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밭 200평에
거름 20kg 50포대
복합비료(슈퍼21) 20kg 2포대를 뿌리다.
지난 가을부터 교우님 밭을 이용하여 식물을 키우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다.
올 해 시범적으로 '하지감자'를 재배해 보기로 했다.
할 만 하면, 우리 교회 공식 선교 프로그램으로 자리를 잡을 것이고
힘이 부치고 어려우면 그만 둘 수도 있겠다.
쉬운 일은 없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라고 하였다.
몸을 쓰는 것이 익숙치 않은 우리는 많이 힘들고 서툴 것이다.
하지만, 그만큼 기쁨의 결실을 하지 않겠나.
다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교우들이 공동노동을 못하고
대표로 두어명만 노동을 하게되어 많이 아쉽다.
감자를 심으며 농부의 마음을 배우고,
생명을 기르는 기쁨도 맛보면서,
그 결실을 가지고 의미있는 일을 할 수 있으리라.
그리고 자연과 이웃과 하느님과 연결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르리라.
이것이 감자선교의 목적이고 '선교'라고 부르는 이유다.
준비할 것이 너무 많더라.
감자씨, 거름, 비료, 비닐멀칭, 농기구 등등 구입할 것들도 많았다.
지난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면 좀 더 수월하고 비용 절약도 됐을텐데 아쉽다.
감자를 심을 땅은 지난 1년동안 농사를 짓지 않아서 잡초가 무성하였고
지난해 들깨씨가 떨어져서 자연발아하였던 터라 묵은 들깻대가 작업을 방해한다.
할 수 없이 밭에 불을 놓기로 했다.
이웃에 계신 할머니께서 나오셔서 산불감시하는 사람이 보면 난리난다고 뭐라시더니
날씨가 좋아서 괜찮겠다며 함께 거들어주셨다.
야산과 좀 떨어져 있더라도 바람이 많이 불면 산불로 이어질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산불로 이어지면 처벌을 받을 수도 있다.
불관리를 끝까지 해야 하고 그러지 못할 거라면 아예 불을 놓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적당히 군데군데 불을 놓고 끄기를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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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정도 밭이 정리되었다.
이제 밭 위에 거름을 펴는 일이다.
이 밭이 대략 200평이다.
이곳에 20kg 거름 50포대를 놓았다.
적지 않은 양이었다.
거름포대를 이고지고 밭에 골고루 부려논 후에
삽을 이용해서 주변에 골르게 뿌려주면 된다.
말은 쉬운데, 20kg 거름포대가 물을 먹어서 두배로 무거운 것들도 있더라.
수레를 이용하려고 했더니 밭까지 가는 밭둑길에 수레를 사용하기가 쉽지 않았다.
초보의 비애다. 할 수 없이 50포대를 일일이 어깨로 지고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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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몇 번 넘어지고 나니 수레를 포기하고 어깨로 져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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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말씀이 거름이 한 곳에 뭉쳐 있으면 어딘 잘되고 어딘 못되서 안된단다.
어짜피 로터리 치며 다 섞이지 않겠냐고 물었더니 그렇지 않다고 골고루 안섞인단다.
지렁이 같이 펴놓으려는 꼼수였는데 농사일은 꼼수가 잘 안통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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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곳에 나와 보시고 도움도 주시는 어르신께 음료수를 조금 가져다 드렸는데
어르신께서 고맙다며 떡국을 끓여서 내오셨다.
이렇게 감사할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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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복합비료를 뿌렸다.
'수퍼21'이라고 질소 인산 칼리가 21-17-17로 골고루 들어간 제2종 복합비료다.
베드로 교우님과 요셉 교우님께서 떨어진 비료조각 몇개를 아깝다며 일일이 주워담는다.
비료 알갱이 생긴 모양이 꼭 사탕과자 같이 생겼다.
어릴 때 입에 넣어봤던 추억을 말했더니 베드로 교우님이 얼른 입에 넣었다 뱉는다.
아우... 그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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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기억을 더듬으며 비료를 골고루 흩뿌려주었다.
씨뿌리는 농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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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밭 바닥에 냉이가 제법 많다.
일 끝내고 냉이를 캐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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