑은 하늘이었는데.
우리들에게 이 비가 나쁘지만은 않아요.
어쩐지 운치도 있고!
남한강에서 이제 북한강쪽으로 길을 틀고 있어요.
두 물이 만나는 지역이니
그 땅의 기운이며 공기의 흐름~
뭔가 달라도 다르겠죠^^
능내역을 지나며....
걷다보니...
밭에 무슨 전등을 저렇게나 밝혀놨을까~
엘리언니가 전에 다른 지역 산에서 내려와서
본 적이 있었는데, 깻잎이래요. 깻잎??
깻잎이라면 우리집 텃밭에서도 자라는 녀석들인데...
근데 왜 저렇게 밤에 불을 밝혀둘꼬.
혹시 짐승들 오지 말라고 그러는건가?
우리끼리 이런저런 추측해가며~
저녀석들 스트레스 많이 받는 거 아닌지...
깻잎마을인지도 몰랐었는데~
'깻잎마을 조안1리'래요.
조금 가다보니 들깨잎단지(남양주 친환경)
깻잎 연구회 건물도 있었습니다^^
후에, 맥가이버님 만나서 물어보니...
깻잎 재배용으로 밤에도 불 밝혀 키우는 거래요.
꽃을 피우면 깻잎을 못 따기 때문에
불을 계속 밝혀줘야 깻잎을 딸 수 있다고 합니다.
북한강을 바라보니 이렇게 가다가는
두물머리에 너무 빨리 갈 듯 하네요.
비는 오다가 멈췄고~ 그러며 일출에 대한 기대도 살짝~
조안천 옆에 쉼터가 있어
화장실도 들르고 잠시 벤치에 누워 쉬어 갑니다.
자전거도로 따라 가다가는...양수대교.
가만 보니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길인 거 같아요.
우리는 자전거도로를 주로 가지만
그 길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뚜벅이들
진중삼거리로 내려와 양수대교로 진입~
이렇게 걸어 갈 수 있는 길 있으면
지도 보며 이동 거리 줄이며 갑니다^^
우비 접어서 넣고 왔는데
또 비는 내리기 시작하고.
버스승강장에서 우비 장착하고 다시 걸음 옮깁니다.
아쉬운대로 일출은 못봐도
물안개는 볼 수 있겠지~ 또 다른 기대를 품고.
시간은 새벽 5시 40분을 넘기며.
좌측으로 다리 불빛, 북한강철교~
자전거도로길이예요.
어느 젊은 할아버지 한 분~
비도 오는데 운동 나오셨나봐요.
부지런하시네요.
“안녕하세요~”
인사드리며 잠시 앞뒤로 걸음하며 이야기
걷는 저희 셋을 가만히 보시더니
본인도 그랬을 때가 있었다며 좋을 때라고.
그렇게 우리를 질러 먼저 지나가십니다.
그 뒷모습을 보며
할아버지도 지금 참 좋으신 때 같았습니다.
그렇게 건강하게 새벽 운동도 다니시니 말입니다.
몸이 좋으세요. 군살 하나 없이.
우리 모두에게 가장 좋은 때는
바로 지금입니다.
오로지 지금만이
우리가 뭔가를 할 수 있는
가장 젊은 날이니까...
이 새벽에 떡집에 불이 밝혀져 있어요.
저 떡보라~ 떡집을 그냥 지나치질 못하고
반갑잖아요. 떡집^^
근데 지금 살 수 있는 떡은 흰가래떡 밖에 없대요.
가래떡 한 줄씩, 약과도 보이길래 사서 챙겨 나와
비도 피할겸 근처 편의점으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잠시 휴식~
아~ 좋다. 행복이 뭐 따로 있나요.
이런 게 행복이지.
갑자기 편의점 안이 시끌시끌~
할머니 한 분이 들어오셨어요.
우비를 찾으시네요. 비가 쉬이 그치지 않으려나??
가래떡에 커피 마시고 있는 우리들에게 다가오며
할머니 일장연설 시작~
탄수화물 많이 먹지 말라고
옷은 아무렇게나 입고 다녀도 되지만
먹는 것은 건강과 직결되니 잘 챙겨 먹어야 한다시며...
지금 본인 몸이 얼마나 건강한지
그 편의점 안에서 뜀뛰기 시연도 해보이십니다.
너무 귀여우세요. 할머니~
덕분에 웃고, 재밌는 시간. 감사한 시간
할머니 말씀 틀린 거 하나 없네요.
가끔 뭔가 먹을 때 이 할머니 생각날 듯해요.
지금 당신의 액자에는
어떤 그림들이 채워지고 있나요?
어떤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나요?
부디 그 액자에 채워지는 모습들이
행복함 가득이기를 바랍니다.
그 액자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흐뭇하게 만들 수 있도록요^^
두물머리에 왔어요.
기대했던 일출도, 물안개도 없지만... 좋네요.
코로나 때문인지 사람들도 그렇게 많지 않고.
국토종주 깃발을 달고 있으니
사람들이 많이들 관심 가져 줍니다.
이제 비도 그친듯해요.
깨끗하게 아침 세수^^ 청소해준 비가 고맙고~
큰 물줄기를 뜻하는
‘한가람’에서 비롯된 한강(漢江)
지금 보이는 한강 건너 보이는 곳은 광주땅,
지금 우리가 있는 곳은 두물머리 양평땅.
그리고 저 족자섬 뒤로는
우리가 걸어왔던 남양주와 하남시
북한강과 (남)한강 그리고 경안천 세 물줄기가
팔당호에서 만나 (남)한강으로 합해져 어전을 지나 서해로~
마포나루, 두물머리나루 등
전국의 물자 수송 통로였던 한강
지금은 그 흔적도 찾아볼 수 없지만
예전에는 큰 주막 등 꽤나 번성했었겠지요.
지금 사진사들이 서 있는 자리엔
도포자락 휘날리며 ‘어험~’
시인 문객들과 상인들이 있었겠지요.
