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詩序] 시서 次雪月堂金公-富倫-韻(二首)‚ 靈芝庵次月川先生韻‚ 次月川先生首尾吟敬呈齋下‚ 謹呈月川先生座下‚ 月川先生輓(二首)‚ 贈別趙立巖-埴-韻(二首)‚ 蕩春臺分愉蕩字‚ 次同遊諸友韻‚ 送李茂伯-潤雨-之輪城-幷序‚ 次李子陵-景巖-韻(二首)‚ 走次‚ 次韻‚ 次曹汝益-友仁‚ 又次‚ 次裴益之-尙益‚ 題徒政圖‚ 諸知舊見訪於黌舍輒問宦味如何余答以寒酸閑三宇則請押以成絶句卽題示‚ 歸來亭次壁上韻‚ 輓李橫城-庭檜‚ 別花山伯趙善繼-存性-令公‚ 永川明遠樓次圃隱先生韻‚ 洛下送申順夫赴昌原‚ 吾友李浩然除高寧旋罷卷歸南鄕以古詩一篇慰別‚ 有人語余曰龜城有愛花翁盆養接桃小梅寶而惜之吾求之强翁謂若作詩可傳去於是押梅字‚ 次任茂叔-叔英-三首‚ 春帖應製-東宮‚ 迎祥帖-中宮殿應製‚ 朴汝仁赴嶺幕其榮奉庭闈之樂固人所瞻聳而於余心有戚戚然者余方以書狀向燕都未得歸省 而行良與子殊懷耳爲綴近體道情曲‚ 嶺頭口占‚ 坡州道中口占-此下燕桯感發‚ 坡平雨後晩發‚ 臨津‚ 開城府‚ 滿月臺‚ 練光亭次哺皐先生韻‚ 朝天石‚ 酒巖‚ 乙密臺‚ 檀君廟‚ 箕子墓‚ 文廟‚ 百祥樓次韻‚ 所串舘口占‚ 良策舘戱次上使‚ 統軍次李子敏-安訥‚ 渡江‚ 望江寺次丘遊擊-坦‚ 湯站口占‚ 次丘遊擊‚ 楊園晩酌‚ 望千山次月沙韻(二首)‚ 望醫巫閭山‚ 楊將軍墓次月沙韻‚ 太公釣魚臺‚ 謁夷齊廟有感‚ 七家嶺主人郭紹先索詩臨行題示‚ 蘇門煙樹‚ 見朝日次早朝大明宮韻‚ 西北行次古東南行一百韻‚ 夢拜親庭覺後口占‚ 獨坐聞夜鵲‚ 讀溪山雜咏次陶山南澗古詩韻寫懷‚ 玉河夜坐用山堂夜起韻‚ 謾題用古韻‚ 柱宇書來得二絶無非孺慕因次其韻‚ 聞朝天宮安金佛三像賦一律以記其事‚ 次任汝壽‚ 次人韻‚ 上使得李氏莊書一部以示余感題二律‚ 見新月戱題‚ 凜人方初陽曾以二近體投示令次以副‚ 讀康節先生詩次獨坐韻‚ 又次加押和字‚ 賜宴北舘賦感皇恩七言律‚ 宴時西蕃畏亢回回諸奴環立觀光‚ 盆菊用東坡韻‚ 又用陳白沙韻‚ 偶題用上韻‚ 憶鄕友‚ 次閔芝谷閏甫‚ 次任汝壽‚ 謾題‚ 再聞夜鵲占得訟之未濟‚ 擬題契𨋀‚ 送閔呂兩使任書狀東歸五絶‚ 次孫學士汝遊賦李應嶽兩色鷄冠花韻‚ 次孫學士韻‚ 憶四兒及季壻‚ 提督送新曆用白沙韻‚ 謾題‚ 謁先師廟‚ 廟東學西門揭太學二字內有彛倫堂及東西六齋‚ 石鼓‚ 敬一亭‚ 又題‚ 偶吟‚ 記夢用先師韻‚ 次人韻‚ 風雪獨坐聽人讀樞經用白沙詠仙韻‚ 北風次哺皐先生韻‚ 次履霜堅氷至韻‚ 二十一日祖妣忌憶得去歲覲行是日夜分歸到鳳城一堂會合之樂殆若夢中感題‚ 寒夜獨坐有蠅赴燭見燒‚ 謝方初陽以大學衍義見贐‚ 次李相公應嶽寄示韻‚ 又次謝惠示扇畫花‚ 辭朝後口占‚ 蘇門口占‚ 暮程卽事‚ 萬柳庄次人韻題巖壁示居士‚ 蘆峰驛夜吟‚ 深河驛用使前韻‚ 謾題‚ 角山寺‚ 贈劉廩生廷召‚ 狗兒堡‚ 中后所‚ 東關‚ 杏山‚ 十三山‚ 閭陽曉發‚ 沙嶺‚ 西寧‚ 遼東‚ 渡龍灣‚ 見兒輩‚ 松京留守宅次上使韻‚ 燕京感發跋(1614) 李五峯夫人輓‚ 登天柱峰玩月古詩-月課‚ 風雨對床圖-古詩月課‚ 讀平泉庄記有感-排律月課‚ 華山石盆-排律月課‚ 雁池-月課‚ 禹會村-月課‚ 次李叔平-埈-寄蘆川主人韻‚ 次人盆梅韻‚ 次玉堂諸友韻‚ 別權守之-泰一-還鄕‚ 別柳修撰-汝恪-赴京‚ 仁政殿-排律二十韻‚ 安陰放榜日次諸君韻‚ 閑中次閔旱韻‚ 偶吟‚ 解佩贈鄭交甫-古詩月課‚ 五噫歌-古詩月課‚ 斜川八詠‚ 直侍講院次諸友韻‚ 伽倻山次古韻一絶‚ 河濱李內翰江亭次古韻‚ 過烏山書院有感口占‚ 墨稼-排律月課‚ 琴堤川-應壎-輓‚ 次晦谷五松韻‚ 次權樂而-來‚ 次別辛公遠赴洛‚ 次人韻寄呈五峯老爺‚ 童奴搏栖禽有感口占‚ 題淨土寺僧玄一詩𨋀次鵝翁韻‚ 次廣居草堂韻‚ 次曹汝益友仁寄酉川燕几‚ 頃於醫局看得壁上四絶遂綴蕪拙以志所感四用一韻各和其意‚ 別李評事子實‚ 索妻作詩-古詩月課‚ 輓權司諫夫人‚ 輓吳府尹-澐‚ 不知巖精舍訪張旅軒不遇‚ 送回答上使吳楸灘-允謙-令公‚ 送副使朴子挺‚ 送從事官李尙古‚ 加倻山次趙壽朋(二首)‚ 新寧竹閣次退溪先生韻(二首)‚ 次藥峯韻‚ 鹿仙-古詩月課‚ 黑甛‚ 與孫季進約以七月旣望船遊東津而病未赴‚ 李茂佰諸君陪泗老作蓬萊浴行用前韻戱寄‚ 輓權司諫‚ 次和李茂佰遊立巖(二首)‚ 輓權樂而‚ 輓吳克成‚ 安彦待偉卿口占(四首)‚ 次題山字韻‚ 侍泗老飮夕到琴湖‚ 朝看海棠一枝發午後忽落又有一枝新開甚嫩有感口占‚ 次吳員外‚ 胃雪訪安鳳‚ 次柱宇韻‚ 松上黃鷹(二首)‚ 海石蒼鷹‚ 輓權敎官-春柱‚ 安鳳僧不拜佛感而有作林亭‚ 萬曆戊午行柱漢冠禮竊有所感‚ 矗石樓韻‚ 別金子亨‚ 次張伴鵲翁呈葆洞主人十詠‚ 次尹方伯-喧-韻‚ 五月二十四日祈雨得雨李上使命龍時爲大祝賦詩致賀次謝‚ 再賀再謝‚ 次謝情友見訪(二首)‚ 過東浦有感‚ 十六日舟送寒剛先生蔚山行‚ 次錦江古韻‚ 金志遠謂伽倻峰腰有雲橫帶則必大雨云於是口占一絶‚ 輓或人‚ 次贈崔上舍‚ 次韻‚ 次李道昌‚ 聞喜日次示柱旻‚ 次崔德久‚ 閑居偶吟次老杜韻‚ 和人再用前韻‚ 寒水亭次韻 寒剛先生輓‚ 生員趙凌曾以盡孝西宮呈疏被囚受刑令安置南海金吾押去過縣余無知分而嘉其志行 吟寄五言近體一篇用古韻也‚ 聞喜筳示柱字‚ 輓成士悅‚ 輓任卓爾-屹‚ 石泉有感口占‚ 雙碧堂醉後‚ 謝新安鄕人送米魚‚ 朴君仲植-檜茂-言其新搆巖亭之勝仍示二作求和次贈‚ 次人韻‚ 箕子墓‚ 次葛峰金汝精-得硏-止水亭韻(二首)‚ 輓琴聲遠‚ 權齊仲-在璣-金萬悅-秋任-趙士久-壽佰與阿柱宇來自黌堂吟成五言近體‚ 靈草桶次兒曹‚ 鐵絲燈次兒曹‚ 盆梅次示柱字(二首)‚ 次南君寄柱宇韻(二首)‚ 次古人春草夏雲秋月冬雪韻‚ 次柳生碩韻‚ 次柱宇寄人韻‚ 次李生𥡦寄柱宇韻‚ 伏覩邸下思西征將士排律十韻竊擬賡上成(二首)‚ 又‚ 柱宇與李𥡦飮于柳碩家醉歸書一絶‚ 次李子陵斜川帖韻‚ 次一松遊道峯書院韻‚ 滯直松春有感口占‚ 用前韻呈鄭員外(二首)‚ 詩材‚ 贈金子中‚ 野城次趙子長‚ 次淸河壁上韻‚ 小蓬臺‚ 伴亭‚ 鷄林‚ 鳳凰臺‚ 水陽次壁上韻‚ 河陽‚ 密城凌波亭次嶺南樓韻‚ 咸陽次韻‚ 德溪次韻‚ 巨濟贈趙持平‚ 自金海向梁山舟中口占‚ 東萊次壁上韻‚ 玄風次五峯詠梅(二首)‚ 新安射諸友‚ 輓朴直長景靜‚ 舟中有吟‚ 義興次壁上韻‚ 新寧曉起雪下數尺變作別㨾境界遂吟一律‚ 洛下偶吟‚ 洛下次寄追書‚ 院生萱草前後直員爲賦絶句謹次‚ 別鄭汝廓彦宏赴高城‚ 別權守之-泰一-之全州‚ 貸五斗米於李君顯-彦英-還償之際仍寄一絶‚ 寄示李思彦-尙伋‚ 輓仙巖李僉知‚ 柳城主季華內室輓‚ 寄朔客‚ 別柳侯季華‚ 次人韻‚ 逢謫友‚ 寄柱宇-幷序‚ 盆梅‚ 偶吟‚ 別李寬夫-民宬-赴京‚ 送柱宇‚ 伽倻山偶吟‚ 九日小酌于東軒次退溪先生韻‚ 三月三日李茂伯草堂次韻‚ 鹿峯精舍次退溪先生韻‚ 三月十日訪張旅軒于點家村‚ 和任茂叔‚ 次古韻‚ 再用前韻‚ 次寄山巖丈李公‚ 眼花‚ 矗石樓次韻(二首)‚ 金海涵虛亭‚ 基倅以壽席韻求和次贈‚ 見李覮旣書西宮朔膳不書臣字口占一絶‚ 見李弘胃旣書大妃殿朔進上又書臣字口占一絶‚ 雪中次謝南汝善‚ 次寄友人‚ 九未堂次五爺韻‚ 過酉谷有感‚ 輓族徒進士孝叔-繼宗 <<13세손 김태동 옮겨씀>> |
시(詩)
[次雪月堂金公富倫韻] 차설월당김공부륜운 설월당 김공 부륜 운에 차운하다
已盡山中九月秋 이진산중구월추 산 속의 늦은 가을이 벌써 끝이 나니,
更添湖上范公憂 경첨호상범공우 호숫가에 범공(范公)의 근심 다시 첨가되도다.
一軒踈雨三盃酒 일헌소우삼배주 성긴 비 내리는 난간에서 마시는 석 잔 술이,
能使愁腸蕩寫不 능사수장탕사불 시름에 젖은 심장을 죄다 씻어 버릴 수 있으랴?
하평운(下平韻), 우:尤 (우:憂.불:不)
不論賢與聖 불론현여성 현인과 성인을 따지지 아니하고,
無量醉猶斟 무량취유짐 한없이 취하였는데도 술을 따르니,
古古啇翁貌 고고상옹모 오랜 옛날 상산 늙은이의 모습이고,
悠悠陶令心 유유도령심 유유한 도연명의 마음이구려.
하평운(下平韻), 침:侵 (짐:斟.심:心)
憂心頻浩歎 우심빈호탄 근심이 깊으면 자주 심한 탄식을 하게 되고,
興逸獨長吟 흥일독장음 흥취가 나면 혼자서 길게 읊조리기도 하네.
夜到方歸枕 야도방귀침 밤이 되어 바야흐로 잠자리로 돌아가니,
霜風臥紙衾 상풍와지금 서리바람이 종이 이불에 깔려 있네.
하평운(下平韻), 침:侵 (음:吟.금:衾)
[靈芝庵次月川先生韻] 영지암차월천선생운 영지암의 월천선생 운에 차운하다
寺古寒山萬丈顚 사고한산만장전 절은 쓸쓸한 가을 산의 만 길 꼭대기에서 묵어 있고,
臺臨綠野控長川 대임록야공장천 대는 푸른 들이 긴 시내를 끌어당기는 듯한 형세를 내려다보네.
千年二皓歌芝處 천년이호가지처 천년 전 이호(二皓)가 영지가(靈芝歌)를 부르던 곳에,
今日來遊喜執鞭 금일래유희집편 오늘 놀러와서 즐겁게 채찍 잡고 말을 몰았네.
[이호(二皓)가 영지가(靈芝歌:이호(二皓)는 상산사호(商山四皓)중의 두 분. 곧 황공(夏黃公)과 기리계(綺里季)가
성산에서 영지(靈芝)를 캐었으며, 영지가(靈芝歌)는 후한(後漢)의 반고(班固) 가 지었음.]
하운평(下平韻), 선:先 (천:川.편:鞭)
[次月川先生首尾吟敬呈齋下] 차월천선생수미음경정재하
월천선생의 수미음(首尾吟)에 차운하여 공경히 재하에 드리다
當戶松杉一任靑 당호송삼일임청 지게문밖 소나무와 잡목 제멋대로 푸르고,
滿庭風月自雙淸 만정풍월자쌍청 뜰에 가득한 바람과 달빛 자연과 더불어 맑네.
箇中所樂知何事 개중소락지하사 그 가운데 즐길 바가 무슨 일인가를 알 터이니,
只是心源見得明 지시심원견득명 단지 마음의 근원이 밝음을 볼 수 있다네.
見得明來便養心 견득명래편양심 마음의 근원이 밝음을 보는 한편 문득 마음을 수양하니,
兢兢如履又如臨 긍긍여리우여임 조심조심 살어름을 밟듯 깊은 물가에 이른 듯 하네.
兀然一室平生了 올연일실평생료 한 방에서 단정히 앉아 평생을 마치려 하니,
惟覺工夫日月深 유각공부일월심 공부가 날마다 날마다 깊어짐을 깨닫겠네.
日月深猶更造端 일월심유경조단 <공부가> 날마다 날마다 깊은데서 다시 발단이 되며,
切磋常怕或踰閑 절차상파혹유한 학문과 덕행을 갈고 닦으면서 늘 혹시라도 넘어버리거나 등한히 하까 두렵네.
道成治己因推物 도성치기인추물 도를 성취하고 자신을 다스림은 사물을 미루어 보는데서 기인하니,
方信伊翁赤有丹 방신이옹적유단 바야흐로 늙으신 저 분에게도 단심이 있음을 믿겠도다.
赤有丹還謝軟紅 적유단환사연홍 늙은 저 분에게 단심이 있는데도 도리어 연한 홍색을 사양하니,
世何容易屈高蹤 세하용역굴고종 세상에 고상한 행적 지닌 이를 굽히도록 하기가 어찌 쉬우랴?
