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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소가야시조문학회 원문보기 글쓴이: 벽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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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동아일보=화첩기행 /김종훈 :경남고성 생 : 울산초등교사(진주교대졸)
2=부산일보=겨울새벽일터/짐진길 :강원영월생 ; 육군본부(대령)
3=국제신문= 화첩기행 /김종훈 :경남고성생: 초등교사(울산)
4=서울신문=국제 박물관 /한분순 :김해 초등교사
5=대구매일=주남 저수지 /이화우 ; 경주생
6=강원일보=용태리 황태덕장/이우식 :강원 평창생
7=경남신문=내소사 설화/이은정 ;경남 마산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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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화첩기행 / 김종훈
오종종한 징검돌이 샛강 건너는 배경으로
미루나무 두엇 벗삼아 길나서는 물줄기와
기슭에 물수제비 뜨는 아이들도 그려 넣는다
여릴 대로 여리더니 어깨 맞댄 물길들이
한 줄 달빛에도 울렁이던 맑은 서정을 삼키고
여울은 화폭을 휘적시며 세차게 뒤척인다.
구도마저 바꿀 기세로 홰를 치며 내달리다
분 냄새 이겨 바른 도회지 그 풍광에서
노을 빛 그리움에 젖어 물비늘 종일 눕는다.
어느새 귓가 허연 강가 풀빛 아이 불러내며
캔버스를 수놓던 현란한 물빛 지운 채
꿈꾸던 역류를 접고 강은 고요 속으로 흐른다.
200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
시조 100년의 새해가 밝아왔다. 오랜 역사를 끌어안고 소리치며 달려온 오직 하나 뿐인 겨레의 시가 새롭게 태어나는 아침을 맞고 있다.
동아일보 신춘문예는 이호우 김상옥 선생 등 현대 시조의 선각들을 발굴한 것을 비롯해 겨레의 얼과 모국어의 속 깊은 울림을 가장 드높게 빚어 올려왔다. 올해도 그 기대에 도달하기 위해 치열하게 쌓아온 기량들이 번뜩이며 날을 세우고 모여들었다. 형식의 제약이 시를 구속한다고 생각하면 시조는 제 모습을 지니지 못한다.
오히려 시조는 모국어를 깊고 아름답게 숙성시키는 이상적인 그릇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
당선작 ‘화첩기행’(김종훈)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그저 쉽게 눈에 띄는 강 하나를 아주 섬세한 붓끝으로 화폭에 옮겨놓고 있다.
시대의 아픔을 드러내거나 목청을 과장하지 않으면서 눈으로는 다 볼 수 없는 내면의 풍경들을 투명한 감성으로 한 올씩 건져 올리는 품이 한 경지를 이루고 있다. “오종종한 징검돌이 샛강 건너는 배경으로” “여릴 대로 여리더니 어깨 맞댄 물결들이”에서 새처럼 날개를 펴고 물고기처럼 꼬리치며 뛰노는 생동감이 넘친다.
여기까지 밀고 온 힘을 더욱 북돋아 시조의 내일을 밝혀주길 바란다.
‘고구려에서’(방승길) ‘겨울 탱자나무’(임채성) ‘화인(火印)’(석연정) ‘고로쇠나무’(설인) 등이 글감 뽑기와 그 깎고 다듬기에서 당선권에서 끝까지 머물렀음을 밝혀둔다. 이근배 시인
2006년 동아 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스포츠 칼럼니스트가 꿈이었는데 여기까지 왔다.
작년 이맘때가 생각난다. 기대가 절망으로 이어지고 다시는 글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러다가 두 곳의 신문사에서 내 글이 결선까지 올랐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고, 그 실없던 다짐은 없던 일로 했다. 당연히 떠나보내려던 내 노래를 다시 불러모았다.
학기말이라 학교 일로 정신이 없는데 신문사에서 확인 전화가 왔다. 그러고는 말이 없었다. 종일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었다.