저마다 각자의 액자에
어떤 모습을 담고 있으려나?!
(남)한강은
강원도 태백산 금대봉 북쪽 계곡에서 발원하여
두물머리에서 북한강을 들이고
팔당호에서 경안천과 만나 팔당댐을 지나고
유유히 흘러~ 서해로 가는 494km 물줄기
북한강은
강원도 금강산 옥밭봉 계곡에서 발원
화천~춘천~가평~청평~남한강과 만나는
경기도 양평 두물머리까지 317km로를 달려와
합류하는 (남)한강의 제1지류~
남한쪽 구간 130km, 갈수 있는 구간인 파로호부터 120km
북한강 물에는 진짜 북쪽 금강산 구역에서
흘러내린 물도 함께^^
경안천은
한남정맥의 문수산 서봉 골짜기에서 발원하여
경기도 용인과 광주를 지나
팔당댐까지 이어지는 47km 강줄기
한남정맥에서 한강으로 합류~
한강 남쪽에서 경안천처럼 한강으로 합류하는
다른 물줄기로는 지난번에 지나왔던
탄천과 안양천이 있었네요.
팔당호 구간~ 두물머리와 함께 이렇게 지납니다.
과적 운행으로 도로가 아파요.
과적 배낭으로 다리가 아파요.
길 위에선
차고 사람이고 무게를 줄여야 덜 아파요.
편히 갈 수 있어요.
일부구간 제법 갓길이 넓은 곳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이 많습니다.
커다란 트럭이 쌩쌩~ 달리니 살벌~
두물머리에서 나와
원래는 양수역으로 자전거도로 따라 가야했지만
우리는 좀더 빠른 길 찾는다고...
지도 찾아보며 머리좀 쓰다가^^ 요로코롬 됐어유~
지도 확대해봤을 땐 분명 갓길이 있어 보였는데...
막상 와서 걸어보니 노답~~
ㅠㅠ
양수로~경강로~ 이쪽길은 꽤나 위험하니
혹시 자전거 타는 분들이나 뚜벅이분들
꼭~ 양수역으로 자전거도로 따라 이동하세요.
깃발 흔들며 그렇게 위험한 걸음
꽤 오래 진행하다가...
결국은 그냥 비탈 치고~ 오릅니다.
미끄러지고, 나뭇가지에 걸리며
낮은 포복으로 벅벅 기어오르니
산 정상에나 온 듯 거친 숨도 몰아서 쉬어지네요.
휴~
다들 물 한 모금씩 거하게~마시고
왁자하게 웃으며 다시 출발.
돈키호테와 로시난테 산초판자처럼 좀 무모하게~
이 신나는 국토종주 모험을 즐깁니다.
거리 줄여 보려했었는데
또 뭐 대단히 줄여진 것도 아니고.
뭐든 궁금하면 가봐야 하고
또 가봐야 어떤 길인지 알 수 있네요^^
히힛~ 알게 뭐야! 지금 우리가 신나는데...
아주~ 좋았어~ 나이스~
그렇게 부용4터널, 부용3터널을 띵가 먹고~
부용2터널로 진입~ 요호~
신원역을 지나며 걷다보니...
저 앞에 뚜벅이들이 일렬로.
누가봐도 매화고문님 일행들이네요.
앞에 태희님 활짝 웃으며 엄지 척~
매화고문님 멀리서도 그 미소가 반짝입니다.
우리 보라언니 얼굴 반이상 가렸지만
환히 웃으며 걸어오고
그 뒤로 누구여??
수도권지부의 송림지부장님과 백구님
그리고 뒤로 노송님까지
단촐한 우리 셋에 비하면 대부대 출동이네요.
국토종주 북진과 남진팀이 이렇게 만납니다.
뭔가 사먹을 수 있는 곳에서 만났더라면 좋았을것을...
자전거도로 한복판 위~ 참 눈물나게 반갑습니다.
우리 매화고문님과 보라언니
첫걸음 시작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여기까지.
진짜 대단들하시다~
송림지부장님 제 배낭 크기 보고 "음~" 하시다가
슬쩍 들어올려보며 지으신 그 표정?
ㅋㅋㅋ 이게 현명한 겁니다.
과적은 nono~ 옳지 않아요.
매화고문님 우리들 준다고 배낭에 챙겨온
파이와 먹거리 간식 챙겨주시고 우와~ 감동입니다.
백구님은 뒤에 서서 말없이
제 배낭에 뭔가를 열심히 넣고 계시네요.
인사할 사람들이 많으니 정신~ 하나도 없습니다.
그래도 제가 백구행님~이라고
인사드리는 건 잊지 않았습니다.
후에 백구 행님~ 그 챙겨주신 보따리가
또 요긴하게 쓰였답니다. 감사요.
노송님 챙겨주신 견과류 간식이며...
배낭도 두둑해지고 따뜻한 마음까지
배낭 과적에 행복 과적~ 붉은 불 깜빡깜빡~
행복이 마구마구 들어옵니다.
저는 태희님을 만나는 순간 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했어요^^
너무 익숙했네요. 그 모습이며 미소~
근데 태희님이 우리 첫 만남이라고...
“깽이님 맞죠?” 그러시네요.
ㅎㅎㅎ 보라님 후기나 그동안 사진으로
너무 많이 봐서 그랬었나봐요^^
보라언니, 매화고문님
J3클럽에서 1기로 국토종주 멋지게 졸업~
번갯불에 콩볶아 드시듯^^ 이 걸음으로 졸업.
두 언니야들~ 사랑합니데이. 멋지십니당.
근데 두 분 진짜 너무 잘 걷는 거 아녀요??
보약 드시며 댕기셨나?!
우리 북진팀, 남진팀 여자들 여섯
같이 사진도 찍었었는데 그 사진은 어디있는겨??
의기투합 그 사진 궁금한데...