獨燈半夜流霞酌 독등반야유하작 밤중에 혼자 등불을 켜 놓고 신선주 마시며,
一任陽春坐上融 일임양춘좌상융 그래도 맡긴 따뜻한 봄볕 앉은 자리 위에 밝구나.
[수미음(首尾吟: 한시(漢詩)의 한 체. 같은 글귀를 맨 앞부분과 끝 부분에 쓰는 한시의 잡체(雜體).]
하평운(下平韻), 경:庚 (청:淸.명:明) 침:侵.(임:臨.심:深)
상평운(上平韻), 한:寒 (한:閑.단:丹) 동:冬.동:東(종:蹤.융:融)
[謹呈月川先生座下] 근정월천선생좌하 삼가 월천선생의 좌하에 드리다
瑞鳳翔千仞 서봉상천인 상서로운 봉황새가 천길 높이 날아가니,
羣禽兩兩隨 군금양양수 뭇 새들 짝지어 따르도다.
風和日又暖 풍화일우난 바람은 온화하고 날씨도 또한 따뜻하니,
萬事此中奇 만사차중기 모든 일이 이 가운데서 기이하도다.
하평운(下平韻), 지:支 (수:隨.기:奇)
[月川先生輓]2수(首) 월천선생만 월천선생 만사
陋巷平生素履亨 루항평생소리형 평생 동안 누추하고 좁은 집에서 평소의 조행 형통하여,
世間榮辱未曾驚 세간영욕미증경 세상의 영화와 치욕에는 일찌감치 놀라워하지 않으셨네.
川潭月白心源撤 천담월백심원철 시내와 연못에 날이 환히 밝으니 마음의 근원이 해맑고,
松桂風寒道氣淸 송계풍한도기청 소나무와 계수나무에 바람 기운 차가우니 도의 기상 맑도다.
節性養眞多學力 절성양진다학력 본성을 조절하여 진실을 기르는데는 학문의 힘 많으셨는데,
讀書窮理幾硏精 독서궁리기연정 책 읽으며 이치를 캐느라 연구를 정밀하게 하기가 얼마였던가?
工程八十三年畢 공정팔십삼년필 공부하던 과정 팔십 삼년을 마치셨는데,
方識乾乾不息誠 방식건건불식성 이제야 쉬지 않고 부지런히 힘쓰시던 정성을 알리로다.
하평운(下平韻), (경:驚.청:淸.정:精.성:誠)
溪上人亡川上存 계상인망천상존 퇴계성생 돌아가셨으나 월천선생 계셨으니,
天敎後死與斯文 천교후사여사문 하늘이 후생으로 하여금 유학에 참여하게 하셨도다.
日乾夕惕功無間 일건석척공무간 낮에는 부지런히 힘쓰고 밤에는 조심하는 공부 간단이 없으셨으며,
心得躳行老益敦 심득궁행노익돈 마음으로 터득하고 몸소 행동하기는 늙어서 더욱 돈독하였네.
學旣有餘資者衆 학기유여자자중 학문에 이미 여유가 있었기에 의뢰하는 이가 많았고,
來而不拒誨常勤 래이불거회상근 배우러 오는 이 거절하지 않아 가르침은 언제나 부지런하셨도다.
從今小子將安仰 종금소자장안앙 이제부터 소자가 어디를 우러러 보겠습니까?
哭徹芙蓉山頂雲 곡철부용산정운 통곡소리 부용산 정상의 구름에까지 사무칩니다.
상평운(上平韻), 문:文 (문:文.돈:敦.근:勤.운:雲)
[贈別趙立巖埴韻]2수(首) 증별조입암식운 조 입암 식과 이별하면서 준 운
我愛趙老子 아애조노자 내가 조 노자(老子)를 아끼는 것은,
休休長者風 휴휴장자풍 도를 즐기는 어른의 기풍을 지녀서이네.
別來思範表 별래사범표 작별한 이래로 본보기가 됨을 사모하는데,
耿耿此心中 경경차심중 이 마음속에 잊혀지지를 않고 생각이 나네.
하평운(下平韻), 동:東 (풍:風.中)
不赤樂乎朋自遠 불적락호붕자원 친구가 먼 곳에서 왔는데 즐겁지 않으랴?
一年寒榻好開襟 일년한탑호개금 일년 동안 쓸쓸했던 긴 의자에서 흉금을 털어놓았네.
臨歧爲贈平生語 임기위증평생어 갈림길에 이르러 평생토록 간직하도록 준 말은,
某把良珠委棘林 모파량주위극림 훌륭한 재능을 지니고서 아무 데나 몸을 맡기지 마오.
[노자(老子:덕(德)이 많고 나이가 많은 분을 가리키는 말. 여기서는 입암(立巖)조식(趙埴)선생를 말함.]
하평운(下平韻), 침:侵 (금:襟.림:林)
[蕩春臺分愉蕩字] 탕춘대분운득탕자 탕춘대에서 운을 나누었는데 탕자를 얻다
季進眞風流 계진진풍류 계진은 정말로 풍류객 다우니,
春游爲我倡 춘유위아창 우리를 위해봄나들이 하자고 앞장섰지.
一榼與一壺 일합여일호 주합 하나에 술 한 병 가지고,
匹馬行兩兩 필마행양양 한 필의 말로 두 사람씩 떠났네.
朅來巖石問 걸래암석문 바위와 돌 사이를 왔다 닸다하니,
谷風政和暢 곡풍정화창 산골짜기의 바람 화창하기도 하여라.
杜鵑花欲稀 두견화욕희 진달래꽃은 지고 드물게 보이는데,
王孫草未長 왕손초미장 천궁은 아직 자라지 못하였네.
城市隔幾重 성시격기중 성으로 둘러싸인 시가지 몇 겹으로 막혔는가?
境界成別樣 경계성별양 경계 지역이 특별한 모양새를 이루었네.
澗水濯塵纓 간수탁진영 산골 물에 속세의 갓끈을 세탁하니,
灑然無俗相 시연무속상 시원하여 속된 생각이 없어지네.
三盃入手傾 삼배입수경 석 잔술을 마시니,
興發豪復爽 흥발호복상 흥취가 일어나 호방스럽다가 다시 상쾌하네.
高談雜古今 고담잡고금 고상한 이야기에는 옛날과 지금의 것이 섞였고,
戱謔仍放浪 희학잉방랑 실없는 말로 농지거리하는데는 끝이 없네.
日暮且詠歸 일모차영귀 날이 저물어 또 읊고 돌아오니,
方知點氣象 방지점기상 바야흐로 기상을 평점하여 알겠도다.
不須問臺名 불수문대명 대 이름은 물을 필요가 없으니,
當年無已蕩 당년무이탕 당년에 너무 방탕하지 않았던가?
[탕춘대(蕩春臺)는 연산군(燕山君)때 즐기며 놀던 곳이다.
신해년(辛亥年1611년 광해군3년)3월16일 손 저작인계진(孫著作遴季眞),고 박사인계선승(高博士仁繼善承).
오박사행민 여응(吳博士行敏汝勇)과 함께 탕춘대에서 놀며 운을 나누어 읊다.]
거성운(去聲韻), 양:樣 (창:倡.우:雨.창:暢.장:長.양:樣)
상성운(上聲韻), 양:養 (상:想.상:爽.랑:浪.상:象.탕:蕩)
[次同遊諸友韻] 차동유제우운 같이 놀던 여러 친우의 운에 차운하다
客裏佳辰度 객리가진도 객지 생활 속에서 좋은 시절 지나고,
高臺已暮春 고대이모춘 높다란 대에는 이미 봄이 저물어 가도다.
遙看白雲下 요간백운하 저 멀리 흰 구름 뜬 아래를 바라보니,
知有倚閭人 지유의여인 문을 의지하여 자식 오기를 기다리는 어머니가 계심을 알겠네.
[右次汝勇] 우차여용 위는 여용의 운에 차운하다
상평운(上平韻), 진:眞 (춘:春.인:人)
三春一笑未曾開 삼춘일소미증개 봄 석달동안 한 차례의 웃음도 일찍이 지어보지 못해,
匹馬城西作意來 필마성서작의래 한 필의 말로 도성의 서쪽에서 마음먹고 왔다오.
只有偸閑探勝境 지유투한탐승경 바쁜 가운데 틈을 내어 좋은 경계를 구경하는 데 뜻이 있어,
非關取醉倒深盃 비관취취도심배 가득한 술잔에 넘어져 취함도 관계하지 않으리.
山花欲盡紅流澗 산화욕진홍유간 산꽃이 다 지려고 하니 떨어진 꽃은 산골 물에 떠내려가고,
野草初均翠蘸臺 야초초균취잠대 들판의 풀들이 새싹처럼 가지러히 푸른빛이 대에 잠긴 듯하네.
踏破水雲仍坐賞 답파수운잉좌상 흐르는 물과 떠도는 구름 사이를 걷다가 그대로 앉아 구경하니,
晩風吹柳鳥飛回 만풍차유조비회 버들가지 사이로 부는 저녁 바람에 새는 둥지찾아 돌아오도다.
[右次善承] 우차선승 위는 선승의 운에 차운하다
상평운(上平韻), 래:來 (래:來.배:盃.대:臺.회:回)
春登蕩春臺 춘등탕춘대 봄날에 탕춘대에 오르니,
入望丘壑夐 입망구학형 시야에 들어오는 언덕과 골짜기 멀리도 보이네.
雲煙任去來 운연임거래 구름과 연기는 마음대로 오가고,
花草自相映 화초자상영 꽃과 풀빛은 자연히 서로 비치네.
浣紗認仙婆 완사인선파 옷을 씻으니 늙은 신선으로 알겠고,
風乎憶古聖 풍호억고성 바람을 쏘이니 옛날의 성인이 생각나네.
盡日坐巖崖 진일좌암애 하루 종일 바위 끝에 앉아,
滌煩心更靜 척번심경정 번뇌를 말끔이 씻으니 마음이 다시 안정되도다.
淸飆起石灘 청표기석탄 맑은 바람은 자갈 깔린 여울에서 일어나고,
野樹搖翠影 야수요취영 들판의 나무에는 푸른 그림자가 일렁이네.
水鳥啼復飛 수조제복비 물새는 울다가다시 날아가는데,
天然有何競 천연유하경 천연 속에 무슨 다툼이 있을까?
興盡卽歸來 흥진즉귀래 흥취가 다하여 곧장 돌어오는데,
薄暮吟鞭並 박모음편병 땅거미에 시 읊고 채찍질 함께 했네.
玆遊不可忘 자유불가망 이번 놀이 잊을 수 없거들랑,
須看蕩春咏 수간탕춘영 모름지기 탕춘대에서 읊은 시를 보구려!
[右次季進] 우차계진 위는 계진에 차운하다
[문을 의지하여--어머니:제(齊)나라 왕손가(王孫賈)의 어머니가 왕손가가 외출하면 언제나 문을 의지하여 그가 돌아
오기를 기다린 고사(故事)에서,자녀가 돌아오기를 문에 기데여 마음 졸여가며 기다리는 지극한 애정을 가리키는 말임.]
상성운(上聲韻), 경:敬 (형:夐.영:暎.성:聖.정:靜.영:影.경:競.병:並.영:咏)
[送李茂伯潤雨之輸城] 송이무백윤우지수성 이 무백 윤우가 수성으로 떠나는데 전송하다
[원문] 원문 噫。吾與子。於頃年俱在城中。而都不做良覿。蓬萊雪月。始得一塲簪盍。今年則皆作嶺外散人。便邈然不嗣音問 희。오여자。어경년구재성중。이도불주량적。봉래설월。시득일장잠합。금년칙개작령외산인。편막연불사음문 而終南風雨。遽成杯酒之話。是何相阻於有便。而每合於不期也。噫我知之矣。有便而阻。吾與子之數也。 이종남풍우。거성배주지화。시하상조어유편。이매합어불기야。희아지지의。유편이조。오여자지수야。 不期而合。亦豈非吾與子之數也。夫天地之中。萬物之裒。日用云爲之相盪。事機變幻之無竆。小而一二三四。 불기이합。역기비오여자지수야。부천지지중。만물지부。일용운위지상탕。사기변환지무궁。소이일이삼사。 大而千焉萬焉。莫之爲而爲。人不知其所以。而有若主張乎愛惡。低昂於向背者然。數之乘除。亦妙矣哉。 대이천언만언。막지위이위。인불지기소이。이유약주장호애악。저앙어향배자연。수지승제。역묘의재。 然則今子之之輸城。子之數也。吾之送子於輸城。亦吾數也。以吾之數。値子之數。而聚於數散於數。 연칙금자지지수성。자지수야。오지송자어수성。역오수야。이오지수。치자지수。이취어수산어수。 旣以數而喜 又以數而悲。有是哉。吾與子之役於數也。噫吾與子之後於數。其有旣乎。自明日以後。 기이수이희 우이수이비。유시재。오여자지역어수야。희오여자지후어수。기유기호。자명일이후。 又將何以役之邪。 其將役之以喜乎。抑將役之以悲乎。噫數之於我。豈但悲之而已哉。必將有以喜之矣。 우장하이역지사。 기장역지이희호。억장역지이비호。희수지어아。기단비지이이재。필장유이희지의。 吾送吾子姑悲之。以俟他日之大喜焉耳。詞曰。 오송오자고비지。이사타일지대희언이。사왈。 <13세손 김태동 옮겨씀> |
아! 나와 그대가 근년에 함께 도성 가운데 있었지만 전혀 만나지를 못하다가
홍문관에서 눈 내린 달밤에야 비로서 한 번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금년에는 모두 조령(鳥嶺)바깥의 한가한 사람의 신세가 되어 문득 아득하게 소식을 잇지 못하였으며,
한양에서의 궂은 일들도 어느덧 술마시며 이야기하는 대상이 되어 버렸으니,
이것이 어찌 서로 막히게 되는 것인가?
아! 나는 그러한 이유를 알고있다.
갑작스럽게 막히게 되는 것도 나와 그대의 운수이니,
기약하지 않았는데도 만나게 되는 것 또한 어찌 나와 그대의 운수가 아니겠는가?
대체로 하늘과 땅 사이에 만물이 모여 있는데,
날마다 쓰는 말과 행동이 서로 틀리기도 하며,
일의 기미가 바뀌어 지기가 끝이 없어,
작게는 하나 둘 셋 넷 이고 크게는 일천 일만이 되니,
할 수 없는 데도 하는것을 사람들은 그 까닭을 모른다.
하지만 마치 사랑하거나 미워하기를 주장하고 따르거나 배반하는데 낮추었다 올렸다 하는 경우가 있는 듯하니,
운수를 곱하기도 하고 나누기도 하는 것이 오묘하도다.
그렇다면 지금 그대가 수성으로 떠나는 것은 운수이고 내가 그대를 수성으로 보내는 것도 운수이다.
나의 운수를 가지고 그대의 운수를 만났으니 운수로 모이고 운수로 흩어지게 되었으며,
이미 운수 때문에 기뻐하고 또 운수 때문에 슬퍼하게 되였으니 이런 일은 나와 그대가 운수에 부림을 당해서이다.
아! 나와 그대가 운수에 사역 당한 것이 다하였겠는가?
내일 이후부터 또한 어떻게 역사를 시킬 것인가 앞으로의 역사가 즐거운 것이겠는가
아니면 앞으로의 역사가 슬픈 것이겠는가?
아! 운수는 나에게 어찌 단지 슬픈 것일 뿐이겠는가?
반드시 앞으로 즐거운 것이 있을 것이다.
내가 그대를 전송하면서 우선은 슬퍼하지만 뒷날의 큰 기쁨을 기다리며 다음과 같이 시를 짓는다.
千里千里又千里 천리천리우천리 천리에다 천리를 더하고 또 천리를 가야 하니,
三千里外君行李 삼천리외군행이 삼천리 밖으로 떠나는 그대의 행장일세.
都門一別日欲曛 도문일별일욕훈 도성의 문에서 이별하니 날이 땅거미 지려 하는데,
獨立乾坤少知己 독립건곤소지기 천지 사이에 홀로 서 있는 나를 알아 줄 이 적도다.
