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20년 12월 29일(화) 오후 8시
방법: 온라인 화상(스카이프)
참석자: 임종원, 이묘범, 김태경, 손복임, 이지영, 전철민, 김진희, 박미영(존칭 생략)
크리스마스가 있어서 한 주간을 쉬고 각자 처소에서 크리스마스를 어떻게 보냈는지 나누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연말이라 바쁜 와중에도 열심히 발제문을 준비하시고 책에 있는 내용을 가정에 충실히 적용하려고 노력하셨던 선생님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냅니다. 책의 3분의 2를 마치고 느꼈던 소감을 공유합니다.
1. 이지영선생님
샬롯메이슨의 교육방법을 읽다 보면 극단적인 주장을 자주 접하게 되는 것 같다. 나는 이 지점들에서 항상 생각을 많이 해보게 되는 것 같다. 일반적인 시각으로부터 비판을 감수할 확신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 있을까 하며, 되려 이러한 단호함에 끌리게 된다. 샬롯메이슨의 강력한 주장들은 나에게 반성과 돌아봄의 시간을 준다. 홈스쿨을 준비하면서 내가 맞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대하여 그 확신을 위해 얼만큼 열정을 쏟고 있는지, 홈스쿨 교육방법에 대하여 고민하는 일에 얼만큼 무게를 두는지, 홈스쿨은 하고 싶은데, 현실적 비판은 피하고 싶고 타협하고 싶은 마음이 홈스쿨 준비에 방해를 주고 있지는 않은지 말이다.
샬롯메이슨이 제시하는 여러 가지 교육방법들을 익히고 적용하려면 그때그때 몇 번이고 다시 읽어봐야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만 이번 읽기를 통해서 얻어가는 가장 큰 한가지는 바로 이런 교육 방법에 있어서의 단호함. 실행력에 대한 의지. 이러한 것들이다. 그리고 나부터가 살아있는 책으로 공부하는 것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홈스쿨링의 시간들이 아이에게도 그리고 나에게도 실질적으로 지혜와 지식, 참된 배움이 쌓여가는 기회가 될 것 같아서 설렌다.
2. 박미영선생님
샬롯 메이슨의 교육법은 일관성이 있고 복잡하지 않아 쉽게 따라할 수 있겠다. 심지어 전문성이 없어도 된다고 하니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책을 읽으면서 많은 위안이 되었다. 그리고 그동안 오해하고 있던 그리스신화, 전래동화, 요정이야기에 대한 많은 의심과 궁금증이 풀려 다행이다.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에 큰 도움을 주는 책들을 못 보게 할 뻔 했다. 또한 시와 담을 쌓고 살았던 나의 영향으로 우리 아이들이 시가 주는 기쁨과 유익을 잃을 뻔 했다는 생각에 아찔했다. 이제라도 명시를 틈틈이 읽어주어야겠다. 본서에 ‘셰익스피어에 관한 지식이 전혀 없는 사람을 훌륭한 교양을 갖추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에 왈칵 눈물이 났다. 학교 다닐 때 이런 책 한 권 제대로 못 읽고 졸업했다는 것이 슬프고 처절할 정도였다. 자녀들에게 과연 내가 배운 것들을 물려줄 게 무엇이 있단 말인가! 나도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 샬롯 메이슨의 교육법으로 새로 공부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신앙의 유산을 물려주기 위해 말씀을 읽어주고 말씀으로 서로의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다. 이제는 성경과 함께 샬롯메이슨이 말했던 살아있는 책과 최고의 미술, 음악으로 교육하여 인성을 기르고 풍성한 지식도 얻으며 이야기하기를 통해 말하기, 글쓰기를 자연스럽게 배워나가 아이들이 즐겁고 풍성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란다.
3. 전철민선생님
언젠가 어머니께서 어린시절 많은 것을 공급해주지 못한 것에 대해 미안하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다. 부모님께 감사한 것 밖에는 없지만, 아마도 살기위해 바쁘셨던 삶속에서 자녀들을 양육하기 위한 비중이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하신 말씀인 듯 하다. 이번 내용을 읽으면서 나의 어린시절을 생각해 보았다. 만약 샬롯메이슨이 가르쳐준 정서적 영향(시, 그림, 음악, 책)을 받고 자랐다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다. 아마도 좌충우돌하며 보낸 기간들이 짧았을 것이다.
부모로써 아이들에게 줄 수 있는 영향력은 중요하고 귀한 사명임을 느낀다. 최대한 아버지의 부재를 느끼지 않도록 함께 해주고 건강관리를 잘해야 할 책임감까지 느끼게 된다. 내용이 갈수록 실질적인 교육방법을 소개하고 있어서 홈스쿨하면서 곱씹는 시간들이 필요할 것 같다.