ㅠㅠ
자전거들이 이쪽 저쪽에서 지나가니
그렇게 서서 오래 머물진 못하고
아쉬움의 인사~ 인증 나누며 갑니다.
국토종주 북진, 남진 화이팅입니다!!
터널 많네요. 도곡터널을 지나며~ 국수역
원래는 북진팀 만나면 같이
이쯤에서 아침 식사하려고 했었는데.
그게 여의치 않았습니다.
아침식사 뭘 할까~ 찾는데 국수집이 보입니다.
국수역 앞에서 국수라...
지맥님이 밥이랑 사먹으라고 챙겨주셨던 간식비~
고거로 먹는 거예요.
새벽에 먹었던 떡이며 커피도.
지맥님 그렇게 마음써~ 주셔서 감사합니데이~
자전거 타는 분들이며 산에 가는 분들
국수역 많이들 이용하네요.
국수 먹고 길 건너 좋은 자리 있어 쉬었다 갑니다.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오늘이 아니라
그냥 좋은 오늘이예요.
오늘 중 안좋았던 일 찾기가 더 힘들 정도로
내내 너무 재밌어요.
미주 언니 배낭에 짐 뭐가 또 있을까요?
신발 깔창을 바꿔볼까 그러며 꺼내는데
세상에나? 깔창만 몇 개여??
언니는 무게 얼마 나가지도 않는다는데
이런것들이 하나둘 모여 배낭 무게가 그렇게 된거였구나~
깔창 갈아 끼고, 걷다가... 또 다른 것으로 갈아끼고~
결국은 원래 제신발에 있던 깔창으로 교체하며 걸어갑니다.
아스길 걸음할 때 가장 좋은 신발이 뭐냐구요?
집에서 막~ 신고 다니는 편한 운동화. 고거이 최고구요.
구입하려면 음~ 발 볼이 넓어야하고 쿠션감이 좋아야 합니다.
100km정도 걸으면 어느 좋은 신발을 신든
발이 안아플 수가 없어요.
최대한 그 충격을 줄이면서 가는게 최선~
용문산 계곡에서 발원해서 흘러내린 물줄기
지방하천인 ‘사탄천’이예요.
사탄천이라는 이름이 독특하죠^^
‘양평’하면 두물머리, 용문산과 용문사가 또 유명하죠.
용문사는 신라 진덕여왕 때 원효대사가 창건했구요.
그 유명한 천연기념물 은행나무는
신라의 마지막 비운의 왕이었던
경순왕의 아들인 마의태자가
금강산으로 가면서 심었다고도 전하고,
의상대사가 짚고 다니던 지팡이~
꽂고 간 것이 자랐다고도 전해집니다.
자전거도로 따라 걷다보니
편의점 이정표 그런 것들만 눈에 들어와요.
가다가 아이스크림도 사먹으며 그렇게 가야하는데...
마땅하게 근접할 수 있는 녀석들이 안보입니다.
도로변으로 내려가서 길 건너 가야하거나...
국토종주가 큰 맘 먹고 해야 하는 건줄 알았어요.
뭔가 시작하려고 하면 무슨 걱정들이 그렇게 많은지...
하고 싶으면 그냥 시작하면 되는데.
시작이 반이라는 말 하나 믿고 시작하면 됩니다.
그 길 위에 서기까지가 힘든거지
막상 그 길 위에 서면 그냥 나아가 집니다.
해보면 힘들어도 또 할만해요. 재미도 있고요.
가다가 힘들면 이렇게 쉬어가면 됩니다.
은박돗자리 하나면 만사 오케이~
어느 도로가든지~ 우리집 내 방 부럽지 않습니다.
누가보면 우리 소풍나온 사람들인 줄 알거 같죠?
그래서 국토종주 깃발 잘 보이게 배낭 놓고 앉아 쉽니다.
우리 이런 사람들이다~ 그러며~
남한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살랑살랑~
우리 가려운 부분을 시원하게도 만져줍니다.
아~ 좋다. 좋아~
쉴때는 무조건 양말 벗고 제대로.
산이든 강이든 해안이든 걷고 와서 후기 쓰면
밥이 나오나 돈이 나오나 그러시겠지만...
나와요^^ 저는~
제가 후기 써서 올리면
지인중에 꼼꼼히 읽으시는 분이 계시는데
이런저런 모바일 쿠폰 자주 보내주십니다.
카페 쿠폰이 가장 많구요. 옷이며 장갑 등~
종류도 다양하게~
걸으면서 어느 카페든 걸리기만 해라~ 그러며 걷고 있는데
마침 요 카페가 딱~하고 걸려드네요.
때는 또 점심이라
매화고문님이 챙겨주셨던 파이와 함께 공짜 즐기며 갑니다.
맨드라미꽃이 길가를 붉게 수놓았네요.
닭벼슬 같죠?
그래서 계관화(鷄冠花)라고도 불리는 꽃
맨드라미 꽃들이 붉게 길가를 수놓으며
가을이 왔음을 알리고 있습니다.
용문산 백운봉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덕평천을 지나~
양평 시내로 진입~ 사거리에 왔는데
순간 어느길로 가야하나 정신없네요.
우리뿐만 아니라 자전거타는 분들도
여기서 길 찾는 듯~ 지도 보니 사방팔방이 자전거길로 되어 있어요.
우리는 남한강 물길 따라 길 잡습니다~
6.25 때 학살당한 양민들의 영령 명복비가 서 있네요.
전쟁이 집어삼키지 않은 곳이 없는 우리의 땅
통곡의 그날을 생각하며,
잠시 묵념 하며 갑니다.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오로지 감사할 따름이네요.
우리 마음을 그대로 적어뒀습니다.
양평의 옛 이름 갈산(葛山)이라네~
이름을 보니 이 지역에 칡이 많았던가 봅니다.
갈산, 칡미라고도 불렸대요.
양평이라는 이름은 1908년 양근과 지평군이 합해져 붙여졌고.
