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뉴스>
투 톱 인기 교양 수업
‘컴퓨터와 마음’, ‘역사와 영화’
서울대학교 홍보팀 2013-01-18
교양 수업 중 ‘역사와 영화’와 ‘컴퓨터와 마음’은 지난 3년간 정규학기는 물론 계절학기에도 수강신청이 힘든 인기 강좌이다. 포털의 수강 편람에 따르면 고재백 교수의 ‘역사와 영화’는 최근 3년 동안 정규학기에 100%에 가까운 수강신청률을 보였다. 이번 겨울학기를 포함한 3년간 계절학기도 80%의 수강신청률을 기록했다.
강성훈 강사의 ‘컴퓨터와 마음’ 강의도 만만찮다. 정규학기와 계절학기 포함 지난 3년 동안 한 번도 수강신청률이 최소한 85% 이상. 특히 겨울학기는 2년 연속 만원이었고, 이번 학기 또한 정원의 90%가 찼다. 과연 이러한 인기의 배경은 무엇일까.
공대생들의 단골 교양 과목 ‘컴퓨터와 마음’
‘컴퓨터와 마음’은 인지과학에 대한 개론 수업. 인지철학이 발전함에 따라 시대별로 주장되어 왔던 가설들, 인공지능이 철학적으로 가능한지를 중점으로 다룬다. 조금은 특이한 강좌명에 대해 강성훈 강사는 “인지과학사의 초창기에 인간의 마음이 컴퓨터와 같다는 이론이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컴퓨터와 마음’이란 강좌명은 인지과학의 시작을 알린다는 함축성을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물론 학생들이 발표하는 것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시험 뿐 아니라 ETL을 통한 토론참여도 매우 중요한 평가 기준. 강 강사는 “이 수업을 통해 학생들이 스스로 사고하는 힘을 기르고, 문제제기 능력을 기르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토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본 수업은 공대생이 많기로 유명하다. 인문계열의 교양 필수 강좌로 ‘컴퓨터와 마음’을 많이 선택하는 것. 다수 공대생들은 인문계열의 교양강좌 중에서도 평소 접할 수 없는 철학 강좌를 듣고 싶었는데 ‘컴퓨터와 마음’이라는 특이한 제목에 끌려 듣게 되었다고 한다. 한 학생은 “강좌 제목과 달리 컴퓨터와 관련된 수업 내용은 많지 않고, 인지철학이란 다소 생소한 분야를 다루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인공지능을 철학적으로 탐구하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기도 하고, 평소 접하기 힘든 언어학, 심리학, 뇌과학 등 여러 분야의 학문을 접할 수 있는 게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컴퓨터와 마음’에서 다루는 인지철학은 생소하기 때문에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지만 그만큼 학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셈.
인물・사건 뿐 아니라 음식・복식까지 한눈에 ‘역사와 영화’
‘역사와 영화’는 영화를 통해 역사를 보고, 역사를 통해 영화를 읽어나가는 역사 수업. 영화를 매개체로 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으로 뤽 베송의 ‘잔다르크’, 리들리 스콧 ‘1492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등이 수업시간에 상영된다.
고재백 교수는 본 강의의 장점으로 역사가들과 관객으로부터 호평을 받은 영화를 선정하여
감상하기 때문에 수업이 즐겁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일방적인 강의보다는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토론하는 수업을 지향한다고 하였다. 아울러 영화를 통해 학생들이 기존에 알던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들에 대해 새로운 해석과 시선을 제공하는 것을 중시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다양한 의견교환이 가능하다는 점에 호의적이었다. 영화라는 대중 매체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배경지식이 부족하더라도 수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데 무리가 없다는 것. 또 영화에서는 평소 쉽게 지나치는 복식, 음식문화까지 역사의 일부로 공부할 수 있어 흥미로워했다.
한편 일부 수강생들은 강의 신청할 때 영화로 진행되는 수업이라 수업의 깊이가 떨어지지 않을까 고민도 했다고. 그렇지만 강의를 마친 후 대부분의 학생들은 <영사와 영화> 강좌가 깊이 있고 유익한 강좌였다고 말한다. 이런 우려에 고교수는 “영화를 통해서 배우는 역사가 깊이가 떨어진다는 것은 역사 영화에 대한 오해”라며 “역사영화에는 시대의 사회상과 문화가 재현되기 때문에 사건과 인물 위주의 역사책에서 배우기 어려운 사회사와 문화사를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영화도 보고, 역사도 배우고. 일석이조(一石二鳥)를 원한다면 다음 학기 수강신청 1순위는 바로 ‘역사와 영화’가 될 것이다.
홍보팀 학생기자
유동현(역사교육과 1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