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남교회 힐링 산악회 호미곶 바다둘레길
크메르목장 최영열장로
이번 힐링산악회 둘레길 걷기 코스는 우리나라의 가장 동쪽 끝 호미곶으로 결정됐다.
호미곶이란 말은 호랑이 꼬리를 일컸는 말로 호랑이 형상을 닮은 우리 국토 중 동해를 향해 뾰족이 솟구친 포항시 호미곶면 일대를 가리키는 말이다. 국토의 가장 동쪽 끝에 위치한 관계로 푸르디 푸른 동해바다의 가장 심층부까지 마음껏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출발 전부터 마음이 많이 설렜다.
둘레길 코스로는 호미곶 4개 코스 중 가장 바닷길이 아름답다는 2코스로 정해졌고, 이어 포항 시민들만이 찾는 명품 횟집에서 점심 식사, 죽도시장 둘러보기, 포스코가 제작해 포항시에 기증한 하늘길 걷기(스페이스 워크)였다.
오전 8시 10분 구미남교회를 출발해 10시 포항 도착을 목표로 힐링버스는 고속도로를 달렸다.
버스 기사님의 말에 따르면 호미곶 둘레길이 드라이브 코스로 전국 최고의 길이라고 알려주셨다. 대형버스가 굽이굽이 해안도로를 달리는 가운데 환하게 펼쳐진 푸른 바다는 가슴 속까지 후련하게 해 주었다.
호미곶 2코스를 역으로 걷기 위해 도착한 첫 도착지는 흥환간이해수욕장이었다. 주차장에서 내려 해수욕장을 걷는 이들은 모두가 깜짝 놀랐다. 모래라고는 찾을 길 없고 쌀알처럼 작은 돌멩이들이 크기에 따라 소복이 쌓여 있는 해수욕장이었다. 남해 몽돌해수욕장의 애기돌만을 모아 놓은 곳이라고 할까? 애기 손톱보다 작은 돌이 수만 수십만 수천만이 쌓여 있는 아름다운 바닷가, 너무나 아름답고 신기했다.
돌밭길을 걷는 분들 중 미역과 달리 공기주머니를 달고 있는 해초를 가득 채취한 분들도 계셨다. 저녁 반찬거리를 장만하신 것이다. 파도에 떠밀려 나온 것이고, 너무나 싱싱해 주부의 손길이 조금만 닿아도 건강식으로 밥상에 오를 것으로 여겨졌다.
이어진 바닷가 데크길을 따라 동해안 바닷길을 걸었다. 파도가 조각해 놓은 온갖 형태의 바위 조각상들을 감상했고 해초가 어우러진 바위, 바위섬을 뒤덮은 하얀 갈매기 무리들, 출렁이는 파도의 노래, 시원한 바람 속에 조금씩 느껴지는 바다 내음 등을 느끼며 연오랑세오녀공원까지 바닷길을 걸었다.
이곳 저곳을 구경하고 바위 위에 돌을 던져 올리려 애쓰고, 곳곳에서 사진 촬영, 길을 걷는 도중 섬기시는 분들의 간식도 먹어가며 걷느라 늦어지고 또 늦어져 일정 가운데 죽도시장 코스를 뺄 수밖에 없었다. 전국 제일의 대왕문어들이 즐비한 죽도시장을 보지 못해 아쉬움이 컸다.
꼬로록 점심시간. 포항시민들만이 아름아름 찾는다는 싱싱하고 푸짐한 등푸른생선 횟집을 찾았다. 큰 접시 가득한 회를 초고추장에 비벼 배부르도록 먹었다. 정말 맛있다란 말이 여기저기서 많이 나온 식사라 소개한 나도 크게 안심이 됐다. 사람 입맛이 각각인지라 염려가 아니된 것은 아니었다.
차량을 타고 곧바로 환호공원 스페이스워크로 갔다. 입장료가 없어 편안한 마음으로 들어갔고 용기있는 이들만이 하늘길을 걸었다. 저쯤이야 갈 수 있다고 신나게 올라갔던 분들 중 많은 이들이 곧바로 되돌아 내려오셨다. 생각보다 많이 무서웠다고들 말씀하신다. ㅋㅋㅋ 사실 나도 첫 분기점에서 돌아온 바 있기에 그분들의 심정이 이해는 됐다. 심약한 분들 몇몇 분들은 멀리서 커피와 음료를 드시며 감상하셨다. 나처럼 고소공포증이 있으신 분들인가?
가슴 가득 채워진 동해의 넓은 바다가 한동안 추억으로 남아 무엇을 하든지 맘의 여유를 더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자들은 바다를 좋아한다는 말이 있다. 물론 산을 좋아하기에 어진 사람들이 되고, 바다를 좋아하기에 사람이 지혜로워 질 수도 있다. 무엇이 먼저이든 오늘 하루는 집을 떠나면서부터 힐링이 됨을 느끼는 시간들이었다.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름다운 땅을 오늘 하루 허락해 주셔서… 하나님은 분명 최고의 예술가이십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