아! 올해도 이렇게 넘어가는구나. 그러면 그렇지. 까맣게 잊고 싶은데도 머릿 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었다. 다음날 당선 소식을 들었는데 한 십 년은 흐른 기분이었다.
간절히 원하던 일이었는데 왜 두려움이 앞서는 걸까.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이 더 험난하다는 걸 알기 때문이리라.
곁에서 묵묵히 지켜준 사랑스런 아내, 나의 희망인 한결, 다린이와 이 기쁨을 함께 하고 싶다. 채찍질해주신 윤금초 선생님, 길을 열어주신 심사위원님과 동아일보사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함께 글을 읽어주던 민족시 사관학교 문우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뿐이다. 대신 자리를 차지한 거 같아서이다. 좋은 글로 보답하고 싶다.
<약력>
김종훈
1959년 경남 고성 출생
영진고 졸업
진주교육대 교육대학원 졸업
울산 신정초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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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겨울, 새벽 일터 / 김진길
외투깃 절로 서는 대한절 이른 아침
밤새 지친 가로등이 어둠을 배웅하고
발갛게 얼음 든 귓불,목도리를 후빈다.
장작불 익어가는 공사장 한 모퉁이
곁불 쬐는 인부들의 웅숭그린 어깨위로
허어연 입김 오가며 안부를 건네고
아직 어스름한 언 땅위의 그림자들,
잉걸불 환한 온기로 가슴마저 녹여내며
묵직한 삶의 봇짐을 한 덩이씩 부린다.
알큰하게 몸 더워야 하루가 거뜬하다고
바람 숭숭 든 찌개에 소주 한 잔 곁들이는
한평생 노역의 훈장이 새벽달에 빛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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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
남성적 육성, 그 다양성의 발견
응모작의 양은 평년보다 약간 웃도는 정도였으나 근년 들어 두드러지게 눈에 뜨이는 현상 두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고른 질적 향상으로 응모 된 거의 전 작품들이 시조의 모양새로서 손색이 없다 보니 심사에 고심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되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응모자의 지역적 확장으로 영남 일대보다도 그 밖의 지역의 응모자가 더 많아졌다는 점이다.
예선에서 윤평수의 '저녁놀',김명희의 '어떤 귀가',송재선의 '가을 산행',송필국의 '안개 저편',김진길의 '겨울,새벽 일터' 등 다섯 편이 뽑혔다.
이 작품들은 특출한 가작이 없는 대신 고른 수준작으로서 어느 것을 당선작으로 세워도 좋을 만한 것이었다.
우리 시조는 대체로 가냘픈 여성적 서정,가야금 산조 같은 아기자기한 가락이 그 특징처럼 되어 왔는데,김진길의 '겨울,새벽 일터'는 다소 거친 흠이 없지 않은 반면,낮고 굵은 남성적 육성,거문고 같은 중후한 가락이 다른 작품들과 뚜렷이 구별되는 점을 사서 시조의 다양성을 계도하는 뜻을 더해 당선작으로 낙점했다.
시조시인 최승범·장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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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부산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바늘로 빙하를 가르듯 글 쓸 것"
2006년 새해 벽두를 장식할 부산일보 신춘문예 지면에 족적을 남기게 되어 가슴 벅차다. 앞으로 발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책임감을 느끼며 정직한 문도(文道)를 갈 것을 약속드린다.
학창시절 문학에의 열정과 동경이 오랜 세월을 거쳐 이렇게 엄동설한에 열매를 맺었다. 어느 겨울밤 시어 하나를 채택하기 위해 눈보라 휘감기는 운율을 따라 무작정 거리를 나서던 기억이 새롭다. 창작의 기쁨이었으리라.
아직 시작하지 못하고 있는 분들께 나의 경험이 용기를 주었으면 한다. "꿈★은 이루어진다"고.
