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안 되나요?
영상취재 서두범 / 영상취재
김진우 / 구성 안나영
외국인을 위한 생필품을 파는
부산시 초량동의 한 슈퍼마켓,
- 만 천원입니다.
가게 주인인 서른 살 구수진씨
는 10년 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건너왔습니다. 지금은 한
국 남자와 결혼해 6살 난 아이를 키우고 있고 2년 전 귀화해 한국
국적까지 취득했습니다. 그런데 구씨는 최근 가게 근처의 목욕탕
을 찾았다고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 목욕탕 종업원 :
외국 분들은 입장이 안 되세
요.
구씨는 자신도 한국인이라며
주민등록증까지 보여줬지만 끝내 입장을 거부당했습니다.
◎ 구수진 / 우즈베키스탄 출신 귀화인 :
저도 같은 한국 사람이라고 근
데 얼굴은 외국이라서 절대로 안 된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저는 총 맞은 것 같아요.
다른 손님들이 불평을 해서 외
국 출신의 여성은 받지 않기로 했다는 겁니다.
◎ 목욕탕 주인 :
외국인이 들어오면 자기(한국
손님)들은 회원을 안 한다고 하니까
이 사건이 알려지면서 인종차
별 논란이 확산됐지만 목욕탕은 지금도 외국인의 출입을 금지하
고 있습니다.
◎ 구수진 / 우즈베키스탄 출신 귀화인 :
저는 한국이라는 거 그걸 인정
을 못 받고 있으니까 좀 많이 답답하고 화도 나고요. 속상해요.
◎ 정시내 기자 :
외국출신이라는 이유로 또 피
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는 사람이 구수진씨 뿐
일까요. 우리나라에서 구씨와 비슷한 차별을 경험했다는 외국인
은 한둘이 아닙니다. 피부색이 검을수록 심각해진다는 우리 사회
인종차별의 문제를 들여다봤습니다.
지난해 방글라데시에서 온 네
할씨,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는 유학생입니다. 네할씨와 함께 서
울의 한 의류상가를 찾았습니다. 천연 가죽점퍼를 보여달라고 하
자 돈은 많냐고 되묻습니다.
◎ 점원 :
이게 진짜 가죽인데, 진짜 가
죽은 비싼데. 돈 많아요? 4~50만원씩 하는데...
네할씨가 자리를 뜨자 점원의
말이 이어집니다.
- 방글라데시면 좀 힘들지 않
나?
이번엔 전자상가를 가봤습니
다. 이곳에서는 아직 한국어에 능숙하지 못한 네할씨에게 점원들
이 반말을 사용합니다.
◎ 점원 :
집에서 쓰는 건 i3가 더 많이
나가 i7안 써. i3도 빨라.
그러니까... 마음에 드는 걸 물어봐 나한테 퀘스천?
- 반말로 왜하고 있어요?
◎ 네할 / 방글라데시 :
보통 방글라데시나 아시아에
있는 나라 사람들은 비싼 물건 사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
금 기분이 나빠요.
지난 2003년, 에티오피아에서
온 메자씨, 지금은 대학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는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메자씨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습니다. 3년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눈물 흘리며 공개한 메자씨의 사연,
◎ KBS 2TV '미녀들의 수다' / 메자 이쉬투 (에티오피아) :
그땐 제가 대학원 졸업하고 일
자리 알아보면서 이력서 냈는데요. (회사에서) 그냥 오라고 했어
요. 최고야. 흑인이에요? 아, 흑인은 안 돼요. 그냥 이력서 가지고
가요.
◎ 메자 이쉬투 / 에티오피아 :
그때는 제가 정말... 제가 한국
에 처음에 공부하러 온 게 실수라고 생각했어요. 한국에 와서 내
인생 망쳤다고...
그나마 노골적인 인종차별은
조금씩 사라지고 있지만 자신을 바라보는 시선의 차별은 여전하다
고 말합니다.
◎ 메자 이쉬투 / 에티오피아 :
한국 사람들이 그냥 마음을 열
고 다른 나라 사람들,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면... 그것만 바라
요.
검은 피부의 외국인들이 당하
는 차별은 그들에게만 고통을 주는 게 아닙니다. 경남 창원시 내동
의 한 상가에서 가게를 운영하는 임옥수씨, 수북한 수염의 검은 피
부를 가진 파키스탄 출신의 라나씨를 만나 결혼한지 6년이 됐습니
다.
- 이거 4천 원이라고 했지?
임씨는 결혼 직후부터 남편이
한국사회에서 당하는 차별을 고스란히 지켜봐야 했습니다.
