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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음지맥 2구간
2011.06.19 (일)
산길 : 평산재~샘터재
거리 : 15.5km
구간거리
평산재~2.9~큰곡재~0.6~팔음산~5.8~별재~2.1~천금산~4.1~샘터재 / 15.5km
Cartographic Length 17.4km Total Time: 08:00
강변에 잠자리를 펴고는 개구리 소리에 잠을 설칠까 염려스러웠지만 적당한 볼륨의 자연의 소리는 오히려 수면제 역할을 했다. 초꾼도 없어 일찍 잔만큼 어둠이 채 걷히기도 전에 다들 자리를 털고 나온다. 선두대장님이 끓여주시는 아침밥 낼름 받아먹고, 또 싸주시는 도시락통에 그저 송구스럽기만 한데도 손을 못대게 한다. 고문님은 꽁꽁얼린 큰 물병까지 하나씩 나눠주신다. 집에서 1주일을 냉동했고, 아이스박스에 어제 하루 담아놨는데 얼음은 그대로다.
but, 평소 물을 많이 안 먹는 나는 절반도 못먹고, 온 종일 지고 댕긴다고 씨껍했다.(곰님, 미버요~)
샘터재는 청산에서 지척이다. 넓은 고갯마루에는 마치 우리같은 사람들을 위해서 그리했는지 갓길에 주차공간이 충분하다. 내차를 대놓고 다시 청산면으로 나와 큰곡재를 넘어간다. 동고서저라 했던가. 청산에서는 구절양장으로 뱅뱅 감아올리는데 화동쪽은 잠깐이다. 잠시 후 지나갈 고개이므로 길가 풀섶에다 물병들을 숨겨놓고 평산리로 간다. 어만각을 지나 평산재 고개 마루금까지 차를 올렸다.
고문님과 선두대장님
06:33 평산재
06:53 충북-경북도계
08:05 큰곡재
08:50 팔음산
10:23 ×525m
11:28 별재
12:55 천금산
14:01 시멘트길
14:18 △308.6m
14:34 샘터재
평산재
평산재(375m)
거름무더기 뒤로 올라가면 고도 30m 정도 올렸다가 다시 떨어지고 평산재 만한 고개다. 어만각에서 왼쪽 길로 들어오면 바로 여긴데 얼마 되지도 않는거 아침부터 띵가묵기가 거석해 올라왔다만, 좀 싱겁다.
성황당재
귀가 울리게 뻥뻥 소리가 나 깜짝 놀라기도 했는데 총소리는 아니고 새 쫓는 공포탄이었던 모양이다. 경운기가 다닐만한 고갯길에 트럭 한대 있다가 우리가 내려서니 막 마을로 내려간다. 건너편 오름길에 올무가 있어 고문님이 걷어냈다. 방금 떠난 트럭의 소행으로 보인다.
충북-경북도계 능선
잠깐 올라서면 우측으로 능선이 분기하는 봉인데 경북 도계능선. 서쪽은 충청북도 보은군 마로면이다. [도계탐사]리본이 보이고 길은 더 뚜렷해졌다.
성황당재
3군봉 (보은 옥천 상주)
팔음산
3군봉 (620m)
우측으로 겨우 열린 숲 사이로 백록동 마을과 시루봉이 보이고, 오름이 다한 봉우리에서 3개군이 갈라진다. 보은 옥천 상주시의 3군봉이 되겠다. 한참 앉았다가 새로 출발하는 선두대장님, 올라왔던 쪽으로 방향을 잡으신다. 잠시 정신을 놓으셨나보다.
남동쪽으로 긴 내림이 이어지며 팔음산이 나뭇잎 커튼 사이로 언뜻언뜻 모습을 보여준다. 큰곡재로 내려가는 비탈 전체가 산딸기 밭이다. 서쪽 아래는 명치리 달박골마을이다.
명치리는 팔음산으로 오르는 고개가 시작되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월명동으로 부른다. 달박골을 한자로 표기한것 같다. 골짜기를 따라서 산을 넘으면 상주시 모서면 지역이다. 70년대까지만 해도 고갯마루 바로 아래 달박골로 불리는 10여호 이상의 자연마을이 있었다고 한다. 높은 곳에 위치하여 달이 밝다고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현재는 모두 버드나무로 덮혔고 마을도 없어졌다.
