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동민원장의 임신에서 출산까지> 2. 임신 중 복용 가능한 한약
임신 중에는 모든 것이 조심스럽다. 실제 임신한 예비엄마의 심리상태는 매우 불안정하기 때문에 모든 것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물론 실제 문제도 있었다. 1957년 독일에서 개발되어 임신부의 입덧진정제로 사용된 ‘탈리도마이드’는 1950-60년대 세계 89개국에서 1만여 명의 기형아를 출산시켜 세상을 놀라게 한 약물이다. 처음에는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것으로 인식되어 광범위하게 처방되었지만, 이 약물을 복용한 임산부들이 팔다리가 짧거나 없는 기형아를 출산했기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사용이 금지된 공포의 약물이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예비엄마들은 몸 상태가 안 좋아도, 아기를 위해 그냥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부작용이 걱정되니까, 어느 정도 불편하고 아픈 것은 무작정 참는 것이 옳은 일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예비엄마가 그냥 고통을 참고 견디는 것은, 결코 아기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뱃속의 아기는 엄마와 함께 그 고통을 겪게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만약에 예비엄마가 입덧이라도 해서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면, 당연히 뱃속의 아기도 똑같이 굶어서 영양부족이 될 터이니, 정상적인 성장이나 발육에 장애가 올 수밖에 없는 것이다. 심지어 몇몇 증상은 방치하면 유산이 될 수도 있다. 그러므로 만약 부작용이 걱정 되서 무조건 참기만 하다면, 그야말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는 일’이 되고 말 것이다.
그렇다면 임신 중에 질병을 앓거나 몸이 괴로울 때,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는 걸까? 다행히 우리에게는 한약이 있다. 한약은 연구실에서 만들어 낸 새로운 화학물질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내려온 자연 그 자체다. 익히 알고 있다시피 우리가 주로 사용하고 있는 한약재들은 주로 나무나 풀의 뿌리 또는 줄기 혹은 이파리와 씨앗들로 이루어져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아침저녁으로 먹고 있는 쌀이나 보리 배추 무 등도 다 한약이라는 말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주식으로 먹고 있는 밥과 김치 깍두기 냉잇국 콩나물국 등은 다 한약재이되 그 성질이 비교적 약한 것이요, 한약으로 달여 먹는 한약재들은 비교적 성질이 강하다는 뜻인 것이다. 따라서 만약 임신부들이 한약을 먹지 말아야 한다면, 자동으로 밥도 먹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 되는 것이니, 실로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물론 한약재라고 해서 모든 한약재가 다 안전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한약재 중에도 임신했을 때 사용하면 안 되는 약재들도 있다. 또한 한약을 먹어도 되는 병증이 있으며, 한약이라 하더라도 먹으면 안 되는 병증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가인 한의사의 진단과 처방에 의해 한약을 복용해야만,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임신 중에 한약을 먹을 수 있는 병증 중에서 가장 흔한 증상은 ‘입덧’ 증상이다. 특정한 음식이 갑자기 마구 먹고 싶기도 했다가, 반대로 생각만 해도 구역질을 일으키는 경우도 있다. 심한 경우 아예 물 한 모금조차 못 삼키는 경우도 있는데, 반드시 한약을 복용하고 치료해야만 한다. 물론 아주 가볍게 증상이 지나쳐 가거나 저절로 낫는 경우도 있지만, 반대로 임신 기간 내내 입덧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입덧은 예비엄마가 고생하는 것도 문제지만, 뱃속에 있는 아이의 영양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만 한다. 심한 경우에는 한약을 복용해도 4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그 다음으로 흔한 증상은 임신 중 감기다. 임신을 하게 되면, 건강하던 사람도 많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기력이 떨어지다 보니 바이러스가 쉽게 침투해서 감기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기력을 회복시켜 바이러스와 싸울 수 있게끔 도와줘야 한다. 실제 임신 중 감기에 사용되는 처방의 구성약재는 일반감기 처방의 구성과 매우 다르다. 그러니 안심하고 한약을 복용해도 좋다. 이밖에도 임신 중 부종이나 임신 중 설사, 태동불안 및 하혈 등의 증상에도 각각에 맞는 처방들이 있다. 그러므로 임신 중에 불편하거나 아픈 증상이 나타나면, 일단 가까운 한의원이나 주치 한의원에 가서, 한약 복용이 가능한지 상담부터 받아보길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