봄에 이 길을 걸으면 어떤 기분일까요?
꽤 오래 이어지는 벚꽃나무길을 따라 강따라~
회현리 천변따라 걷다가...
현덕교를 걸어 흑천을 지납니다.
아까보다 더 아름드리 벚꽃길~
국토종주 고생길인거 같지만 아름다운 길, 걷기 좋은 길 많습니다.
앙덕리 지석묘를 지나며~
선사시대 유물도 출토되었다고 하네요.
고인돌이예요^^ 잠시 돌아보며.
선사 유적마을인 앙덕리.
우가우가~ 원시시대 여인 하나
저 거울에서 튀어 나올 듯~ ㅋ
이제부터 쪼매 비탈 오르막~
국토종주하며 거의 한 번 만날까 말까한...
산 오르막에 비하면 이 정도는... 뭐. 껌이죠^^
오르막 끝쯤에서 만난 비닐하우스 점방~
목 잘 잡았네요. 들어가니 테이블에 손님들도 계시고.
친절한 여자 사장님~
음료수 마시고 있는데 과자도 먹어보라며 가져다주시고
옆 테이블 분들도 이것도 가져다 주라며 나눔해주십니다.
밖으로는 자전거 끌며 힘겹게 오르는 분들 모습도 간혹 보입니다.
진짜 힘들겠다!!~
여기 사장님과 이야기하다보니 한 달 전쯤 국토종주하며
다녀갔던 방장님도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한참 그렇게 이야기하며 음료수 충전~
아주머니 시원시원하게 음료수 하나 가져오라며
서비스라고 가져가라십니다. 사진도 찍어주시고~
이곳에 기념으로 깃발 하나 놓고
'화이팅 인사' 거하게 받으며 나옵니다.
그렇게 기분좋아져서 이제 오르막에서 내리막으로~
자전거 타시는 분들
오르막 오르다가 길가로 멈춰서는 게 보이고
지나가며 인사합니다.
근데, 어라.
우리를 알아보시네요.
지난번 첫 구간 파주에서 자전거 타며 지나가다가
방장님과 함께 걷던 우리를 봤었대요.
아주 정확하게 기억하고 계셨습니다.
그런 뚜벅이 우리를 보며 그 모습이 너무 멋졌다고.
진짜 대단하다고~
아~ 우리를 알아봐주시는 분들 만나니
그렇게 좋을수가 없네요.
본인들도 걸어보고 싶은데, 엄두가 안나는지...
강력 추천한다고 꼭 걸어보라고 응원드리며
같이들 추억의 사진 남깁니다.
조만간 이 세 분
자전거 놓고 뚜벅이로 국토종주 하시지 않을지.
걸어보면 알아요.
대한민국 이 땅이, 이 산천이 얼마나 복된 곳인지.
이분들 우리에게
간식거리도 한가득 챙겨서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만남도 잊지 못할 순간의 감동이었습니다.
'여자 셋+셋'이라~ 더 좋았던...
이야~ 우리들 모두 참말 멋지다.
개군산자락의 후미개고개를
이렇게 행복 충만되어 지나갑니다.
방장 스승님은 1년에 걸친 백두대간 산길 하산 후,
국토종주 길 떠나는 제게
특별한 주문을 하시거나 하진 않으셨는데...
딱 하나 몇 번을 이야기하신 게 있어요.
지극히 기본적인...
인사 잘해라.
그러며 많이 보고 많이 느끼며 걸어라.
걸으며 모든 사람들과 인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나름 많은 분들과 소통하려 하며 걸어갑니다.
햇살 반짝반짝 내려앉은 남한강 물길
얼마전까지만해도 내리 쏟아진 비로
몸살 꽤나 앓았을건데...
지금은 그저 고요하기만 합니다.
저 앞에 이포보가 보입니다.
옆으로는 파사산이 있고
경기도 양평군에서 이제 곧 여주시로 넘어갑니다.
우리 저녁 먹어요. 팥빙수에 빵 찍어서~
이럴 땐 진짜 세상 부러울 게 없네요.
못난이 발? 무슨 그런 섭한 말씀을...
보배같은 발입니다. 기특하기만 하구만~
산사람들 아니고는 이 발 어디가서 못 내놔요. 창피해서~
근데 산다니는 사람들 앞에서는 괜찮아요.
다들 속사정 대충 아니까...
발이 곱고 이쁘면 그게 이상한거지.
상처 많은 사람
상처 많은 발
상처라는 것,
힘든 시기를 잘 견디며 생기는 거잖아요.
모든 상처는 그래서 나의 보배.
이제 4대강 사업하며 만들어진 보 3개를 지나가게 되네요.
이포보, 여주보, 강천보
올 여름 물난리 크게 겪고 자연 회복을 위해
보 처리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영산강 죽산보와 금강 세종보는
해체가 결정 되었다고 하고,
공주보와 백제보는 각각 부분해체와 상시 개방하기로.
말 많고 탈 많은 4대강의 흔적,
그 첫 번째 그 형상이 쌀알 같기도한 이포보를 지납니다.
백두대간 걸음하며
백두대간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이 무너진다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큰 강이 제대로 건강하게 흐르지 못하면
이 땅의 생명들이 같이 신음합니다.
물은 모든 생명의 근원입니다.
해가 뜨고 지는 반복되는 하루 하루
여행하다 만나는 그 모습들은 좀 더 특별합니다.
구름 하나 바람 하나도
그냥 허투루 봐지지 않고요.
조정석의 ‘아로하’ 배경음악 틀어놓고,
잠시 서서...
♪ 이 순간을 잊지 않을께~
후회하지 않아~
화려하지 않아도 꿈같진 않아도
너만 있어주면 돼~ ♬
4대강 하면서 강에서 퍼낸 모래가
곳곳에 야산을 이루고 있어요.