상성운(上聲韻), 지:紙 (이:李.기:己)
[次李子陵敬巖韻] 차이자릉경암운 이 자릉 경암의 운에 차운하다
堪笑梁公發五噫 감소양공발오희 양홍이 오희(五噫)를 발한 일에 우스움을 어찌 참으며,
樂天元亮復奚疑 락천원량복해의 천명을 즐기는 도연명을 다시 무엇을 의심하랴?
談時却怕多危語 담시각파다위어 이야기 할 때에 문득 위태로운 말이 많음이 두려웠는데,
寓興寧辭作好詩 우흥영사작호시 흥에 취해 어찌 좋은 글 짓기를 사양하랴?
隴上柴門流水過 농상시문유수과 밭둑가의 사립문에는 흐르는 물이 지나가고,
山頭石逕野翁隨 산두석경야옹수 산 위의 돌길에는 늙은 농부가 함께 가네.
從今送老南陽月 종금송노남양월 이제 그대를 남양(南陽)의 달빛 그윽한 곳으로 보내니,
物外餘生赤一奇 물외여생적일기 세상일에 관계하지 않는 남은 생애 역시 기특하다 하리.
斗筲當年聖所噫 두소당년성소희 얼마 안 되던 녹봉은 당시에도 임금이 한숨 짓던 터,
如今何必歎危疑 여금하필탄위의 지금도 하필이면 의심했던 일을 한탄하랴?
湖山自是饒風月 호산자시요풍월 호수와 삼에는 저절로 바람과 달빛이 풍요롭고,
几案猶曾有易詩 궤안유증유역시 책상 위에는 일찌감치 주역과 시경이 있었네.
萬事空來人便老 만사공래인편노 만가지 일은 허무로 다가오며 사람은 문득 늙어가고,
一身藏處道還隨 일신장처도환수 한 몸을 감추는 곳에 도가 도리어 따르도다.
南歸剩得衡門樂 남귀잉득형문락 남쪽으로 돌아가니 은거하는 즐거움 남아도는데,
誰道此翁之數奇 수도차옹지수기 누가 이 늙은이의 운수가 불우하다고 말하랴?
[양홍(梁鴻)이 오희(五噫:후한(後漢)의 양홍(梁鴻)이 경사(京師)를 지나면서 오희가(五噫歌)를 지었던 고사.]
상평운(上平韻), 지:支 (의:疑.시:詩.수:隨.기:奇)
[走次] 주차 즉시 차운하다
志業元非小丈夫 지업원비소장부 뜻과 사업은 원래 소장부가 아니였으니,
片時名利肯成娛 편시명리긍성오 잠시 동안의 명예와 이익이 어떻게 즐거움을 이루랴?
只綠奉老無甘旨 지록봉노무감지 단지 늙으신 어버이 봉양에 좋은 음식 없음을 인연하여,
强要專城赴嶺湖 강요전성부영호 억지로 지방의 수령으로 영남과 호남으로나아가기를 바랐었네.
末路少知空作客 말로소지공작객 말년에 알아주는 이 적으니 부질없이 나그네 신세가 되였고,
半生多口某支吾 반생다구모지오 반생토록 말이 많아 자신을 부지하지 못하였도다.
如今已決南歸意 여금이결남귀의 이제는 이미 남쪽으로 돌아갈 뜻을 결정하였으니,
感子新詩解砭愚 감자신시해폄우 그대의 새로운 시가 어리석음을 깨닫게 한 것에 감사한다오.
상평운(上平韻), 우:虞 (오:娛.호:湖.오:吾.우:愚)
[次韻] 차운 차운하다
南歸一語向人忙 남귀일어향인망 남쪽으로 돌아가겠다는 한 마디가 사람을 바쁘게 하는데,
滯迹如何傍宦場 체적여하방환장 머무는 자취가 어찌하여 마지못한 벼슬살이인가?
才拙未堪分虎竹 재졸미감분호죽 재주가 졸열하니 호죽(虎竹)의 분간도 감당하지 못하고,
學荒還愧上鳣堂 학황환괴상전당 학문이 거칠다보니 전당(鳣堂)에 오른 것이 도리어 부끄럽네.
[당시 안동제독에 임명 되었음]
茅廬無主掩經夏 모려무주엄경하 띠로 이은 오두막집 주인 없이 가리워진 채 여름이 지났는데,
竹牖幾時開向陽 죽유기시개향양 대나무 바라지는 어느 때에야 볕을 향하여 열어 젖힐까?
可去卽今猶不去 가거즉금유불거 지금 당장 떠날 만 한데도 떠나지 않으니,
利塗橫斷義難彰 이도횡단의난창 이익 탐하는 길이 가로질러 있어 의리 드러나기 어렵다.
[호죽(虎竹:동호부(銅虎符)와 죽사부(竹使符). 옛날 제도에 발병(發兵)때는 동호부를,
그밖의 징발(徵發)이나 조발(調發)에는 죽사부를 사용 하였음.]
[전당(鳣堂: 강당(講堂)을 달리 이르는 말]
상평운(上平韻), 양:陽 (장:場.당:堂.양:陽.창:彰)
[次曺汝益友仁] 차조여익우인 조 여익 우인의 운에 차운하다
勳業難期勒鼎鍾 훈업난기륵정종 솥이나 종에 새길만한 공훈과 업적은 기약히기 어려워,
但看時事喜撞春 단간시사희당춘 단지 당시의 사정이나 보면서 즐거이 절구통이나 두드리니,
三旬旅舘風霾苦 삼순여관풍매고 석 달 동안 나그네가 머무는 숙소에서 바람과 흙비에 괴로웠고,
千里歸津水勢洶 천리귀진수세흉 천리로 돌아가는 나루터에서는 거센 물결의 위세가 대단하였네.
北極星雲頭上近 북극성운두상근 북극에서 별과 구름은 머리 위에 있는 것처럼 가까울 터인데,
南陽草樹夢中濃 남양초수몽중농 남양의 풀과 나무의빛깔은 꿈속에서도 짙도다.
不堪兀坐消長夏 불감올좌소장하 오똑하게 앉아 긴 여름 보내기를 견디지 못하는데,
何日湖山返舊蹤 하일호산반구종 언제나 호수와 산으로 옛날 자취로 돌아갈꺼나?
상평운(上平韻), 동:冬 (춘:春.흉:洶.농:濃.종:蹤)
[又次] 우차 다시 차운하다
浪浪苦雨夜何其 랑랑고우야하기 추적추적 내리는 비 밤에도 어찌 그렇게 내리는가?
起坐呼童頻問之 기좌호동빈문지 일어나 앉아서 동자를 불러다 자주 물어 보았네.
短髮心長空太息 단발심장공태식 짧은 백발(短髮)에 마음은 아득함을 공연히 탄식하여,
明時才拙豈能爲 명시재졸기능위 명왕의 시대에 재능이 졸렬하니 어찌할 수 있으랴?
縱橫不許儀秦衍 종횡불허의진연 합종(合縱)과 연횡(連橫)의 장의와 소진이 펼친 설을 불허하고,
思辨元從濂洛伊 사변원종염낙이 사려와 논변을 염계와 낙양의 취지를 본래부터 따랐도다.
道在此身猶自泰 도재차신유자태 이몸 도에 있어 오히려 너그럽다지만,
休言世道日殆而 휴언세도일태이 탄식하는 말 세상의 도 날로 위태롭기만 하다네.
[짧은 백발(短髮:당(唐)나라 시인(詩人) 두보(杜甫)가 지은 춘망시(春望詩)에,
흰 머리 털 긁어서 다시 짧아졌네[백발소경단:白髮搔更短]를 인용한 것임]
[합종(合縱:전국시대(戰國時代)에 조(趙) 위(魏) 한(韓) 연(燕) 제(齊) 초(楚)가 남북의 종(縱)으로 연합하여
진(秦)나라에 대항하던 공수동맹(攻守同盟)으로 당시 책사(策士)이던 소진(蘇秦)이 주창한 정책.]
[연횡(連橫:전국시대(戰國時代)에 동서제국(東西諸國)을 연합하여 진(秦)나라에 복종시키려고 한 장의(張儀) 의 정책.]
[염계와 낙양(濂洛:송(宋)나라 신종(神宗), 철종(哲宗)때의 염계(濂溪)의 주돈이(周敦頣)와 낙양(洛陽)의 소옹(邵雍),
사마광(司馬光),정호(程顥),정이(程頣) 장재(張載) 등이 제창하여 주희(朱熹)로 이어지는 이학(理學).
곧 정주학(程朱學)을 가리키는 말임.]
상평운(上平韻), 지:支 (지:之.위:爲.이:伊.이:而)
[次裵益之尙益] 차배익지상익 배 익지 상익 운에 차운하다
生世吾何晩 생세오하만 세상에 태어난 것이 내가 어찌 늦으랴만,
淸時赤幸逢 청시적행봉 청한 시절에 만난 것이 또한 다행이구려!
試登千里客 시등천리객 시험삼아 천리 길에 올랐다가,
還對九疑峯 환대구의봉 도로 구의봉(九疑峯)을 마주보고 있다오.
夜夜山中夢 야야산중몽 밤마다 산중에서 꿈을 꾸면서,
年年洛下蹤 년년낙하종 해마다 서울에서의 자취 더듬어 본다오.
客窓多少思 객창다소사 여관 창가에서 많고 적은 생각에 젖어,
踈雨聽寒鍾 소우청한종 가랑비 내리는 찬 허공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듣는다오.
[구의봉(九疑峯:산 이름.엇비슷란 아홉개의 봉우리가 나란히 있는 데서 붙여진 이름이며,
순(舜) 임금을 장사(葬事)지낸 곳이다. 창오산(蒼梧山) 이라고도 한다.]
상평운(上平韻), 동:東 (봉:逢.봉:峯.종:蹤.종:鍾)
[題從政圖] 제종정도 종정도를 제목으로
堂上輪兒弄未休 당상륜아롱미휴 대청 위에서 돌아가며 아이들 노는 소리 그치지 않는데,
圖中宦路赤悠悠 도중환로적유유 그림 가운데의벼슬하는 길 역시 끝이 없도다.
局終拍手還相笑 국종박수환상소 한판 끝나면 손뼉을 치며 서로 웃으니,
浮世功名此樣不 부세공명차양불 뜬구름 같은 세상의 공명도이런 모양이 아니랴?
[종정도(從政圖:오락 기구의 한 가지.
넓은 종이에 옛 벼슬의 품계(品階)와 종류를 따라서 벌려 써놓고 중정도 알을 굴려서 끝수에 따라 말 을 씀.
최고는 영의정(領議政)을 거쳐 사궤장(賜几杖)으로 끝나고 가장 나쁜 것은 사약(賜藥)으로 끝나게 됨.
승경도(陞卿圖),종경도(從卿圖)라고도 함.]
하평운(下平韻), 우:尤 (유:悠.불:不)
[諸知舊見訪於黌舍輒問宦味如何 余答以寒閑三字則請押以成絶句卽題示]
제지구견방어행사첩문환미여하 여답이한한삼자칙청압이성절구즉제시
여러 친구가 학문울 가르치는 곳으로 찾아와 문득 벼슬살이하는 맛이 어떠냐고 묻기에,
내가 쓸쓸하고 괴롭고 한가롭다는 세 글자를 가지고 대답하였더니,
그 세 글자를 운자로 하여 절귀를 만들도록 청하므로 즉시 써서 보이다
白首功名到處寒 백수공명도처한 머리가 허옇도록 공적과 명예는 이르는 곳마다 싸늘한데,
强斟官酒不堪酸 강짐관주불감산 억지로 관아의 술을 잔에 따르니 괴로움을 이기지 못하겠네.
孔門終日無餘事 공문종일무여사 공자의 문하에는 하루가 다하도록 남은 일이 없었지만,
赢得平生半歲閑 영득평생반세한 여유 있는 한 평생이 절반은 한가한 해였네.
상평운(上平韻), 한:閑 (산:酸.한:閑)
[歸來亭次壁上韻] 귀래정차벽상운 귀래정의 현판운에 차운하다
山英水魄護名家 산영수백호명가 산의 정기와 물의 넋이 이름난 집안을 보호하였으니,
兵火當年不奈何 병화당년불내하 난리가 났던 당년에도 그곳은 어떻게 하지 못하였지.
終古乾坤開別有 종고건곤개별유 옛날부터 하늘과 땅 사이에 별도로 열어 두었으며,
秪今烟月占便多 지금연월점편다 벼익는 지금 태평연월 편안한 점 많아.
長潭抱屋連銀漢 장담포옥연은한 길게 뻗은 못은 집을 감싸고 은하수에이어져 있고,
遠嶼縈林間雪沙 원서영임간설사 멀리 보이는 섬은 수풀이 둘려 흰 모래와 구분이 되도다.
最好多陽樵唱斷 최호다양초창단 나무꾼의 노래 소리 끊긴 석양이 가장 볼만한 광경인데,
野禽無數下津涯 야금무수하진애 들새는 수없이 나루의 언덕으로 내려앉네.
하평운(下平韻), 가:歌 (하:何.다:多) 마:麻 (사:沙.애:涯)
[輓李橫城庭檜] 만이횡성정회 이 횡성 정회 만장
平生憂國不憂身 평생우국불우신 평생토록 나라 걱정에 자신은 걱정하지 않아,
貞固還稱幹事人 정고환칭간사인 마음이 곧고 굳어 도리어 일을 주관할 인물이라고 칭송했더오.
萬里試從朝漢使 만리시종조한사 만리 길을 시험하러 중국에 가는 사신을 따르기도 하였고,
十年曾作贊儀臣 십년증작찬의신 십 년간을 일찍이 의식을 돕는 신하가 되기도 하였지.
亂時爲縣民蒙澤 난시위현민몽택 난리 때에는 지방관이 되어 주민들이 은택을 입었고,
老境居鄕衆服仁 노경거향중복인 늘그막에는 고향에 살면서 뭇 사람들 그 어짊에 감복했었지.
可惜良村今已矣 가석양촌금이의 훌륭한 인재가 이제 세상을 떠남이 애석하여,
爲題輓幅涙盈巾 위제만폭누영건 한 폭의 만장을 쓰려하니 눈물이 수건을 적시는구려!
하평운(下平韻), 진:眞 (인:人.신:臣.인:仁.건:巾)
[輓尹生員義贊] 만윤생원으찬 윤 생원 의찬 만장
君政弱冠余總角 군정약관여총각 그대가 약관이였을 때에 나는 총각으로,
魚游川上隊參差 어유천상대삼차 냇가에서 고기잡고 헤엄치던 무리들 들쭉날쭉하였었지.
資稱檏直强仍滯 자칭박직강잉체 뜻은 가볍고 경솔한 것을 싫어하여 몸 가짐을 삼갔도다.
半世小名追伯老 반세소명추백노 한 세상의 절반은 명예를 하찮게 보고 백부의 뜻을 따랐었고,
百年餘慶付賢兒 백년여경부현아 일백 년 동안의 남은 경사는 현명한 자식에게 넘겨 주었지.
可憐春酒曾來訪 가련춘주증래방 가련하구려 봄 술 익을 무렵 찾아왔더니,
이是呑聲死別時 이시탄성사별시 그때가 이미 소리를 삼키고 죽음을 이별하는 때였구려!
상평운(上平韻), 지:支 (차:差.지:持.아:兒.시:時)
[別花山伯趙善繼存性令公] 별화산백조선계존성영공
화산백 조 선계 존성 영공과 작별하다
仙衢緲縹五雲迷 선구묘표오운미 신선이 사는 거리가 멀어 잘 보이지 않고 오색 구름 아득하니,
彩鳳安能久棘栖 채봉안능구극서 문채나는 봉황새가 어찌 오래도록 가시나무에 깃들 수 있으랴?
行把成規陳殿陛 행파성규진전폐 성안된 규정을 임금께도 올렸으며,
却敎遺愛在黔黎 각교유애재검려 문득 물려준 애정을 백성들이 차지하게 하였도다.
片辭斷獄閑無咎 편사단옥한무구 짧은 제사(題辭)로 옥사를 결단하여 한가하여도 허물이 없었고,
三載憂官瘐不齊 삼재우관유불제 삼 년 동안 벼슬살이하며 근심하느라 야윈 모습 가지런하지 않았네.
有客登門正欄熳 유객등문정란만 나그네가 방문하니 난만하기는 하지만,
秋風此日奈分携 추풍차일내분휴 가을바람 부는 이날에 어찌 서러 헤어지랴?
