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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제주방언
정의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에서 예부터 고유하게 사용하고 있는 토박이 언어.
개설
제주방언은 추자도를 제외한 제주시 전 지역에서 독특하게 사용하는 언어이다. 지역에 따라 ‘방언’, ‘제주어’, ‘제주사투리’, ‘제주도방언’, ‘제주지역어’ 등으로 불리는 제주방언은 9개의 단모음과 20개의 자음 체계를 갖고 있다.
특히 접사가 다양하고 특이한 처격과 여격의 발달, 주체 높임법이 없는 점, 3등급의 상대 높임 체계, 질서 정연한 동작상 등의 문법적 특징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많은 중세 어휘의 쓰임과 한자어와 몽골 차용어 등은 제주방언에서만 두드러지는 어휘적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음운 체계
제주방언은 9개의 단모음과 20개의 자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단모음은 ‘아래아(
)’를 포함하여 ‘ㅣ, ㅔ, ㅐ, ㅡ, ㅓ, ㅏ, ㅜ, ㅗ’ 등 9개의 단모음 체계를 이루고 있다.
젊은층에서는 후설모음의 ‘아래아’가 표준어에서와 같이 소실되었기 때문에 ‘ㅗ’에 가깝게 발음하고, 이와 같은 논리에 따라 전설모음의 ‘ㅐ’와 ‘ㅔ’도 구별하지 못해 결국은 전설모음 2, 중설모음 3, 후설모음 2개의 7모음 체계로 변이되었다.
『훈민정음(訓民正音)』 ‘합자해’에서 언급되고 있는 ‘ㅣ’와 ‘
’가 합한 ‘
(쌍아래아)’ 음도 ‘
라이(여럿이)’, ‘
답(여덟)’ 따위에 남아 있으며, 복모음 ‘ㅚ’는 단모음 [ø]로 발음되지 않고 항상 복모음 [we]로 발음된다.
한편, 자음도 표준어보다 1개가 많은 20개의 자음 체계로 구성되어 있다.
표에서 보듯, 마지막 후음 계열에 ‘ㅎ’ 외에 후두 유성음 ‘ㅇ[ɦ]’ 하나가 더 있다. 이는 ‘산포도’를 뜻하는 ‘머루’를 ‘머뤼’라고 발음하지 않고 ‘멀위’라고 발음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ㅆ’은 초성에서는 쓰이나 종성에서는 쓰이지 않는다. 이는 ‘있다’를 ‘이시다, 싯다, 잇다’ 등으로 말하는 데서 확인할 수 있다.
반치음(
)’의 흔적은 ‘아시(동생)’·‘
새(가위)’·‘구시(구이)’·‘난시(냉이)’ 등의 어휘에서 발견할 수 있고, ‘허위다(허비다)’·‘따울리다(다둘리다, 다불리다)’·‘이
다(유울다)’ 등에서는 순경음인 ‘ㅸ’이 확인된다.
이른바 어두 자음군 어휘들은 표준어처럼 된소리로 변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거센소리로 변한다. ‘
지다〉꺼지다’, ‘
다〉꿰다’, ‘
리다〉
리다’ 등은 표준어와 같은 변화 양상을 보이지만 다음의 예들은 거센소리로 변하여 표준어와 차이를 보인다.
o
〉착(신착 어서졋저=신짝 없어졌다)
o
다〉
다(웩웩
다=웩웩 짜다)
o
다〉털다(박박 털엄저=발발 떨고 있다)
o
다〉체다(기여, 나 베 체라=그래, 내 배 째라)
o
다〉초다(이디서 불 초라=여기서 불 쪼아라)
성읍마을 풍경
문법적 특징
1) 접사의 발달
‘갈-(갈중이)’, ‘겁-(겁비)’, ‘난-(난드르)’, ‘돗-(돗자라)’, ‘도-(도나다)’, ‘생이-(생이벨망)’, ‘아끈-(아끈다랑쉬)’, ‘먹-(먹돌)’, ‘땅-(땅개)’ 들은 제주방언의 특징이 드러나는 접두사들이다.
‘갈-’은 대개 “갈물을 들인”이란 뜻으로 쓰이는데, ‘갈물’은 떡갈나무의 잎과 뿌리에서 얻는 물감의 하나로, 실로 만든 낚싯줄이나 옷 따위에 물들여 사용하였다.
‘겁-’은 ‘무서워하는 마음’을 뜻하는 겁(怯)과 관련이 있고, ‘난-’은 ‘나다〔進·出〕’, ‘돗’은 ‘돼지〔豚〕’, ‘도-’는 ‘돌다〔回〕’, ‘똥-’은 ‘똥〔屎〕’, ‘생이-’는 ‘새〔鳥〕’, ‘먹-’은 ‘먹〔墨〕’, ‘땅-’은 ‘땅〔地〕’과 관련이 깊다.
일부의 접두사는 어휘에서 온 것이 확인되는데, 대표적인 것이 가족 관계를 나타내는 어휘와 연결되는 ‘셋-’, ‘말잣(말젯·말짓)-’, ‘다슴(다심)-’ 등이다.