◎ 라나 이프트칼 / 파키스탄 :
제가 나이 많아도 동생들 형
님 안 해. ‘야’라고 부르던지‘야’ 이렇게 하든지 아니면 내 이름 (불
러요)
◎ 임옥수 / 아내 :
내 남편한테 하는 건 나한테
하는 거랑 똑같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그런데 그때마다 제가 일일
이 싸우고 어떻게 할 수가 없으니까...
특히 왜 그런 사람과 결혼했냐
며 따지듯 물어보는 한국인들의 질문은 가장 참기 힘든 고통이라
고 합니다.
◎ 임옥수 / 아내 :
같은 동일민족들에게 받는 어
떤 차가운 시선, 편견... 뭐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가장 힘들고 좌
절했던 것 같아요. 왜 외국인하고 결혼했어? 왜 또 후진국 사람 그
것도 파키스탄 사람이야?
그렇다면 피부색에 따라서 우
리가 보이는 태도는 어떻게 달라질까. 2580은 서울 강남역에서 피
부색이 다른 두 외국인 같은 곳에서 30분 동안 길을 묻는 실험을
해봤습니다. 먼저 백인인 미국 출신의 래간씨,
◎ 래간 / 미국 :
실례합니다. 롯데월드에 가려
고 하는데 여기가 롯데월드인가요?
- 롯데월드? 롯데월드? 아~
지하철 타세요. 잠실 쪽 가세요.
아 저쪽이 지하철역이군요.
한 노년 남성이 지도를 보고
있는 사이 젊은 여성 두 명이 다가와 도와줍니다.
- 도와드릴까요?
- 롯데월드 가려면 어떻게 가
지?
길을 가던 여성 3명이 먼저 도
움이 필요한지 물어봅니다.
- 도와드릴까요?
- 네, 롯데월드를 가려고 하는
데요.
- 우리가 역까지 데려다 줄게
요.
그렇다면 피부색이 검은 말레
이시아인 이드함씨는 어떨까.
◎ 이드함 / 말레이시아 :
실례합니다. 롯데월드 가려고
하는데
- 롯데월드? 여기는 강남역인
데, 롯데월드는 잠실역에 있어요.
친절하게 길을 안내해주는 사
람들도 있지만 고개를 저으며 가던 길을 재촉하거나 아예 눈길조
차 주지 않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습니다. 세 차례나 연이어 거절
당하는 모습을 본 외국여성 두 명이 가던 길을 되돌아와 도와줍니
다.
- 롯데월드 찾아요?
- 네.
- 잠실, 잠실역으로 가세요. 2
호선이요.
실험 결과 백인은 26명 가운
데 3명만 거절한 반면 동남아시아인은 36명 가운데 16명이나 외면
했습니다. 이번엔 휴대전화를 빌려보기로 했습니다. 먼저 백인인
래간씨,
- 휴대전화 건전지가 없는데,
좀 빌릴 수 있을까요?
- 아...
래간씨의 말이 끝나자마자 바
로 휴대전화를 빌려줍니다. 교복을 입은 여학생들도 별 거리낌 없
이 휴대전화를 건네줍니다.
- 휴대전화 건전지가 없는데
좀 빌려줄래요?
- 아, 휴대전화 빌려달래.
- 한 통화만
- 아, 네.
- 사기 같은데...
- 무슨 사기야~ 외국인이 사
람들이 얼마나 착한데.
이번엔 동남아시아 출신인 이
드함씨가 휴대전화를 빌려봤습니다.
- 실례합니다. 영어하세요?
- 네, 조금.
- 휴대전화 좀 빌려주세요.
- 아, 안돼요.
기꺼이 휴대전화를 빌려준 시
민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말이 끝나기도 전에 황급히 자리를 피했
습니다.
- 실례합니다. 영어하세요?
- 아니요.
이런 식으로 래간씨는 24명에
게 부탁해 3번만 거절당했지만 이드함씨는 29명에게 부탁해 20번
이나 거절을 당했습니다. 피부색에 따라 우리의 태도가 확연하게
달라진다는 걸 부정하기 힘든 실험 결과입니다.
◎ 곽금주 교수 / 서울대 심리학과 :
검은 얼굴보다는 백인의 사람
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권이 우리보다 훨씬 더 발전되어 있다 라는
그들이 가지고 있는 그러한 문화권이라든지 경제력이 후광으로 작
용을 해서 그 사람의 성향이 다 괜찮아 보이는.