상평운(上平韻), 제:齊 (서:栖.려:黎.제:齊.휴:携)
[永川明遠樓次圃隱先生韻] 영천명원루차포은선생운
영천 명원루의 포은선생 운에 차운하다
山形水勢共彎回 산형수세공만회 산 모습과 물 형세 모두가 활처럼 굽어져 둘렸는데,
乾豁坤夷境別開 건활곤이경별개 하늘은 넓고 땅은 평평한 지역이 특별히 펼쳐졌도다.
舊洫新塍春復夏 구혁신승춘복하 묵은 도랑과 새 밭둑에는 봄이 가고 다시 여름이 되였고,
南南北旅去還來 남남북여거환래 남쪽의 장사꾼과 북쪽의 나그네가 갔다가 도로 오도다.
使君樓上琴生韻 사군루상금생운 누 위에는 사명을 받고 앉아 있는 거문고가 운치를 내고,
遊子筵前酒滿盃 유자연전주만배 놀고 있는 사람들의 자리 앞에는 술이 잔에 가득하도다.
最感古人吟賞地 최감고인음상지 옛날 사람이 구경하고 시를 읊은 곳이 가장 감명 깊은데,
祗今牛斗月徘徊 지금우두월배회 지금까지 견우성과 북두성에는 달이 배회하고 있네.
상평운(上平韻), 회:灰 (개:開.래:來.배:盃.회:徊)
[洛下送申順夫之悌赴昌原綴五言近體一以敍別一以慰勉]
낙하송신순부지제부창원철오언근체일이서별일이위면
서울에서 신순부 지제가 창원으로 부임하는데 전송하면서 오언 근체시를 지어
한편으로는 이별을 서술하고 한편으로는 힘쓰도록 위로하다
銅綬屈斯文 동수굴사문 구리로 만든 도장과 누른 인끈이 선비를 굽히게 하니,
盤根要利斤 반근요리근 처리하기 어려운 일은 예리한 판단이 요구된다오.
轍枯魚勢急 철고어세급 수레바퀴 자국이 마르면 그곳의 고기 형세가 다급해지고,
鯨吼海聲紛 경후해성분 고래가 으르렁거리면 바다 소리가 시끄럽지.
可試平生志 가시평생지 평생의 뜻을 시험해 볼 만하니,
行收絶世勳 행수절세훈 세상에서 뛰어난 공훈을 거두도록 하세.
男兒固若此 남아고약차 남자는 진실로 이와 같아야 하는데,
何必强云云 하필강운운 하필이면 억지를 부린다고 말하랴?
상평운(上平韻), 문:文 (근:斤.분:紛.훈:勳.운:云)
[吾友李浩然除高寧旅罷卷歸南鄕以古詩一篇慰別仍以爲朂]
오우이호연제고령여파권귀남향이고시일편위별잉이위력
나의 친구 이 호연 대원(大源)이 고령의 지방관으로 임명되었다가 곧장 퇴직하자
모든 것을 정리하여 남쪽 고향으로 돌아 가므로 고시 한편으로 헤어짐을 위로하고
더욷더 힘쓰도록하다
行路難行路難 행로난행로난 세상을 살아가기가 어렵고 갈 길이 험하니,
竹嶺鳥嶺猶平地 죽령조령유평지 죽령과 조령은 오히려 평지로다.
請君須從平地去 청군수종평지거 그대에게 바치노니 꼭 평지를 따라 가도록 하되,
更踏實地無顚躓 경답실지무전지 다시는 진실된 곳을 밟아 넘어지지 않도록 하게나.
家庭自有法訓貽 가정자유법훈이 가정에는 저절로 법도와 훈계를 물려준 것이 있으리니,
坦然前程應指示 탄연전정응지시 평탄한 앞길을 응당 지시하여 줄 것이네.
歸而求之有餘師 귀이구지유여사 고향으로 돌아가 구해 보면 남아있는 스승 있을 터이니,
日邁月征休左次 일매월정휴좌차 날마다 달마다 학업에 매진하고 좌차(左次)에서 쉬니.
不赤樂不赤樂 불적락불적락 즐겁지 않으며 또한 즐겁지 않으랴?
洗心澄心心不愧 세심징심심불괴 마음을 씻어 미음이 맑으니 부끄러움조차 없도다.
[좌차(左次:산의 좌측에 군대를 주둔시키고 유숙(留宿)한다는 병법(兵法)용어 임.
<역경(易經)> 사괘(師卦)에 군사가 높고 헌한 산의 좌측에 주둔하면 흉하거나 허물이 없다고 한 내용을 인용한 것임.]
거성운(去聲韻), 치:寘 (지:地.지:躓.시:示.차:次.괴:愧)
[有人語余曰龜城有愛花翁盆養接桃小梅實而惜之吾求之强翁謂若作詩可傳去於是押梅字]
유인어여왈귀성유애화옹분양접도소매실이석지오구지강옹위약작시가전거어시압매자
有人語余曰龜城有愛花翁。盆養接挑小梅。寶而惜之。吾求之強。翁謂若作詩可傳去。 유인어여왈구성유애화옹。분양접도소매。보이석지。오구지강。옹위약작시가전거。 於是押梅字成一篇古詩投翁。翁果如約。梅今爲吾有。置諸書室。其玉雪芬芳。淸寒氣味。 어시압매자성일편고시투옹。옹과여약。매금위오유。치제서실。기옥설분방。청한기미。 有非言語形容。擬將請詩於諸知己。願有以首之。余則諾。題七言近體以副。所謂弱者先手也。 |
어떤 사람이 나에게 말하기를,
귀성에 꽃을 사랑하는 늙은이가 있는데,
복숭아 뿌리에다 작은 매화무를 접목하여 동이에다 기르면서 보배처럼 여기며 아끼기에
내가 그것을 달라고 억지를 부렸더니,
그 늙은이가 만약 여기에 대한 시를 쓰면 가져갈 수 있다고 하기에
매화 매자를 운으로 하여 한 편의 고시를 지어 늙은이에게 건내주었더니,
그 늙은이가 정말 앞서의 약속을 지켜,
매화가 지금은 나의 소유물이 되였소.
그리하여 그 매화를 서실에 두었더니 그 옥설같은 자태에서 풍기는 향기와 맑고 싸늘한 기미는
말로써 형용할 수 없었오,
그래서 앞으로 여러 친구에 시를 써 줄 것을 청원하려고 하는데,
맨 먼저 지어 주기를 바라오.
하기에,
내가 곧 허락하고 칠언 근체시를 써서 그의 청원에 부응하였으니,
이른바 약한 자가 선수를 친 격이다.
桃根梅萼小盆中 도근매악소분중 조그마한 화분에 복숭아나무 뿌리에다 매화나무꽃 받침을 접목하였으니,
別有人間造化工 별유인간조화공 유별나게 인간의 조화가 공교롭기도 하네.
近榻穩成騷客伴 근탑온성소객반 탁자에 가까우니 온편하게 시 쓰는 나그네와 벗하고,
開花剩見海仙風 개화잉견해선풍 꽃이 피면 바다 신선의 풍치를 충분히 보겠도다.
滿山氷雪光相映 만산빙설광상영 산에 가득한 얼음과 눈빛이 서로 비치고,
半夜爐香氣暗通 반야로향기암통 한밤중 화롯가에서 나는 향기로운 기운 몰래 통하도다.
不費新詩寧換得 불비신시영환득 새로운 시 짓기를 하지 않고서야 어찌 얻겠는냐?
從來君筆大東雄 종래군필대동웅 그전부터 그대의 글 솜씨는 조선에서 뛰어났다는걸.
상평운(上平韻) 동:東 (공:工.풍:風.통:通.웅:雄)
[次任茂叔叔英] 차임무숙숙영 임 무숙 숙영 운에 차운하다
瑞居城市作閑人 서거성시작한인 성으로 둘러싸인 시가에 단아하게 기거하며 한가로운 사람이 되어,
堅固平生不受磷 견고평생불수린 평생 동안 지조가 단단하여 닳게 되지 않았네.
只有吟筇遊賞處 지유음공유상처 단지 시를 지으려 지팡이 짚고 구경 할 곳 있으니,
山花如錦草如茵 산화여금초여인 산에 핀 꽃은 비단 같이 보이고 풀은 깔개처럼 여겨지도다.
상평운(上平韻), 진:眞 (린:磷.인:茵)
庵翁謝病閉幽廬 암옹사병폐유려 소암(疎庵) 늙은이가 병을 핑계대고 그윽한 오두막집에 문을닫고 지네니,
苦使同人面目踈 고사동인면목소 너무나 뜻이 같은 사람으로 하여금 얼굴 대하기를 드물게 하도다.
一幅淸詩還有意 일폭청시환유의 한폭의 청신한 시가 도리어 뜻한 바 있으니,
肯辭乘月訪高居 긍사승월방고거 어찌 달밤을 틈타 고인의거처를 방문하는 일 사양하리.
[소암(疎庵: 임숙영(任叔英:1576년(선조9)~1623년(인조1) 의 호(號) 임.]
거성운(去聲韻), 어:御 (소:踈.거:居)
十枚爭詑魏家珠 십매쟁이위가주 열 덩이가 있다고 서로 자랑하던 위가의 구슬이며,
千古今臺繼築無 천고금대계축무 천고의 황금으로 지은 대도 계속해서쌓지는 못하리.
讀破平生書萬卷 독파평생서만권 평생동안 일만 권의 책을 다 읽어 내렸지만,
難將一字救飢蘇 난장일자구기소 한 글자로 굶주림을 구제하여 소생시키기는 어려웠네.
[선생 자신의 주석에,
소동파 시에 이르기를, 평생에 일만 권의 책을 읽었지만, 한 글자로 굶주림을 구제하지 못하였네 라고 하였음]
상평운(上平韻), 우:虞 (무:無.소:蘇)
[春帖應製][동궁] 춘첩응제 입춘첩자를 임금의 명령에 의하여 짓다
天地交成泰 천지교성태 천지가 교감하여 태평을 이루니,
春闈氣轉佳 춘위기전가 태자궁의 기상이 한층 더 아름답도다.
鳳儀多漢苑 봉의다한원 봉새같은 의용은 한나라 동산에 많았었고,
苗格占虞階 묘격점우계 묘족이 항복하여 이른 것은 순임금의 뜰 안이였네.
聖德隨時進 성덕수시진 성스러운 덕은 때를 따라서 진취하고,
嘉謨得弼諧 가모득필해 아름다운 계책은 보필을 얻어 이루어지도다.
前星東野煥 전성동야환 태자 별이 동방 분야를 환히 비추니,
歌頌溢三街 가송일삼가 노래와 칭송은 온 거리에 넘치도다.
[입춘첩자(立春帖子: 입춘일(立春日)에 대궐안의 기둥에 써 붙이는 주련(柱聯). 춘첩(春帖),춘첩자(春帖子).]
상평운(上平韻), 가:佳 (가:佳.계:階.해:諧가:街)
[迎祥帖] 영상첩 상서를 맞이하는 첩
중궁전응제
[중궁전에 임금의 명령에 의하여 짓다.]
瑞日生新暖 서일생신난 상서로운 날에 새로 따뜻한 기운 생겨나고,
條風捲宿寒 조풍권숙한 동북쪽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묵은 추위 걷어버리네.
黃金一苑柳 황금일원류 황금빛이 나는 건 한 동산의 버들이고,
伯玉五辛盤 백옥오신반 백옥 같은 건 다섯 자극성 나물을 담은 소반이로다.
壼史歌周葛 곤사가주갈 중궁전의 관속은 주나라 때의 갈담시(葛覃詩)를 노래하고,
宮官握漢蘭 궁관악한난 세자궁의 관원은 한나라 때의 난대(蘭臺)를 장악하였네.
大東千載慶 대동천재경 우리 동방의 영원한 경사는,
家國任長歡 가국임장환 국가가 길이 즐겁도록 책임짐이로다.
[갈담시(葛覃詩:<시경(詩經> 국풍(國風) 주남(周南)의 편명(篇名). 후비(后妃)의 근본을 노래한 것임.
즉 후비는 존귀하면서도 부지런하고 부유하면서도 검소하며.장성 하여서도 스승을 공경하는 마음이 해이되지 않았고,
출가하여서도 친가 부모에 대한 효성이 쇠 하지 않는 등 부덕(婦德)의 후함을 였볼 수 있는 내용임.]
[난대(蘭臺: 한(漢) 나라 때, 궁중안에 전적(典籍)을 소장하던 곳. 조선시대의 홍문관을 달리 이르던 말.]
상평운(上平韻), 한:寒 (한:寒.반:盤.난:蘭.환:歡)
朴汝仁赴嶺幕。其榮奉庭闈之樂。固人所瞻聳。而於余心有戚戚然者。余方以書狀向燕都。 박여인부령막。기영봉정위지악。고인소첨용。이어여심유척척연자。여방이서상향연도。 未得歸省而行。良與子殊懷耳。爲綴近體道情曲。 미득귀성이행。량여자수회이。위철근체도정곡。 |
박여인(朴汝仁)이 영남의 막료로 부임하게 되었으니,
그 어버이를 영화롭게 봉양하는 즐거움은 진실로 사람들이 우뚝하게 쳐다보는 바이다.하지만 나의 마음에는 근심스러움이 있으니,
나는 바야흐로 서장관으로 연경으로 떠나야 하는데 어버이를 뵈러 고향으로 갈 수 없으니
참으로 그대와는 다른 감회이다.
그래서 근체시를 지어 간곡한 정을 표한다.
羈宦年來白髮長 기환년래백발장 객지에서 벼슬살이 해오며 흰 머리털만 자랐는데,
春風此別轉堪傷 춘풍차별전감상 봄바람에 이별은 한층 더 상심이 됨을 어이 견디랴?
關河西邁非吾土 관하서매비오토 관하의 서쪽으로 가는 것은 우리 영토가 아니지만,
嶺海南遊是子鄕 영해남유시자향 영남의 바닷가 남쪽에 노닒은 자네 고향이 이곳일세.
萬壽開樽歡意是 만수개준환의시 만년 장수를 바라며 술두루미 열고 마시니 즐거워하는 뜻 충분하고,
三秋歸路夢魂忙 삼추귀로몽혼망 가을 석 달 사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꿈 속의 넋도 바쁘리.
須將老老推人老 수장노노추인노 모름지기 늙은이를 늙은이로 대우하는 마음을 남의 늙은이에게도 옮긴다면,
過我溪村問北堂 과아계촌문북당 나의 고향 계촌을 지나거든 우리 어머님께도 문후 여쭤주시오.
하평운(下平韻), 양:陽 (상:傷.향:鄕.망:忙.당:堂)
[嶺頭口占] 영두구점 고개 위에서 읊조리다
天恩許歸省 천은허귀성 임금의 은혜로 고향에 돌아가 어버이 뵙도록 허락받았기에,
走馬向南州 주마향남주 말을 달려 남쪽 고을로 향하였네.
倚枕不遑寐 의침불황매 베게에 기대여 잠들 겨를도 없었고,
聞鷄寧少留 문계영소유 닭울음소리 듣고서 어찌 잠시라도 더 머무랴?
曉雲攀峻嶺 효운반준령 새벽 구름 석에 높은 고개를 올라갔고,
朝雨過殘郵 조우과잔우 아침 비 내릴 적에 작은 역참을 지났지.
喜覩慈顔渥 희도자언악 어머님의 흡족해 하시는 모습 보니 기쁘다가도,
還將別意愁 환장별의수 도리어 이별하는 뜻으로 시름에 젖었었네.
하평운(下平韻), 우:尤 (주:州.유:留.우:郵.수:愁)
[波州道中口占] 파주도중구점 파주 도중에 읊다
[여기서부터 아래는 연경으로 떠나가는 길에 감회가 발하여 지었음]
長程不懨漲炎塵 장정불염창염진 먼 노정 더운 낮에 먼지가 불어남도 싫지 않은데,
去去江山入眼新 거거강산입안신 가고가는 강과 산이 눈에 새롭구려.
北闕漸遙南鴈斷 북궐전요남안단 대궐은 점점 멀어지고 남쪽으로 날아가는 기러기도 끊겼으니,
豈堪回首憶君親 기감회수억군친 머리 돌려 임금과 어버이를 생각하는 마음 어이 견디리?
