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두기 해제’, 디지털 라이프에 변화 불러오나
디지털 라이프, 코로나19 시대 대안에서 일상으로 정착
2022.12.22 09:00 김현정 리포터
오랜 기다림 끝에 올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었다. 그동안 침체됐던 대면 행사, 외부 활동이 약 2년 만에 하나둘씩 재개되고, 모임 인원과 시간에 제한이 없는 ‘일상’이 회복되기 시작한 것.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12월에도 여전히 코로나19는 사라지지 않았지만, 거리두기 해제는 갇혀있던 사람들의 몸과 마음을 들뜨게 하기에 충분했다.
실제로 4월 이후 주
중에 집에 머무르는 시간은 1.2시간 감소했고, 주말은 1.8시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깥 활동의 재개, 활발해진 외부 활동은 여가 활동에는 어떤 영향 변화가 있었을까. 특히 의심의 여지 없이 현재를 상징하는 ‘디지털 라이프’에는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메조미디어(Mezzo Media)가 시행한 ‘2022 디지털 라이프스타일’ 조사 결과를 통해 현재를 진단해보자.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됨에 따라 디지털 라이프에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디지털 라이프에 변화 시작?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우리의 일상생활은 주로 온라인 공간에서 이루어졌다. 이른바 ‘디지털 라이프’라고 불리는 새로운 생활 양식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비대면 업무, 학업, 여가 등의 생활영역이 빠르게 디지털 전환을 시작하면서 등장했다. 주목할 것은 이 기간의 디지털 라이프란 제한적인 물리적 공간을 전제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제한적 상황이 유연해지면 이런 생활양식에도 변화가 동반될 수 있다는 가능성 또한 내재돼 있다.
실제로 22년 상반기 주요 글로벌 플랫폼 업체는 저조한 실적을 발표했다. 줌, 넷플릭스, 로블록스 등 디지털 라이프를 주도한 일부 플랫폼의 주가는 팬데믹 기간 내 최고점 대비 약 70~80%가량 하락한 상태다. 국내 서비스 플랫폼 업체들의 MAU(Monthly Active User, 월간 활성 이용자 수) 역시 거리두기 해제 이후 17% 감소했다.
디지털 인식조사에 따르면 엔데믹 이후 소비자의 34%는 온라인에서 소비하는 시간을 줄일 계획이며, 27%가 스트리밍 서비스 구독 개수를 줄일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추세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캐나다 등 해외에서도 포착된다. 전 세계 가구의 상당수가 현재 디지털 활동을 줄이고 있으며, 앞으로는 본인이 선호하는 일부 디지털 서비스에는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올해의 ‘디지털 라이프’ 조사 결과는 전년 대비 소폭의 변화 양상과 미미한 수치로 나타났지만, 미래의 디지털 라이프로 옮겨가는 방향성을 확인하는 데 의미가 있다. 외부활동이 가능해진 ‘일상’을 회복하게 됐지만 이전과는 달리 디지털 라이프가 안착했기 때문에 미래형 디지털 라이프로의 변화 과정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선택과 집중이라는 키워드로 변화하기 시작한 올해의 디지털 라이프를 확인해보자.
올해 4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외부 활동은 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점차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메조미디어
활발해진 외부 활동, 줄어드는 온라인 생활
메조미디어가 서울, 경기 등 5개 광역시 15~59세 남녀 성인 천 명을 대상으로 ‘2022년 거리두기 해제 이후 디지털 라이프’에 대한 설문을 시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대중이용시설의 여러 제한이 해제되면서 외식, 사적모임, 문화활동 등 전반적인 외부 활동이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전년보다 식당 방문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47%에 달한다. 이밖에 2022년에는 지난해 대비 야외활동 45%, 사적모임 41%, 문화활동 35%이 늘어났다고 응답했다.
한편, 여가 중 하루 인터넷 이용시간은 평균 115분이며, 연령별로는 10대가 124분, 20대가 115분, 30대가 116분, 40대가 114분, 50대는 109분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비 가장 큰 편차를 보이는 연령대는 10대로, 작년 175분에 달하던 인터넷 이용시간이 올해 평균 142분으로 무려 33분이나 줄어들었다. 반면 50대는 하루 평균 인터넷 이용 시간이 작년 112분, 올해 평균 109분으로 그 차이가 가장 작았다.
거리두기 해제로 여가 중 인터넷 이용시간은 전년 대비 다소 감소추세를 나타냈다. Ⓒ메조미디어
이런 차이에도 불구하고 주요 온라인 활동은 차이가 거의 없었다. 전 연령대 모두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에서 가장 많은 여가시간을 보냈으며(52%), 포털 사이트 검색(40%), OTT 영상 시청(30%)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의 이용률은 10대부터 50때까지 평균 94%로, 전연령에 걸쳐 소비자 접점이 매우 큰 미디어로 확인됐다. 일 평균 동영상 채널의 이용시간은 10대가 135분으로 압도적으로 길고, 20대는 104분으로 그 뒤를 이었다. 30대(92분), 40대(79분), 50대(74분)는 100분 미만의 이용하며 연령에 반비례하는 양상을 보였다.
다만 영상 미디어 선호도 부문에서는 연령별로 큰 차이가 나타났다. 10대는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을 활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56%, 20대 45%, 30대 40%, 40대 36%, 50대는 32%로 집계됐다. 디지털에 익숙한 세대일수록 온라인 채널을 선호하고, 연령이 높을수록 래거시 미디어인 TV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유추할 수 있다.
온라인 쇼핑 빈도 3040 소비자층 높아
20대 이상의 경제활동 인구 중 절반가량은 주 1회 이상 온라인을 통한 구매활동을 한다. 거리두기 해제로 오프라인 소비가 늘어나면서 온라인 소비가 다소 감소한 추세를 보이지만, 여전히 온라인 쇼핑의 편리성과 혜택은 이용자 유입에 매력적인 요소로 보인다.
특히 30대부터 50대는 주 1회 이상 온라인 쇼핑을 이용하는 빈도가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 구매 품목은 생필품(50%), 패션잡화(47%), 신선식품(26%), 음료·기호식품(26%), 가공식품(23%), 뷰티·화장품(27%)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에 비해 전반적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뷰티·화장품은 오히려 5%p 가량 높아졌고, 반대로 가전·전자 소비는 6%p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편, 최근 새로운 쇼핑 채널로 등장한 라이브 커머스 이용 경험자는 36%로 지난해 대비 6% 증가했다. 주 이용 플랫폼은 선발주자인 네이버쇼핑라이브(75%)가 압도적으로 높았고, 그 뒤를 쿠팡라이브, 카카오쇼핑라이브가 26%대로 추격하고 있다.
20대 이상의 경제활동 인구 중 절반 가량은 주 1회 이상 온라인을 통한 구매활동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메조미디어
PC게임은 10~20대, 모바일 게임은 40~50대
여가시간 내 게임 플레이는 14%를 차지해 50%를 상회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채널 이용도에 비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든 연령대가 휴대폰을 이용한 모바일 게임을 가장 많이 즐기지만 연령별로 주로 이용하는 디바이스는 차이를 보인다. 10대는 PC게임 이용률이 40%, 모바일 56%, 콘솔 4%의 비율로 나타났다. 20대의 PC게임 이용률은 10대보다 높은 48%, 30대 29%, 40대 20%, 50대는 19%로 집계됐다. 반면 모바일 게임 이용은 50대가 76%, 40대 64%, 30대 58%, 20대 45%로 PC 이용률의 역전 현상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