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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봉~상점령~불모산~화산~굴암산~보개산~장고개~봉화산~성산마을(녹산수문) ..(약 24 km)
2005.9.4(일)
용지봉~상점령~불모산~화산~굴암산~마봉산~보개산~장고개 (18km)
2005.9.10(토)
장고개~구치봉~봉화산~의성봉~성산마을(녹산수문) (6km)
9/4
06:50 사상터미널
부산서 장유까지 대중교통은 처음이라, 삼규한테도 물어보고 이리저리 찾아보니 시내버스는 구포로 해서, 김해로 돌아가고 사상터미널 안에 시외버스로 운행하는게 있는데 이넘은 서부산IC로 고속도로로 해서 장유까지 직행이다. 터미널 앞에서 김밥 두줄 사넣고, 아침은 촌국수 한그릇 말아 넣었다.
이른 아침부터 고속도로는 정체다. 벌초길 행렬 또한 연중행사다. 내사, 부모님 잘 둔(?) 덕에 국립묘지에서 다 알아서 해주니, 어제 말로만 벌초간다 해놓고, 소주한병만 챙겨 댕겨온 터다.
조금 밀린 관계로 7시반이 되어 장유농협앞에 내린다. 요금은 1400원이다. 장유사까지 택시로 오를 참이다. 마침 잡은 택시기사 또한 산꾼인 모양이라 산에 대한 이야기가 장황한데, 낙남정맥길을 얘기하니 묵묵부답이다. 관심 밖인 모양이다 . 장유사까지 13000원 나왔다.
07:50 장유사
일주문 안쪽에서 우측 위로, 사리탑 뒤로 오른다. 땅이 물을 먹어 꿉꿉한 상태다. 10여분 적당히 데워질 무렵 능선에 올라선다. 다시 이리 돌아와야 하지만 용지봉으로 향한다. 그래도 내딴엔 "신낙남정맥길"이라 용지봉을 찍고 출발할 심산이다. 능선길로 10분만에 용지봉에 이른다
용지봉
정상석엔 용제봉이라 적혀있다. 이정표가 있고 정상부를 피해 매점이 하나 들어섰다. 부자지간인 듯한 남자 둘이 있는데 커피한잔을 주문하고 이리저리 조망을 살펴본다. 냉정고개에서 올라오고, 다시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낙남정맥길이 훤하다. 정맥이란 과제를 안고 여기를 지난게 언제였던가.
2002. 7. 21.(일) 날씨: 비, 오후에 갬
10:20 표지석에 龍蹄峯이라 새겨놨다. 용의 발굽(?) 용지봉이라는 표기는 또 뭔고? 여기에 오르면 사방으로 트이는 조망을 기대했지만 오늘은 영 아니다. 비는 계속 내리다 잠깐씩 끊기고, 온천지는 안개로 덮혀 있어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왼쪽으로 잠깐 뚫린 구름사이로 통신시설이 있는 불모산정상이 보였다가 이내 덮혀 버린다.
그날 날씨는 지금만큼도 못되었다. 대암산~봉림산(정병산) 능선에서 남해고속도로의 시원한 조망 한번 못본게 내내 아쉬워 날 조은날 다시한번... 했던 능선이다. 이제 여기서 방향을 바꿔 남쪽 끝으로 향한다.
낼모레쯤 태풍 '나비'가 온다는 예보대로 바람이 제법 몰아친다. 비에 대한 대비는 하고 왔다만 '이대로 이기를' 바래본다.
08:40 용지봉 (龍池峰) 출발
다시 9분만에 아까 올라왔던 장유사안부를 지난다 [장유사0.4 용지봉0.7 윗상점4.8km]
안부에서 5분거리. 숲이 벗겨진 봉우리에서 우측으로 90도 꺾인다. 잘나있는 직진능선은 상점마을로 떨어지는 길이다. 볼록한 바위에 올라서면 불모산쪽으로 가야할 길이 다 보이므로 가늠이 된다.
