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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익히 아는 노래 '아름다운 것들'은 리듬만 가져와 우리말 가사를 붙인 일종의 번안곡으로 원곡은 <메리 해밀턴 Mary Hamilton>이라는 노래입니다 Mary Hamilton-Joan Baez
Word is to the kitchen gone
Arise, arise, Mary Hamilton,
I put him in a tiny boat 어쩌면 헤엄쳐 살았을 수도 있어요
Arise, arise, Mary Hamilton
She put not on her robes of black
메리 카마이클, 그리고 저...이렇게 4명의 메리였는데...
구전민요이기 때문에 다양한 버젼이 전해지고 있는데 조운 바에즈가 부른 버젼이 대중들에게 가장 많이 알려져 있어요. 조운 바에즈 만큼은 아니지만 이탈리아 가수 안젤로 브란두아르디(Angelo Branduardi)가 부른 Ninna Nanna도 유명합니다. 멜로디가 조운 바에즈의 그것과 거의 같고 가사 내용도 왕가의 아들을 낳은 메리 해밀턴의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ninna nanna"의 뜻은 우는 아기를 달래는 소리 "자장 자장"이라고 합니다.메리 해밀턴이 그녀의 갓난 아기를 "ninna nanna" 하면서 달랬을 거에요. Joan Baez, 조운 바에즈 원곡 <메리 해밀턴>은 16세기 경부터 영국의 스코틀랜드 지방에서 민간에 전래되어 오면서 불렸던 노래로노래의 작사, 작곡자가 누구인지 모르는 구전 민요입니다. 이 민요를 19세기에 미국의 프랜시스 J. 차일드가 채록했고 1960년에 미국 가수 조운 바에즈 (Joan Baez)가 데뷔 앨범에 소개하면서 시를 읊듯 청아한 목소리로 불러 세계적으로 유명해졌지요. 이 노래의 가사에는 '메리 해밀턴'이라는 여인의 슬픈 이야기가 그려져 있는데 그 이야기가 실제 있었던 일이였는 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려 있어요. 전혀 역사적 근거가 없는 허구의 이야기라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여왕의 시녀가 사통한 이야기를 공식적인 역사기록에 올리지 않은 것은 당연하며 대중에 의해 각색이 되긴 했겠지만 실제 있었던 역사적 사실임에는 틀림없다는 주장도 있지요.
이야기의 배경은 16세기 스튜어트 왕조시대의 스코틀랜드입니다. 메리 해밀턴은 스코틀랜드 여왕의 시녀였어요. 당시의 스코틀랜드 여왕이 누구였는 지는 확실치 않습니다. 다만, 메리 여왕(Queen of Scots)이 아니였을까 하는 추측을 하고 있죠. 그런데 여왕의 남편 헨리 스튜어트 단리(Henry Stuart Darnley)가 메리 해밀턴에 필이 꽂혀 그녀와 비밀리에 사랑을 나눴고, 결국 둘 사이에 아들까지 낳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왕가의 아이를 낳았다는 소문이 퍼지게 되었고 그 소문이 결국 여왕의 귀에까지 들어가는 지경에 이르게 되자 메리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자기가 낳은 갓난 아기를 쪽배에 태워 바다로 떠내려 보낸 것이었어요.(실제로 떠내려 보내지는 않고, 그렇게 했다고 거짓말 한 걸로 생각됩니다.) 이 일로 그녀는 교수형을 당하여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는 운명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애절한 사연이 노래에 담겨 있습니다. 가사를 음미하면서 노래를 들어 보세요.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스튜어트 메리 여왕의 남편, 헨리 스튜어트 단리 중세에 실제로 쓰였던 고문의자 매리 해밀턴이 처형된 교수대(gallo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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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스튜어트 여왕의 처형
절박한 상황에서 그녀는 아기만이라도 살릴 생각을 했고 아마도 아기를 비밀리에 여왕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먼 곳으로 보냈을 거에요.
그리고 고문을 받을 때는 배에 태워 바다에 버렸다고 거짓 자백을 한 것이죠.
아기의 행방을 추궁했을 때, 그냥 죽였다고 하면 당연히 그 시체를 찾으려고 하겠죠?
그래서 배에 태워 바다에 버렸다고 말했던 겁니다.
그래야 아기는 죽은 걸로 되고 시체를 찾지 못해도 사건은 종결되는 것이죠. 많은 이들이 이 노래의 메시지를 '짙은 허무'라고 주장하는데 이 노래에서 "배에 태워 바다로 떠내려 보냈다"고 거짓 자백하는 아기 엄마의눈물겨운 모성애를 간파하지 못한다면 짙은 허무라는 주장은 그야말로 허무해집니다.
메리 해밀턴은 '영아 살해죄'로 교수형을 받았을 것이지만 설령 아기를 죽이지 않았어도 어차피 무슨 죄목이든 덮어 씌워져서 그녀와 그녀의 아기 모두 죽음을 피할 수는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위기의 상황에서 재치있는 거짓 진술로 아기는 살려낸 모정에 가슴 한 켠이 아려오면서 촉촉한 애잔함을 느끼게 되네요.
덧붙이자면, 메리 해밀턴을 사형시킨 메리 스튜어트 여왕은 후일 정치적인 문제로 여왕의 지위를 박탈 당한 채 잉글랜드로 피신했으나, 결국 거기서 체포, 감금되어 있다가 참수형을 받고 처형되었습니다.
그녀는 처형에 임박해서도 의연한 태도였다고 해요.
그런데 처형 장면이 너무나도 처참했다고 전해집니다.
사형 집행인의 목 자르는 솜씨가 서툴러서 메리 여왕의 목을 분리시키기 위해 도끼로 목을 여러 차례 내리쳐야 했다고 하니 그 끔찍함이 어느 정도였을 지...상상만 해도 오싹해지는군요. 이 때가 여왕의 나이 44세였습니다.
참수형이 집행될 때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은 빨간색 드레스였다고 합니다.
메리 해밀턴은 하얀색, 메리 스튜어트는 빨간색 드레스를 입고 한 많은 이승을 하직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