모르고 지나갔으면
그 옛날부터 있어왔던 야트막한 산이라고 여겼을 테지만
방장님 후기 보면서 알았습니다.
물속에 있어야 할 녀석들이
뭍으로 나와 산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지만은 않습니다.
저 남한강 속에서 얼마나 많은 모래를 퍼올린건지
짐작 되어지지도 않고.
강가의 모래톱이며 물속의 모래
요즘 물속을 보면 이끼 투성이입니다.
소가죽 펄럭펄럭~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는 옛말
돌과 모래 등 물속에서 굴러야 물이 살아요.
4대강 사업한다고 그 자연의 자정작용을 깨뜨렸습니다.
슬슬~ 어둠이 내려 앉고...
비행기 활주로 같아요.
어떤 용도로 이렇게 만들어 놨을까나요.
우와~ 멀리서 바라보며
돗단배가 주욱 일자진을 펼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보기에는 이렇게 아름답고 좋은데...
그 자연적 가치, 실효성으로 따지자면...
ㅠㅠ
늦은 시간인데도 산책 나온 분들 보이구요.
여주보.
다리가 너무 이뻐서 그냥 지나가버리기 아까워
잠시 앉아서 쉬었다 가기로 합니다.
다리 관리하시는 분이 지나가며
여기서 이렇게 있으면 안된다고 하십니다.
“다리가 너무 아파서요. 조금만 앉아서 쉬었다 일어날께요.”
엄살도좀 떨어주고요.
근데 다리 진짜 피곤해요. 불나고 있어요.
이 바닥의 다리 찬 기운으로
우리 여섯 다리 열기좀 빼며.
여주 시내 쪽으로 편의점 찾아~
시내인데 편의점이 거의 없습니다.
이곳 아니면 밤에 뭐 먹을 곳도 없고
일단 식사 해결하고 음료랑좀 챙겨가야 합니다.
우리가 또 라면 하나씩은 해주고 가줘야죠.
근데 코로나 땜에 내부에서 음식을 못 먹는대요.
근처 마땅이 먹을 곳도 없고
편의점 옆에 그냥 돗자리 펴고 앉습니다.
으으으 춥다.
지난주와 날씨가 이렇게 달라졌나?!
덜덜덜~ 다 먹고 나니 밤 11시가 넘어가고.
가다가 또 노숙하려고 바닥이 너무 차서
은박돗자리도 두어 개 더 사고
핫팩도 사고 그러려고 했는데...
여기 편의점에 아무것도 없대요.
일단 테이프 사서 있는 은박돗자리에 테이핑 작업 단단히 하고.
짐 챙겨서 일어는 서는데... 걱정 걱정.
이때 우리 백구님의 마법의 보따리가 개봉박두~
마스크 몇 개 넣어주셨는줄 알았는데
그 보따리 열어보니 완전 감동의 물결~
걸어가며 심심치 말라고 간식이며
마스크들 사이에 하얀 봉투~
손수 쓴 글
꿈을 향한 도전과 열정, 응원합니다!
완전 한석봉도 울고갈 명필~
누가 대신 써준 거 아니시죠?!
우리 셋 완전 감동 먹었습니다.
그래서 걸으며 하얀 댕댕이 보면
백구님~ 백구 행님~ 그랬었네요.
백구님 이런 분이셨구나^^~
백구님 우리 추위에 밖에서 떨며 자지 말라고
봉투 넣어주셨던건가?
금일봉 봉투 덕에 저희 따숩게 한 밤
몸좀 녹이다 나왔습니다. 감사합니다.
저~ 백구 행님이라고 계속 불러도 돼죵??
새벽 일어나 나와 어둠속에서 찾아간 영월루
유유히 흘러가는 남한강 내려다보며...
강물은 피곤하겠다. 잠도 한 숨 못 자고.
원래 군청의 정문으로
18세기 말 건물로 추정되어지고
달을 맞이한다는 이름의 영월루(迎月樓)는
1925년 군청을 옮기면서 현재 이곳에 다시 세운 것.
우리 새로운 날을 맞아 화이팅!!
잘 자고 나왔더니 요로코롬 좋습니다.
오늘 새벽은 안개 자욱한 날~
어둠속에서 불밝혀져 있던...카페???
~우리 꽃길만 걸어요~
꽃길만 걸으면 나중엔 그게 꽃길인지도 몰라요.
비가 오지 않으면
바람이 불지 않으면
세상살이가 아니지요.
저는 그래서 오르막도, 아스길도 좋아요.
안개 가득낀 요런 길도 좋고요.
우리 모든 길을 꽃길처럼 즐겁게 향기롭게 걸어요.
우리 진짜 돈키호테과인가봐요^^ 망상가들, 괴짜들~
안개 속에서 큰 유령선 한척이 다가 오고 있다고 호들갑
자~ 정신 바짝 차리고 전투태세!
여섯 개의 눈이 안개속에서 반짝반짝
이 새벽 걸어도 걸어도 안개는 앙~개요^^~~
원래 강천보 문화관
여기 와서 잠시 자고 가려고 했었는데...
따뜻한 곳에서 완전 잘 자고 일어났더니
간밤 무거워진 몸은 가고~ 몸이 새것이 됐어요.
지금부터 100키로도 거뜬~ 발도 가볍고~
이포보를 지나 여주보, 그리고 이곳 강천보까지...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여기서는
자전거 끌고 올라가셔야 겠네요.
내려서며 길이 이렇게 되어 있어서
자전거도로 아닌가? 그러며 잠시 멈칫했습니다.
어도(魚道)는 물고기가 다니는 길
자연형 수로식 어도와 인공식 어도
지금 보이는 곳은 인공어도입니다.
경사진 사면에 블록마다 벽이 있어 유속을 늦추고 수심 유지~
물 속 벽 하단 아래에는 작은 구멍 터널이 있어
쪼만한 물고기도 지나다닐 수 있대요.
어도라는 말이 너무 예뻤네요.