흑연광산으로 유명한 팔음산에 광부들이 벌떼처럼 모여 최고의 번성기를 누린 적도 있었다. 일제시대에 발견된 광산은 1990년 폐광이 될 때까지 명치리의 애환을 담아냈다. 청산사람들이 배를 곯며 보리밥을 먹을 때에도 명치리는 쌀밥을 먹었고, 광부들이 월급을 받는 날이면 청산장은 물론 옥천장까지 들썩였을 정도로 명치리 광산은 유명했다.
광부들이 많아 한 때는 수백가구가 살며 북적거렸던 명치리가 이제는 10여가구만 덩그러니 남아있는 스산한 오지 마을로 변했다. 광산촌도 그저 옛날이야기로 광산의 흔적도 자세히 보아야만 볼 수 있다.
산딸기 수확
큰곡재
큰곡재 (506m)
옥천군 청산면 명치리에서 상주 화동으로 가는 2차선 아스팔트 고개로 평산에서는 ‘잣티재’, 청산에서는 ‘달박골재’라 한다. 청산에서 올라오는 길은 굉장히 가파르고 굽이도 많다. 산행 마치고 다시 넘어 갔는데 10년 묵은 내차는 헐떡거리며 겨우겨우 올라간다.
새벽에 넘어가면서 숨겨놓은 물을 찾아 배낭에 넣으니 등이 묵직해 진다. 좌우로 [←평산 청산→]을 가리키고, [팔음산정상1.4km] 이정표 뒤로 계단길이 나있다. 팔음산이 720이나 고개가 높아 200m만 올리면 되겠다.
팔음산 등산로
아래 청산면에서도 보이는 팔음산 너덜
계단 올라서고 1분 거리에 갈림길이 나온다. 지맥 마루금은 정면으로 곧장 올라가고, 넓고 조은 일반등산로는 우측으로 휘돈다. 우리사 당연히~, 조은길이지.
지형도에 임도로 표기된 길인데 거의 수평으로 가는 사면길이다. 너덜지대 두곳을 지나고 800m 후 김해김공을 만나고 비탈로 붙는다. 길은 좋다마는 결과적으로 너무 많이 휘돌았다. 이렇게 멀리 올줄 알았더라면 곧장 쳐올리는건데... 그리고 이 길은 팔음산을 막 지난 헬기장으로 올라서므로, 지맥파에게는 권할만할 길이 아니다.
헬기장
김해김공 앞에서 좌틀하고는 25분간 꼬빡 쳐올리면 수풀 무성한 헬기장이다. 어제 천택산에서처럼 정상을 약간 지나친 지점이라 정상 찍고 다시 내려와야 하는 그림이다. 배낭 내려놓으려다가 지척(70m)이라 그대로 올라간다.
김해김공
팔음산(八音山 762.3m)
경상북도 상주시 화동면과 모서면,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높이 762m다. 지금은 폐광되었지만 옥천군 청산면 명치리의 월명광산과 상주시 모서면의 득수광산은 흑연 생산지로 이름 난 곳이었다. 지금은 일대가 포도 생산지로 바뀌었다.
대동여지도에도 표기된 八音山 이름은 임진왜란 당시 산에서 여덟 번의 소리가 났다고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팔음’은 불교에서는 부처가 지닌 여덟 가지 특색이 있는 음성, 즉 ‘극호음 유연음 화적음 존혜음 불녀음 불오음 심원음 불갈음’을 뜻한다. 우리나라와 중국의 음악에서는 악기를 만든 재료에 따라 여덟 가지로 나눈 것, 즉 ‘쇠. 돌. 실. 대나무. 박. 흙. 가죽. 나무’를 ‘팔음’이라 한다.
조망은 북으로만 트여 구병산 너머 속리산까지 보이고, 삼각점은 동쪽으로 200m 떨어진 봉(762.3m△관기309)에 표기되어 있다. 이 봉 높이는 784m가 나오는데 정상석에 새겨진 높이는 동쪽 삼각점봉의 높이다.
동쪽 삼각점봉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는 산줄기가 5만 지형도에 '백화산맥'으로 표기된, 백화산 포성봉~주행봉으로 연결이 된다.
구병산 너머로 천황봉이...