초반 내림길은 급비탈이다. 나뭇가지를 잡고 10분정도 내려오면 너덜지대다. 누가 돌을 갖다 부었는지 잔돌이 널린 비탈인데 아래위로 톨탑을 수십개 쌓아놨다. 아래쪽으로 안부가 지척에 보인다. 너덜을 지나면 길은 더 좋아진다
09:20 상점령
왼쪽에서 올라온 임도가 정면으로 이어지고, 그대로 봉긋한 둔덕을 따라 넘으면 넓은 안부가 나온다. 왼쪽 아래 상점마을에서 올라온 시멘트길은 전방 불모산 송신소로 이어진다. 이 길의 들머리가 어딘지 알아본다 하면서 아직 모른다. 창원터널길 어디서 갈라지는 모양이다만... 갈림길 공터 주변은 벌초하는 사람들의 차로 가득하다. 승용차도 쉽게 올라오는 길이다. 고도520
일단은 도로를 따른다. 우측 숲으로 붙어야 한다만 얼마 후 다시 마루금과 도로가 만나고 마루금도 도로와 함께 가기 때문이다. 길가에 물봉선, 며느리밥풀꽃은 이제 곧 시들모양이다. 왼쪽 아래로 장유 아파트단지가 10시방향에는 화산정상 시설물이 보인다
09:55 다시 마루금과 도로가 만나는 지점
이제는 마루금으로 붙을 일이다. 도로를 계속 따르면 불모산 정상과 제법 벌어진다. 우측 숲으로 들면 급한 오름길이고 등로는 생각보다 잘 나있다. 많이 밟은 흔적이다
10여분 뚜렷한 길따라 오르면 우측으로 트인 전망바위를 만난다. 손목고도는 750이다. 창원공단과 진해시의 울타리 장복산 능선 너머로 진해항, 바다에 떠있는 배까지 다 보인다. 바위에 앉아 조망을 양껏 즐긴다. 좌측으로 고개를 돌리니 불모산 정상부의 콘크리트 초소가 구름에 싸여 언뜻 귀곡산장처럼 보인다.
불모산 (佛母山 801m)
1분거리에 불모산 정상의 KBS송신소 철조망 울타리를 만난다. 좌우측 갈림길이나 우측은 철문(잠겨있음)이고, 좌측으로 철조망 따라 진행한다.
10:35 철조망에 바짝붙어 따라돈다. 키높이의 억새가 길을 덮고 있다. 조심조심 길을 찾아 송신소 울타리를 따라 나가면 콘크리트 기둥만 남은 송신소의 옛 정문이다(현재 정문은 더 올라야 있다)
시멘트길로 올라선다. 이 길은 아까의 상점령에서 올라와 화산 갈림길을 지나 이리로 올라온 길이다. 건너편으로 직진하면 진해 시루봉(웅산) 가는 길이고, 화산은 좌측 내리막으로 길따라 내려간다.
내리막길로 50m 내려오면 임도 좌측 주차할만한 공터가 있고, 그 뒤로 마루금을 찾아 올라서야 한다. (임도를 계속 따르면 한참 돌아 다시 만난다) 산길을 따르면 화산입구 임도삼거리로 떨어지게된다
[공군 제8991부대 / KBS불모산송신소] 간판이 있다. 좌측 내리막길은 상점령으로 내려가는 길이다. 직진하여 화산(군부대)으로 간다. 도로 입구에 군사시설보호구역이므로 관할부대장의 허가를 받으란다. 여기부터 마루금은 의미가 없다. 마루금 고집해봤자 군부대의 철망에 막혀 정상은 오를 수가 없다.
10:50 도로를 계속 따른다. (손목고도 665 / 무심코 가다가 부대정문까지 갔다가 돌아섰는데, 우측 내려가는 길을 찾아 리본이 있으면 따라 내려갈 일이다)
10:55 '단결'이라 적힌 돌비석을 지나니 좌측에는 사격훈련장, 우측은 넓은 축구장이 나온다. 위로 쳐다 보이는 화산 정상부는 불모산보다 더 넓게 군부대가 차지하고 있다.
11:10 군부대 정문에 막힌다. 총을 들고 헌병 완장을 찬 군인이 손을 들어 막는다. 초소 정도가 아니라 군부대 본진이 주둔하고 있다. 들이 밀 분위기가 아니다. 이거 내가 너무 들어왔구나를 직감하고 꼬랑지 내리고 돌아선다. 불모산 갈림길 삼거리에서 조금 들어온 어느지점에서 내려가는 길을 살펴야 했는데...
(화산 정상부)
화산 (花山 798.4m)은 결국 그림의 떡이 되버린다.