하평운(下平韻), 진:眞 (신:新.친:親)
[坡平雨後晩發] 파평우후만발 파평에서 비온 뒤 늦게 떠나다
坡平館襄雨兼風 파평관양우겸풍 파평의 객관에서 비가 내리고 바람까지 불어대니,
欲發還愁路不通 욕발환수로불통 출발하려다 도로 길이 트이지 않을까 시름하였네.
太守頻探行早晩 태수빈탐행조만 태수는 떠나는 시각이 이른가 늦은가를 자주 뭍고,
牙官爭報漲選 아관쟁보창서동 길을 인도하는 관원은 서쪽과 동쪽에 물이 넘친다고 다투어 보고하도다.
愁憑旅枕眼還熟 수빙여침안환숙 걱정하며 여관의 베게에 기대니 잠은 도로 깊어지고.
驚起晴窓日正中 경기청창일정중 놀라서 일어나니 개인 창문으로 해는 중천에 떳도다.
秋露一盃仍上馬 추로일배잉상마 가을 이슬 한 잔 마시고 그대로 말 위에 오름은,
不須重別主人翁 불수중별주인옹 주인 늙은이에게 거듭 작별할 필요가 없어서이네.
상평운(上平韻), 동:東 (통:通.동:東.중:中.옹:翁)
[臨津] 임진
臨津江一帶 임진강일대 임진강이 하나의 띠 같은데,
源遠自金剛 원원자금강 근원은 멀리 금강산에서 부터이네.
接海寒波濶 접해한파활 바다와 닿는 곳이여서 찬 물결은 넓기도 하고,
連天暮色蒼 연천모색창 하늘과 이어진 쪽의 저물어 가는 빛이 푸르도다.
三韓猶險固 삼한유험고 삼한은 그래도 험준하고 견고한 지역인데,
千古幾興亡 천고기흥망 천고토록 몇번이나 흥하고 망하였던가?
休道龍蛇事 휴도용사사 임진왜란 때의 일 말하지 마오,
難禁涕涙滂 난금체누방 콧물과 눈물이 흘러 내림을 금하기 어렵소이다.
語及壬辰去邠事。上使說津頭遑遽之狀。不覺涕下。
어급임진거빈사。상사설진두황거지상。불각체하。
[이말은 임진년에 의주로 피난가던 일을 언급하면서 상사(許筠)가 임진강 나루에서 다급하여어쩔줄 몰라했던 상황을
이야기 하였으므로 눈물이 흐름을 깨닫지 못한다고 했다.]
하평운(下平韻), 양:陽 (강:剛.창:蒼.망:亡.방:滂)
[開城府] 개성부
松嶽興王地 송악흥왕지 송악은 왕업을 일으켰던 곳으로,
龍盤勢絶雄 용반세절웅 용이 서린 듯한 형세 너무나 웅장하도다.
東回江入海 동회강입해 동쪽에서 돌아드는 강은 바다로 들어가고,
西擁嶂連空 서옹장연공 서쪽에서 에워싼 산은 하늘에 닿아있네.
往氣當年鬱 왕기당년울 산천의 맑은 기운은 올해도 울창하고,
荒城落照紅 황성낙조홍 황폐해진 성에는 저년했살이 붉도다.
傷心多少事 상심다소사 많고 적은 지난 일에 마음이 상하는데,
橋外弔文忠 교외조문충 선죽교 밖에서 정문충공(鄭文忠公)을 조상하였네.
[정문충공(鄭文忠公:고려 말엽의 충신 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를 말함.]
하평운(下平韻), 동:東 (웅:雄.공:空.홍:紅.충:忠)
[九齋] 구재
木鐸當年振海坰 목탁당년진해경 사람을 가르치고 인도하던 당시에는 바다와 육지를 진동하게 하였으니,
大東夫子崔先生 대동부자최선생 우리 동방의 큰 스승 최선생이셨도다.
今來爲訪九齋址 금래위방구재지 이제야 와서 구재의 옛터를 찾으니,
澗壑寥寥山日明 간학요요산일명 골짜기는 조용하고 산위에 비치는 태양만 환하도다.
[구재(九齋:고려 문종(文宗) 때 최충(崔沖)이 사학(私學)을 일으키고 제자를 가르치던, 학재(學齋)낙성(樂聖),대중(大重),
경업(敬業),조도(造道),솔성(率性),진덕(進德),대화(大和),대빙(待聘)등 의 아홉으로 나뉘었음.]
하평운(하평운), 경:庚 (생:生.명:明)
[滿月臺]] 만월대
平生感古意 평생감고의 평생토록 옛날 사람의 뜻을 감모(感慕) 하였는데,
往迹此尋來 왕적차심래 지나간 자취를 찾으러 여기에 왔도다.
故國山河勝 고국산하승 고국의 산과 물은 경치가좋아,
遊人眼目開 유인안목개 유람하는 사람의 눈 열리게 하네.
斜陽下殘堞 사양하잔첩 빗긴 해에 무너진 성터로 내려가니,
芳草沒荒臺 방초몰황대 꽃다운 풀은 황폐해진 대에 잠겼도다.
滿月千年恨 만월천년한 만월대는 천년의 한이 서렸는데,
臨風一嘯回 임풍일소회 바람만 한줄기 휘파람 소리를 내며 돌아나가네.
[감모(感慕:마음에 느끼는 사모함.]
상평운(上平韻), 회:灰 (래:來.개:開.대:臺.회:回)
[練光亭次嘯皐先生韻] 연광정차소고선생운 연광정의 소고선생 운에 차운하다
巖郭東頭漾碧江 암곽동두양벽강 바위로 된 외곽의 동쪽머리에는 푸른 강물 출렁거리는데,
亭臨古鏡似飛艭 정임고경사비쌍 정자가 고경(古鏡)을 내려다보고 있으니 배가 날아가는 듯 하구려!
天光水色晴秋一 천광수색청추일 하늘 빛 물 색갈이 맑은 가을에 하나 되었고,
明月淸風半夜雙 명월청풍반야쌍 밝은 달과맑은 바람은 한 밤 중에짝 이라네.
煙起暮汀橫半壏 연기모정횡반함 물안개 일어 난간에 절반쯤비껴있고,
日涵朝浪暎虛窓 일함조랑영허창 태양은 아침 물결에 젖어 빈 창문에 비치도다.
籠紗盡是華仙詠 롱사진시화선영 명주 바른 등롱에는 모두가 중국 시인들이 읊은 글들이니,
名勝今應播大邦 명승금응파대방 좋은 경치는 지금 응당 대륙에 전파되였으리라.
상평운(上平韻), 강:江 (쌍:艭.쌍:雙.창:窓.방:邦)
[朝天石] 조천석
王昔朝天去 왕석조천거 동명왕이 옛날 옥황상제께 조회하러 떠났다던데,
麟蹤餘石背 린종여석배 기린 말의 자취가 돌 위에 남아있네.
中宵水有聲 중소수유성 밤중에 물 흐르는 소리 들리니,
况然聞玉佩 황연문옥패 어렴풋이 옥패 소리 듣는 것 같네.
[조천석(朝天石: 조천석은 평양의 기린굴 남쪽에 있는데.
전설에 의하면 동명왕(東明王)이 기린말을 타고 기린굴에 들어가 땅속에서부터 조천석으로 나와
하늘에 조회(朝會)하러 올라갔다고 하였으며 그 기린말의 발자국이 지금도 돌 위에 남아 있다.]
거성운(去聲韻), 대:隊 (배:背.패:佩)
[酒巖] 주암
人言酒生竇 인언주생두 사람들 말하길 바위 구멍에서 술이 나왔다고들 하는데,
秪今痕尙有 지금흔상유 지금까지 흔적은 그대로 남아있구려!
我知杯飮時 아지배음시 나는 알겠구려 술잔으로 술을 마실 적에,
汙樽瀉玄酒 와준사현주 와준(汙樽)에다 물을 쏟는 연유를.
[와준(汙樽:땅을 파서 술동이를 대용하는 것을 가리킴]
상성운(上聲韻), 유:有 (유:有.주:酒)
[乙密臺] 을밀대
最高山上臺 최고산상대 가장 높은 산 위의 대 이며,
壓海似蓬萊 압해사봉래 바다를 짓누르는 듯하기는 봉래산 같도다.
千古仙遊地 천고선유지 먼 옛날 신선이 놀던 곳인데,
天風自去來 천풍자거래 하늘 높이 부는 센 바람만 저절로 왔다갔다 하도다.
상평운(上平韻), 우:尤 (래:萊.주:酒)
[檀君廟] 단군사당
太白山降神 태백산강신 태백산에 내려온 천신이,
靑邱爰胥宇 청구원서우 한반도에다 거처를 정하였네.
茅茅配放勳 모모배방훈 띠로 인 지붕은 요임금과 짝할 만하니,
時惟海東祖 시유해동조 이 분이 해동의 조상이로다.
상성운(上聲韻), 우:麌 (우:宇.조:祖)
[箕子墓] 기자묘
碑新無古苔 비신무고태 비석을 새로 세워 묵은 이끼 없고,
松老護幽臺 송노호유대 오래된 소나무가 묘소를 보호하네.
千載無窮恥 천재무궁치 영원토록 한 없는 수치는,
辰年海賊來 진년해적래 임진년에 섬오랑캐가 침입하여 온 것이라오.
[왜적이 옛날에 세워둔 비를 찍어서 잘라 버렸기에 지금 새 비를 새겨 세웠다고 함]
상평운(上平韻), 회:灰 (대:臺.래:來)
[文廟] 문묘
微我九疇敎 미아구주교 우라가 홍범구주의 가르침이 아니였던들,
誰知尊聖廟 수지존성묘 누가 공자를 모신 사당을 높일 줄 알리오?
彛倫叙海東 이륜서해동 사람이 지켜야 할 도리가 해동에 펼쳐졌으니,
洋洋至治效 양양지치효 양양하게도 이상적인 정치의 본보기가 되었네.
거성운(去聲韻), 효:效 (묘:廟.효:效)
[百祥樓次韻] 백상루차운 백상루 차운
卸馬安興直上樓 사마안흥직상루 안흥에서 말안장을 풀고 곧장 백상루로 올라가니,
粘空雨脚未全收 점공우각미전수 공중에 붙은 듯한 빗줄기가 완전히 거둬지지는 않았네.
半山殘日窺雲罅 반산잔일규운하 산중턱에 걸려 지는 해는 구름 틈바구니를 엿보고,
極日長天接海頭 극일장천접해두 시력이 미치는 먼 하늘 끝은 바다의 머리와 맞닿았도다.
終古奇蹤餘七石 종고기종여칠석 영원토록 기이한 자취는 일곱 개의 돌에 남아있고,
前送利涉有孤舟 전송이섭유고주 앞길을 유리하게 건너는 외로운 배가 있도다.
妙香縹緲丹霞外 묘향표묘단하외 묘향산은 아득히 햇살에 반사된 붉은 안개 밖에 있으니,
吹送靈風度十洲 취송영풍도십주 신령한 바람이 불어 열개 주를 건너게 하네.
[백상루(百祥樓:안주(安州)의 북쪽 성안에 있는 누(樓)이름. 고려 때 지었음.]
하평운(下平韻), 우:尤 (수:收.두:頭.주:舟.주:洲)
[所串舘口占] 소곶관구점 소곶관에서 읊다
踏盡關西路 답진관서로 평안도의 길을 모두 밟아 지나니,
蒼茫塞外天 창망새외천 창망(蒼茫)한 국경 밖의 하늘 보이네.
山川夷夏界 산천이하계 산과 냇물은 조선과 중국의 경계이고,
亭舘短長連 정관단장연 정자와 객관은 짧거나 길게 이어졌도다.
杳香南鄕隔 묘향남향격 아득한 남쪽의 고향은 막혀 있고,
悠悠北闕懸 유유북궐현 멀고 먼 대궐도 동떨어졌도다.
渡江復萬里 도강복만리 압록강 건너 다시 만리길이니,
何日振歸鞭 하일진귀편 어느날에나 돌아오는 채찍을 휘두를꺼나.
[창망(蒼茫:넓고 멀어서 아득하다.]
하평운(下平韻), 선:先 (천:天.연:連.현:懸.편:鞭)
[良策舘戲次上使] 양책관희차상사 양책관에서 장난삼아 상사의 운에 차운하다
吾知無目者爲盲 오지무목자위맹 내 눈이 없는 이가 장님인 줄 알지만,
有目能盲惟應旻 유목능맹유응민 눈이 있으면서 장님 흉내 잘 내기는 현응민이지.
雙眸秘黑只轉白 쌍모비흑지전백 두 눈의 검은 동자 숨기고 흰자위만 굴리며,
坐作百態眞盲人 좌작백태진맹인 앉아 짓는 온갖 짖거리는 참으로 장님같네.
酒場隨處慱笑歡 주장수처박소환 술 마시는 자리면 어디든지 웃음과 즐거움이 가득하며,
歌以爲首舞爲尾 가이위수무위미 처음에는 노래를 부르다가 끝장에는 춤을 춘다오.
鳴呼人間萬事不欲觀 명호인간만사불욕관 아아! 인간의 모든 일 보고 싶지 않으니,
爾雖作盲猶賢已 이수작맹유현이 그대가 장님이 된다 하더라도 오히려 눈 뜬 이 보다 나으리라.
[상사(上使)가 자제 군관(子弟軍官) 현응민(玄應旻)이 장님 흉내를 잘 내므로 매번 술자리가벌어질 때 마다 그로 하여금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게 하여 여행을 즐겁게 하였음]
상평운(上平韻), 진:眞 (민:旻.인:人) 상성:上聲 (미:尾.기:己)
[統軍亭次李子敏安訥韻] 통군정차이자민안눌운
통군정에서 이자민 안눌의 운에 차운하다
[이자민이 일찍이 예조낭관(禮曹郎官)으로 서장관(書狀官)이 되어 여기서 글을 지은 적이 있었음.]
寒上奇觀趁夕晴 한상기관진석청 국경 지대의 기이한 경관은 저녁이 되고서야 개인 듯한데,
龍灣千古有高亭 용만천고유고정 의주에 오랜 옛날부터 높다란 정자가 있도다.
北來雄豁山環勢 북래웅활산환세 북쪽에서는 웅장하고 넓은 산으로 둘린 형세가 내려왔고,
西匯平分水帶形 서회평분수대형 서쪽에는 고르게 나뉜 강물이 휘감은 모양으로 돌아나가도다.
地大天寬夷接夏 지대천관이접하 땅은 크고 하늘은 넓어 조선과 중국이 닿아 있고,
船孤津濶客浮萍 선고진활객부평 배는 외로운데 나루가 널쩍하니 부평초같은 나그네일세.
登臨恨未須卬友 등임한미수앙우 정자에 올라 내 친구를 기다리지 못함이 한스러운데,
落日長歌伐木丁 낙일장가벌목정 지는 해는 긴 노래 소리와 나무 베는 소리만 들리도다.
하평운(下平韻), 청:靑 (정:亭.형:刑.평:萍.정:丁)
[渡江] 도강 압록강을 건너다
行裝點罷晩登舟 행장점파만등주 행장의 점검을 마치고 늦게야 배에 올랐으니,
何事中流去却留 하사중유거각유 무슨 일로 중류에서 떠나다 갑자기 머물렀던가?
不忍便辭靑海界 불인편사청해계 차마 쉽게 조선의 경계를 하직하지 못해서인데,
況堪遙望白雲頭 황감요망백운두 더구나 멀리 흰 구름 뜬 고향쪽을 바라보게 됨을 견딜 수 있으랴?
相携勸飮故人意 상휴권음고인의 서로 끌며 술을 권하는 것은 친구의 뜻이고,
臨別要寬行客愁 임별요관행객수 작별에 이르러 마음이 천연해 짐은 떠나는 나그네의 시름일세.
共道依然還一揖 공도의연환일읍 함께 말하며 의젓하게 다시 한 차례 인사를 하고,
乘風落日渡長洲 승풍낙일도장주 해질 무렵 바람 부는 때 맞추어 긴 뭍으로 건넜네.