이렇게 물고기에게도 길이 있거늘...
우리 사람의 길도 잠시 생각해 보며 걸어갑니다.
안개가 남한강물을 집어 삼켰어요.
안개 아침식사 중...
^ ^
팔자 또 늘어집니다.
도로 위에 그냥 깔고 눕고~
아니 밤에 잠 안자고들 뭐하셨을꼬.
자전거도로인데 걷는 내내
쉴 수 있는 의자나 뭐 그런 게 하나도 없어요.
안개가 식사 다~ 했는지 슬슬 물러납니다.
옆으로 강천섬유원지~
자전거 한 대가 한쪽에 세워져 있고
할아버지 한 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강아지를 잃어버리셨대요.
저희도 같이 주위 살펴봅니다.
"초코야, 초코야 어딨니?"
자전거 타고 지나가는 분에게도
혹시 오다가 강아지 한마리 못봤는지 물어보며.
도대체 어디간거야. 할아버지 걱정하시는데...
저 멀리 강천섬유원지쪽에서 어떤 남자분이
강아지 데리고 나오며 길머리까지 데려다 주고 가네요.
아고고~ 이쁜 우리 초코구나. 할아버지 저기 계시다.
"할아버지~ 여기 초코요. 여기 ~"
그렇게 할아버지와 초코 잘 만나는 거 보며
이젠 우리도 맘 편하게 갈 길 갑니다.
진짜 다행이다. 아~ 우리 초코~ 귀엽죠.
이 이쁜 녀석을 잃어버리셨었으니...
얼매나 애가 타셨을꼬.
자전거도로는 강천섬유원지와 굴암리마을로 갈라지고
우리는 가만보니 이 숲으로 길이 있을 듯 하여~
들이대봅니다. 또 모험을 떠나보는거죠.
가다가 길 없으면 돌아나오거나, 치고 가면 되잖아용^^
지도보니 특별하게 산이라고 칭하지는 않는 것 같고
강헌고개정도로 나오네요.
나무가 모여 작은 숲을 이룬 곳.
옆으로는 남한강이 흐르고 있어요.
여기도 산책하기 좋은 산길 ~ 므흣.
어느 여자분들께서 밤 줍고 계시고
우리도 바닥에 떨어진 산밤 하나씩 주어 먹으며 갑니다.
이제 명절이네요. 추석 차례상에 올라가는
조율이시(棗栗梨柿, 대추, 밤, 배, 감) 중 하나인 밤.
밤나무는 땅 속에 밤톨이 씨밤(생밤)인 채로 달려 있다가
밤의 열매가 열리고 난 후에 씨밤이 썩는대요.
저는 실제로 본 적은 없는데...
밤이 뿌리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참 신통하네요.
자신의 근본을 잊지 말라~
조상과의 연결을 상징하는 밤
조상을 모시는 위패도 밤나무로 만드는데
상징성 때문이라네요.
요~ 알토랑 같은 밤^^
가을의 전령사 쉬크렁~
털 빳빳하게 세우며 아침을 맞고 있네요.
좋아서 덩실덩실~ 신발도 벗고...
자연과 함께하는 모습 굿~
참 아름답죠. 우리나라 가을의 모습입니다.
계절은 이렇게 소리없이 오고가고...
경운기가 한 대 멈춰서고
“안녕하세요!~” 인사하며 다가가 봅니다.
뭐냐고 물어보니 땅콩이래요^^
우리는 자루가 있길래 고추 말리러 오신줄 알았어요.
ㅎㅎㅎ
고추는 못 먹어도 땅콩이라면....말이 달라지네요.
하나 먹어봐도 되느냐고 여쭙자 먹어보라고 하십니다.
음~ 생~땅콩인데 먹을만해요. 맛있어요.
그런데 할아버지 우리에게 다가오시며
한 손 가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일일이 나눠주십니다.
가져가려면 더 많이 가져가라고 하시며.
힘들게 수확하신 걸 이렇게 다~ 퍼주면 뭐가 남는다고.
너무 인자하신 그 미소
자연이 세상에 제 가진 것을 모두 베풀 듯
할아버지의 그 모습이
이 가을의 자연과 하나처럼 느껴집니다.
할아버지 건강하세요.잘 먹겠습니다.
아~ 이 걸음이 너무 감사하고.
우리 이렇게 행복하게 걸어도 되는건가?!
땅콩 몇 개 까 먹으며 걷다가...
요녀석 많이 먹으면 배탈날까봐~ 적당히...
맥가이버님이 지금 우리 마중 오고 계시대요.
어디쯤에서 만나려나...
걷는게 조금 힘들어도 멈추질 못하고 진행하고 있어요.
행복은 넘치면 고마운 줄을 몰라요.
조금 모자란 데서 우리는 늘
소중함과 고마움을 알게 됩니다.
강천2리 마을을 지나고 얼마 뒤
아~ 저기 맥가이버님이시닷~
세상 이렇게 반가울수가...
저 빼고는 다들 첫 만남들이시네요.
우리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gogo~
섬강교를 중심으로
지금 이쪽은 경기도 여주시 강천면이구요.
다리 건너면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입니다.
저 건너 영동고속도로~
다리 아래로 사람들 제법 많습니다.
낚시 즐기시는 강태공도 보이고~
바라만 봐도 참 물빛 좋은 섬강입니다.
섬강물에 발좀 담그며 놀다가고 싶은데....
섬강은 달래강이라고도 불리구요. 이름 이쁘죠.
섬강의 섬(蟾)은 두꺼비를 뜻하며 달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섬강교 아래로 오는 길 '원주굽이길'이라는 시그널이 보입니다.
분홍에, 노랗고 하얀 들꽃들이 어찌나 많던지...
이 한적한 강변길~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꽃놀이~
섬강은 한강의 제1지류 중 하나로
강원도 횡성의 '봉복산(1,022m)'
산 뒤쪽에 봉복샘 위쪽 계곡이 섬강 발원지.