돌아나오다가, 지뢰매설 위험 간판 앞쪽으로 갈림길이 있어 들어가니 헬기장이다. 가장자리쪽으로 암만 둘러봐도 길은 없다. 길따라 바깥쪽으로 더 나가야 되지 싶은데, 통빡으로 방향을 잡고 뚫기로 한다. 헬기장 가장자리 중간부분 공터가 있어 들어가보니 오토바이 한대가 자빠져 있고 숲이 헐렁해서 뚫을 만하다. 지도정치를 하고, 진행 방위각(134도)을 맞추고 숲으로 들어선다. 5분정도 진행하니 원형 철조망이 나온다.
철조망 따라 아래쪽으로 밟은 흔적이 있다. 철조망 넘어 갈수는 없으니 아래로 따라 내려가니 임도로 떨어진다. 저 위쪽 어디에선가 이 임도따라 내려오면 되는 일이다.(나는 왜 못 봤을까) 임도는 다 파여 경운기도 겨우 다닐만하다. 아래쪽으로 조금 내려오니 구멍난 철판 여러개가 흩어져 있고, 왼쪽 숲으로 리본이 달렸다.
내 리본도 하나 걸고 숲으로 들어간다. 계속 철조망을 따라 가는 길이다. 왼쪽에 철조망을 두고, 군부대에서 설치한 철조망 울타리를 경계로 휘돌아 가는 셈이다. 화산 정상부는 접근도 못한다
좌측 위에서 내려오는 지계곡 물이 흐르는 도랑에는 다리가 설치되어 있다. 쇠파이프에 구멍철판을 얹어 견고하게 설치 해놨다. 이후 건너게 되는 도랑마다 (3~4개) 다리를 설치를 해놨다. 숲속은 아예 깜깜하다. 지뢰매설 경고판은 계속 이어진다. 한동안 사면을 돌다가 오르막이 된다.
철조망 따라 굴암산 능선으로 오른다. 내려가는 길도 있지만 계속 철조망 따르면 된다. 2시방향으로 시야가 트이면서 진해 웅동만이 보인다.
11:50 굴암산 능선이 보인다. 과거지뢰지대 (past mine jone) 팻말 때문에 철조망 안쪽으로는 엄두가 안난다.
(굴암산에서 화산 정상부 쪽)
12:00 능선에 올라섰다. 물론 좌측이 화산 정상쪽인데 막혀있다. 지뢰, 위험, 출입금지 경고문만이 아니라 철조망 울타리로 견고하게 막혀있다. 우측으로 틀면 굴암산 능선이다. 안개가 스물스물 흐른다
배꼽시계는 정확하다. 12시 넘은줄 귀신같이 알아챈다. 화산쪽으로 막혀있는 철조망을 원망하며 돌아선다. 5분거리에 헬기장이 있는데 건너편에서 좌우로 갈라지는데 양쪽에 코팅지로 조그만 명찰을 달아놨다. 왼쪽은 '신안계곡, 물소리카페' 우측은 '굴암산25분'
내걸음으로 20분 정도면 되지않겠나, 굴암산 가서 점심먹자... 해보는데 결과는 30분이 조금 더걸렸다. 명찰 단사람은 나보다 더 빠른사람이다. 우측으로 좀 쏠리는 기분이 든다만 방향은 맞다. 도중에 봉긋이 솟은 바위에 올라서면 웅동만과 두동마을의 푸른논, 저수지가 있는 포근한 그림이 펼쳐진다. 전망바위는 서너개 더 나타난다.
고만고만한 암봉의 연속이다. 직등과 우회길이 다 있는데 혹시나 정상을 지나치까봐 일일이 봉우리로 올라 확인해 보지만 아무 표식없이 애를 먹인다. 아기자기하니 정맥길 답다. 정상을 못보고 지나칠 일은 없으니 암봉은 다 생략해도 된다. 물론 모두 훌륭한 조망대다.
(두동마을, 웅동만)
12:35 굴암산 (屈岩山 662m)
헬기장에서 30분 걸렸다. 쪼삣한 정상석과 묵은 삼각점(건설부302), 이정표가 있다.
우측 바위아래쪽은 진해 웅동으로 떨어지는길이고 (바위에 올라서면 다 보인다) 마루금은 직진이다.
이정표 [전망쉼터0.4km] 방향이다. 정상석 옆에 앉아 점심(김밥)먹고 13:05 출발
10분 거리에 나무벤치 두개가 놓여 있는데 여기가 '전망쉼터'다. 웅동만, 두동마을쪽 전망대다.