팔음산 헬기장
아까 올라섰던 묵은 헬기장으로 돌아와 남쪽으로 내려가면 720봉에서 우측으로 꺾고, 계속하여 내림질 친다. 낙엽이 드러난 곳에 씨커먼 연탄 같은 흙이 보인다. 혹 이게 흑연인가 유심히 봐도 내눈으로 아는척 할 수도 없다. 왼쪽 아래 가까이 자하골의 밭이 보이더니 이어서 우측으로 벌목지가 나온다. 명치리 일대가 훤하고 팔음산이 올려다 보인다.
모서면 득수리(得水利) 자하골 [자하 곡, 광산촌]
득수동 북서쪽 골짜기 끝에 있는 마을. 월영광업소가 있다. 팔음산 남쪽인데 득수1리다. 광산이 생긴 뒤 마을이 이루어졌다.
어제와 달리 오늘은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줘 땀도 많이 나지 않는다. 시원한 바람 앞에 쉬었다간다. 사모님만 없으면 아래위로 홀라당 까내릴 장면이다만, 10분 가량 내려가니 왼쪽에서 올라 온 수렛길과 만나면서 길이 갑자기 넓어졌다.
벌목지에서 돌아 본 팔음산 (가운데봉)
철조망 울타리
왼쪽 버들방에서 올라온 수렛길이 다 이유가 있었다. 키보다 높은 철조망 울타리를 두르고 그것도 모자라 가시 철망까지 위에 얹었다. 안쪽을 봐도 뭐 특이한 것도 안 보인다만 울타리 갓길이 넓어 지나가기에 좋다. 철망 울타리는 10분간 계속되고 왼쪽으로 꺾어 내려간다.
×525m
남쪽으로 꺾이는 525봉은 미리 질러가는 길도 있으나 일부러 올라가봤다. 평평한 2~3평 공터가 있을 뿐 특징없는 봉우리다. 서쪽 장누골 방향으로도 길 흔적이 보인다. 남쪽으로 꺾어 내려서고 다시 오름길 암릉 위에는 굵은 소나무 한그루 있다. 백화산 능선이 보인다.
산길은 우측으로 ⊃자 형태로 휘돈다. 경북도계탐사 리본도 있고 굴곡도 거의 없어 신나게 달린다. 별재 건너편 천금산이 보이기 시작하고 수원백씨 묘를 지나 별재로 내려선다.
산타래님
천금산
별재
별재 (310m)
경운기나 넘어 다닐만한 길이다. 우측 가까이 인삼밭이 있고 민가는 보이지 않는다. 오른쪽으로 조금 치우쳐 올라가는 수렛길이 있는데 묘에 올라가는 길이다.
모서면 정산리(井山里) 별재
별재 마을에서 충청북도 옥천군 청산면 의지리의 의동으로 넘어 가는 고개. 수목과 산으로 둘러 싸여 하늘과 별만이 보인다는 뜻에서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민치민의 정려가 있고 황맹헌(黃孟獻)의 묘가 이곳에 있다고 한다. ‘별’은 ‘벼랑’의 옛말이다.
남쪽으로 틀어 내려가면 묘가 있고 왼쪽으로 내려가면 도랑같은 짤록 고개다. 성황당 흔적이 있는데 별재에서 질러와도 좋을만한 길이다. 이어 올라서고 바람 시원한 능선길에 앉아 점심을 먹고 간다. (11:54~12:25)
이어지는 도계능선에서 우측으로 의동저수지와 청산면 보청천쪽으로 넓게 조망이 되고 앞으로는 볼록 솟은 천금산이 보인다.
의동저수지
천금산
천금산 (464.9m △관기 315)
이어지는 산길 가운데 삼각점이 박혀있고 조망도 아무것도 없는 봉우리다. 왼쪽으로 꺾어 내려가고 햇볕 따가운 묘터를 지나면 능선이 갈라진다. 도계는 직진이고 지맥은 우측으로 살짝 벌어진다.
모서면 정산리(井山里) 천금산(千金山)
정산리와 충북 청산면 의지리의 경계에 있는데, 높이는 464.9m다. 한때 금이 생산되었다고 하는데, 서북쪽에 충북 청산면과 통하는 별티고개가 있다.
도계에서 벗어나고 옥천, 영동의 군계에 들었는데도 [도계탐사] 리본이 몇 개 걸려있다. 헛짚은 모양이라. 미전리 골짜기 넓은 벌목 개간지를 가운데에 두고 도계는 건너편이다.
