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현

[쪽집게]

후손에게 하고 싶은 말

2) 이 직현

삶은 하늘이 내리는 천운 따라 산다고 생각된다. 나는 태어나서 돌 전에 아파서 숨을 안쉬니 모두 죽었다고 뒷산에 묻을 계획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따뜻한 솜이불로 싸서 아랫목에 두었던이 살아났다고 들었다. 이런걸 보면 생명은 하늘이 주는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미 축복받은 사람이다.

3살 때 쯤 증조할아버지 무릎에서 천자문을 술술 외우게 되어 함풍이씨 가문에 천재가 났다고 기뻐하셨다고 들었다. 그러나 내 눈이 나빠서 자포자기 같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당시에는 안경 쓰는 것이 흉이 되는 시절이다. 지금이야 너나없이 멋으로라도 안경을 쓰는 시절이니 격세지감이 들고 더 열심히 나를 위해 노력하지 못한 것이 후회스럽기도 하다.

10대에 정읍에서 서울로 상경를 하였고 월급생활도 해보고 여러 사업을 해 보았다. 돈도 많이 벌어도 보고 잃어보기도 했다. 돈은 벌기도 중요하지만 지키기도 중요하다. 항상 신중하고 기회를 잘 포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고려 건국 이야기

나는 역사를 좋아한다. 그래서 역사책은 좋아했고 우리 역사에 대해서는 쫙

꿰고 있다. 고려건국은 왕건(王建)이고 아버지는 왕륭(王隆)이다. 왕륭이 개성에서 집을 짓는데 한 노(老) 스님이 지나가면서 혼자 중얼중얼 하면서 지나갔다. 중얼거리는 소리가 집터 방향이 잘못되었고 들렸다. 동쪽으로 잘 맞추면 임금이 나올 터인데 안타깝다며 혀를 차고 지나간 것이다. 왕륭은 시간이 지나고 나니 괴이하고 이상하게 느껴져 노스님을 뒤쫓아갔다. 스님에게 제발 집터를 바르게 알려달라고 간청하였다. 마지못해 노스님은 집터로 다시와서 집터를 수정해주면서 앞으로 임금이 나올 거라고 하며 떠났다. 훗날 집터의 덕인지는 모르겠으나 왕건은 고려를 건국한 임금이 되었다.

. 조선 건국 이야기

조선을 건국한 사람은 이성계다. 이성계는 어느 날 꿈을 꾸었다. 큰집이 불이 났는데 이성계가 불난 집에서 서까래 세 개를 짊어지고 뛰쳐나오는 꿈을 꾸었다. 꿈이 하도 이상해서 이성계는 무학대사를 찾아가 꿈 이야기를 하며 해몽을 부탁했다. 무학대사는 뜻 밖의 말을 했다. 사람이 서가래 세 개를 짊어진 모양은 임금왕(王)자가 된다며 장차 임금이 될 꿈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꿈이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이성계의 조선 건국은 꿈으로 시작된다.

. 전북 정읍군 산외면 진계리(참시내) 810번지. 집터

우리는 대대로 고창군 성송면 학천리에서 살았다. 광자 덕자 아버지께서 한학을 많이 공부하셨고 역술 풍수지리에 밝으셨다. 자주 말씀하시길 “조선팔도를 다 다녀봤는데 참시내 집터가 조선 최고의 집터다”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고창의 재산을 다 팔아서 참시내로 이사를 하신 것이다. 수 많은 재상과 학자가 끊이지 않게 나오고 자손이 크게 번창하는 조선 최고 명당 집터다고 늘 말씀하셨다. 꼭 이 집터를 지켜달라고 유언을 하셨다. 아버지 풍수가 맞는지 틀리는지는 모르겠으나 아버지 유언이니 꼭 지켜드리고 싶고 후손들도 지켜주길 바란다. 덕수조 지평공파의 훌륭한 유산으로 크게 발전되길 기원한다.

. 5형제

5남 1녀 중 둘째다. 70 평생 형제가 별 탈 없이 다 건강히 잘살아온 것에 감사할 뿐이다. 한서(漢書) 소무전(蘇武傳)에 “인생초로(人生草露)라고 하였다. 인생은 풀초(草) 이슬로(露) 풀에 맺힌 이슬과 같다고 했다. 아침에 맺혀있는 이슬은 햇볕이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만다. 5형제 살아생전 우예 있게 살아가니 무엇이 아쉽겠는가? 후손들 간에도 협력하며 우애 있게 잘 살아 주기를 바랄 뿐이다.

글 / 이직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