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모여 마현 마을로>
오티에 참여하지 못한 원교, 엊그제 신청하여 처음 온 호준이를 포함한 모든 아이들이 모였습니다.
호준이와 현서가 아는 사이라고 합니다. 오티 때 현서 혼자 남자였는데 친한 남자아이가 와서 다행입니다.
10시 10분에 바로 마현 마을로 출발해야 했기 때문에 출발 전, 호준이와 원교에게 짦막한 오티를 진행했습니다.
호준이는 5학년, 원교는 6학년인 고학년이라 그런지 간단한 오티 설명에도 잘 이해하는 것 같았습니다.
시간이 되어, 아이들과 복지관 차량이 오길 기다렸다가 마현 마을로 출발합니다.
차 속에서 호준이와 현서가 말장난을 많이 합니다. 보통 '선생님 얘 안전벨트 안 맸어요~' 등의 말장난입니다.
시끌한 분위기는 좋았으나, 지속적으로 안전을 소재로 장난치는 모습에, 결국 과장님께서 주의를 주셨습니다.
마현 마을에 도착하여 경로당에 들어가니 부녀 회장님을 포함한 어르신 네 분이 계십니다.
당황했습니다. 인사하려는데 과장님께서 아이들에게 갑자기 큰절을 시키셨습니다.
첫 방문 때 웃지 않으시던 어르신들께서 큰 절하는 아이들을 보고 웃으십니다. 잘 풀릴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복지 요결 시간에 과장님께 아이들에게 큰 절을 시키신 이유를 들었습니다.
코로나 이후로 어르신들이 아이들을 볼 기회도, 큰 절을 받을 기회도 별로 없었다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저는 거기까지 생각이 닿지 못했습니다. 평가가 될까 조심스럽지만, 경험이 많으신 것 같고 대단하십니다.
사려 깊으신 모습에 또 하나 배워갑니다.
인사와 아이들의 자기소개로 분위기가 풀렸기에, 부녀회장님께 미리 말씀드리고 준비해 간 경로당 이용 규칙과 안전 수칙이 적힌 종이를 부녀회장님께 드려 아이들에게 사전 안전교육을 부탁드렸습니다.
부녀 회장님께서 적혀있는 내용만 읽어주실 줄 알았는데, 예를 들면서 정성껏 설명해 주시는 모습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특히, 불 관련 안전 수칙을 설명해 주실 때 가스레인지로 직접 아이들을 데려가셔서 사용법을 알려주시고, 앞에 있던 현서에게 직접 사용해 보게끔 해주시는 모습도 인상 깊었습니다.
어르신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아이들과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날이 너무 뜨거웠기에 멀리 나가지는 못했지만 큰 나무와 정자, 경로당 뒷 길 정도를 돌아보며 무엇을 하면 좋을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사전방문 때 다라이가 있는 것을 확인했기에, 아이들에게 '다라이 같은 게 있으면 물놀이도 편하게 할 수 있겠다' 하고 말을 슬쩍 던졌습니다. 아이들이 별 반응이 없었는데, 알고 보니 다라이가 뭔지 아는 아이가 없었습니다.
멀리 있는 다라이를 가르키며 '저기 저 큰 통이 다라이야. 저런 거 빌리면 놀기 좋을 것 같지?'라고 말해줬습니다.
아이들이 끄덕입니다. 당일에 아이들이 빌려오게 할 수 있도록 잘 부탁해 봐야겠습니다.
무더위에 아이들이 지쳐 돌아가자고 합니다. 얼추 근처를 돌아보았기에 이만 돌아갔습니다.
차량으로 가는 중에 현서가 말합니다. '선생님 고기도 구워요! 집에 수박도 많고, 기름장도 있으니까 가져올게요!'
당사자 자원이 사용되려는 상황이 좋았습니다. 먹을 것이 확정이 되면 아이들이 가져올 걸 잘 정해야겠습니다.
차량에 탑승한 아이들이 덥다며, 빨리 돌아가 다 같이 할리갈리를 하자고 합니다.
