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황산에서...
영남알프스 태극종주를 했습니다. 큰뜻을 품거나 꼭 해내야겠다는 그런 마음가짐은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엔 말이죠. 언제나 그렇듯 그냥 간다니깐 따라나선게지요. 가지산쯤 올라가니깐 "내가 이 비를 맞고...." 영축산쯤 올라가니깐 "딸기형이 날 속인거야 수우형하고 짜고 말이야..." "내 기필코 태극종주에 성공하리라" 라는 마음가짐이 생기더군요.
지도의 길로 다녀왔습니다. 종주전 처음에 지도를 봤을땐 "무개념" 가필드는 아무 감흥이 없었습니다. 다녀온 후 지도를 그리며 생각해보니... "대단한" 가필드라 자찬하고 있습니다. 파하~~~ 도상거리 55km. 그러니깐 도상거리에 경사각에 싸인코사인탄젠트를 곱하고 나누고 얼버무리면... 55km 이상의 산길을 걸었다는...
천황산에서...
왼쪽이 운문산. 아랫재로 내려와 다시 오른쪽의 가지산에 올라 다리 내려와.... 너무 멀어(?) 사진엔 보이진 않는 능동산 찍고
사자평전에서...
천황산 넘고 재약산 넘어 사진의 오른쪽 제일 멀리 보이는 영축산을 넘어 신불산 간월산 배내봉 찍어야 하는 태극종주.
산에 가면 밤에 술을 먹죠.(그렇게 좋은 짓(?)만은 아니죠. 얼마전 지리산 종주 실패 아니 시도조차 못하게 했던 패착의 원인 술.) 저술을 등에 지고 가기에는 너무 무거워 배에 넣고 가는거죠?! 석골사 주차장에 도착후 밥은 안먹고 술만 먹네요.
일찍 일어나 아니온 듯 청소후 출발 합니다.
형들이 똥누고 가자네요.
추적추적 내리는 비 맞으며 아무생각 없이 오르다보니 상운암 입니다. 비박 장비에 지대한 관심과 방대한 지식을 보유하신 스님이 계시다는 상운암 입니다.
두분의 이 웃음을 눈치 챘어야하는데...
운문산이네요. 보통때면 이쯤에서 텐트치고 비박에 들어가야하는데... 아직 시작도 못했습니다.
가지산 지킴이 지산이랍니다. 처음 봤습니다. 운문산 넘어 아랫재에서 가지산으로 오르면 정상도착전 능선길을 조금 많이 걷는데 그곳 경치가 아주 훌륭합니다만 내리는 비로 인하여 사진이 없습니다.
목욕탕에 다녀온 듯한 느낌. 상쾌합니다.
라면에 막걸리. 그리고 아침에 남은 밥. 훈훈합니다.
춤을 추는 운해. 시시각각 보여줬다 가렸다. 제가 본것은 사진이상의 멋진 장관이었죠.
서둘러 가지산 찍고...
가지산이후 더 거센비가 내리기 시작합니다. 방수자켓 자리에 카메라를 보내고 걷기와 몸상태에 집중합니다. 가지산만 넘으면 태극종주는 끝이라던데... 그게 시작이었던게지요. 능동산 도착하면 오늘일정 끝이라던데... 그렇지도 않더군요. 두분께서 가필드 살살꼬셔 여기까지 끌고 와주셔셔 그냥 감사할 따름입니돠.
선두와 뒤쳐져서 걷던중 그 넓은 임도에서 가필드는 잠시 알바도 합니다. 잘 못 들어선 송신탑 공사현장에서 너무 얼척 없어 하던 와중에 참 멋있는 운해와 광경에 찍은 사진이었는데... 다시 찍자니 앞에서 기다리실 두분생각에 서둘러 길 찾아 떠납니다. 역시나 두분 쏘세지 까 드시면서 개떨듯 떨고 계시더군요. 나한테 험한 상욕을 하면서... 이래서 가필드가 딸기님과 수우짱님 좋다고 따라 다니나 봅니다.
남들은 음식사진을 먹기전에 찍지만 전 먹고 나서 먹기지칠 때 쯤 사진을 찍습니다. 제맘 입니다. 수미네 허름하지만 넉넉한 곳이더군요.
두분 취하셨는지 사진이 흔들렸습니다. 제가 흔들지 않았습니다. ^^;
형들은 계속 막걸리 가져 오랍니다.
식사후 데크에 텐트를 치려다... 다 귀찮습니다. 그냥 식탁에 침낭을 깝니다.
아침이 개운합니다. 천황산에 올라 평소 보기힘든 광경에 내려 오기가 싫습니다. 아니 오늘 하루 걸을 생각을 하니 그닥 기쁨니다. (천황산의 천황은 일본 그 천황과는 전혀 다른 천황이랍니다. 저도 그랬지만... 흥분하지 마세요.)
수미네 여사장님이 저희들 멋지다고 한장 찍어 주십니다.
재약산으로 오늘 하루가 시작 입니다. 산이 높아 그런지 시시각각 일기가 왔다 갔다 합니다.
재약산 찍고
내려와 맥주한캔하고
사자평전에서
사진찍기 놀이하고
내려가고
급경사길을 앞두고 몸가짐 바로 하고 다시 내려가니
모텔과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태극종주 포기를 한다고 하더군요. ㅎㅎㅎ 식사후
무거운 발걸음을 다시 옮깁니다. 두분의 뒷모습에서 가기 싫어하는 냄새가 납니다.
청수좌골인지를 통과해 혼자 왔다면 도저히 찾지 못했을 등로를 찾아 영축산에 오릅니다. 가필드 제일 힘들었던 순간였습니다. 사진에도 나오네요. ㅎㅎㅎ
다음편으로... |
출처: 밖에서 뒹구는 가필드 원문보기 글쓴이: 가필드
첫댓글 화~~~~~~~~좋다...나도 해야쥐...언제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