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에서 끼 발산하는 6인
공연무대를 서울 예술의전당과 LG아트센터로 각각 옮긴 뮤지컬 ‘그리 스’와 ‘토요일밤의 열기’. 이곳으로 여중·고생이 몰린다.
좋아하는 배우가 제 각각인 소녀들이다.
뮤지컬이 전성기로 접어들었다는 방증이다.
최정원 남경주만 스타가 아닌 것이다.
오디션 현장에서 가까운 미래 의 스타를 꿈꾸며 재능을 발산하고 있는 뮤지컬 ‘그리스’의 새 얼굴들 인 한혜숙(프렌지·25) 장윤진(리조·26) 김태한(로저·26) 백주희(잔· 27) 이삼진(앙상블·24) 김소현(샌디·28)을 만났다.
<한> 예쁘게 보이려고 똑같은 화장품으로 급하게 화장을 하다 보니, 모 두 다 똑같은 분홍공주가 됐어요. 하면 할수록 촌스러워지네요. 오늘의 화장 컨셉트는 ‘복고’라고 하지요.(웃음)
<한·장> 무대에 서려면 대개 오디션을 통과해야 합니다.
특히 여자 지 원자 수가 남자보다 2.5배 이상이라 경쟁이 극심하지요. 연출가를 통해 선발되기도 하고요. 노래를 잘 부르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연기와 춤 실 력도 필수입니다.
<한> 작품 하나를 하려면 평균 두 달 정도 동고동락합니다.
서로 자극 도 되기 때문에 부족한 부분을 중심으로 열심히 노력하지요. -어릴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칭찬은 많이 들었겠다.
<김태한> 어릴 때부터 노래 잘한다는 칭찬이요? 글쎄요, 저는 꿈이 ‘ 소방차’였어요.
<장> 나는 김완선!
<백> 중학생 때부터 장기자랑, 오락시간이면 스타였지요.
<장> 2~3년 전 ‘갬블러’와 ‘카바레’의 최정원을 보고 뮤지컬 배우 가 되기로 마음을 굳혔습니다.
<백> 대학에서 무용을 전공했는데 공연장도 아닌 TV에서 ‘아가씨와 건 달들’의 전수경을 보고 갑자기 진로를 결정했어요.
<한> 대학 2학년 때 ‘사랑은 비를 타고’를 보고 재미와 감동을 진하 게 느낀 게 계기였지요.
<김태한> 열아홉살 때 서울예술단의 ‘환타스틱’에서 열연하는 김상규 를 보면서 ‘매력적이다.나도 하고 싶다’고 느꼈습니다.
<이> 초등학생 때 재키 챈의 영화를 보고 충격을 받아 배우의 꿈을 품 었어요. 고교 졸업 후 재즈댄스를 배우면서 뮤지컬을 알게 됐지요.
<한> 말하기 진짜 쑥스러운데, ‘렛츠’의 미미 역을 맡고 싶어요. 노 래 연습도 홀로 하고 있고, 섹시한 연기도 할 수 있어요. 아, ‘로미오 와 줄리엣’도 해 보고 싶네요.(폭소)
<장> ‘시카고’의 캐리, ‘카바레’의 샐리. 제 성격과 무관하게 어둡 고 카리스마적인 힘이 느껴지는 배역을 원합니다.
<김태한> 드라큘라, 멋있잖아요? 저는 특수분장도 필요 없을 거예요. <백> ‘그리스’ 리조 역, ‘카르멘’ 소냐 역!
<이> 영화 ‘코러스라인’에서 춤 굉장히 잘 추는 그런 역….
<한·장·이> 홈페이지요? 팬클럽이요? 주희 언니랑 태한이랑 인기 짱 이에요.
<한> 제게도 카페가 생겼어요. 너무 좋고, 나를 위하는 사람들이 힘이 돼 주는 글을 써 주니까 더욱 열심히 하게 돼요.
