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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 죽거든
-박 인 해
아영아영 나 죽거든
강물 위에 뿌리지마
하늘바람에 보내지 말고
땅속에다 묻어주오
비 내리면 진 땅에다
눈 내리면 언 땅에다
까마귀 산짐승도 차마 무시라
뒷걸음쳐 피해가는 혁명가의 주검
그대 봄빛 손길보다 다독다독 묻어주오
나 언 땅 속에 길게 뿌리누워
못다 한 푸른 꿈과 노래로 흐를 테요
겨울 가고 해가 가고 나 흙으로 사라지고
호올로 야위어가는그대.. 어느 봄 새벽,
수련한 함박꽃으로 피어 날 부르시면은
나 목메인 푸르른 깃발 펄럭이면서
잠든 땅 흔들어 깨우며 살아날 테요
아영아영 나 죽거든
손톱 발톱 깎아주고 수염도 다듬어서
그대가 빨아 말린 흰옷 이쁘게 입혀주오
싸늘한 살과 뼈 험한 내 상처도
그대 다순 숨결로다 호야호야 어루만져
하아- 평온한 그대 품안에 꼬옥 보듬어 묻어주오
자지러진 통곡도 피 섞인 눈물도 모질게 거두시고
우리 맹세한 붉은 별 사랑으로, 눈부신 그 봄철로
슬픔 이겨야해. 아영 강인해야 해
어느 날인가 그대 날 찾아 땅속으로 오시는 날
나 보드란 흙가슴에 영원히 그댈 껴안으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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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박노해(朴勞解,본명 박기평 朴基平 1958년 11월 20일-)은, 시인이며 노동운동가이다
전라남도 함평 태생으로 선린상업고등학교 야간부를 졸업하고 섬유, 화학, 운수등의 각종 노동현장을 전전하였다. "노동해방"을 뜻하는 "노해"라는 필명을 통해 1983년 동인지 "시와 경제"를 통해 등단하고, 1984년 첫시집 노동의 새벽을 발표하였다. 이후 1988년 제1회 노동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작품활동뿐만 아니라 1987년 6월항쟁 이후 각종 시국평론을 발표하고 혁명적 노동자 운동에도 참여하였다. 한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필명으로만 활동을 하여 집단창작을 하는 그룹이라는 설이 있었으나 1991년 사회주의 노동자 동맹(약칭 사노맹) 사건으로 체포되어 그 실체를 드러내었다. 이후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중 1998년 김대중정부 출범 이후 8.15특사로 석방되었다. 이후 언론과 일선 운동에는 거리를 유지한채 집필을 계속하며 NGO 나눔문화의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첫댓글 너희는~흙 이니 흙 으로~!나 ~또한 흙이니~~!!
이제는 죽으면 화장해서 국토도 깨끗하게 만들고 뒤고 개운하게 남겨야지요 감사합니다.
좋은 詩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鷺汀
시 와 노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