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꿈'은 무엇인가?
아편전쟁(1840~42년)의 패배를 기점으로 170년여에 걸쳐 중화민족이 겪었던 좌절과 성공의 역정을 총괄하고 이를 바탕으로,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까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실현한다는 것이다. 시진핑의 개혁과 중국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핵심 키워드다.
시진핑이 목표로 하는 시점은 2기 임기 10년(2022년)이 끝나기 전인 2021년, 즉 중국 공산당 창건 100주년이 되는 해다. 1인당 GDP를 2010년(4,394달러) 대비 배증시키면서 GDP 총량에서 미국을 추월하려는 것이다. 대외무역 총액은 이미 2012년에 미국을 능가했다.
시진핑은 "추가 경기부양책 없이도 연 7% 성장률을 유지할 수 있는 만큼, 2021년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결코 '중진국 정체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를 지향하는 시진핑의 통치 스타일을 보면, 장쩌민(江澤民)·후진타오(胡錦濤) 등 선배 지도자들의 집권 초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강력한 카리스마와 리더십이 돋보이고 정책 주안점도 다르다.
국가안보 및 체제 안정, 전방위 국정개혁을 각각 책임질 사령탑으로서, 당·정·군 수뇌부 확대회의의 성격을 갖는 국가안전위원회, 중앙전면심화개혁 영도소조를 새로 창설하고 책임자 직에 올랐다.
전자는 중국판 NSC(국가안전보장회의)이며 후자는 후진타오 집권 10년(2002~2012년) 동안 일반인들이 원자바오(溫家寶) 총리가 시행한 개혁에 큰 불만을 가지게 되자, 이를 리커창(李克强) 총리에게 맡기지 않고 본인이 직접 계획된 개혁 설계를 실행키 위해 만든 기구라 한다.
민생·친서민 행보를 위해 경호활동마저 간소화하고 공직기강 확립 차원에서 형식·관료·향략주의와 사치 풍조 등 4풍(風) 척결 캠페인과 함께 성역 없는 사정을 강행, 총서기 취임 후 현재까지 낙마한 차관급 이상 고위 관리만 23명에 달한다. 후진타오 시기 연평균 7~8명의 3배 수준이다.
2013년부터 본격화된 반부패 정책으로 인해 마냥 즐거웠을 2014년 춘제(春節, 설날)를 전후해, 관료와 국유기업 간부들은 예년과 같은 선물과 잔치가 없어 우울한 시간을 보냈는데, 해바라기씨·달력·식용유 등 소박한 선물마저 줄어들었다 한다. 외국산 명품 매출은 극감했고, 이제 공직사회에는 도시락 점심·도서관 회의도 유행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의 꿈'의 보다 현실적인 목표는 개혁·개방의 부작용인 빈부격차를 해소, 인민 모두가 부유해지고, 의료·교육 등 공공 서비스를 인민 누구나가 균등하게 누리는 것이다. 시진핑은 장쩌민·후진타오 시기, 관심을 덜 받았던 중·하층 인민의 생활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도시 이주 농민 노동자인 농민공(2억 6,000만 명) 생계향상 지원, 1가구 1자녀 정책 완화, 도·농간 인구이동의 족쇄를 채워 온 호구(戶口, 호적)제도 개선, 인권탄압의 비난 대상이 되어온 강제 노동교화소 폐지 등이 그것이며, 계층·지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도시화 추진, 국토 균형발전, 개방 확대 등의 조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대외관계에서는 과거 덩샤오핑(鄧小平)의 소극적 '도광양회'(韜光養晦·빛을 감추고 어둠 속에서 힘을 기른다)를 탈피, '주동작위'(主動作爲: 해야 할 일을 주도적으로 한다) 외교정책을 구사하고 있다. 시진핑식 '대국굴기'(大國崛起) 전략이다.
미국에게는 '신형 대국관계' 수립을 내세우며, 글로벌 파워를 인정할 테니 중국의 핵심이익을 존중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과거사·영토 문제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일본에게는 우리가 수교 이후 20여 년간 요구해온 하얼빈역 안중근의사 의거 기념 표지석 설치 대신 통 크게 안중근의사 기념관을 건립, 두고두고 일본을 확실히 먹칠할 수 있게 했다.
북한에 대해서도 정권 붕괴에 따를 파장을 우려해 두둔해왔던 태도를 바꿔, 한반도 안정보다 비핵화를 우선시하고, 전통적 우호관계를 일반 국가관계로 전환하면서 핵실험에는 실질적 제재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시진핑 총서기는 이 같은 부국강병책을 통해, 덩샤오핑이 개혁·개방 시작 원년인 1979년부터 건국 100주년인 2049년까지 70년간의 3단계 국가발전 전략 중, 중간 단계인 2000~2021년의 샤오캉(小康 : 의식주가 해결된 중등생활 이상 수준) 목표를 완수하려 한다.
1단계(1979~1999년)의 원바오(溫飽 : 의식주가 기본적으로 해결된 기초생활 수준) 달성 목표는 덩샤오핑과 뒤를 이은 장쩌민 시대인, 1980년대 말에 이미 완성했다. 시진핑은 샤오캉 달성 후, 2022~2049년의 제3단계 다퉁(大同: 태평성대, 인민생활 수준의 선진국 진입) 목표 실현은 차기 제6세대 이후 지도부에게 넘기려고 한다.
이 책은 이상의 내용을 보다 구체화시키기 위해 크게 7단락으로 나눴다. 주요 다섯 개 장은 각각 10항목으로 나눠, 항목마다 적어도 2~5개의 소주제를 포함하도록 했다.
첫 번째 장인 중국 개황에서는 일반 현황을 소개했다.
두 번째 장인 핵심 권력기관은 자료집으로도 활용할 수 있도록, 공산당·정부·전인대(국회 상당)·정협(국정자문기관)등 4대 권력기관과 최고 사정·법원·검찰 기관을 과거·현재·미래로 나눠 조망했고 지도자들의 인적사항을 최대한 충실하게 정리했다.
세 번째 장은 중국 지도자의 외면과 내면, 꿈과 현실 문제를 다뤘다. 네 번째는 그간의 개혁·개방 확대 과정에서 파생된 경제·사회 부조리를 설명했는데, 앞으로 시진핑 체제가 극복해야 할 정책 과제이기도 하다.
네 번째 장은 외교·국방 및 안보체제로서, 적극적인 주동외교 전략과 해외첩보활동, 군 현대화를 가로막는 군 내부 문제점 등을 분석했다.
다섯 번째는 한·중 관계 현안, 우리 여행객·교민의 중국 체류 안전대책과 함께 북·중 관계의 현주소를 정치·경제·외교적 측면에서 다뤘다. 그리고 마지막에 본문에 실린 135개 도표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색인 목차를 첨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