하평운(下平韻), 우:尤 (유留.두:頭.수:愁.주:洲)
[望江寺次丘遊擊坦] 망강사차구유격탄 망강사에서 구 유격 탄의 운에 차운하다
良覿人間自有時 량적인간자유시 인간이 반갑게 만남은 저절로 그런 때가 있으니,
關河何幸得瞻依 관하하행득첨의 관하에서 우러르며 의지하게 되였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已知氣槩逢場合 이지기개봉장합 형세를 따라 기개 합쳐짐을 벌써 알았고,
曾仰聲名並海飛 증앙성명병해비 명성은 사해에 드날려 알찍이 우러러보았네.
樽酒一堂眞勝會 준주일당진승회 한 대청에서 술을 마시게 되였으니 참으로 좋은 모임인데,
瓊琚數幅又華歸 경거수폭우화귀 두어 폭의 훌륭한 글 또한 화려한 취향일레라.
臨行欲謝慇懃意 임행욕사은근의 떠날 때 이르러 은근한 뜻을 사례하려 하였지만,
愧我詩成字字非 괴아시성자자비 내가 지은 시 자구 틀린 것이 부끄러웠다네.
상평운(上平韻), 미:微 (의:依.비:飛.귀:歸.비:非)
[湯站口占] 탕참구점 탕참에서 읊다
渡盡三江隔海東 도진삼강격해동 삼강을 다 건너니 조선의 영토와는 멀어지고,
茫茫大地路無窮 망망대지로무궁 아득하기만 한 대륙의 길은 한이 없어라.
山河恰是平安道 산하흡시평안도 산하는 평안도와 비슷하고,
民俗猶存太古風 민속유존태고풍 주민들의 풍속 옛 기풍이 아직도 남아 있네.
揖讓有儀無老穉 읍양유의무노치 예의를 갖추는 모습은 늙은이나 어린아이 할 것 없고,
營爲隨分樂農工 영위수분락농공 살아가는 형태는 분수를 따라 농사와 공업을 즐기네.
却嫌死葬還多憾 각혐사장환다감 하지만 죽은 사람을 장사지내는 데는 도리어 유감스러움이 많으니,
處處寒棺委壑中 처처한관위학중 곳곳에 싸늘한 널이 골짜기에 버려져 있구려!!
상평운(上平韻), 동:東 (궁:窮.풍:風.공:工.중:中)
[次丘遊擊] 차구유격 구 유격의 운에 차운하다
關塞連連峙石山 관새운연치석산 국경에 관문과 요새가 잇달고 돌산이 우뚝하게,
截然形勢擁中寰 절연형세옹중환 깍아지른 듯한 형세는 중국을 에워싸고 있네.
從知天作千年險 종지천작천년험 이제야 하늘이 만들어 놓은 천년의 요새임을 알겠는데,
肯許戎心覘此間 긍허융심점차간 어찌 오랑캐가 이곳 넘보는 것을 허락하랴?
상평운(上平韻), 산:删(환:寰.간:間)
利涉長河不用舟 이섭장하불용주 긴 운하를 편하게 건너면서 배를 사용하지 않았으니,
旱餘踈雨未添流 한여소우미첨류 가믐든 나머지 성긴 비로 강물이 불어나지 못해서였네.
紫林峽路幽仍夐 자림협로유잉형 수풀에 둘린 산골짜기의 길은 그윽하고도 머니,
認是平生夢裏遊 인시평생몽리유 평생토록 꿈 속에서 노니는 줄로만 알겠네.
하평운(下平韻), 우:尤 (류:流.유:遊)
溪流日夜逝沄沄 계류일야서운운 시냇물은 밤낮으로 돌아서 흘러,
萬折同宗入海雲 만절동종입해운 만 번을 굽이쳐 똑같이 구름처럼 바다로 들어가네.
此去何時朝極殿 차거하시조극전 이렇게 가서 언제 쯤이면 황제의 궁전에서 조회하며,
白天廣樂共君聞 백천광락공군문 대낮에 큰 즐거움을 그대와 함께 듣고녀?
상평운(上平韻), 문:文 (운:雲.문:聞)
緩帶經裘坐鎭江 완대경구좌진강 느슨한 띠에다 가벼운 갖옷으로 강가의 군진에 앉았으니,
當時文武定無雙 당시문무정무쌍 당시의 문식과 무략은 결코 짝할 이 없었으리.
太原班旅閑無事 태원반여한무사 태원(太原:鎭이름)의 군영에는 한가롭게 일이 없어,
游詠時時泛畵艭 유영시시범화쌍 헤엄치고 글 읊으며 때때로 유람선을 띄우기도 하였지.
하평운(下平韻), 강:江 (쌍:雙.쌍:艭)
將軍揖罷却還衙 장군읍파각환아 장군과 인사를 끝내고 관아로 돌아오니,
客上長程鬂欲華 객상장정빈욕화 먼 길의 나그네 귀밑머리 하얗게 새려고 하네.
會待秋風重握手 회대추풍중악수 가을 바람 불기 기다려 다시 만나면,
不辭樽酒傍黃花 불사준주방황화 국화 옆에서 술마시기를 사양하지 않으리.
하평운(下平韻), 마:麻 (화:華.화:花)
曉起涉川原 효기섭천원 새벽에 섭천 평원에서 일어나,
暮投道上村 모투도상촌 저물녁에 도상 마을로 들어갔네.
蓬麻圍草屋 봉마위초옥 쑥과 삼은 초가집을 에워쌌고,
榆榆蔭荊門 유유음형문 느릅나무와 버드나무는 은둔하는 이의 거처를 가리웠네.
客怕明朝雨 객파명조우 나그네는 내일 아침에 비가 내릴까 겁을 내고,
農愁旱日暾 농수한일돈 농부는 가물어 태양이 내려쬠을 염려하네.
人生固役役 인생고역역 인생은 참으로 일에 골몰하는 데,
行健赤乾元 행건적건원 하늘 행운의 끗끗함은 역시 자연의 이치로다.
欲明猶未明 욕명유미명 날이 새려고 하면서도 아직 새지 않는데,
軍吹遞鷄鳴 군취체계명 군영에서 부는 나팔소리가 닭울음을 대신하네.
已報星軺駕 이보성초가 이미 천자의 사자가 수레를 탔다고 알려지고,
仍催御史行 잉최어사행 곧버로 어사의 행차를 재촉하도다.
溪橋微雨過 계교미우과 시냇가 다리에는 이슬비가 지나가고,
嶺路片雲生 영로편운생 고갯길에는 조각 구름이 일어나네.
馬上還多事 마상환다사 말 위에서 도리어 일이 많으니,
逢人問地名 봉인문지명 사람을 만날 적마다 지명을 물어 보네.
紅旗耀塞原 홍기요새원 붉은 깃발은 변방의 언덕에 펄럭이고,
强箭洞雲根 강전동운근 굳센 화살은 구름이 일어나는 곳을 꿰뚫도다.
未濺鋒頭血 미천봉두혈 창날 끝은 피를 뿌리지도 않았는데,
先遊鼎口魂 선유정구혼 병사들의 혼백이 먼저 떠나가네.
一場分勝敗 일장분승패 한번의 전장에서 승패를 갈랐었고,
三手筭亡存 삼수산망존 세 차례의 수(手)로 멸망과 생존을 계산하였지.
佩級完師旅 패급완사여 적군의 벤 머리를 차고서 군사를 온전하게 하였으니,
迎送鼓角喧 영송고각훤 영접하는 길에서 북소리 호각소리 떠들썩 하였다네.
상평운(上平韻), 원:元 (촌문:村門.돈:暾)
하평운(下平韻), 경:庚 (명행:鳴行.생명:生名)
상평운(上平韻), 원:元 (근혼:根魂.존훤:存喧)
[楊園晩酌] 양원만작 양원에서 저녁 때 술을 마시다
楊君家在舘南隈 양군가재관남외 양군의 집이 객관 남쪽 굽이진 곳에 있었는데,
邀我靑丘使者來 요아청구사자래 우리 조선의 사신을 맞이하러 왔도다.
四海弟兄開一席 사해제형개일석 사해의 형과 아우가 한 자리를 마련하였으니,
百年交契托三盃 백년교계탁삼배 백년 동안 사귄 정의는 석잔 술에 의탁하누나.
風生高柳山還溟 풍생고유산환명 높다란 버드나무에 바람이 이니 산 도로 침침한데,
月入寒松客未回 월입한송객미회 달은 참 소나무 있는 데로 지건만 나그네는 돌아가지 않네.
多少襟懷披露盡 다소금회피로진 많고 적은 회포를 모두 털어놓고서,
更將書畵眼前堆 경장서화안전퇴 다시 글씨와 그림을 가져다 눈 앞에 쌓았었네.
[고인(故人)이 된 총병(總兵)양원(楊元)의 아들 무상(武祥)과 학상(鶴祥)이 우리를 맞아 이야기를 나누었음.]
상평운(上平韻), 회:灰 (래:來.배:盃.회:回.퇴:堆)
[望千山次月沙韻]2수 망천산차월사운 천산을 바라보며 월운사에 차운하다
韻釋栖庵古 운석서암고 운치를 설명하며 쉬던 집은 옛 티가 나는데,
名山壓海虛 명산압해허 이름난 산이 빈 바다를 짖누르는 듯 하도다.
叢生多桂樹 총생다계수 떨기로 난 계수나무가 많고,
芽茁摠山蔬 아줄총산소 싹이 돋은 것은 모두가 산나물이네.
錦下三重幄 금하삼중악 비단은 세 겹의 휘장으로 드리워져 있고,
籤懸萬卷書 첨현만권서 꼬챙이에는 만 궝의 글 제목이 적혀서 달려있네.
曾看月老句 증간월노구 일찍이 월하노인(月下老人)에 대한 글귀를 조았는데,
恨未脂吾車 한미지오거 나의 수레에 기름을 쳐서 그를 못 만나는 것이 한스럽네.
回首千山望 회수천산망 머리를 돌려 천산을 바라보니,
抽空定幾岑 추공정기잠 공중에 솟아있는 봉우리가 얼마인가?
雄盤橫地角 웅반횡지각 웅장하게 자리 잡음은 땅 끝까지 가로지른 듯하고,
絶峙抗天心 절치항천심 자른 듯이 우뚝 함은 하늘 가운데로 치솟았네.
四十程非遠 사십정비원 사십 일의 노정이 멀지 않으며,
金蓮界却深 금연계각심 금빛 연꽃의 경계 문득 깊숙하도다.
征夫懷靡及 정부회마급 길 떠난 나그네의 회포에 미치지 못하는데.
安得喚林林 안득환림림 어떻게 많은 사람을 불러모을 수 있겠는가?
來時此爺抄示前日朝天時所作。要卽其地次韵。
래시차야초시전일조천시소작。요즉기지차운。
[올 때에 이대인[차야:此爺]이 지난 날 명나라 사신으로 갔을 때에 지은 시를 베껴서 보이며 바로 그 곳에서
차운하도록 요구하여서였다]
[월하노인(月下老人:부부의 연을 맺어준다는 전설속의 노인.]
상평운(上平韻), 어:魚 (허:虛.소:蔬.서:書.거:車)
하평운(下平韻), 침:侵 (잠:岑.심:心.심:深.림:林)
[望醫巫閭山] 망의무려산 의무려산을 바라보며
鶴野窮千里 학야궁천리 학야(鶴野)는 천리에 막혀있고,
巫山截一重 무산절일중 무산은 한 겹이 끊겼었네.
藩城依遠壑 번성의원학 울타리 구실하는 성은 먼 골짜기를 의지해 있고,
臺堡列羣峯 대보열군봉 누대와 보루는 뭇 산봉우리와 줄을 지어 있네.
地勢元天險 지세원천험 땅 형세는 원래 천혜의 요새지이고,
皇圖壯國容 황도장국용 천자의 두도 국가의 위용이 장엄하도다.
誰知燕洛界 수지연낙계 누가 알겠는가 연경과 낙양이 경계로,
線脉接箕封 선맥접기봉 이어진 도로와 산맥이 조선에 닿아 있다는 사실을.
[학야(鶴野:한(漢)나라 때 요동 사람 정영위(丁令威)가 영허산(靈虛山)에서 선술(仙術)을 익혀 학(鶴)으로
변하여 하늘로 날아갔다는 고사로, 요동을 말하기도 함.]
하평운(下平韻), 동:冬 (중:重.봉:峯.용:容.봉:封)
[沙河驛雨中口占] 사하역우중구점 사하역에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읊다
滯雨沙河驛 체우사하역 비 때문에 사하역애서 체류하게 되였으니,
新凉遼海秋 신량요해추 요녕 지방에 첫 가을 찾아들 때이네.
中宵獨起坐 중소독기좌 밤중에 혼자 일어나 앉았으니,
萬事摠堪愁 만사총기감 많은 일들이 모두 시름에 젖게 하네.
風露侵栖幌 풍로침서황 바람과 이슬은 거처하고 있는 휘장속으로 침입하고,
霜莖長客頭 상경장객두 세어가는 머리칼은 나그네의 머리에서 자라도다.
前程猶七百 전정유칠백 앞으로 가야할 길이 아직도 칠백 리이니,
何日到皇州 하일도황주 어느 날에야 북경에 도착할까?
하평운(下平韻), 우:尤 (추:秋.수:愁.두:頭.주:州)
[楊將軍墓次月沙韻] 양장군묘차월사운 양장군 묘소에서 월사운에 차운하다
荒陂落日弔楊公 황파낙일조양공 해질 무렵 황량한 비탈에서 양공을 조상하니,
惟見寒松戰朔風 유견한송전삭풍 차가운 소나무가 북풍에 떨고 있음을 보겠도다.
千古英魂應托此 천고영혼응탁차 천고 영웅의 혼백이 응당 여기에 의탁해 있으니,
須知一死有餘功 수지일사유여공 모름지기 한번 죽었어도 공로가 남아 있음을 알겠구려!
將軍盡瘁士忘疲 장군진췌상망피 장군은 마음과 힘을 다하고 병사들은 피로를 잊었으니,
一戰亡胡誓不疑 일전망호서불의 한 번 결전하여 오랑캐를 멸망시키려는 맹세 의심하지 않았었네.
可惜鴻毛墜地盡 가석홍모추지진 기러기의 털이 땅에 떨어지듯 목숨을 가볍게 버렸는데,
斷原叢血幾男兒 단원총혈기남아 끊어진 언덕에 몇 남아의 피가 고였던가?
[당시 장군과 군사가 모두 전사하였다.]
身作長城衛帝州 신작장성위제주 자신이 장성(長城)의 구실을 하며 제왕의 땅을 방위하는데,
幾年東閫坐輕裘 기년동곤좌경구 몇 년 동안이나 동쪽의 변방애서 가벼운 갖옷(裘衣)을 입고 앉았던가?
忘生不覺隳長筭 망생불각휴장산 살기를 잊은 데서 원대한 계책이 무너짐을 깨닫지 못하였으니,
空使冤聲水共流 공사원성수공유 공연히 원망하는 소리가 물과 함께 흘러내리네.
[포로가 되였다가 도망한 자의 말을 듣고서 경솔하게 공격하였다가 패배하였다고 여겼음.]
十尺貞珉聳寒雲 십척정민용한운 열 자 되는 비석이 변경에 오뚝한데,
繚園崇嶂掩重門 요원숭장엄중문 묘원에 둘려 있는 높은 산봉우리들 겹겹이 가려주네.
寵褒自是皇恩渥 총포자시황은악 황제의 은총과 표상이 저절로 흡족하니,
日色千秋耀古墳 일색천추요고분 햇볕이 천추토록 해묵은 무덤을 비춰주도다.
聽說遺蹤却興哀 청설유종각흥애 남긴 자취 전해 들으니 문득 서글픈 생각이 나는데,
瘴雲腥靄墓前堆 장운성애묘전퇴 장기 어린 구린 비린내나는 아지랑이 묘앞에 모여드는 듯하네.
祗今白馬將軍在 지금백마장군재 지금까지도 흰말을 탄 장군이 건재한데,
誰怕强戎暮夜來 수파강융모야래 누가 아침저녁으로 억샌 오랑캐 쳐들어올까 두려워하랴?
[부로(父老)들의 말이 당시에 장군이 흰말을 타고 부절(符節)을 지닌 채 서있었던 모습을 본 주민들이 많았다고 하였다.]
[갖옷:가죽으로 만든 옷.
추운지방에서 입어 왔던 옷으로 구의(裘衣)라고한다.