옆의 태기산과 지도상으로 보면 비슷해 보이는데...
방장님 후기 보니 봉복산이 발원지래요^^
방장님 강행 자료는 이렇게 제 궁금증을 풀어줍니다.
섬강은 횡성~원주를 지나며 남한강에 합류합니다.
잠시 한쪽에 자리 잡고
맥가이버님의 샌드위치와 커피로 아침 먹어요.
자리만 펴면 이렇게 소풍모드가 되어 버리니...
너무~ 좋잖아요.
앉아 있는 등에 와 닿는 햇살도 따뜻하고^^
들에는 곡식이 익어가는 소리가 가득~
빈틈 하나 없이 논 가득 벼가 꽉 들어차
수확해주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걷다보니 수확하고 있는 곳도 있었습니다.
저 쌀 가져다가 밥 지어 먹으면 얼마나 맛날꼬^^
101km를 달려온 섬강이 남한강에 합류하는 지점~
여기도 두 물줄기가 만나는 두물머리
남한강물에 섬강물이 들어오고 있는 거 보이시죠?
물빛 다른 거... 섬강물빛 파래요~ 쪽빛~
섬강이 우리 진행못하게 자꾸 부르며
뒤돌아보게 만듭니다.
4대강 보 작업한 구간을 지나니...
뭔가 인공적인 느낌은 사라지고~
자연 그대로의 느낌 물씬~ 새들도 많아요.
그들 나름대로 소풍나왔는지... 무리지어 놀고 있네요.
이 모습이 바로 우리나라 강의 모습입니다.
아~ 좋다. 정답죠^^~
남한강대교를 기점으로
이쪽은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다리 너머로는 이제 충청도 땅이예요.
충청북도 충주시 앙성면.
강원주 원주시 부론면에는
북한강이 남한강과 만나는 양평처럼
남한강과 섬강이 만나는 두물머리가 있습니다^^
이 다리가 없었을 예전에는
작은 나룻배 타고 남한강 물을 건넜었겠죠~
맥가이버님 일터가 있는 충청북도 충주땅에 입성.
이곳에서 오래 계셨던 줄 알았었는데
두달도 채 안되셨대요. 자택은 청주.
충주, 청주 저는 자주 헷갈렸던 두 지역
이렇게 걸으며 만나니 이제 정확하게 알겠어요.
충청도 충주땅을 걷고 있습니다.
자전거도로가에는 나무 그늘 하나 없는데
강변쪽으로 큰 나무가 언뜻 숲처럼 보여요.
멋진 4형제 느티나무 그늘 아래~
나무데크가 있고 쉬어가라 의자도 있어요.
충주시 앙성면 단암리 남한강변
이곳의 옛 마을 이름은 의암마을로
남한강 건너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 법천리에
개치나루가 있는데
아마도 두 마을을 연결하는 나루터가
이곳에도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강을 따라 걸으며 듣는 것이 소중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느끼는 것은 어쩌면
자연이 말하는 것을 몸이 듣는 것은 아닐지...
길가를 하얗게 수놓은 야관문 꽃을 만나며~
이제는 쉴 곳 하나 없는
직선의 아스길이 이어집니다.
3km넘게 직선 자전거길을 온거 같아요.
이쯤되면 갈증 올라오고 시원한게 간절해지죠.
딱 그 지점에 위치한
핫도그가 특히 예술인 애리조나커피집
핫도그라고 하길래 저는 막대 끼워진
시장표 핫도그 생각했는데...
야채빵 같은 느낌의 매콤한 여운이 오래 입안에 머무는~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남다른 특이한 맛.
맛있어요.
4년 묵은 깊은 맛의 매실차며
커피 좋아하는 두 언니야들~
커피 맛도 기가 막히다고 칭찬이 대단합니다.
클럽 카페 들어와서 방장님 후기들도 잘 봤다며
방장님을 기인이라 칭하시는데
여기 사장님도 그 모습이 만만치 않습니다.
카페 이름 보니 "달선&달봉"
이 사장님 돈 버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렇게 사람들 만나러 나오시는 거 같았습니다.
홀로 라이딩하시는 분도 같이 앉아 이야기 나누며...
서울서 부산까지 하루안에 돌파하는
이분도 만만치 않은 실력자~
백두대간에도 관심이 꽤나 있으셨네요.
^^
작은 개천 수점천을 지나고...
용이 불을 뿜어야지~ 물을 뿜고 있네요.
남한강변의 이곳은 샘개 우물 복원터래요.
샘개마을은 약 100여년 전만 해도
남한강 땟목을 이용 소금 및 각종 농산물의 상거래 등
경제활동이 활발히 이루어졌고
한강 이동로의 주막거리와 샘개장(5일장)이 크게 형성되었던
남한강변의 큰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이곳 샘개나루를 통해 강건너 원주시 부론면 주민들과
나룻배를 이용한 왕래가 활발히 이루워졌고
지금은 수령 400년이 훌쩍 넘은 거목 느티나무가 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아~ 참 걷기 좋은 계절입니다.
조선 최고의 거상이었던 임상옥
그도 이 남한강 물 위를 지났으려나?!
그의 스승, 그 값진 가르침을 생각해보며...
우리 국토종주 뚜벅이들~
걸음하며 만나는 사람들이야말로
얻을 수 있는 최고의 선물, 복임을 잊지 말 것이며
단 두 구간을 걸었을 뿐인데
벌써 몇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으며 걷고 있는건지...
뭔가 가득 채우려는 그 욕심을 경계하며
무탈히 서로를 바라보며 함께 걸어가야겠습니다.
도로위의 무법자는 바로 우리닷!! ㅎㅎㅎ
쇼파가 따로 있는 게 아니에요.
아~ 편하다~ 옹벽 등받이에 그대로 기대고.
지나가는 자전거들 꽤 있습니다.
