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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문제로 남북관계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 가운데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가 신년사업을 확정하고 “정치적 상황을 떠나 남북불교교류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뜻을 모았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본부장 지홍 스님)는 2월14일 올해 첫 이사회를 열고 신년 사업계획을 확정한데 이어 즉석에서 고유환(통일부 정책자문위원) 이사에게 현 정세와 전망에 대한 강의를 제안, 대북 문제에 대한 깊은 관심을 내비쳤다.
관계자에 따르면 고유환 교수는 20여분간 진행된 강의를 통해 북핵으로 인한 남북관계 및 국제 정세에 대해 설명했다. 고 교수는 “북한의 태도와 국제정세를 고려해 볼 때 상반기까지는 냉각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며 “그러나 이후에는 어떤 방향으로든 대화국면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추측했다.
이에 민추본 총재 자승 스님과 이사들은 “남북불교교류는 장기적 안목으로 진행돼야 하는 사안”이라며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민추본은 설립 취지를 실현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민추본은 올 주요사업으로 북한불교문화재 공동조사, 평양불교회관 건립 등 남북협력 사업 추진을 의결했다. 또 남북화해기원 신계사 성지순례 사업과 부처님오신날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 초청 및 남북합동점등법회 등 교류사업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민추본은 지난해 말 조불련측과 실무회담을 갖고 이를 주요 사업으로 한 남북불교 교류 및 협력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북한의 핵실험을 계기로 대북관계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이를 논의해야 할 조불련과의 신년 실무회담 개최여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추본과 조불련은 매년 2월경 의례적으로 실무회담을 열고 신년 사업 방향과 교류사업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 왔으나, 정치적 상황에 따라 적지 않은 변동이 있었다. 지난 2012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등으로 남북관계가 악화돼 3월 말경에야 실무회담을 가진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당선인은 13일 그간 대화 필요성에 근거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입장을 바꿔 “강력한 억제에 기초한 것이지 유화정책이 아니다”고 밝혀 남북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민추본 관계자는 “지난 MB정부 동안 남북관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정책으로는 아무것도 해결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며 “강경책으로 북한을 압박하기보다 대화 재개 등을 통해 평화적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민간을 적절히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이사회에서 민추본은 신임이사로 자성과쇄신결사추진본부 총괄부장 종훈 스님, 교육부장 법인 스님, 홍법사 주지 심산 스님, 김영현 현대아산 관광경협본부장을 선임했다. 당연직 이사인 사회부장 법광 스님과 도선사 주지 혜자 스님, 흥천사 주지 정념 스님, 진관사 주지 계호 스님, 고유환 교수 등은 연임키로 했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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