한국에서는 이미 고조선시대를 거쳐 농경생활로 옮긴부여(夫餘)에서 귀족들이 비단위에
호피(虎皮),이피(狸皮),유피(猶皮)또는 흑백의 초피(貂皮)의 덧옷으로 입었음.]
상평운(上平韻), 동:東 (풍:風.공:功) 지:支(의:疑.아:兒) 하평운(下平韻), 우:尤(구:裘.유:流)
상평운(上平韻), 회:灰 (퇴:堆.래:來) 원:元(문:門.분:墳)
[太公釣魚臺] 태공조어대 태공의 조어대에서
釣魚帶古幾千春 조어대고기천춘 고기를 낚는 대 몇 천년이나 오래 되었는가?
大老遺蹤似隔晨 대노유종사격신 대현(大賢)이 남긴 발자취 어제와 같구려.
某道灤河非渭水 모도난하비위수 난하가 위수 아니라고 말하지 마오,
避殷曾作海儐人 피은증작해빈인 은나라<학정을>피하여 일찍이 바닷가 사람이 되였다오.
[영평부(永平府) 난하(灤河)의 하류 20리에 있는데 크고 작은 냇물이 합류하는 곳이다.]
상평운(上平韻), 진:眞 (신:晨.인:人)
[謁夷齊廟有感] 알이제묘유감 백이 숙제의 사당을 배알하고 느끼다
孤竹淸風北海濱 고죽청풍북해빈 고죽군의 맑은 기풍이 북해가에 번져,
採薇遺像儼精神 채미유상엄정신 고사리 캐어먹던 남긴 형상에 그 정신 살아있네.
只今猶有望望色 지금유유망망색 아직도 명성과 희망 남아있어,
幾使鄕人整側巾 기사향인정측건 몇 번이나 고장 사람의 비뚤어진 두건을 바로잡게 하였던가?
상평운(上平韻), 진:眞 (신:神.건:巾)
[七家嶺主人郭紹先索詩臨行題詩] 칠가령주인곽소선색시임행제시
칠가령의 주인 곽소선이 시를 지어 달라기에 떠날 때가 되어 써서 보내다
關河太半江南地 관하태반강남지 요새와 하수의 태반이 양자강 남쪽 지역인데도,
不見江南好客人 불견강남호객인 양자강 남쪽의 훌륭한 손님을 만나보지 못하였네.
花草君家眞鄭驛 화초군가진정역 꽃과 풀이 있는 그대의 집은 정말 정나라의 역참인 듯,
把盃還似舊情親 파배환사구정친 술잔을 잡으니 도리어 옛날의 다정했던 친구 같구려.
상평운(上平韻), 진:眞 (인:人.친:親)
[薊門煙樹] 계문연수 계문의 안개 낀 나무
川原曠百里 천원광백리 하천과 고원이 백 리가 되도록 넓은데,
槐柳擁千村 괴유옹천촌 회화나무와 버드나무가 무수한 촌락을 가리고 있네.
烟抹平無祭 연말평무제 안개가 걷히니 끝없이 평평하고,
風搖亞有痕 풍요아유흔 바람이 부니 구부리는 흔적이 있도다.
繁陰連帝里 번음연제리 무성한 나무의 그늘은 제왕이 기거하는 마을에 이어져 있고,
翠色櫬天門 취색친천문 푸른빛은 대궐의 문에 가깝네.
最是關中勝 최시관중승 이곳이 함곡관 가운데서 가장 경치가 좋은 곳임을 ,
曾於海外聞 증어해외문 내 일찍이 조선에서 들었다오.
상평운(上平韻), 원:元 (촌:村.흔:痕.문:門.문:聞)
[見朝日次朝早大明宮韻] 견조일차조조대명궁운
해돋이를 보고 이른 아침 대명궁 운에 차운하다
聖代懷柔得勝籌 성대회유득승주 성인 시대에 회유라는 가장 좋은 수를 써서,
雕題來處拱氈裘 조제래처공전구 오랑캐들이 와 거처하면서 모전으로 만든 옷을 입었도다.
海邦況許資脣齒 해방황허자순치 해외의 나라로 더구나 입술과 이 같이 서로 의지하기를 허락하였고,
天子頻勞救綴旒 천자빈노구철류 천자는 자주 수고롭게 위태로움을 구원하였네.
泮水百年淮玉獻 반수백년회옥헌 반궁의 물 백년에 회이가 보배를 바쳤으며,
河源萬里漢槎浮 하원만리한차부 하수의 근원 만리인 한수에다 뗏목을 띄웠네.
龍鐘何幸充朝价 용종하행충조개 늙으막에 다행스럽게도 중국 사신에 뽑혀,
曉入端門御路頭 효입단문어로두 날이 새면 대궐문의 황제가 다니는 길 위로 들어가리.
烏蠻秋夜漏聲長 오만추야로성장 오만의 가을밤 물시계의 물 떨어지는 소리 길게 들리는데,
月滿空庭松影蒼 월만공정송영창 달빛은 빈 뜰에 가득하고 소나무 그림자는 푸른듯 하도다.
客夢初驚分曙色 객몽초경분서색 나그네가 꿈속에서 처음 깨었을 때엔 날새는 빛이 분명하고,
朝衣旋着有文章 조의선착유문장 조회할 때 입는 옷을 도로 입으니 아름다운 문채가 있네.
星流玉闕行雙燭 성유옥궐행쌍촉 별이 옥궐을 향해 흐르니 쌍촛불이 가는 듯하고,
雲鎖金墀擁百香 운쇄금지옹백향 구름이 금 선뜰을 채워 모든 향기를 감싸도다.
皇極殿前三印罷 황극전전삼인파 황극전 앞에서 세 번 머리 조아리기를 마치고,
出門還憶海東王 출문환억해동왕 문을 나서면서 도로 우리 임금님 생각나네.
風生喬木動徵寒 풍생교목동징한 큰 나무에서 바람이 일어나니 약간의 찬 기운이 움직이는데,
皇里淸秋夜欲闌 황리청추야욕란 제왕이 기거하는 곳의 맑은 가을은 밤이면 더욱 고즈녁해.
大市街頭馳駿馹 대시가두치준일 큰 저자 거리 곁에는 훌륭한 말들이 달리고 있고,
長安門外逐多官 장안문외축다관 장안의 문밖에는 많은 관원들이 뒤따르도다.
香煙繞闕衣均襲 향연요궐의균습 향기로운 안개가 대궐에 둘리어 옷에 골고루 배고,
仙露凝盤曉不乾 선로응반효불건 신선의 이슬은 소반에 엉기어 새벽이 되어도 마르지를 않네.
唱到平身仍揖退 창도평신잉읍퇴 복창하는 소리 떨어지자 몸을 폈다가 그대로 읍하고 물러났는데,
欲誇榮幸語還難 욕과영행어환난 광영과 행운을 자랑하려 해도 말하기조차 어렵구려.
賓筵勑許開光祿 빈연칙허개광록 외국 사신 위한 잔치 칙명으로 광록시에서 열도록 허락하여,
登豆周腥間漢桃 등두주성간한도 그릇에는 周代에 쓰던 고기와 사이사이 漢代에 쓰던 과일이 담겨있네.
試飮仙醪三爵盡 시음선요삼작진 시험삼아 사신이 마시던 탁주 석 잔을 다마시고,
回看朝日一竿高 회간조일일간고 머리를 돌려 아침해를 보니 장대 하나 정도 높이 떴도다.
分監爲設中丞榻 분감위설중승탑 부서를 나누어 잔치를 마련한 것은 순무사의 장막애서였고,
供罷行輸太史毫 공파행수태사호 휴식을 제공하면서 정성을 다해준 사실은 태사가 하였네.
偏荷皇恩如許大 편하황은여허대 넘치게 황제의 은혜를 입음이 이와 같이 크니,
東還細報詎遺毛 동환세보거유모 조선으로 돌아가 자세히 보고하려면 어찌작은 것인들 빠뜨리랴?
[오만(烏蠻:중국 사천성(四川省) 남부에 살고 있는 종족(鍾族). 몸집이 크고 사나우며 싸움을 잘하는 것이 특징임.]
상평운(上平韻), 우:尤 (구:裘.유:旒.부:浮.두:頭) 양:陽 (창:蒼.장:章.향:香.왕:王)
상평운(上平韻), 한:寒 (란:闌.관:官.건:乾.난:難) 호:豪 (도:桃.고:高,호:毫.모:毛)
[西北行次古東南行一百韻] 서북행차고동남행일백운
서북으로 떠나면서 옛날 동남으로 떠날 때의 일백 운에 차운하다
省老花粧嶺 성노화장영 늙으신 어버이를 뵈러 고향 갈 적엔 꽃이 고개를 장식하더니,
還朝月印湖 환조월인호 조정으로 되돌아 올 때에는 보름달이 호수에 꽂혔네. [3월에 어버이를 뵈러 고향에 갔다가
千秋充下价 천추충하개 천추사의 서장관으로 차출되어, 보름 때에 도성으로 되돌아 왔음]
四月啓長送 사월계장송 사월에 먼 중국으로 여행길에 올랐네.
奉表丹墀下 봉표단지하 대궐 뜰아래서 임금이 지어주신 표문을 받들고,
停驂華獄隅 정참화옥우 화산의 모퉁이에서 사신 일행의 수레를 멈추었네.
送行卿及士 송행경급사 전송하는 행열에는 공경(公卿)에서부터 선비들까지 있고,
張樂鼓橫桴 장악고횡부 풍악을 울리느라 북채를 비껴 잡고 두드리네.
査罷封纔密 사파봉재밀 조사가 끝나자 봉인하기를 면밀히 하였는데,
邀勤禮却殊 요근예각수 맞아 위로하는 의식은 문득 특수하도다.
東筵方致款 동연방치관 동쪽에서의 연회는 바야흐로 정성을 들였었는데,
西幕復云盱 서막복운우 서쪽 군막에서도 다시 하라고 부라리랴?
雲幄人如市 운악인여시 구름 같은 장막에는 사람이 시장처럼 많고,
海樽杯作艫 해준배작노 바다 같은 술 독에는 술잔이 배구실을 하도다.
相携有次第 상휴유차제 서로 이끌기는 차례가 있고,
均飮若收租 균음약수조 골고루 마시기는 세금 걷듯 하누나.
勖慎惟茵鼎 욱신유인정 힘쓰고 신중히 해야 할 것은 거처와 음식이고,
憂危則狼貙 우위칙랑추 조심스럽고 위태로운 건 이리와 맹수들이네.
列縣工慰客 열현공위객 여러 고을의 관리들은 나그네를 위로하는데,
恒舞妓非巫 항무기비무 늘 춤을 추는 이는 기생이고 무당이 아니도다.
擧手看斜日 거수간사일 손을 들어 지는 해를 바라보고,
回頭戒僕夫 회두계복부 머리를 돌려 하인들을 경계하네.
有朋追我語 유붕추아어 내 말을 따르는 벗이 있어,
別酒爲君沽 별주위군고 이별하는 술을 그대 위하여 사서,
更與斟鸚鵡 경여짐앵무 다시 함께 앵무배(鸚鵡杯)에다 따르다가,
遙聞泣鷓鴣 요문읍자고 멀리서 들려오는 자고새 소리에 그만 눈물 흘렸네.
晦元何獨立 회원하독립 그믐과 초하루에 어찌 홀로 있을 수 있으랴?
滿酌又相呼 만작우상호 또 서로 불러 술잔을 가득 채웠지.
惜別愁顔面 석별수안면 서로 헤어짐이 아까워 낯빛은 시름에 젖었고,
輸情去郭郛 수정거곽부 마음을 다 쏟아 외곽으로 떠나게 하네.
院橋行策馬 원교행책마 원교로 가면서 말에 채찍을 가하는데,
驛路暝歸烏 역로명귀오 역로가 어두워지니 까마귀조차 날아들도다.
野眯炎塵漲 야미염진창 들판에는 눈을 못 뜨게 하는 먼지가 넘치고,
溪喑早水洿 계음조수오 시내에는 물소리 끊기고 가뭄에 고인 물 더럽기도 하네.
舌員多販竪 설원다판수 통역관원 중에는 작은 규모의 장사꾼이 많고,
牙將盡椎屠 아장진추도 호위하는 장수는 모두가 잔인하고 포악한 사람이네.
來泊碧蹄舘 래박벽제관 벽제관에 와서 숙박하며,
坐排朱戶樞 좌배주호추 붉은 문 지도리를 앉아서 밀어 젖히니
廚人喧舊竈 주인훤구竈 주방에 있는 사람들은 오래된 부엌에서 떠들어대고,
庭馬嚙新嚙 정마교신고 뜰에 있는 말은 새로 돋은 꼴을 씹고 있네.
別饌分兒輩 별찬분아배 별난 음식은 아이들에게 나누어 주고,
殘茶及老妓 잔차급노기 남은 차는 늙은 종들에게 돌아가네.
黃昏眠始穩 황혼면시온 해 지고 어두워져서야 잠을 이룰 수 있었고,
淸曉氣方蘇 청효기방소 상쾌한 새벽이 되면 기운이 바야흐로 소복되었지.
適口烹肥蕨 적구팽비궐 살찐 고사리 삶은 것이 입에 맞고,
宜腸膾巨鱸 의장회거노 큰 농어회가 장을 편케하네.
臨歧傷父子 임기상부자 헤여저야 할 갈림길에 이르니 아비와 자식 마음 상해지고,
從此杳燕吳 종차묘연오 니제부터는 연나라와 오나라처럼 아득히 떨어져 있게 되겠지.
惠任山初過 혜임산초과 혜임에서 산을 처음으로 넘었는데,
坡平日未脯 파평일미포 파평에 이르러도 아직 날이 저물지 않았네.
絮飛門外柳 서비문외유 문밖에 버드나무에는 버들개지가 날고,
錢落岸頭榆 전낙안두유 언덕 위의 느릅나무에는 돈 짝만한 잎새가 떨어지네.
客至夜已寢 객지야이침 나그네들이 들르니 밤은 이미 깊었고,
雨來朝未徂 우래조미조 비가 오니 아침이 되어도 떠나지 못하네.
閑吟還鬱律 한음환울율 한가로이 읊조리니 도리어 울적하기만 한데,
晩霽肯蜘躕 만제긍지주 늦게야 날이 개는데 어찌 머뭇거리랴?
古渡思先主 고도사선주 해묵은 나루터에서는 선조(선조) 임금 생각나고,
荒村憶老儒 황촌억노유 황폐해진 마을에서는 노선비를 기억하게 되네.
山河觀險固 산하관험고 산과 물은 저절로 험하고 견고함을 보겠고,
舟楫戒袽襦 주즙계여유 배와 노는 헤어지거나 연한 것을 조심해야 하네.
王迹餘松嶽 왕적여송악 왕조의 자취는 송악만 남았는데,
山形似轆轤 산형사록노 산 모양은 둥그스름한 두레박 같도다.
當年挺異表 당년정이표 당시 너그럽고 남다른 의표를 갖고,
大志撫雄弧 대지무웅호 큰 뜻 웅대한 활을 어루만지며,
萬歲鞏基刱 만세공기창 만대의 튼튼한 기업을 세웠지만,
三韓短策驅 삼한단책구 삼한에서는 모자라는 계책으로 몰아부쳤네.
繁華烟滅黑 번화연멸흑 번화했던 풍경들은 모두 사라지고,
忠藎血堆朱 충신혈퇴주 충신이 흘린 피는 붉게 남아 있네.
感古窮探歷 감고궁탐력 옛 일을 회상하니 낱낱이 더듬기가 어려워,
沿流極覷覦 연류극처유 흐르는 강물을 따라 내려가면서 한 없이 넘겨다 보았네.
崇花雨廟謁 숭화우묘알 숭양(崇陽),화곡(花谷) 두 서원에 참배하는데,
蛟帶二公需 교대이공수 교산(蛟山)과 대원군(帶原君)이 기다려 주었네.
曉起辭賢守 효기사현수 새벽에 일어나 어진 지방수령과 하직하고,
西行强病軀 서행강병구 병든 몸을 억지로 가누고 서쪽으로 떠났지.
馹夫催遞騎 일부최체기 역마를 모는 마부는 말을 갈아타기를 재촉하는데,
縣吏逆征軥 현리역정구 고을의 아전들은 길 떠나는 수레를 맞이하네.