예리한 바늘로 빙하를 가를 수 있는 시조를 쓰고 싶다. 정형의 틀을 파괴하려고 애쓰기보다는 오히려 그 안에서 자유롭게 유영하면서 비로소 속박받는 고통에서 해방되는 기쁨을 만끽하고 싶다.
시조의 현대적 계승과 시학적 발전을 꾀하면서 21세기의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는,그런 시조시인의 길을 걸어가련다.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올린다.
우리 고유의 문학 '시조'라는 장르의 보존과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부산일보사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더욱 정진할 것을 거듭 약속드린다. 끝으로 부모님과 아내,아들 건수와 딸 채윤,그리고 육본 정훈공보실 전우들과 기쁨을 함께하고 싶다.
<약력>
1969년 강원도 영월 출생
육군 3사관학교·대전대 행정대학원 졸업
2003 '시조문학' 신인상
현재 육군본부 정훈공보실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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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화첩 기행 / 김종훈
폭포 소리 휘몰아친다
강하고 화려하게
절창의 한 대목을 풀어놓은 가을 캔버스
제 노래 겨워 겨워서 산과 산이 자지러진다
굿판은 끝이 났다
주연은 이미 가고
추임새로 덧칠하던 꾼들마저 하나 둘 떠나
늦은 밤 불꺼진 무대, 시나브로 무너진다
뉘우침이 밀려온다
섣달 초입 그 한기처럼
버릴 거 다 버리고 구원하듯 팔 벌린 나무
나이테 또 하나 그리며 속절없이 여위어간다
이제 붓을 놓으려나
다독이는 침묵의 말들
화폭마다 다복다복 여백을 채워 넣고
순백의 적요 속으로 풍경들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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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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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국제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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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서울신문 시조
< 심사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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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서울신문 시조
< 당선소감 >
시조는 내 숙명의 사막…비단길 열릴 때까지 계속 걸을 것”
태화강 푸른 대숲 위로 달이 뜹니다. 천년 신라, 처용의 달입니다. 덩그렁 한 아름 달이 집 뜰에 내려와 춤사위가 시작됩니다. 상처 입은 을유년 액운 다 물러가고 오로지 풋풋하고 싱싱한 기운만이 깃들어 병술년 새아침이 밝아 오는 천신무(天神舞)를 추어댑니다.
진양조로 시작된 천신무는 어느덧 현란한 자진모리로 치닿습니다. 이렇듯 이 땅에 머무는 모든 이에게 새해는 정말 저마다의 희망과 꿈이 활짝활짝 피어나길 손을 모읍니다.
시조는 나에게 있어 두려움의 대상이자 꼭 걸어가야만 했던 사막임에 분명합니다. 이 막막한 사막이 비단길로 열릴 때까지 앞서간 분들의 정신세계를 흩트려 놓거나 가볍게 여기지 않겠습니다.
고독과 사색의 늪에 깊이 빠지는 것만이 우리가락 전통 시문학의 맥을 이어갈 수 있으리란 확신을 가져 봅니다.
늦은 시작의 선상에 서서 출발의 신호가 내려지기까지는 많이도 초조하긴 했지만,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님을 말하고 싶습니다.
부족함 앞에 큰 선물인 용기를 심어 주신 선생님, 좋은 인연 맺어주신 서울신문사에 고통 뒤에 다가선 세상이 이리도 아름다울 수가 없었다는 말로 인사를 대신합니다.
<약력>
1951년 경남 김해 출생
부산교대 및 동 대학원 졸, 울산대 행정학과 박사과정 수료
예술계 신인상 수필 당선
제7회 가람 이병기 추모 시조공모전 장원
울산중앙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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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06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작
주남 저수지 / 이화우
한기가 엄습하는 주남지의 겨울은
보냄이 두려운지 제 몸까지 얼어붙어
조그만 흔들림에도 파열음을 내보인다.