4. 김진희선생님
이번 코스에서 적용할 부분들을 찾아서 시도해 봤다. 그림공부와 음악감상, 시.. 특히 평소에 미술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하여 가까이 하지 않았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호기심과 친밀함으로 다가왔던 거 같다. 음악감상을 읽으면서는 평소에 아이들이 뭔가 악기 하나정도는 배워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순서를 바꾸어 생각했던 거 같다. 음악에 대해 알지 못하는데 악기도 공교육에서 공부하듯이 곡을 알지 못한채로 악보만 보고 박자 맞추고 음 맞춰서 배웠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게 얼마나 힘든 작업(?) 이었는지도 새삼 깨달았다. 예전에 내가 자라오고 배웠던 환경이 문득 문득 떠올랐다. 부모님께서 클래식 씨디도.. 또 좋은 책들도 그 외 많은 자료를 끊임없이 제공해 주셔서.. 잠깐 잠깐의 흥미는 있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그냥 방치만 해 두었던 거 같다. 요즘은 책에 나온 것처럼 음악 테잎을 구하려 다니지 않아도 될 정도의 편리한 세상이 되었지만 부모의 가이드와 격려 지지가 꼭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5. 손복임선생님
아이들은 계속해서(스스로) 배우고 있다. 아이들이 현재 나보다 지식의 수준이나 분량이 적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능력에 있어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난 단지 더 오랫동안 배워왔고, 경험했기 때문에 현재의 지적인 분량으로는 아이보다 앞서 있다고 할 수는 있지만, 아이들의 지적인 능력 자체가 나보다 못한 것이 결코 아님을 알고 아이들을 ‘존중’해야 한다. 내가 가진 지식을 아이들과 나눌 때, 더욱 ‘겸손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 아이의 무지함을 깨우쳐 주기 위해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준비된 지식창고에 내용물을 소개해 주는 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잔소리를 늘어놓는다는 것은 엄마가 힘들다는 것이고, 아이들도 그런 엄마가 힘들다. 힘써서 ‘명랑한 말투’로 말하고 잔소리 대신에 ‘생소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신선한 자극’을 주고 아이들의 귀를 의도적으로 반쯤 닫아주는 경향을 돌려놓자.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책, 문학작품을 꾸준히 읽어주는 것은 아이들에게만 아니라, 나에게도 유익할 것이다. 아이들이 혼자서 훌륭한 책을 읽어낼 수 있는 힘이 생길 때까지 매일 조금씩 꾸준히 읽어주어야겠다. (네버랜드 클래식 전집을(42권) 들여서 하루에 한 쳅터씩(30분) 읽어주고 있다.)
아이들이 과연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들을 좋아할까 싶은 의구심이 들던 차에, 넷째가 어느 날 ‘반 고흐가 그린 해바라기, 별이 빛나는 밤이 되게 멋지다.’는 이야기를 해서 깜짝 놀랐다. 유치원에서 보고 집에 와서 계속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아이들도 얼마든지 명화감상에 관심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6. 김태경선생님
사실 이번 코스3을 준비하면서 시간적으로는 많은 여유가 생긴 듯 했지만 나의 생활은 전혀 여유롭지 못한 기간이었다. 밤이면 찾아오는 지독한 기침에 머리가 멍하고 차가운 아침 공기를 맞으며 하루하루를 전쟁처럼 사람들과 부대끼며 소리 지르며 지내는 나날이 참 지치게 만들어서 쉬고 싶다는 생각이 참 간절했던 나날이었다.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모임의 날이 다가왔음을 알게 되었다.
정해진 발제를 위해 책을 펼치긴 했지만 한문장 읽을만 하면 여기와서 좀 봐달라 책을 펼칠만 하면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니 자료를 만들어달라, 시끄럽다는 민원이 계속 온다 등 잠시도 집중할 수 있는 찰나의 시간조차 허락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
발제를 포기해야 하나... 어떻게 한 장이라도 읽고 써볼까? 아 이거 민폐인듯한데... 울고 싶다. 마음이 굉장히 복잡해졌다. 다시금 다른 선생님들과 비교를 하는 내 마음 속을 바라보며 어떻게든 발제문을 완성해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아직 우리 연우는 글을 읽는 것은 나아졌지만 자기가 글을 쓸때는 철자가 틀리는 경우가 아주 많다. 여전히 소리 나는 모양 그대로 글을 쓰기에 사실 걱정도 있다. 샬롯 메이슨은 정확한 철자를 알려주라고 하는데, 나는 아이가 기가 죽을까봐 겁부터 먼저 나는 것인지. 아이의 기분이 상하지 않게 정확한 언어를 가르치는 것이 우리 부부에게 주어진 숙제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