정면 숲이 도계능선이고 지맥은 우측으로 벌어진다
벌목 개간지
뭘 심으려는지 골짜기 양쪽 비탈 전체를 벌목하고 산판도로를 이리저리 내놨다. 임도가 인접하나 땡볕이 싫어 숲길로 그대로 가다가 별 수 없이 임도에 내려섰다. 남쪽으로 멀리 사다리꼴 모양의 산이 주위에서 홀로 솟아있는데 지도를 짚어보니 영동군 용산면의 박달산(475m)이다. 사다리꼴 형태가 낙동정맥 관산과 흡사하다. 동쪽 도계능선 뒤로는 백화산 주행봉이 하늘 높이 장벽을 치고 있다.
20분 걸려 땡볕의 벌목지 임도를 지나 숲으로 들었다. 잠시 쉬었다가 440봉은 우측 옆구리로 질러간다. 이제 샘터재로 꾸준한 내림길인데 벌목된 소나무가 한참 이어진다만, 한쪽으로 쌓으며 길은 내놓아 진행에 방해되지 않아 좋다
영동 박달산
백화산 (포성봉~ 주행봉)
전주이공 우측으로 조망이 트이면서, 목동저수지 뒤로 멀리까지 보인다. 강남하고도 목동은 부자동네라 하더만 청산면 목동도 달리 보인다. 조은집이 많이 보이고 마을 앞으로는 큰 호수까지 있으니 부티가 나보인다. 멀리로 구병산까지 시야에 들어온다.
목동마을 목동저수지
쌀재
북쪽 목동에서 남쪽 쌀아터(미전리)로 넘는 고개에 커다란 당산나무 한 그루 있다. 미전리에서는 쌀재라 하는데 지도에 표기는 없다. 정면 고추밭 바깥쪽으로 붙어 올라가면 샘터재를 향해 ㄷ자로 돌아가는 그림이라 살짝 질러갔다. 샘터재 건너편 능선이 보이고 차소리도 들린다. 뭔지는 몰라도 바위에 푸른색 페인트 화살표를 그려놨다.
△308.6m
잔솔나무숲 능선에 번호를 알 수 없는 오래묵은 삼각점이다. 삼각점봉에서 왼쪽으로 바로 내려가면 샘터재 이겠는데 능선은 북으로 ⋂자 형태로 휘돌아 가는 그림이라 좌틀을 두 번해야 된다. 이장공고가 붙은 밀양박씨 묘 앞쪽 비탈도 벌목을 해놓아 도로를 확장이라도 할 모양이다. [옥천군 청산면] 간판에서 내려선다.
천관산 (우측)
△308.6m
샘터재 (240m)
대동여지도에 ‘井峙’로 표기되어 있는 샘터재. 옥천군 청산면과 영동군 용산면의 경계로 19번국도가 지나간다. 10년 묵은 똥차를 몰고 큰곡재를 넘으려니 차도 겔겔거리고 운전하는 나는 더 용이 쓰인다. 그만큼 큰곡재는 높은 고개다. 어만각 위 평산재에 대 놓은 고문님차를 빼내고, 뒤풀이는 졸업 후로 미루고 각자 남으로 북으로 갈라졌다.
샘터재 (대동여지도에는 井峙)
어만각에서 본 팔음산
남성주휴게소
고속도로 휴게소마다 다 그런거는 아니지만, 일부 신설휴게소나 또는 덜 붐비는 -바꾸어 말하면 장사가 잘 안되는- 휴게소에는 고객유치 차원인지 순수한 서비스 차원인지는 몰라도 "샤워실"이 있다.
남성주휴게소 샤워실은 이전부터 눈독들인 터라 아예 작정을 하고 찾아 갔다. 휴게소 건물 우측 귀퉁이에 있다.
'내부수리중' 이란 글귀가 있다만 문을 밀고 들어가니 탈의실과 샤워기 3개가 달린 욕실이 있다. 3인이 동시 사용가능하다. 샤워기를 트니 물이 좔좔~~ 나온다. 레버를 왼쪽으로 돌리니 웬걸, 따신물도 나오네.
대신, 비누 한똥가리 없다. 수건 비누 등 필요한건 본인이 갖고가야 되겠다만...
그기 오데고~! 공짠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