이정표 [좌 신안마을2.3km / 직 옥녀봉] 옥녀봉쪽이다. 잠시 진행하면 옥녀봉(동쪽)과 보개산(남쪽)이 갈라지는 분기봉이다. 숲이 없어 다 드러나므로 눈으로 확인이 된다. 우측으로 떨어진다.
여기부터 고난이 시작된다. 길 흔적은 뚜렷하나 잡풀, 나뭇가지들이 붙잡고 걸고 땡기고, 도저히 맨입에는 그냥 통과시키지 않겠다는듯, 난리도 아니다. 무성하게 자란 풀들은 길을 덮어 자칫하면 엉뚱데로 빠질수도 있겠다만, 아래쪽 능선을 보며 길을 찾으면 된다.
13:40 안부
정면에 불룩 튀어나온 암봉을 살짝 올라서고, 다시 내려 앉아 송전철탑 아래를 지난다. 칡덩쿨은 거의 올무나 마찬가지다. 무심코 진행하다가 자빠지기 일쑤다. 철탑에서 5분. 갈림길이다. 직진길이 더 뚜렷하나 마루금은 왼쪽이다. 리본이 여럿 달려있어 구분이 된다.
14:03 너더리 고개
칡덩쿨과 씨름을 하며 겨우 내려선 안부. 좁다란 소로길이 고개를 넘는다. 역시 칡덩쿨로 뒤덮혀 있다. 지도상 왼쪽 아래 너더리마을이 있는데, 내가 보기엔 이 고개를 넘으면 넌더리(넌저리?)가 난다고 이름이 그리된거 아닌가 싶다. 손목고도 280이다.
한두명이 앉을만한 터가 있어 잠시 배낭을 내리고 한숨 돌리며 전열을 재정비한다. 건너편 오름길 역시 풀숲이 뒤덮혀 있는데 오늘 구간중 최악의 등로다. 굴암산과 보개산은 일반등산로가 잘 나있는데 그 가운데 부분인 너더리고개를 전후한 2km 정도는 사람의 흔적이 거의 없을뿐 아니라, 잡풀이 가장 무성한 시기라 오만 가시덩쿨이 진행을 막는다. 오늘의 상처는 이곳에서 다 생긴거다.
14:26 마봉산 분기봉
너더리고개를 지나 잡목속의 급경사는 거의 사람 돌아가시게 한다. 발목을 휘감는 칡넝쿨은 얼마나 억센지 내 힘으로는 끊기지도 않는다. 튕겨져 나오는 나뭇가지는 눈을 찌르고, 그야말로 사투를 벌인다. 그렇게 20분간 고전을 하고 오르면 마봉산 분기봉인데, 봉우리도 아니다. 그냥 풀숲 가운데 갈림길일 뿐이다. 미리 준비한 둥근 아크릴판에다 현위치 그림을 그려 나무에 달았다. 마봉산 삼각점은 확인할 엄두가 안난다. 좌측으로 꺾고 잠시 내리막길 다시 우측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이 나오는데 좌측이다. 보개산 방위각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14:45 묘 3기 나란히 앉은 곳으로 내려왔다가 좌측 으로 붙는다. 옆으로 묘가 이어진다. 시멘트 비석인 김해김씨분이지묘를 만나고 위쪽으로 붙는다. 내려서서 될 일이 아니다. 10시 방향이다. 잠시 길이 끊기지만 마루금을 찾아 올라서니 다시 건건산악회 리본을 만난다. 한글로 쓴 함안조공지묘를 지나고는 리본 여럿을 본다. 이제 제법 길같은 길이 나온다.
뚜렷한 길을 만나니 살것 같다. 이제 고생 끝인가. 능선도 편편해 해방된 민족이 된듯하다. 우측 소나무 사이로 두동마을의 파란 들판과 그 너머로 2번국도가 보인다.
15:10 두동고개
흙을 갖다 부어놨는데, 공사를 할려고 하는지, 공사한 흙을 갖다 버려 논건지 돌이 섞인 지저분한 흙이 고갯길에 쌓여 있다. 좌우로 내려가는 길 넓이는 임도수준인데 노면은 험하다. 제법 지치기도 해 잠시 갈등을 한다. 다음구간 계산을 해보니 어차피 한방에 다 끊지 못하고 한번 더 해야 할 바에야 너무 뺄 필요는 없는데, 여기서 탈출하기에는 암만봐도 수월치 못하다. 왼쪽 지사동쪽은 내려가봐야 교통편이 없겠고(지사공단 구획정리중), 우측 두동마을로 내려가도 까딱하면 2번 국도까지 나가야 될지도 모르겠다. '신산경표' 에는 용지봉~입바위까지 22.3km로 되어 있다만 하루에는 완주 하기에는 무리라는 판단이고 끊을 만한곳은 장고개 뿐이다. 손목고도는 겨우 210이다.