지상에 매인시간, 속절없이 풀리고
붙박인 삶을 거듭 강요하는 갈대들
시린 손 하얗게 닿아도 거둘 줄을 모른다.
묵묵히 떠날 때를 기다리는 새들은
습관처럼 부리로 물속을 더듬지만
채우면 채운만큼의 헛배도 불러온다.
묻어나는 그리움, 별빛에 길을 두고
귀향을 서두르는 부산한 마음 있어
어둠에 눈은 더 커져 그 빛까지 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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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심사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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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대구매일신문 신춘문예 시조
< 당선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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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조
< 심사평 >
예심을 거쳐 본심 심사위원 손에 넘어온 원고 66편 가운데 1차로 걸러낸 작품은 `콩나물을 다듬으며(정영화)' `강아지풀(김수진)' ‘아버지의 내(서정택)' `용대리 황태덕장(이우식)'이었다. 이 네 작품은 어느 쪽 손을 들어주어도 좋을 만큼 모두가 당선 반열에 오른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작품은 개성이 두드러진 글이긴 하지만, 한결같이 그만그만한 결점을 안고 있었다. `아버지의 내'와 `강아지풀'은 주제가 구체적으로 소화되지 못한 채 생경하게 겉돌고 있다. 소화불량의 주제는 결국 백화점식 언어의 나열, 우편엽서 같은 풍광(風光) 묘사에 치우치는 결과를 낳고 만다.
시는 현실을 끌어안되 그 현실을 날것으로 드러내지 않고, 그것을 발효시켜 새로운 그 무엇으로 승화시키는 것이다. `콩나물을 다듬으며'는 우리가 너무나 많이 보아온 익숙한 세상 현실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는데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시의 알레고리가 무엇인가. 현실 자체를 드러내기보다는 현실을 해체하여 시적 공간 속에 재구성하고, 이를 통해 시 문맥 바깥 - 즉 일상의 공간 속에서와는 다른 체험이나 정서적 울림을 안길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콩나물…'은 글쓰기의 기본 덕목인 띄어쓰기, 맞춤법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주제의식이 강렬하면 강렬할수록 거기에 압도된 나머지 서술구조를 포기하는 실수를 저지르기 십상인데 당선작 `용대리 황태덕장'은 그 함정을 교묘하게 빠져나가는 끈기를 잃지 않고 있다.
황태덕장이라는 강원도 정서를 우렁우렁한 목소리로 담아냈다는 점도 후한 가산점을 받은 것이다. <심사위원:김영기·윤금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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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소감 >
한국 문단의 등용문인 강원일보 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당선되어 무척 기쁘며 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어떻게 하면 엄격히 통제된 글틀 속에 자유시처럼 분방하게 들고 날 수 있는 시어(詩語)를 담을 수 있을까? 그 차가운 콘크리트 벽같은 절망적인 외형률(外形律)의 한계를 시원하게 깨트릴 순 없는 것일까? 고민과 번뇌를 거듭해오지만 아직도 마음에 드는 작품을 쓰지 못하고 있습니다.
시조(時調)는 창작 능력의 의구심과 그 높은 벽을 향하여 한없이 도전하고 싶은 매력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우리 한민족만의 고유하고 독특한 문학 쟝르임에 틀림없는 듯합니다. 어느날 내밀(內密)하고도 거역할 수 없는 운명 같은 시(詩)의 영감이 찾아올 때, 그것을 인위의 필치로 조종하기보다는 오히려 자연의 필력(筆力)에 의해 스스로 쓰여지는 쪽을 택하고 싶습니다.
당선이란 작은 가능성에 대한 하나의 수긍과 인정에 불과하며, 끝이 아닌 시작을 의미합니다. 어떤 정점(頂點)에의 도달이 아니라 그곳에 이르기 위한 겸허한 자기 낮춤, 이를테면 대청마루 밑 돌계단 같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졸작을 뽑아주신 심사위원님들께 앞으로의 정진을 약속 드립니다.