‘셋아방’이 표준어로 ‘둘째 작은아버지’를 가리키고 있는 데서 알 수 있듯 제주 지역에서 ‘셋-’은 둘째를 뜻하는 접두사로 쓰인다.
또 ‘말잣-(말젯-·말짓-)’은 셋째를 뜻하는 접두사로 쓰인다. 따라서 ‘말잣아방(말젯아방)’은 표준어로 ‘셋째 작은아버지’를 나타낸다.
‘다슴-(다심-)’은 어멍이나 아방 앞에 붙어서 ‘다심어멍’, ‘다심아방’ 등으로 쓰이는데, 이는 표준어로 의붓어머니‘, ’의붓아버지‘를 뜻한다. ’다슴-‘이 붙어서 의부의 관계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기(나기, 곱을내기)’, ‘-대기(데기, 손
데기)’, ‘-바치(침바치)’, ‘-애다(도왜다)’, ‘-배기(고른배기)’, ‘-암지(목암지)’, ‘-뎅이(끗뎅이, 임뎅이)’, ‘-생이(잎생이)’, ‘-쉬(걱대쉬, 귀막쉬)’ 등은 주요한 접미사들이다.
‘-내기(나기)’가 쓰이는 자리에 ‘-락’이 와서 쓰이기도 한다. ‘곱을내기’와 ‘곱을락’ 모두 숨바꼭질을 뜻하는 제주방언이다. ‘-바치’는 ‘아치·와치’로도 나타난다.
‘-애다’는 ‘없다→없애다’에서 발견되는데, 제주방언에서는 생산적으로 쓰이는 접미사이다. ‘돕다-도왜다’, ‘덜다-덜래다’ 따위가 그것들이다.
‘고른배기’는 서로 힘이 같아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비기거나, 비긴 양쪽 모두를 뜻하는데, 달리 ‘고른베기·골레기·골래기’라고도 한다.
‘-뎅이(-댕이)’는 ‘덩이’라는 명사와 관련이 깊다. ‘-쉬’는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로, 제주어에서는 생산적으로 쓰인다.
2) 2인칭·3인칭 대명사
제주방언에서 쓰이는 2인칭 대명사로서 독특한 예는 ‘이녁·지녁’이며, 3인칭 대명사는 ‘일미·글미·절미’와 ‘야의(야이)·가의(가이)·자의(자이)’가 있다.
‘이녁’을 사전식으로 풀이하면 “듣는 이를 조금 낮추어 이르는” 2인칭 대명사로, 관형사 ‘이’와 쪽이나 방향을 뜻하는 ‘녁’이 합하여 형성된 대명사이다.
마찬가지로 ‘지녁’도 관형사 ‘저’에 해당하는 제주어 ‘지’와 ‘녁’이 결합한 형태이다. “게믄 이녁도 왕 일
자(그러면 자네도 와서 일하게).”, “그 사름이 지녁이라(그 사람이 너이냐)?” 등에서 ‘이녁’과 ‘지녁’이 확인된다.
“
상
던 사름이 일미주(항상 이야기하던 사람이 이이지).”, “어떵
느니게, 글미도 오랜 허라게(어떻겠니, 그이도 오라고 해라).”, “절미신디
번 부탁이나
여 보카(그이한테 한번 부탁이나 해 볼까)?” 등에서 보듯 3인칭으로 쓰이는 ‘일미’, ‘글미’, ‘절미’는 ‘이+ㄹ+미, 그+ㄹ+미, 저+ㄹ+미’로 분석할 수 있다.
‘미’는 어미〔母〕·새미(농악에서, 중으로 꾸미고 춤을 추는 사람)·그미(소설 등에서 ‘그녀’를 멋스럽게 이르는 말)·오무래미(이가 다 빠진 입으로 늘 오물거리는 늙은이를 낮잡아 이르는 말)·중노미(음식점, 여관 따위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남자)라든가, 제주어 소미(쉬운 굿밖에 할 수 없는 정도의 기능이 떨어진 무당)’ 등에 나타나는 ‘미’와 관련이 깊어 보인다.
한편, ‘야의’, ‘가의’, ‘자의’도 각각 이 아이, 그 아이, 저 아이의 줄임말이다.
3) 주격·처격·여격·비교격
주격의 ‘-레’와 처격 ‘-디(듸)·-더레·-터레·-레’, 여격 ‘-안티·-아피·
라,·신디’, 비교격 ‘-왕·-광’ 형태가 있다.
“아시레 이 집의 살암서(아우가 이 집에 살고 있는가)?”에서 쓰이는 주격 ‘-레’는 함경도 방언과 그 형태가 같다.
