於陵辭聘 (於陵子終辭楚王之聘)
楚王聞於陵子終賢欲以爲相, 使使者持金百鎰, 往聘之, 子終入謂妻曰 “王欲以伐爲相, 今日爲相, 明日結駟連騎, 食方丈於前, 可乎?” 妻曰 “夫子織屨以爲食, 非與物無治也, 左琴右書, 樂在其中矣, 夫結駟連騎, 所安不過容膝, 食方丈於前, 所甘不過一肉, 今以容膝之安, 一肉之味, 而懷楚國之憂亂世多害, 妾恐先生之不保命也”於是, 子終出謝使者, 遂相與逃, 而爲人灌園. <古列女傳>
於陵子終(오릉자종) ; 오릉에 거주하는 자종, 子終은 字이고 이름은 伐이다. 맹자에 나오는 於陵仲子는 齊나라 사람인데 그의 형은 제나라 大夫라 하였다. 고대에 지나치도록 청렴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百鎰(백일) ; 鎰은 고대의 무게 단위, 20兩 또는 24냥이 鎰이라고 한다.
方丈(방장) ; 사방 열자가 되는 부피
織屨(직구) ; 짚신을 삼는다.
與物無治(여물무치) ; 하는 일이 없는 것. 곧 직업이 없다는 뜻.
容膝(용슬) ; 무릎을 용납하다. 몸을 둘만하다.
所甘(소감) ; 甘은 맛있는 것. 맛있게 먹는 것.
灌園(관원) ; 灌은 물대는 것. 園은 과수나 채소를 심는 농장.
<글 풀이>
오릉자종은 임금이 초빙하는 것을 사양하였다.
초나라 왕은 오릉에 사는 자종이 훌륭하다는 것을 듣고 그를 대신으로 삼고자 하여 사절을 시켜 금 100일을 가지고 가서 초빙하였다. 자종은 들어가서 아내에게 이르기를
“왕이 나를 대신으로 맞이하려 한다. 오늘 대신이 되면 내일 말 네 마리가 앞에서 수레를 몰고 말탄 호위가 뒤에 따를 것이며 음식은 사방 열자가 되도록 앞에다 거창하게 차려 놓게 될 것인데 당신은 좋다고 생각하는가?” 하니, 아내는
“당신이 짚신을 삼아서 생활하였으니 아무런 직업이 없는 것이 아니었고 왼편에는 거문고, 오른편에는 책을 놓고 있었으니 즐거움이 그 가운데 있었습니다. 저 네 마리 말이 수레를 몰고 말 탄 호위병이 따른다 할지라도 앉는 좌석은 무릎하나 용납할 장소밖에는 필요한 것이 없고, 음식을 앞에다 사방 열자가 되도록 차려 놓는다 할지라도 맛있게 먹는 것은 고기 한 가지에 불과 할 것입니다. 지금 무릎을 용납할 좌석이 편하고 맛있는 고기 한 가지를 위하여 초나라의 걱정을 떠안게 되었으니 어지러운 세상에는 해를 당할 일이 많은데, 나는 당신이 명을 보전하지 못할까 염려됩니다.” 하였다.
그리하여 자종은 나가서 왕의 사자에게 사양하는 뜻을 밝히고 마침내 아내와 함께 도망가서 남의 집에 들어가서 농장에 물대는 일을 돕고 지냈다. <옛 열녀전에서>
첫댓글 용슬실의 의미를 설명하느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