보개산으로 가는 수밖에 없겠다.
보개산이 478이니 허벌나게 올려야 한다. 20여분 코를 박으며 쎄가 빠져라 올라서니 좌측 지사공단과 우측 두동마을, 녹산 신항만의 콘테이너를 싣고 내리는 겐추리크레인까지 다 보인다마는 가야할 마루금은 첩첩산중이다. 저 어디 골짜기에 장고개가 숨어 있으리라.
이 봉우리 오르면 보개산 인줄 알았다. 그러나 보개산은 메롱~이다. 손목고도가 400이니 아직도 멀었다. 저만치 앞에서 기다리는 보개산이다. 일단은 바위에 앉아 아래위로 다 까고 바람을 쐰다. 50여m 떨어졌다가 다시 감아 올린다. 경사는 많이 죽었다. 완만하게 올린다. 아까것이 6~70도 되었다면 이거는 2~30도 되겠다.
(보개산)
16:05 보개산 (478.9m) 지형도에는 보배산, 강서구청에서는 "강서구의 主山 보개산(寶蓋山)"으로 소개
철 앵글로 카메라 삼각대 모양으로 큰 구조물이 있다. 뭣에 쓰던 물건이지는 모르겠다만, 그 아래에 윗부분이 떨어져 나간 정상석. 한면에는 '낙남정맥 남단', 옆면에는 寶蓋山이라 적혔던것 같은데 역시 윗부분은 떨어져 나가 蓋山 두글자만 남았다. 삼각점은 지형번호도 없이 사각 기둥만 박혀있다. 봉화산이 아스라하고, 그 너머 구름아래 엄궁동 아파트단지와 승학산도 희미하다. 북으로는 김해벌판 너머 신어산도 가늠이 된다. 조망 보느라 20분을 보낸다.
하산길은 올라선 자세에서 우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정면으로는 길이 없어 돌아가는 형태다. 정상 바로 아래 능선상에 유달리 가지많은 소나무가 있다. 낙동의 10지송이 생각나 세어보니 가지가 아홉이니 구지송이라 해야겠다.
"낙남에 구지송이라 들어봤나?"
우측아래로 보이는 골프장. 용원CC다. 주차장에 차가 가득한걸 보니 잘 돌아가는 모양일쎄. 신항만과 가덕도 그리고 낙동강 하구를 향해 가면서, 암만봐도 이게 맞다 싶다. 상동 매리의 현재 낙남의 끝으로 되어있는 그곳 보다는, 낙동강이 바다를 만나는 곳. 낙동정맥의 꼬리를 강건너에 마주하는, 바로 이 능선이 진정한 낙남정맥이 아닐까.
(장고개)
16:50 마지막 봉(능선 끝)
안부 같은 지형인데 왼쪽에 절개지. 아래쪽은 채석장이다. 마루금 직전까지 깎아먹었다. 지형도에도 '가덕광산'이라 표기되 있다. 바로 앞 봉긋한 봉우리가 마지막봉(보개산 능선상) 같은데, 방위각은 우측이라야 하는데 길이 없다. 길은 고사하고 절개지라 가만 살펴보니 땅이 둥글게 푹 꺼진 곳이다. 백두대간 자병산 근처의 함몰된 돌리네지형 처럼 지름 50여m 정도로 내려 앉았다. 가에는 접근 못하도록 철조망이 쳐져 있다.
방향은 우측이나 암만 살펴봐도 길은 좌측길 밖에 없다. 이 시간에 다시 억지로 뚫지는 못하겠고 도리없이 길을 따라 내려간다. 방향은 북동이 된다. (남서로 가야하는데) 우측을 염두에 두고 좌측길따라 내려서니 '이 지역은 재해발생 우려가 있으므로 출입을 엄금한다' 경고판이 달려있다. 함몰된 지형이 맞는 모양이구나. 그래서 좌측으로 휘돌아서 내려가게 된다. 왼쪽 아래 절개지와 채석장 건물이 보이더니 길은 우측으로 90도 꺾인다. 이제 제 방향을 찾아 가는 모양이다. 사면을 휘돌아서 마지막봉에서 바로 떨어지는곳까지 이어지는 형태다.
