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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4월 28일, 화요일, Bujumbura, Hotel Amahoro
(오늘의 경비 US $72: 르완다, 오토바이 택시 300, 식품 1,400, 환율 US $1 = 560 franc; 부룬디, 비자 $20, 숙박료 $40, 저녁 5,000, 맥주 2,000, 식수 2,000, 콜라 1,200, 환율 US $1 = 1, 200 franc)
아침 6시에 Kigali 호텔 체크아웃을 하고 오토바이 택시로 버스 정류장으로 갔다. 버스에 오르기 전에 근처에 있는 Nakumatt 수퍼마켓에 가서 버스 안에서 먹을 음식을 샀다. Nakumatt 수퍼마켓은 케냐에서부터 내가 애용한 매일 24시간 동안 여는 대형 수퍼마켓이다.
버스는 7시 반경 출발해서 부룬디 국경으로 향했다. 30여명이 타는 중형버스인데 제법 새 버스라 깨끗하기는 한데 좌석이 나에게는 너무 높아서 편하게 앉을 수가 없었다. 또 옆에 뚱뚱한 여자가 앉아서 버스가 커브 길을 돌 때마다 몸으로 나를 밀어서 불편하게 갔다.
안개가 낀 산길을 달렸다. 르완다는 역시 아름답기 짝이 없는 나라다. 르완다 전체 면적이 약 2만 5천 평방 km이니 남한의 4분의 1 정도다. 그런데 큰 강도 평야도 없고 전국이 강원도 같이 산뿐이다. 그런 땅에 인구가 약 9백만이니 인구밀도가 거의 한국 수준으로 높은 나라다. 땅이 비옥하고 기후가 좋아서 인구가 많이 불어난 모양이다. 아름답기만 한 것 아니라 너무나 깨끗한 나라다. 이 나라는 도시고 시골이고 쓰레기가 안 보인다. 길에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인도 사람들이 이 나라에 와서 좀 배워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버스가 계속 산을 올라간다. 손목시계 고도계를 보니 2,200m까지 올라간다. 국경에 도착하여서 르완다 출국과 부룬디 입국 수속을 쉽게 마쳤다. 수속을 하는 동안 버스가 기다려준다.
르완다와 부룬디는 왜 한 나라가 아닌지 모르겠다. 인종도 같고 언어도 같고 문화도 같고 식민지 역사도 같은데 왜 두 나라로 갈라져 있는지 모르겠다. 왜 그런지 Lonely Planet에도 안 나와 있고 르완다나 부룬디 사람들에게 물어보기는 좀 거북한 사항이라 아직도 모르고 있다. 아마 어떤 이유로 옛날부터 두 왕국으로 갈라져 있었던 것이 아닐까 하는 추측을 해본다. 언젠가는 한 나라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부룬디는 르완다만큼 모범적인 나라가 못 되는 것 같다. 국경을 넘자마자 거지들이 우리 버스로 몰려든다. 르완다에서는 못 본 거지가 부룬디에는 있다. 영어하는 사람은 드물고 모두 프랑스어를 쓴다. 르완다도 원래 프랑스어권이었으나 이제는 영어권으로 바꾸어진 것 같은데 부룬디는 아직도 프랑스어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국경에서 3시간을 달려서 수도 Bujumbura에 도착했는데 가는 동안 경치는 르완다와 별 차이가 없는 고원지대에 꼬불꼬불 산길이다. 그러나 Bujumbura에 가까이 와서는 평야로 내려간다. 르완다에서는 볼 수 없는 넓은 평야다. 그 한가운데 Bujumbura가 있고 그 너머로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큰 호수인 Lake Tanganyika 호수가 있다. Humprey Bogart와 Katharine Hepburn이 주연인 영화 “African Queen"의 마지막 장면에서 독일 군함을 폭파시키는 장면이 나오는 바로 그 호수다. 르완다, 부룬디, 탄자니아는 원래 독일의 식민지였는데 일차대전에서 독일이 패하면서 르완다와 부룬디는 벨기에에 넘어가고 탄자니아는 영국에 넘어갔다.
버스에서 내려서 호텔로 걸어가는 방향을 잡는데 애를 먹었다. 버스회사 직원에 도움을 받아서 방향을 잡고 첫 번째 호텔로 찾아가니 직원이 영어를 못해서 말이 안 통한다. 그런데 방이 없다고 하는 것 같다. 다행히 두 번째 찾아간 호텔에 방이 있어서 들었는데 방값이 하루에 $40이었다. 이번 여행을 시작한 후로 제일 비싸게 드는 호텔이다. 이 도시에는 UN 직원들이 많이 상주하고 있어서 호텔 값이 비싸단다. 이 나라는 UN 군이 치안을 유지하고 있는데 UN 군이 아니라면 금방 내전으로 돌입할 나라인 모양이다. 르완다와 마찬가지로 Hutu 족과 Tutsie 족이 대립해 있는 나라다.
이 호텔 직원들은 영어를 한다. 말이 통하니 모든 것이 편해진다. 방에는 CNN이 나오는 TV가 있고 무선 인터넷도 있다. 방은 좀 작기는 하지만 깨끗하고 이 정도면 나에겐 더 바랄 것이 없다. 편하게 묵다가 가게 생겼다.
부룬디는 별로 볼거리가 없는 나라이고 수도 Bujumbura 밖으로는 아직도 치안이 많이 불안해서 나갈 수도 없다. 내일 Bujumbura 시내와 Tanganyika 호수 구경을 하고 모래 아침에 르완다로 돌아가는 것으로 부룬디 여행을 간단히 끝낼 생각이다.
안개 낀 Kigali 교외
부룬디 국경으로 가는 길에는 나무가 가득한 숲이 자주 보인다
르완다는 거의 전국이 고원지대다
전국이 초록색이다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나라인데...
국경에 도착해서 출입국 수속을 쉽게 마쳤다
국경 근처 마을
부룬디에 들어왔으나 르완다와 다름이 없는 풍경이다
평화로워 보인다
땅이 부족해서 산꼭대기까지 밭을 일구어서 농사를 짓는다
오랜만에 보는 넓은 벌판에 부룬디 수도 Bujumbura와 그 너머로 아프리카 제2의 호수 Lake Tanganyika가 보인다
하루 밤에 거금 $40불을 내고 묵었던 숙소
호텔 입구
2003년에 부룬디 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호텔 개점을 했다는 내용의 프랑스어 문구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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