잠시 후 복지관에 도착하여, 할 거 하고 할리갈리 하자고 말했습니다. 아이들이 싫다고 합니다.
먼저 놀고 싶어 하는 것 같았습니다. 종료까지 시간이 40분 남았기에 한두 판만 하고 이야기 나누자고 했습니다.
<통제불가>
첫판이 신나게 진행되던 중, 사업 보조 은미 선생님이 '과장님께서 지금 노는 시간 아니고, 시간 없으니까 게임 정리하고 다음 일정 나누는 게 좋겠다.'라고 하셨다고 합니다. 하지만 잘 놀던 게임을 끊기 미안했기에, 아이들에게는 이판만 하고 이야기 나눈 뒤에 다시 하자고 말했습니다.
저는 아직 20분이 남았기에 이판이 끝나면 이야기를 나누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이들도 돌아와서 바로 이야기 나누길 싫어했고, 오티 때 참여도를 보면, 처음보다는 게임을 나눈 뒤 이야기에 집중을 더 잘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게임을 한판 하면, 다음 판을 하기 위해서라도 집중하여 이야기 나눌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게임을 중단하는 것이 좋겠다고 걱정하는 은미 선생님의 말에 저는 괜찮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착각이었습니다. 과장님께서 저를 부르신다고 은미 선생님이 말합니다. 과장님께 왜 말을 안 듣냐고 혼났습니다.
우선순위를 잘 생각하고 지키라는 말씀을 듣고 돌아왔습니다. 과장님 말씀이 맞는 판단이었기에 게임을 중단해야 했지만, 그럼에도 바로 게임을 중단하지 못했습니다. 강한 통제를 하는 것이 어렵다고 느껴졌나 봅니다.
아이들과 할 이야기를 다 마치고 아이들을 집에 돌려보냈습니다. 통제에 대한 걱정이 생겨버렸습니다.
오후에 신아름 팀장님과 중간 점검 중 종수가 아이들을 통제할 때 가끔은 욱하고 통제할 때가 있다고 합니다.
팀장님께서도 강한 통제는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며, 강한 통제를 현명하게 하는 법을 알려주셨습니다.
경각심을 가지게 해주신 박상빈 과장님께 감사하고, 좋은 해결 방안을 알려주신 신아름 팀장님께 감사합니다.
말씀 잘 기억하고 적용하여 통제가 필요할 때 현명하게 잘 통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본 아이들 강점>
현서 - 승부욕이 있어 적극적으로 참여를 잘 합니다. 활발한 성격으로 분위기를 잘 띄우고 장난도 많이 치지만, 도를 넘거나 자신이 잘못한 것 같으면 곧바로 사과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지안 - 오빠 안전벨트를 다시 확인해 주는 등 안전 개념이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보다 순발력이 빨라 보드게임에서 많은 승리를 거둡니다. 놀이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원교 - 자신이 최고 학년임을 인지하고 행동합니다. 싫은 건 확실하게 싫다. 아닌 건 확실하게 아니다.라고 말하며, 자기주장을 잘 펼치는 모습을 보입니다. 지안이와 마찬가지로 반응속도가 빨라 보드게임에서 많은 승리를 거둡니다.
솔 - 매사에 차분하고 주변을 잘 살피며 배려를 잘 합니다. 보드게임을 할 때 정답을 이미 눈치채고도 동생들이 더 즐기도록 양보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설 - 가장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고학년 못지않게 남을 배려할 줄 알며, 상황 판단이 빠르고 말을 잘 따릅니다. 놀이가 시작되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호준 - 현서와 마찬가지로 승부욕이 있어 참여를 잘 합니다. 활발하여 장난을 많이 치지만, 어른의 눈치를 살필 줄 알며, 선생님 앞에서 말을 가려서 하려는 등 어른에 대한 예의가 보였습니다.
첫댓글 아이들 강점을 잘 정리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예찬이 행동이 자꾸 예시가 되어 지적을 받고 혼나는거 같지만 혼난다기보다 배우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습니다
글 속에서 사진에서 예찬이의 생각이 자라나는게 보이는거 같습니다
소감 작성도 잘했고 사진도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