17:18 너덜지대
잔돌들이 흘러내리는 너덜지대가 몇 구역 이어진다. 그 한가운데 앉아 버리려고 넣어둔 김밥으로 허기를 떼운다. 윤곽이 뚜렷하지는 못해도 승학산, 구덕산, 백양산이 수월케 식별이 된다. 그 사이로 황령산도 보이는 듯하다. 앉아 있으니 춥다. 동쪽 기슭이다 보니 해는 이미 사라졌다. 너덜의 끝을 지나니 우측에서 내려온 듯한 희미한 길도 있다만 알 수없다.
묘1기를 만난다. 묘터는 마루금이고 뒤돌아서서 위쪽을 살피니, 마지막봉에서 이쪽으로 곧장 내려오면 딱맞겠는데, 아무런 흔적도 찾을 수 없다. 이어지는 아래쪽으로 묘가 이어진다. 묘 좌측으로 이어지는 뻔뻔한 길을 따르다 보니 마루금과 벌어지는거 같아 우측 능선으로 올라붙는다. 희미한 길이 있고 오래묵은 리본도 눈에 띈다. 막판이라고 조은길따라 무심코 갈일이 아니라 마루금을 염두에 둬야한다.
묘마다 벌초를 하고, 베어낸 잔풀들을 아무렇게나 묘 주위에 흩어놓으니, 그렇지 않아도 길 찾기가 어려운데 있는 길 마저 덮어버린다. 이럴 때는 서너명이서 둘러보면 길을 쉽게 찾을 수 있는데... 능선이 차분히 내려앉으며 거의 다 온거 같다.
방벽으로 둘레를 보강한 묘터를 만나고, 우측으로 난 수레길을 따른다. (이 역시 잘못되었다. 묘 뒤쪽으로 올라붙어 좌측으로 꺾어야 했다. 그러면 장고개 좌측으로 떨어진다). 별 의심없이 묘 우측 뚜렷한 길로 내려서니 앞이 트이면서 거대한 절개지 위다. 아래는 왕복 8차선 도로 장고개다. 절개지가 너무 커 좌우 어느쪽으로 내려가야 할지 감이 안잡힌다. 일직선으로 내려가면 철조망이 가로막는다. 부산쪽 버스를 염두에 두고 우측을 택한다. (우측 아래 마을이 보이기 때문이다. 여기서도 고개 정상으로 떨어지려면 좌측으로 내려서야 한다)
절개지를 내려서기가 만만찮다. 희미한 족적이 있다. 몇구간의 계단형태로 깎아지른 절개지를 조심조심 더듬으며 내려간다. 우측 끝까지 돌아 철조망이 끝나는 부분으로 빠져 나오니 고개 정상부가 위쪽으로 보인다. 위에서 내려볼 때는 고갯만디가 어딘지 식별이 안되었다. (위에서 좌측으로 떨어져야 장고개 건너편으로 붙기도 쉽다)
고개로 도로를 새로 내는건 좋은데, 나같은 짐승들 이동로를 만들어 놔야 할꺼 아이가. 인간들이 우째 그렇노?
(장고개)
17:52 장고개
58번 도로. 송정동~지사동간 도로인데, 지사공단을 확충하며 진입론지 배후도론지 이렇게 넓게 뚫어놓은거다. 주로 레미콘 트럭이 넘나드는데 신나게 달린다. 이런 도로에서 손 흔들어봐야 될리가 없다. 아래쪽으로 10여분 내려가니 주유소가 있고 옥포마을 입구다. 용원CC 입구라는 팻말도 있다. 땅바닥에 퍼질러 앉아 신발 벗고, 스틱접고... 지나가는 택시나 있을랑가 버스가 올라나, 느긋하니 기다리니 고개 위쪽에서 버스가 한대 내려온다.
얼른 일어나 손을 흔들며 달려가니, 기사아저씨가 좀 더 기다리란다. 옥포마을 안쪽으로 들어갔다가 돌아 나올 모양이다. 강서 16번 마을버스다. 다시 한참을 기다렸다가 돌아 나오는 버스에 오르고, 이 버스는 송정에서 다시 U턴을 하고, 장고개 넘어 녹산동사무소(구량마을) 앞에 서더마는 기사아저씨 '저녁 묵고 올테니 기다리소~' 하고 가버린다. 별 희한한 버스도 다 본다.
19:05분 녹산동 출발, 19:30 하단 지하철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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