이런 인종차별은 한국인이 우
월적 지위를 차지하는 노동현장에서는 종종 폭력적인 형태로 나타
납니다.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올 초 캄보디아에서 온 꽁렉씨, 경기
도 평택의 한 가구공장에서 일하는 그의 휴대전화엔 사장의 거친
욕설이 그대로 녹음돼 있습니다.
◎ 공장사장 :
한국에 너 데리고 왔으면, 임
마 고마운 걸 알면 이 XX야... 말 안 들어서 빵빵했지(때렸지) 소,
돼지 새끼하고 똑같은 XX이지. 캄보디나 가... 넌 비자 아웃이야.
XXX야.
심지어 사장으로부터 아무런
이유 없이 폭행까지 당했다고 말합니다.
◎ 꽁렉 / 캄보디아 :
아무런 잘못도 안 했는데 계
속 욕만 했어요. 때렸을 때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왔어요.
차별은 사회적 지위가 올라가
도 쉽게 없어지지 않습니다. 한국에서 일한지 15년 만에 직접 도장
공장을 운영할 만큼 성공한 방글라데시 출신의 귀화인 안와르 씨,
- 다른 것을 실을까요? 형님.
올해 44살인 안씨는 이제 직원
을 7명이나 둔 기업체의 어엿한 사장이지만 여전히 반말을 듣는 경
우가 많다고 합니다.
◎ 안와르 / 방글라데시 출신 귀화인 :
제가 이제 어느 회사를 방문하
면 어디서 왔냐고 그렇게 묻지 않고 ‘야, 왜, 왜 왔노, 뭔데’ 완전히
할 말이 없어져요. 어이가 없어져요.
차별을 당한 나라 사람들이 한
국에 가질 반감도 문제지만 이민을 간 한국인들도 차별을 당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상황은 더욱 역설적입니다.
◎ 신영성 이사장 / 한국다문화연대 :
지금 우리도 7백만 명 정도의
재외동포들이 있지 않습니까? 외국에 나가 있는 동포들은 민족적
소수자에요.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다문화를 어떻게 담아낼 것이
냐, 사회적인 인식이 변화해야 하지 않을까.
현재 국내 체류외국인은 142만
여 명, 2050년엔 한국 사회에 1천만 명이 넘는 외국인 근로자가 필
요하다는 보고서까지 나왔습니다. 앞으로 인종차별에 따른 사회
적 갈등을 막기 위해서 인종차별 금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
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 이철승 대표 / 경남이주민센터 :
사회전체의 엄청난 갈등과 고
통을 줬던 그런 이민자 사회 갈등들이 우리 사회에서도 분명히 재
현될 소지가 높기 때문에 법과 제도를 통해서 인식을 개선하는...
스리랑카 음식과 김치가 어우
러진 밥상, 지난 2005년 한국여성과 결혼한 스리랑카 출신 가미니
씨의 저녁 식탁입니다.
- 이거 안 먹으면 안 줘, 까까.
까까 사왔잖아. 아~해봐. 그렇지.
- 잘 했어요~
이들 부부는 요즘 3년 전 얻은
에스더의 재롱을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그러나 아이가 피
부색 때문에 혹시 상처는 받지 않을까 두려워 아이를 낳기까지 결
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 가미니 / 스리랑카 :
(아내가) 병원에 가서 뗄라고
너무 힘들어 가지고 만약에 떼었으면 내가 자살했을 지도 몰라.
지금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있지만 앞으로가 문제입니다.
◎ 가미니 / 스리랑카 :
어떻게 키워야 되는지, 피부
색깔, 그것 때문에 조금 걱정돼요.
그래도 에스더가 어른이 되면
피부색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이 바뀌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가미니씨,
◎ 가미니 / 스리랑카 :
지금은 많이 그러는데 앞으로
는 많이 안 그럴 것 같아요. 내 생각에는... 한국 사람도 옛날보다
많이 달라졌어요.
에스더가 피부색 때문에 상처
를 받지 않고 밝게 자랄 수 있도록 하는 것, 혹여 한국사회를 원망
하지 않도록 만드는 건 우리 모두의 몫일 겁니다. |
첫댓글 위에 첨부된 문서파일 보이죠? '813회 | 2011.docx ' 라고 되어있는 파일을 다운받아서 보세요
선생님 내용은 대충 알겠는데요 저희 이름으로 대본을 짜주시는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애들이 자기 파트가 어디인지 모를것 같아요
수인이하고 나는 어째 말할곳이 없네;;;;;;;;;;
^^ no no they're just ideas for our project. I'm doing it now for you anchors ^^ the scripts are almost done! wait for it Amy . your part will be great.
?????이게 대본이에요?
이해를 돕기위한 최초 한글대본과 동영삼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