<약력>
1955년 평창출생
평창군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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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내소사 설화 / 이은정
내소사엔 아직도 꽃봉오리 맺혀있다
꽃살문 사이 사이 천여 일이 맺혀있다
바래고 지워진 세월 결 따라 맺혀있다.
사미승 두고 간 마음 한쪽 들여다보면
아득하고 아득하여 목탁소리 처연하다
몇 번의 업을 닦아야 꽃봉오리 피어날까.
내소천 가로질러 살아나는 시간들
물이 되고 흙이 된 사람들을 잊지 못해
천년의 대웅보전 곁에 꿈결처럼 맺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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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심사평>
시조는 내용과 형식이 조화를 이루어야 성공할 수 있는 시다. 물론 내용은 현대성에. 형식은 가락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그러면서도 서정시의 품격을 가진 시이어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작품들을 읽었다. 작품 수는 많지 않았지만 수준은 고른 편이었다. 그러나 눈에 띄는 작품을 찾는 일은 쉽지 않았다. 지나치게 현대성에 무게를 둔 나머지 응집의 묘를 체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선자의 손에 남았던 작품은 <내소사 설화>. <남천강에서>. <해수욕장>. <어떤 귀소> 등이었다.
<남천강에서>는 모국어 구사 능력이 돋보인 대신 참신성이 부족했다. <해수욕장>은 시조의 형식적 특성을 잘 보여주는 대신 시적 긴장감을 가지지 못했다.
<어떤 귀소>는 평시조로는 비교적 긴 호흡의 다섯 수 연시조였다. 그러나 그 긴 사연들 속에서 시적 묘미로 독자를 감동시킬 만한 어떤 장치도 발견하기 어려웠다.
결국 선자들은 숙의 끝에 <내소사 설화>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현실과의 거리감으로 울림이 다소 적다고는 할 수 있지만 형식미. 연가의 전통적 품격. 운문성의 확보 등에서 모범적인 서정시라고 보았다.
좋은 시는 그 시인의 생의 파편들을 거짓없이 담아내는 시들이다. 공소하지 않고 우리 생활 가까이에서 누구나 발견할 수 있는 소재 그러나 쉽게 노래할 수 없는 첨예한 감성의 언어들을 자연스레 구사하는 시들이다.
이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이 이 시인에게 축하와 더불어 애정으로 전해주고 싶은 과제다. 대성을 빈다. 심사위원= 이우걸(시조시인). 장성진(창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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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시조
< 당선소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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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
<시조심사평>
문명·전통정신 연결능력 돋보여
예심을 거쳐 본심에 오른 작품은 일곱사람, 35편이었다. 일차적으로 세사람의 15편을 추려내고 네사람, 20편을 두고 깊이 있는 검토를 했다. ‘휴대폰’ 외 4편, ‘동검은이오름에서’ 외 4편, ‘모슬포 해넘이’ 외 4편, ‘255㎜의 세상’ 외 4편의 작품이 최종심 대상이 된 것이다.
이 작품들은 우열을 가리기가 만만치 않았다. 모두 시조의 형식을 잘 소화해내고 있었으며, 시상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는 능력도 있었다.
따라서 이 작품들 중에서 수사적 능력보다 깊이 있는 사유 쪽의 작품, 현대시조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되는 작품을 뽑자는 합의를 하게 되었다.
심사 기준으로 정한 두가지 사항을 염두에 두고 여러 번 검토한 끝에 작품 ‘휴대폰’이 사유의 깊이가 있고, 시대 변화 속에서 문명의 이기와 우리 고유의 전통적 정신을 연결하는 능력이 있으며, 내일에 대한 기대치를 높일 수 있다고 판단,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밀기로 했다.
나머지 세사람의 작품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다음을 기약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보내고, 아쉽게 탈락한 분들께 위로를 전한다.
심사위원:문무학·한분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