<백> 맞아요. 팔 한쪽 들어올릴 힘조차 없다가도 카페에서 누가 온다고 하면 번쩍번쩍 초능력이 생겨요.
<한> ‘그리스’는 여러 번 보는 관객이 많은 것 같아요. 호흡을 놓치 거나 실수를 다 잡아내 조목조목 모니터링해 줘요. 무서워서 대충대충 못 넘긴다니까요.
<백> 제 팬 중엔 아줌마들이 조금 있는데, 딸들과 보고 싶다더군요. 어 떤 분은 저녁 때 자주 나간다고 가정을 버리고 공연 보러 다니느냐고 남 편한테 핀잔을 받는다고도 해요. 공연 중에 제가 가슴 속에서 빵을 끄집 어 내 객석으로 던지는 장면이 있잖아요? 팬사인회 때 어떤 남자가 그때 잡은 빵을 돌려줘서 굉장히 민망한 적이 있었어요.
<김태한> 전 엉덩이를 내보이는 장면이 있거든요. 팬들이 거의 에로 배 우로 인식하는 듯해요.
<백> 팬클럽 회원들은 소품에 관심이 많아요. 양말, 머리핀 사다 주겠 다고 해요.
<한> 어떤 팬은 ‘머리핀이 여덟 개였는데 왜 오늘은 일곱 개냐’고 관 심을 보이기도 하지요.
<장·백> 장기공연인 만큼 매일매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니 달라진 점을 찾는 재미에 여덟 번 본 여자 관객도 있더라고요.
<한·백> 어떤 분은 공연장 로비의 모니터로만 공연을 보고 팬사인회 때 배우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김소현> 팬클럽도 있고 ‘오페라의 유령’ 공연 때 관심을 많이 받았 지만 아직도 낯선 것 같아요. ‘그리스’는 주연과 조연이 따로 없는 뮤 지컬이라 출연진 모두 개성 있는 팬들을 가지고 있습니다.연출 선생님 도 ‘존 트래볼타는 없다!’고 하셨고요.
<한> 죽도록 이 길만 가겠다는 고집은 없어요. 다만 지금 내가 푹 빠져 즐기는 일일 뿐입니다.
<김태한> 일은 즐겁지만 가끔 너무 힘들고 고단할 때는 그만두고 통닭 장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장> 좋은 배우로 남고 싶어요. 뮤지컬은 젊을 때 힘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백> 뮤지컬이 좋지만 영화의 기회가 온다면 해 보고 싶기도 해요. 40 대 이후에는 소극장에서 연기만 하고 싶고요.
<이> 재키 챈 영화의 기억이 커서 다른 매체에도 관심은 있습니다.
<김소현> 클래식을 전공해서인지 고민이 많았어요. 하지만 하면 할수록 뮤지컬이 좋아요. 팝페라도 잘 맞는 분야가 아닌가 싶고요.
<장> 배우자 상이요? 남자친구는 ‘일반인’이에요. 몇 달씩 고락을 함 께하면서 연습에 몰두하는 동료들을 보면 멋져 보일 때가 있어 흔들리기 도 해요. 그렇지만 커플이 생기면 팀워크에 방해가 되는 수가 많기 때문 에 그냥 삭이고 홀로 정리하지요.
<김태한> 요즘 배우 커플이 늘어나는 추세이긴 합니다.
<한> 뮤지컬 스타 탄생이요? 작품들이 쏟아지는 만큼 스타도 많이 생길 겁니다.
<김태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스타는 극소수였는데 요즘은 꽤 많아요.
<김소현> 뮤지컬 배우는 아무리 많이 공연해도 TV에 한 번 나온 사람보 다 팬이 훨씬 적어요. 그래도 무대에는 엄청난 매력이 있습니다.방송은 NG가 있지만 우리는 공연 내내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줍니다.공연이 횟수 를 거듭할수록 뭔가 달라지지요. 큰 매력입니다.
첫댓글 어쩜 태한님 대답은 하나 하나 위트가 넘쳐나네요...통닭장사라...하지마세욧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