아버지와 어린 자녀들
함께 자전거 타는 모습이 가장 보기 좋네요.
작은 자전거가 한 대 스윽~ 지나갑니다.
우리 엄마 친구 같은^^ 동네 아주머니~
등에 봇짐 하나
장화 신고 패달을 구르는 그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슬로우 슬로우~
저 아주머니 참 귀여우시다~ 그러며 바라봅니다.
그렇게 10분 정도 휴식 후 출발
걷다보니 옹벽 너머로 쉴 때 지나갔던
아주머니가 밤을 줍고 계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밤 많이 있어요?”
잠시 고개 돌려 웃어 보이시더니
밤 줍기 삼매경에 빠지시네요.
많이 주우시라~ 인사드리며 우리는 그대로 출발하고.
맥가이버님과 미주님은 뒤에~
엘리언니랑 둘이 앞서 걸어가며
이야기에 열중하며 걷고 있는데
뒤에서 다급한 목소리~
“거기 서봐~ 거기 서봐~”
뭔 일 났나?? 뒤돌아보니
아까 밤 줍던 아주머니시네요.
우리를 향해 자전거 패달을 힘껏 구르며 질주 중...
우리 뭐 잘못했나? 도둑이라도 따라 잡듯
우리 발걸음을 멈춰 세웁니다.
“아? 저희?? 왜요?”
아주머니 자전거 우리 곁에 멈춰 세우면서까지
목소리톤 높이며 “서봐”를 외치십니다.
엘리언니와 저는 도대체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뻘쭘~ 급~ 당황합니다.
아주머니 자전거에서 내리며~
“잠깐 잠깐~ 밤좀 줄께~”
그제서야 아주머니 환하게 웃으며~
아~ 그런 그 모습이 얼마나 감동스럽던지...
우리 밤 주려고
자전거 패달 있는 힘껏 구르며 쫓아오신 거??
경주하다 지쳐 잠든 토깽이들 마냥
도로위에 퍼져 널부러져 있을 때
아주머니는 작은 패달 구르며 열심히 가더니
밤을 주웠더랬습니다.
그리고 그 밤을 또 이런 토갱이들 나눠주려고
쫓아오시고~
코로나고 뭐고간에~
아주머니 어깨를 살포시 안아드립니다.
이 어여쁜 마음~ 가을 같은 마음~
“고맙습니다~”
그냥 서너개씩이 아니라 한주먹씩.
그리고 한주먹을 더 퍼주시는 아주머니~
힘들게 주우셨을껀데
그걸 그렇게 우리들에게 다~ 나눠주시네요.
뒤에 미주언니랑 맥가이버님도 받으셨었나봐요.
걸어오며 우리와 아주머니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아~ 세상 참 맛있습니다.
동생네 고구마 밭에
일 도와주러 또 가야한다시며
다시 작은 바퀴 패달을
열심히 굴리며 가는 아주머니 뒷모습
충주가 좋아지는 순간입니다.
저 아주머니로 인해서~
그리고 여기 같이 걷고 있는
맥가이버님으로 인해서~
아~ 생판 모르는 사람들에게
인정이 햇살처럼 쏟아지는~
세상 참 따뜻합니다.
천국이 있다면 지금의 이런 모습이겠지요?!~
지금 이 아스길이
꽃길보다 더 아름답네요.
꽃길보다 더 향기롭네요.
주셨던 알밤 깨물어 먹으며 걸어갑니다.
참 달다. 참 꿀맛입니다~
비내섬까지의 거리가 쉽게 좁혀지지 않고...
한강 물가 옆 도로를 따라 묵묵히 걸어갑니다.
이제 코너 하나 돌면 비내섬 입구~
아~ 다 왔다.
평지길 처음 걸어본 미주언니
이제 배낭 짐 어찌 쌀지 알았으려나?!
잠깐 잠깐씩 멈춰
긴 심호흡하며 숨고르기 하던 언니 모습
인내하며 걸어오느라,
수고 많았어용~
진짜 잘했어용~
셋이 그렇게 토닥토닥 안아줍니다.
이틀의 그 길들이
이틀의 그 시간들이
오롯히 감사함으로.
이번 국토종주 2구간은
사람의 정을 만나며 왔습니다.
요즘 세상 정이 메말랐다~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지만
걸어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말 그대로 아름다운 대한민국이었습니다.
걸음 시작부터 끝나는 때까지 만났던 모든 분들
그 얼굴들 잊지 못할꺼예요.
덕분에 이번 걸음도 무탈히~
즐겁고 감사하게 마칩니다.
길나서기 전 늦은 저녁 식사 환대해주며
풍성한 먹거리 대접해주신 희망새대장님과
밤늦은 시간 들머리까지 택배해주신~
삐딱공주님 감사드립니다.
국토종주1기팀~ 이제 졸업생이시네요^^
우리 매화 고문님과 보라언니, 태희님 도로위에서의 만남
그리고 챙겨주셨던 간식들이며~
함께 걸음하고 계셨던 노송님, 송림지부장님, 백구님
배낭에 조용히 넣어주신 그 감사한 마음
간식비 찬조 지맥님^^ 덕분에 즐거운 걸음 되었어요.
충주구간 일부 구간 같이 걸어주고
터미널 택배까지 해주신 맥가이버님
그 귀한 걸음, 일용할 양식
걸음 함께해 주시면서
궁금했던 이야기들에 바로바로 답도 해주시고
공부 많이 되었습니다.
이번 구간~ 도움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제 걸음이...
우리의 걸음이...
단지 우리들만의 것이 아님을 알며 갑니다.
내 집, 내 마당 울타리 안이 아닌
길가에 나무를 심고
꽃을 심는 사람들
이제 알겠어요.
왜 그래야하는지...
우리의 소아암돕기 이 작은 걸음 씨앗
가는 곳마다 움터 꽃 피우길~
그 꽃씨가 바람타고 날아가 또다른 곳에서도
꽃 피우길 바래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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