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한반도 고유종인 아고산 침엽수 구상나무가 2100년 이후 멸종위기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국립생물자원관 박찬호 연구관은 30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에 있는 국립산림과학원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에서 열린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을 위한 관계부처 전문가 워크숍'에서 이같이 주장했다.박 연구관은 이날 '구상나무 및 분비나무의 미래기후 시나리오 활용 분포변화 예측 연구'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한반도에서의 구상나무의 잠재 생육지는 2070∼2099년에 98㎢로 감소한다고 예측했다.
↑ (제주=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고사한 한라산 정상 서북 벽 주변의 구상나무 (난대아열대산림연구소 제공)
↑ 죽어가는 한라산 구상나무 숲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는 현재(1971∼2000년) 구상나무 잠재 생육지 면적 193㎢의 절반 수준이다.
박 연구관은 중부 이북지역에 새로운 잠재 생육지가 예측됐으나 구상나무의 분포 이동 능력의 한계를 고려할 때 탄소 저감 노력 없이 현재의 경제성장을 이어갈 경우를 고려한 미래기후(RCP 8.5)에서 실제적 잠재 생육지 면적은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구상나무의 실제 분포지역은 한라산, 지리산, 가야산, 덕유산 등 남부 고산지역에 한정되어 있고 북방한계선이 덕유산 향적봉 부근이므로 미래기후 조건에서 세대를 유지할 수 있는 생육 적지가 상당 부분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미래기후 조건이란 2013년 발간된 유엔정부간기후변화위원회(IPCC) 5차 보고서의 국제 표준 온실가스 시나리오 중 탄소 저감 노력 없이 현재의 경제성장을 이어갈 경우(RCP 8.5)를 말한다.
이번 연구에는 생물종의 생육과 상호관계가 있는 기후 요소 등 환경정보를 활용해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생물종의 지리공간분포 변화를 예측하는 '종분포 모델(SDMs:Species Distribution Models)'을 적용했다.
이날 워크숍은 산림청과 환경부, 제주도 등 5개 부청과 8개 기관의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한라산 구상나무 보전 실무위원회'가 개최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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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毬上나무)
소나무과(―科 Pinaceae)에 속하는 상록교목.
구상나무(毬上나무)
전세계에서 우리나라의 제주도, 지리산 노고단 임걸령, 전라북도 덕유산 등지에서만 자란다. 키는 18m에 달하며 오래된 줄기의 껍질은 거칠다. 어린가지에는 털이 약간 있으며 황록색을 띠지만 자라면서 털이 없어지고 갈색으로 변한다. 잎은 길이 0.9~1.4㎝, 너비 2.1~2.4㎜ 정도로 작으며 잎 끝이 얕게 갈라졌다. 구과(毬果)는 원통처럼 생겼는데 길이 4~6㎝, 지름 2~3㎝ 정도이며, 밑으로 처지지 않고 위로 곧추서고 녹갈색 또는 자갈색을 띤다. 씨를 감싸는 조그만 잎처럼 생긴 포편(苞片)의 끝에는 뾰족한 돌기가 나와 뒤로 젖혀져 있다.
때때로 구과의 색깔이 파란색, 흑자색 또는 약간 붉은색이 되기도 하여 이들을 각각 푸른구상(A. koreana for. chlorocarpa), 검은구상(A. koreana for. nigrocarpa)·붉은구상(A. kore-ana for. rubrocarpa)이라고 부른다. 젓나무 와 비슷하나 잎이 빽빽하게 달리며 잎 끝이 오목하게 갈라진 점과 구과에 달린 포편의 끝이 뒤로 젖혀지는 점이 다르다.
제주도 한라산에서는 해발 1,500m에서부터 산꼭대기 근처까지 군락을 이루며 자란다. 그러나 잎 속에 기름이 많이 들어 있어 안개와 빗물에 젖은 잎과 가지라도 쉽게 불에 타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구상나무를 불쏘시개로 이용하여 많은 피해를 입고 있는데, 요즘에는 이런 일이 줄어들었지만 폭설로 인하여 큰 구상나무들이 많이 파괴되고 있어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잎 뒤에 기공(氣孔)이 나란히 나 있는 기공선이 매우 희기 때문에 멀리서 보면 나무 전체가 은녹색으로 보이며 매우 아름다워 가끔 정원수로 쓰인다. 물이 잘 빠지며 점토질이 섞인 땅에서 잘 자란다. 건축재·가구재로 사용하고 상자 또는 널판을 만드는 재료로 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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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나무와 분비나무 구별:
구상나무 : 포편의 침상돌기가 아래로 젖혀진다
분비나무: 포편의 침상돌기가 위로 향한다
동속식물:
구상나무 Abies koreana Wilson
검은구상 Abies koreana for. nigrocarpa Hatus.
붉은구상 Abies koreana for. rubrocarpa T.B.Lee
푸른구상 Abies koreana for. chlorocarpa
분비나무 Abies nephrolepis (Trautv.) Maxim.
청분비나무 Abies nephrolepis for. chlorocarpa Wilson
일본전나무 Abies firma Sieboid & Zucc.
전나무 Abies holophylla Maxim.
구상나무 종류 구별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에는 구상나무 종류로 4종류가 등재되어 있다. 이들의 구별은 구과의 색깔에 따라 푸른구상, 붉은구상, 검은구상으로 구별한다. 구상나무 종류는 4종이 아니라 3종이라 본다. 구상나무를 구과의 색깔로 세분한다는 것이 지나치게 번잡한 느낌이다.
구상나무 이름의 유래
구상나무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늘 푸른 바늘잎 키 큰나무(상록침엽교목)다. 프랑스 신부 포리(Faurei)가 이 나무를 한라산에서 처음 발견하고 분비나무의 한 종으로 분류하였다.
1920년, 미국의 하버드대학교 부설 아놀드식물원Arnold Arboretum의 Ernest Henry Wilson (1876 – 1930)이 이 나무를 조사 연구하여 한국 특산의 나무임을 밝혀내고 학명을 Abies koreana Wilson으로 명명하였다.
구상나무는 제주도 방언으로 ‘쿠살낭 또는 쿠상낭’이라 한다. 이것은 성게를 뜻하는 제주도 방언인 ‘쿠상, 쿠살’과 나무를 뜻하는 ‘낭’의 합성어 즉 성게나무란 말이다. 열매 실편에 붙은 포 끝의 바늘이 밖으로 나와 뒤로 젖혀져 있는 모습이 마치 성게처럼 보여서 불러졌다. 이것을 한자로 갈고리 모양이라는 뜻의 鉤狀과 연관시키기도 한 것 같다. 그러나 구상나무를 한자로 표현할 때 일부 자료에 나타나는 毬狀, 球狀, 또는 具常은 나무의 특성과 관계없는 한자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