처격 ‘-디(듸)’는 ‘솟〔鼎〕·밧〔田〕·우〔上〕·밋〔低〕·두〔後〕’ 등의 어휘와 연결된다. 이 형태들은 “이제랑 솟디 앚지라(이제는 솥에 앉혀라).”, “밧디 글라(밭에 가자).”, “낭 우티 올라가지 말라(나무 위에 올라가지 말아라).”, 궤 밋디 보라 그디나 털어져시냐(궤 밑에나 보아라, 거기나 떨어졌는지)?“, ”그 두티 가지 말라(그 뒤에 가지 말아라).” 등의 문장에서 확인된다.
처격 ‘-레’는 ‘
루〔一日〕·
루〔粉〕·화리〔爐〕·시리〔甑〕·찰리〔袋〕’ 등과 연결된다.
여격으로 쓰이는 ‘-안티·-아피·-
라·-신디’ 등은 실질 형태소 ‘안〔內〕·앞〔前〕·
다〔曰〕·신 디〔有處〕’가 문법소로 그 기능이 변한 것이다. 그 쓰임은 “나안티도 싯저(나한테도 있어).”, “
저 성아피 주어시라(먼저 형한테 주었어라).”, “아이 아방
라랑
지 맙서(아이 아버지한테랑 말하지 마십시오).”, “나신디 주믄 전해 주주(나한테 주면 전해 주지).” 등에서 확인된다.
4) 다양한 시간 표현
과거는 ‘-ㄴ’, ‘-ㅇ’ 그리고 회상의 선어말 어미 ‘-데’로 표현된다. “아까 먹언 가수다(아까 먹고 갔습니다).”라는 발화에서 ‘먹언’의 ‘-ㄴ’이 과거를 나타낸다.
‘-ㄴ’은 동사의 어간에 붙어서 과거의 사실을 나타내거나, 둘 이상의 동작이나 상태를 말할 때 앞에 오는 용언 어간에 붙은 ‘-아·-어·-여·-라’ 등에 연결되어 이미 지난 동작을 나타내는 기능을 지닌 어미이다.
한편 “떡도 먹엉 이시라(떡도 먹고서 있거라).”의 ‘-ㅇ’은 어떤 둘 이상의 동작이나 상태를 말할 때 앞에 나오는 용언 어간에 붙은 ‘-아·-어·-여·-라’에 연결되어 이미 지난 동작을 나타낸다.
현재는 ‘-ㄴ’, ‘-ㅁ’, ‘ø’로 나타낸다. “막 곤 예청이로고(아주 고운 여성이로군).”라는 발화 가운데 ‘고운’의 ‘-ㄴ’이 형용사 어간에 붙어서 현재의 사실을 나타낸다면, ‘-ㅁ-’은 진행의 뜻을 지니고 있으면서 현재의 사실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는 “어듸 감이니(어데 가니)?”에서 확인된다.
미래는 ‘-ㄹ’과 ‘-ㅇ’으로 나타내는데, ‘-ㄹ’은 받침 없는 용언 어간에 붙어서 그 말의 일반적인 사실 또는 장차 할 동작을 나타낸다.
“강
아뒁 오라(가서 말하고 오너라).”라는 발화에서 ‘
아뒁’의 ‘-ㅇ’은 어떤 둘 이상의 동작이나 상태를 말할 때 앞에 나오는 용언의 어간에 붙은 ‘-아·-어·-여·-라’에 연결되어서 장차 할 동작을, 또는 어말 어미 ‘-데·-레·-제·-예·-게·-녜·-니·-디·-고’ 등에 붙어서 다음에 오는 ‘
다·말
다·생각
다’ 등의 어휘와 연결되어 장차 할 일을 나타낸다.
5) 질서 정연한 동작상
동작상이란 ‘동사가 가지는 동작의 양태나 특질 따위를 나타내는 문법의 범주’를 말한다. 동작의 완료를 나타내는 완료상(일이 끝나서 그 결과가 지속됨), 동작의 진행을 나타내는 진행상(움직임이 진행 중임) 따위가 있다.
완료상은 ‘-아시(앗)-’나 ‘-어시(엇)-’로 나타난다. “이제사 오랏구나(이제야 왔구나)”, “일 다
여신가(일 다 했을까)?”에서의 ‘오랏구나’나 ‘
여신가’는 동작의 완료를 나타낸다.
진행상은 ‘-암시(암ㅅ)-·-엄시(엄ㅅ)-’로 나타나는데, 표준어 ‘-고 있-’에 해당한다. “나 저레 감시키여(나 저리로 가고 있겠다).”, “어디 감수까(어데 가고 있습니까)?” 등에서 ‘감시키여’와 ‘감수까’는 진행의 동작상을 나타낸다.
한편, 어느 시점에서 상황이나 상태가 그렇게 전개될 것이나 동작이 예정되어 있음을 나타내는 전망상은 ‘-게 뒈다·-게 허다’로 나타난다. “그 일 후젠 그디 강 살게 뒈엇주(그 일 후에는 거기 가 살게 되었지).”, “손지덜랑 잘 먹게
라(손자들이랑 잘 먹게 하라).”의 ‘살게 뒈엇주’와 ‘먹게
라’ 등은 앞으로의 일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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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제주의 제주방언 [濟州方言]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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