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목사 / 현 전주서문교회 담임목사, 예장합동총회 파송 독일주재선교사, KOSTE와 올바살 운동 설립 및 국제대표, 세계선교사회(WKMF) 공동회장
부모들이 자녀들에게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 그런데 “열 손가락은 한 손에 붙어 있으나 그 길이와 굵기가 각기 다르다.”는 말들을 합니다. 예수님의 열두 제자 역시 사명과 사역으로 볼 때는 다 같으나, 개성으로 볼 때는 각각이었습니다. 그러니 예수님께서 3년간 사역하실 때 얼마나 힘이 드셨을까요? 오늘은 그런 의미에서 부활신앙의 지각생 도마의 신앙고백에 대한 글을 써보려 합니다.
3년이라는 예수님의 공생애 시에 도마는 다른 제자들에 비해 그의 사역이 두드러지게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다소 엉뚱한 데가 있었는가 하면, 부정적인 의미로 등장하는 대표적인 제자라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예수님께서 죽은 나사로를 살리기 위해 가시기 전 사역의 의미를 말씀하실 때에 다른 제자들은 묵묵히 듣고만 있는데, 도마는 나서서,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요 11:10)고 했던 제자였습니다. 그 뿐 아니라, 예수님께서 부활하시면 천국을 예비하기 위해 승천하신다는 말씀을 하실 때 역시 다른 제자들은 가만히 있는데, “주여 어디로 가시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습니까?”(요 14:5)라고 반문하던 제자였습니다. 그런 정도는 애교로 봐줄 수도 있는데, 그리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하고 맙니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신 후 다른 제자들은 염려되고 불안해서 한 데 모여 있을 때인데, 도마는 충격을 받았는지, 아니면 다른 일자리를 찾기 위해 외출을 했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성경을 살펴보면, “디두모라 하는 도마는 어디론지 사라졌습니다.”(요 20:24) 안식 후 첫날 저녁 때에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한 곳에 모여 있을 때 나타나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십자가에서 못 박히신 자신의 손과 창에 찔린 옆구리를 보여주셨을 때 제자들은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무척이나 기뻐했습니다.(요 20:20) 그런 일이 있은 후 말도 없이 어디론가 사라졌던 도마가 갑자기 나타납니다. 제자들은 도마를 반갑게 맞이하며 부활하신 주님이 나타나신 사실과 부활하신 육체를 보여주신 뉴스를 이구동성으로 전합니다. 그런데 도마의 개성대로 그의 반응은 전혀 의외입니다. “내가 그 손의 못 자국을 보며 내 손가락을 그 못 자국에 넣으며 내 손을 그 옆구리에 넣어 보지 않고는 믿지 아니하겠노라”
부활하신 주님을 만나본 다른 제자들은 얼마나 답답하고 안타까웠을까요? 제자들은 불신한 도마로 하여금 주님의 부활 사실을 인식시키고 믿게 하기 위해 이 모양 저 모양으로 안간힘을 써보았지만, 안타깝게도 결과는 헛수고였습니다. 바울의 말씀처럼 신앙고백은 성령이 아니고는 안되는 모양입니다.(고전 12:3) 그리하여 도마는 불명예를 안게 되었고, 세상 사람들로부터 숱한 별명을 듣게 되었습니다. 회의론자, 실증론자, 현실주의자, 부활신앙의 지각생 등등.
그런데 그런 일이 있은 후 여드레가 지났습니다. 모든 제자들은 다시 집안에 모여 유대인들과 로마 병정들을 두려워함으로 굳게 문을 닫고 있을 때 도마도 함께 있었습니다. 바로 그 때 주님이 방 가운데 나타나셔서 “너희에게 평강이 있을지어다!”라고 말씀하시고 다짜고짜 도마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도마야,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 그리하여 믿음 없는 자가 되지 말고 믿는 자가 되라.” 그 때 도마는 주님의 발 앞에 엎드려 “나의 주시며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라고 신앙을 고백하고 맙니다.(요 20:25~29) 그래서 도마는 늦게나마 불명예를 회복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예수님께서 도마의 신앙고백을 들으신 후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이 더 복되도다”는 말씀처럼 우리 모두 신앙고백을 통해 믿음의 복을 받읍시다. 아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