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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計 연환계(連環計) - 여러 계책을 연결하여 사용한다. 글 박재희
연환은 고리(環)를 연결(連)한다는 뜻이다. 여러 계책을 마치 고리처럼 연결하여 사용하는 것을 연환계라고 한다. 하나의 계책을 사용하여 효과가 없을 때 이어서 다른 계책을 연결해서 주요 전술의 효과를 높이는 것이다. 상대방에게 역정보를 흘려 상황을 정확히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반간계를 사용하고, 이어서 내가 원하는 의도와 반대 방향으로 소리를 질러 적을 엉뚱한 방향으로 이동시키기는 성동격서(聲東擊西)로 연결시킨다면 이것은 몇 가지 계책을 연결하여 사용하는 일종의 연환계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에서나 기업에서 이런 계책들은 수 없이 구상되고 사용되고 있다. 하나의 전술만 알고 오직 그것에 매달린다면 적의 의심을 살 수 있고 내 속을 보일 수 있다. 몇 수를 미리 읽고 심모(深謀)와 원려(遠慮)를 통하여 주도적으로 상황을 리드할 수 있는 사람만이 연환계의 본래 의미를 살릴 수가 있을 것이다. 결국 연환계는 현재 처해 있는 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상대방의 심리나 의도를 어느 정도 감지한 상태에서 사용될 수 있다. 역사적으로 삼국지의 적벽대전은 연환계가 가장 잘 적용된 전쟁이다. 조조의 군대가 아무리 수적으로나 전력 면에서 강했다고 해도 제갈공명과 주유가 연합하여 기막히게 구상한 연환계에 의하여 패배하고 만다. 83만 명의 대군을 이끌고 남하한 조조의 군대는 장강에서 연합군과 대치하였다.
(제갈공명) 제갈공명은 몇 가지 상황을 분석한다. 첫째 조조의 군사가 먼 길을 달려와서 속전속결의 의도를 가질 것이란 점. 둘째 조조의 군대는 모두 북방에서 온 군사들이기 때문에 수전에 익숙하지 않다는 점. 셋째 결전의 날 장강에 주로 부는 편서풍이 동남풍으로 바뀐다는 점을 정확히 분석하고 있었다. 사실 연환계를 만들려면 손자병법에서 말하는 지피지기의 현장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 객관적으로 현장을 분석하고 그 분석에 기초해서 상대방의 심리를 이용한 전술을 연결시키는 작업은 면밀한 검토와 분석을 필요로 한다. 수전에 약한 조조의 군사들을 묶어 놓기 위하여 방통이란 간첩을 조조의 참모로 보내어 그들의 배를 서로 밧줄로 묶어두게 하였다. 동남풍이란 현장상황은 화공(火攻)이란 공격 방법을 선택하게 하였고, 황개를 거짓 항복하게 하여 상대방의 조급한 마음을 파고들었다. 반간계, 고육계, 화공계 등을 연결하여 공격한 연합군은 조조의 대군을 장강 물 속으로 쓸어 넣었다. 결국 상황을 넓게 보고 그 상황을 적절히 이용할 줄 알았던 조직의 승리였다. 36계의 원문 풀이는 이렇다. ‘상대방의 장군과 병력이 많다면 섣불리 정면대결하지 말아라! (將多兵衆. 不可以敵) 이럴 때는 연환계를 사용하여 스스로 혼란을 일으켜 그들의 세를 떨어뜨려야 한다 (使其自累, 以殺其勢) 이렇게 하면 우리 군대는 길할 것이며 하늘의 도움이 우리에게 이를 것이다 (在師中吉, 承天寵也).’ 이 원문의 뜻을 살펴보면 연환계는 상대방보다 아군의 전력이 현저히 약할 때 상대방의 내부를 혼란에 빠뜨려 힘을 빼는 전술로 사용되는 것이다. 병법에 이런 말이 있다.
‘무릇 계책을 잘 사용하는 자는 한 가지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몇 개의 계책을 가지고 보충하여 적절히 사용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전술을 잘 운용할 줄 아는 사람은 다양한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적절한 전술을 낼 수 있어야 한다.’
사실 다양한 전술적 고려 없이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것이 가장 행복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장군의 판단 하나에 사람의 생사가 엇갈리는 전쟁터나, 리더의 행동 하나에 전 직원의 밥줄이 달려있는 치열한 경쟁의 현장 기업에서는 상황을 넓게 다차원적으로 볼 수 있는 능력은 리더의 무엇보다도 중요한 능력이다. |
첫댓글 삼국지연의 한창 때 보고 또 보던 책인데 이제야 연환계의 참 뜻을 알게 됐군요. 고맙습니다.
제갈량은 아무리 보아도 천년에 한번 나타날까하는 대단한 사람입니다...
連 環 計...연환계....제갈 공명의 사주...신유생 4월 10일 술시...<자미두수전서..4권..111쪽..>
나이가 들면요..판단력이 흐려지잖아요..판단력이 부족할땐 어쩌지요..제갈공명의 지혜가 얼마나 부럽던지요..적벽대전2 보시면요..수많은 화살을 한번에 거둬 가는 모습..동남풍의 자연을 읽을줄 아는 지혜 완전 동양고전 답더라구요..
사실 아무런 생각없이 하루하루를 사는것 같지만.., 어쩌면 우리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미 連環計를 쓰면서 이 세상을 헤쳐 나가고 있는지도 모른 다는 생각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