殷款多伊倅 은관다이쉬 매우 정성스럽게 대해 주는 수령들 많아,
珍羞富客廚 진수부객주 맛있는 음식이 나그네의 주방에 그득하였네.
山頭亭作舘 산두정작관 산 위의 정자를 관사로 만들었는데,
潭渚荻交蒲 담저적교포 연못가에는 갈대와 부들이 서로 엉겨있네.
草草龍泉飮 초초용천음 용천관에서는 허둥대며 밥을 먹었고,
匆匆釰水酺 총총일수포 검수참에서는 바쁘게들 공식 연회가 읶었네.
仙村逢夕雨 선촌봉석우 신선이 사는 향촌에서 저물녘에 비를 만났고,
州閣聽宵竽 주각청소우 고을의 누각에서 밤피리 소리를 들었지.
早魃知會虐 조발지회학 가문의 피해가 일찍이 초악한줄 알았으나,
焦牟惜未敷 초모석미부 타버린 보리싹이 소생하지 못하니 애석하구려.
過郊驚絶勝 과교경절승 들판을 지나면서 뛰어난 경치에 놀라고,
隔水媚淸歈 격수미청유 강물을 사이에 두고 맑은 노래가락이 아름답게 들리네.
仙舫迷紅粉 선방미홍분 신선 놀이 배에는 연지와 분(기생들)이 어른거리고,
雲山展畵圖 운산전화도 구름같은 산들이 그림처럼 펼쳐있네.
繁絃迎遠節 번현영원절 여러 가지 현악기의 가락은 먼 곳으로 떠나는 사신을 맞이하고,
妙艶詑輕珠 묘염이경주 절묘하게 아름다운 모습은 가벼운 구슬을 깔보는 듯,
亭倚風流伯 정의풍류백 정자에는 풍류를 좋아하는 감사가 기대여 있고,
軒歸嬾拙徒 헌귀란졸도 난간에는 게을러빠진 무리들이 붙어 따르네.
趙君逢故舊 조군봉고구 조군(趙君:趙泳)이 옛 친구를 만나,
箕範講精粗 기범강정조 기범의 정밀함과 대략을 강마(講劘)하고,
且喜尋遺蹟 차희심유적 또 유적(遺蹟)들을 찾는 것이 즐거웠으나,
還慚擁羡姝 환참옹이주 예쁜 여자와 같이 있는 것이 도로 부끄럽네.
道猶明白日 도유명백일 도(道)는 오히려 대낮 같이 밝은데,
碑自壓黃壚 비자압황로 비석은 저절로 황천을 짓누르고 있네.
昭代勤崇象 소대근숭상 고려 때에는 부지런히 불상을 숭상하여,
孱孫荷渥濡 잔손하악유 잔미한 자손들 후한 은혜를 입었지.
檀君則太古 단군칙태고 단군의 경우는 아주 오랜 시대이고,
衛氏又何迂 위씨우하우 위만 조선 또한 그리 아득한가?
怪事傳多誤 괴사전다오 괴상한 일들 잘못 전해진 것이 많으며,
奇蹤誌或輸 기종지혹수 기이한 자취들도 더러는 문헌에 실려 있네.
蒲辰喧井郭 포진훤정곽 창포절에는 마을과 온 성이 떠들썩하고,
角戱勝都盧 각희승도로 씨름을 할 적이면 도로(都盧)가 승리하도다.
濡滯蓂多葉 유체명다엽 머물며 지체하느라 명협(蓂莢)의 잎사귀 많아졌고,
酣歡酒幾盂 감환주기우 술이 거나해서 즐거우니 몇 사발이나 마셨던가?
星門安定路 성문안정로 군사들이 기거하는 영문에는 길이 안정되어 있고,
雪色大同駒 설색대동구 눈빛은 망아지에게도 똑같구려.
送父南歸子 송부남귀자 아비를 전송하고 남쪽으로 돌아가는 자식과,
恩親北去吾 은친북거오 어버이를 생각하며 북쪽으로 떠나는 자신이네.
天恩翁所仗 천은옹소장 임금의 은혜 네 아비가 의지하게 되였으니,
鶴髮汝須扶 학발여수부 조부랑은 모름지기 네가 부양하도록 하려무나.
僶俛情還苦 민면정환고 억지로 인사하고 떠나는 마음 도리어 괴로운데,
分離影轉孤 분리영전고 헤어져 떠나 있으니 그림자 더욱 외롭구려.
寬心仍放浪 관심잉방랑 마음이 느슨하니 그대로 정처 없이 떠돌 것 같은데,
遇事却糊塗 우사각호도 일을 만나도 문득 그냥 건성으로 넘어가네.
鎭國居循吏 진국거순리 나라를 진정시키는데는 법을 잘 지키는 관리가 있어야 하고,
安陵委重符 안능위중부 능묘를 평안하게 하는데는 중대한 부신께 위임해야 하네.
城闉新制度 성인신제도 성 겹문은 새로운 제도인데,
民力盡錙銖 민력진치수 백성의 재력은 매우 약소하도다.
古寺煙霞窟 고사연하굴 해묵은 사찰은 연기와 안개의 소굴이요,
名樓雲鳥衢 명루운조구 이름난 누대는 구름과 새들의 거리이네.
遙臨太白嶽 요임태백악 멀리는 태백산을 내려와 보겠고,
近挹上淸都 근읍상청도 가까이는 상청(上淸)의 도읍을 잡아당길 듯하네.
畫舶移江岸 화박이강안 호화로운 배는 강언덕으로 옮겨가고,
嚴程過郡邘 엄정과군우 높다란 길은 고을의 모퉁이로 지나도다.
松亭憩寂寞 송정게적막 소나무 숲 정자에는 적막함이 쉬고 있고,
巖峴歷崎嶇 암현력기구 바위로 된 고개도 기구함을 겪는 구려.
定伯邀張幕 정백요장막 정주목사가 장막을 펴고 맞아주며,
龜侯來擁殳 귀후래옹수 귀성부사는 병기를 가지고 와 주었네.
隄防民有倚 제방민유의 제방 역할을 하니 백성들 의지하는 바 있고,
推字國宜誅 추자국의주 백성을 어루만지니 나라에서 의당 상줄만하네
巨筆題襄壁 거필제양벽 큰 붓으로 높다란 벽에 쓰기를, [주(誅)는 상을 준다는 것이니 예기에 나타나 있다.]
佳兒成老姑 가아성노고 아리따운 아이가 할멈이 되였다고 하였네.
雨餘川漲溢 우여천창일 비가 내린 나머지 강물은 불어 넘치고,
池上路盤紆 지상로반우 늪지 위에는 길이 꾸불꾸불 둘렸네.
眼豁多形勝 안활다형승 눈이 확 트이자 좋은 경치 많이 보이고,
詩成愧拙蕪 시성괴졸무 시를 지으니 졸렬하고 거친 것이 부끄럽네.
樽前且嗃嗃 준전차학학 술 두루미 앞에서는 또한 엄숙하더니,
酒後幾鳴鳴 주후기명명 술에 취한 뒤에는 몇 번이나 노래를 불렀던가?
客舍歌新柳 객사가신유 나그네가 머무는 숙소에서는 새버들 노래 부르고,
衙生奏槁梧 아생주고오 관아의 악생은 마른 오동에 대한 곡조를 연주하네.
行裝書又釰 행장서우일 차린 행장은 책과 칼이고,
醫藥朮兼萸 의약출겸유 의약품은 창백출과 산수유이네.
漢路分長渚 한로분장저 중국으로 들어가는 길은 물가에서 나누어지고,
江村間晩蘆 강촌간만로 강촌에는 늦게 핀 갈대가 띄엄띄엄 있네.
煙橫紗未捲 연횡사미권 안개가 아득하게 비껴있어 걷히지 않는데,
波定練初鋪 파정연초포 물결이 잠잠해지니 마치 새비단 펼친 듯 하네.
鴈吊離羣影 안적이군영 기러기는 무리에서 떠난 형상에 대해 슬퍼하고,
鳧憐傍母雛 부련방모추 오리는 어미닭 곁에 있는 병아리를 가련하게 여기네.
嶺雲看縹緲 영운간표묘 산봉우리에 떠 있는 구름을 아득히 바라보노라니,
山日下須臾 산일하수유 산에 걸렸던 해가 잠깐만에 지고 말았네.
鎭堡環遼塞 진보환요새 진영과 보루는 요동의 요새까지 둘려있고,
川原隔海區 천원격해구 하천가의 모래땅은 바다와는 멀리 떨어져 있네.
農民安少稅 농민안소세 농민은 세금 적은 것을 편안히 여기고,
戍卒勒多辜 수졸륵다고 경비하는 군졸은 잘못이 많을까 엄중히 하도다.
羊馬盈阡牧 양마영천목 양과 말은 들판의 목장에 가득하고,
鷄豚列市刳 계돈열시고 닭과 돼지는 저자에 팔려고 벌여 놓았도다.
風埃盤驛過 풍애반역과 바람에 휩쓸린 먼지는 반역(盤驛)을 지나고,
瘴雨杏山踰 장우행산유 장기 어린 비는 행산(杏山)을 넘어가고 있네.
喜臥緣疲病 희와연피병 기꺼이 피곤함을 연해서 누워 있으니,
狂馳失撿拘 광치실검구 속박에서 벗어나 미치광이처럼 달리는 듯하네.
一心懸魏闕 일심현위궐 한 마음은 대궐에 매달려 있는데,
萬事聽洪鑪 만사청홍로 만사가 큰 화로처럼 교화로 다스리도다.
秦堞今防虜 진첩금방로 진나라 때의 성채는 지금도 오랑캐를 방어하고 있으며,
姜陵古望夫 강릉고망부 강녀(姜女)가 남편을 그리던 언덕에 오래된 망부석(望夫石)이 있네.
入關如入室 입관여입실 관문을 들어가는 것이 마치 집안으로 들어가는 듯하며,
完命且完膚 완명차완부 생명도 완전하고 또 피부도 완전하도다.
素節驚新候 소절경신후 가을철의 새로운 기후 변화에 놀라고,
寒宵愁薄糯 한소수박난 싸늘한 밤 기운에 얇은 저고리가 염려스럽네.
石蹲知射虎 석준지사호 돌을 웅크리고 앉아있는 호랑이로 알고 쏜 줄 알겠고,
柳暗見垂蛛 유암견수주 버들이 늘어져 침침하니 거미가 드리워진 것을 보겠도다.
墨廟風千古 묵묘풍천고 거므스름한 묘우에는 오랜 세월 동안 바람이 스쳤는데,
烟村樹幾株 연촌수기주 안개 낀 촌락에는 나무가 몇 그루나 되던가?
坡庄聞信報 파장문신보 파장에서 믿을 만한 소식을 들었으니,
鄕友得揚揄 향우득양유 고향의 친구가 명성을 드날리게 되였다고 하였네.
爲喜榮仍孝 위희영잉효 즐거움은 영광스럽고 또 효도가 되는데,
寧論賢與愚 영논현여우 어찌 현명하고 어리석음을 논하랴?
行行窮冀域 행행궁기역 건강하게 기주 지역을 더듬으며,
皥皥仰堯吁 호호앙요우 여유 있게 요임금의 이상정치를 우러르게 되였네.
聖孝稱純至 성효칭순지 성상의 효성은 순수하고 지극하다고 일컬어지며,
春僚勖典于 춘료욱전우 세자궁의 관료들은 올바르게 하려고 힘을 쓰니,
規模元曠遠 규모원광원 규모는 원래 넓고도 원대한데.,
氣脉詎摧枯 기맥거최고 그 기상과 맥락을 어찌 꺾어버리거나 마르게 하랴?
永夜鳥蠻遣 영야조만견 긴긴 밤에는 오만으로 보냈다가,
淸晨鳳闕趍 청신봉궐추 맑은 새벽에는 봉궐(鳳闕)로 나아가도다.
依俙平日夢 의희평일몽 어렴풋이 느껴지는 평일의 꿈 속에,
文彩小邦無 문채소방무 아름다운 광채 조그마한 나라에는 없구려.
祿寺行茶飯 록사행차반 광록시에서는 차와 밥을 준비하여 돌리고,
庖人繼俎壺 포인계조호 주방에서는 고기 안주와 술을 계속 내오네.
皇恩殊渙渥 황은수환악 황제의 은혜 너무나 풍성하여,
旅舘赤康娛 여관적강오 여관에서도 역시 편안하고 즐겁게 하도다.
穩討常多暇 온토상다가 안온하게 토론하며 늘 여가 시간이 많아,
羣賢得與俱 군현득여구 여러 어진 이와 함께함을 얻었네.
何時定歸覲 하시정귀근 어느날에 어버이 뵈러 돌아갈 때가 정해지면
携鏡拔霜鬚 휴경발상수 거울을 가지고 흰 머리카락 뽑아볼까나?
[앵무배(鸚鵡杯:술잔 이름. 남해에서 나는 조개로 만드는 데, 그 모양이 앵무새와 비슷하여 붙여진 이름.]
[혜임(惠任:경기도 고양군 벽제(碧蹄)에서 파주군 광탄의 용미리(龍尾里)로 넘어가는 혜음고개(惠陰嶺)를 가리킴.]
[숭양(崇陽:포은(圃隱) 정몽주(鄭夢周)를 제향(祭享)하는 숭양서원(崇陽書院)을 말함.]
[화곡(花谷:화담(花潭) 서경덕(徐敬德)을 제향(祭享)하는 화곡서원(花谷書院)을 말함.]
[교산(蛟山:허균(許筠)의 호(號)]
[대원군(帶原君:윤효전(尹孝全)의 봉호(封號)]
[기범(箕範:은(殷)나라 말엽에 태사(太師)인 기자(箕子)가 지었다는 홍범구주(洪範九疇)천하를 다스리는 아홉가지 대법(大法)]
[도로(都盧:서역(西域)의 나라 이름. 그 나라 사람들은 몸이 가벼워서 높은데 오르기를 잘 한다고함.]
[명협(蓂莢:요(堯)임금 때 조정의 뜰에 난 서초(瑞草)의 이름. 초하룻날부터 매일 한 잎씩 나서자라고 열여섯째 날부터
매일 한 잎씩 저서 그믐에 이르므로, 이것에서 달력을 만들었다고 전해짐.]
[상청(上淸:도가 삼청(道家三淸) 의 하나. 삼청은 옥청(玉淸),태청(太淸), 상청(上淸)으로 하늘을 말함.]
[장기(瘴氣:축축하고 더러운 땅에서 일어나는 독기.]
[호랑이로 알고 쏜: 한(漢)나라 이광(李廣)이 돌을 호랑이로 잘못 보고 쏜 화살이 돌을 뚫고 깊숙히 박흰 고사.]
[봉궐(鳳闕: 대궐이름. 봉문(鳳門)이라고도 함.]
[夢拜親庭覺後口占] 몽배친정각후구점
꿈속에 어버이 계신 뜰에서 절하고 깬 뒤에 읊다
八月江南客枕凉 팔월강남객침량 팔월의 강남땅 나그네 잠자리 쓸쓸한데,
五更歸夢海天長 오경귀몽해천장 오경의 꿈속에 고향으로 돌아가는 바다와 하늘이 멀기도 하지.
庭闈欲說幽燕事 정위욕설유연사 어버이 계신 뜰에서 그윽한 연경의 일을 말하고 싶었으나,
還恨風幃覺太忙 환한풍위각태망 바람이 장막을 흔들어 빨리 꿈 깬 것이 도리어 한스럽구려.
하평운(下平韻), 양:陽 (장:長,망:忙)
[獨坐聞夜鵲] 독좌문야작 홀로 앉아 밤에 까치우는 소리를 듣고서
遊子愁吟故國遙 유자수음고국요 유람하는 자식 시름을 읊조리니 고국은 멀기만 한데,
一燈寒榻坐經宵 일등한탑좌경소 외로운 등불 싸늘한 의자에 앉아 밤을 지새네.
靈禽爲報歸期早 령금위보귀기조 신령한 새짐승이 돌아가는 기약 이르다고 알리니,
却趂三更不待朝 각진삼경불대조 문득 아침이 되기를 기다리지 않고 밤중에라도 나가고 싶네.
하평운(下平韻), 소:蕭 (소:宵.조:朝)
<<13세손 김태동 옮겨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