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의 곰팡이를 방치하면 코막힘이나 눈 가려움증이 생기는 등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어린이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 욕실 타일이나 벽지에 생긴 곰팡이는 표백제를 희석해 닦아준 뒤 충분히 환기를 하도록 한다.
면역력 약한 사람, 곰팡이 노출 위험… 환기나 제습기로 습기 없애야
표백제 희석해 욕실 곰팡이 제거… 세척한 에어컨 필터, 잘 말려 사용
[백세시대=배지영기자] 고온다습한 여름철은 벌레 혹은 곰팡이가 번식하는 데 최적의 환경을 조성한다. 특히 젖은 수건이나 빨래, 세탁기 내부, 에어컨 필터, 화장실 등은 곰팡이가 번식하기 가장 좋은 환경으로,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를 통해 곰팡이 균이 호흡기나 식도 등 체내에 들어가면 건강에 영향을 끼친다.
무엇보다 아이들이나 천식, 알레르기, 만성 호흡기 질환이 있는 사람은 건강한 성인보다 곰팡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코 막힘, 눈 가려움증, 피부 자극 등과 같은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체계가 약해진 사람들이나 만성 폐질환을 갖고 있는 사람들 또한 폐 속에 곰팡이 감염이 생겨 건강이 위협받을 수 있으므로 평소 습기와 곰팡이를 제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이에 곰팡이가 우리 몸에 끼치는 영향과 함께 곰팡이를 제거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한다.
◇곰팡이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곰팡이는 균사로 이루어진 미생물로, 두꺼운 세포벽을 갖고 있으며 얼핏 식물과 비슷하지만 스스로 양분을 만들어 살아갈 수 없는 종속영양생물이다.
주로 포자 형식으로 번식을 한다. 곰팡이 포자가 공기 중에 분산되어 날아다니다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면, 그곳에 안착해 균사를 뻗어 나가는 것이다.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는 호흡기로 들어가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한다. 포자가 기관지 등에 붙게 되면 각종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의 원인이 된다. 만약 장마철마다 유난히 재채기와 콧물이 심해진다면 ‘곰팡이 알레르기’를 의심해야 한다.
곰팡이는 피부에 난 상처를 통해 세균 감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상처 부위는 피부가 습한 상태로 장기간 있게 되기 때문에 세균 번식에 좋은 조건이기 때문이다. 가장 문제가 되는 피부질환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 사타구니의 완선, 몸통이나 두피의 어루러기 등이다.
장마철에는 건조대에 널어놓은 빨래가 좀처럼 마르지 않는데, 이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빨래가 완전히 마르지 않은 경우 ‘모락셀라균’이 생기는데, 이는 빨래에 남은 단백질과 피지를 분해하면서 불쾌한 냄새를 만들고, 면역력이 약한 상태의 인체에 들어갈 경우 대상포진, 칸디다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장소별 곰팡이 제거 방법
▶욕실 및 화장실= 시중에서 파는 전용 살균제를 사용하거나, 환기가 잘 되는 환경에서 표백제를 사용해 청소를 해야 한다. 베란다나 욕실 등의 타일에 생긴 곰팡이는 물과 표백제를 희석한 내용물을 뿌리고 10분 후에 물로 닦아내면 제거된다. 하지만 화학약품 특유의 독성이 있기 때문에 작업 후 환기시켜주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곰팡이가 끼어 있는 욕실 바닥이라면, 헝겊에 베이킹소다를 푼물을 적셔 닦아주고 베이킹소다와 식초를 함께 사용해도 오래된 곰팡이 얼룩 제거가 가능하다.
▶에어컨= 에어컨 필터는 칫솔로 먼지를 털어낸 다음 전용 클리너를 이용해서 깨끗이 세척한다. 세척한 에어컨 필터는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말려서 사용해야 한다.
에어컨 날개도 작은 빗자루를 이용해서 먼지를 털어내고 걸레로 닦아 관리한다. 이때 걸레에 베이킹소다를 희석한 물을 묻혀서 닦아주면 더 효과적이다.
▶세탁기= 내부 청소도 중요하다. 세탁기 안에서 곰팡이로 인한 2차 오염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세탁을 마친 빨래에서 냄새가 나고 이물질이 묻어나오면 세탁기 청소를 해야 한다. 세탁기에 세탁물 없이 물만 넣은 상태에서 베이킹 소다와 식초를 넣거나 시중에서 파는 세탁조 곰팡이 제거제를 넣고 삶기 코스로 돌리면 세탁기 내부를 살균할 수 있다.
▶의류= 한번 곰팡이로 망가진 섬유는 원상태로 복구하기 어렵다. 곰팡이가 생긴 의류는 표백제와 베이킹소다를 물에 희석해 곰팡이 부분을 담가두면 얼룩 제거가 가능하다. 다만 모, 실크 등의 고급 섬유나 색상이 있는 의류에는 사용이 불가하므로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미리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옷장에 제습제를 넣어두고 제습제를 둔 후에도 옷장 주변으로 습기가 유입되는 곳이 있는지 확인하고 자주 통풍을 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
▶벽지= 우선 곰팡이가 핀 벽지를 뜯어내고 단열 공사를 하거나 곰팡이 제거작업을 한 후에 새로 도배해야 한다. 하지만 공사 규모가 커지다 보니 일반적으로 하기엔 쉽지 않은 방법이다.
이럴 땐 시중에 판매하는 곰팡이 제거제나 물과 표백제를 섞은 희석액, 식초나 베이킹소다 등을 이용해 벽지를 닦아내면 된다. 분무기를 사용해 곰팡이가 발생한 부분에 뿌린 뒤 1시간 이상 두었다가 닦아내면 되는 식이다.
◇곰팡이 발생 예방법
곰팡이는 보통 20~30℃의 온도와 60~80% 습도에서 활발히 서식하므로, 습기를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실내 환기를 하지 않으면 습기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하루 최소 2번 30분씩 환기를 시키는 것이 좋다.
또한 장마철이나 미세먼지 발생시기에는 환기가 어려우므로 제습기나 난방 또는 냉방을 통해 내부가 습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구의 경우 곰팡이가 생기지 않도록 벽에서 100m 이상 떨어뜨리고 배치하는 것이 좋으며, 샤워 후에는 세면실 바닥에 물기가 많으므로 바로 물기를 닦아내야 곰팡이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곰팡이가 잘 생기는 베란다 창문 틈새도 자주 청소해줘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