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8월 29일 토요일
전날 상근이와 연락으로 토요일 오후 3시 40분 문수고 앞에서 만나기로 결정. 성수는 한의원 회식으로 한잔, 나는 모 학부모랑 한잔. 일찍 잤다.
근무시간이 4시임에도 3시에 마친다고 일방적으로 알리고 나서 바로 나왔다. 택시 타고 문수고 앞으로. 그렇게 밀리지 않고 바로 도착하니 3시 15분 정도. 할 일이 없다. 담배 한대 물고 있어도 금방 다 타버린다. 그래서 결국 책을 꺼내들었다. 성수도 금방 도착한다고 했으니, 상근이도 금방 도착하겠지. 책을 읽는 도중 성수의 도착. 잠시 이야기 하는 사이 40분을 넘어선다. 상근이가 도착을 안했다. 조금 지나니 도착한다. 올라타고 바로 출발.
언양으로 해서 서울산IC로 해서 경부고속도로를 탔다. 경산 휴게소까지 쉴새 없이 운전하면서 이야기 한다. 옆에 성수도 지지 않는다.
경산휴게소에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고 다시 출발. 팔공산 IC를 빠져나와서 동화사 방향으로 우회전. 불로동 지나서 고속도로 다리 밑을 통과 이시안폴리스 건설현장 중간으로 올라가는 길. 봉무공원. 작년에 비해 차들이 엄청 많이 있다. 주차장도 모자라서 길가주차도 하기 힘들다. 겨우 아래쪽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준비물 챙겨서 나섰다.
대회장에 도착하는 순간 작년에 꼴찌를 놓고 쟁탈전을 벌였던 아저씨가 보인다. 성수와 같이 인사를 나누고 배번호 교부하는 곳에 갔다. 번호표를 받아들고 붙이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아돈다.
호숫가 옆 계단에 앉아서 이야기 나누다가 드디어 출발전 행사 가진다고 모이라고 방송을 한다. 행운권 추첨도 한다고 한다. 올라가면서 서로 안 걸릴꺼야 하면서도 올라갔다. 행사 마칠 무렵 자전거 당첨 번호를 부른다. 마지막 번호 [5160]....순간 휘청....난 [5161] 한 끝 차이다.
투덜대면서 출발선으로 갔다. 드디어 출발. 작년에 비해서 늦게 대회를 하는 바람에 많이 어둡다. 어두운 공기속을 수많은 사람들이 걸어간다.
봉무공원을 빠져나오면서 우측으로 동화사 방향으로 걸어갔다. 작년에 걸었던 기억이 난다. 파군재 삼거리를 지나서 공산터널 구길로 접어들었다. 5키로미터 지점. 제법 호흡이 가빠질 언덕이다. 가로등도 없다. 옆에서 색색 거리면서 걸어올라간다. 내리막길. 내리막길 끝나는 지점에 갈림길이 있다. 작년에는 직진이었으나 올해는 우측 농로길로 간다. 좌측으로는 10km 참가자들이 돌아간다.
어두운 농로길을 한참 가다보니 미타사가 보인다. 어둠 속에 우뚝 솟은 두 채의 건물. 새로 지어진 건물 같다. 미타사를 지나서 마을을 지나가는데 곳곳에 체험장이 있다. 내동농사체험하는 곳이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회장으로 부터 문자를 받았다는 성수.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기라는 내용...이 때 상근이 한마디.
"성수야 저기 어두운 곳으로 가자. 평생 잊지못할 추억만들어주꾸마"
난 순간 왜 어두운 곳으로 가면 추억이 만들어지지? 하는 생각을 했다. 성수는 웃는데 난 이해를 못해서 썩소만 날리고 있었다. 한참 후에 웃음이 났다.
동화사 올라가는 백안삼거리 부분에 도착했다. 10km 지점. 간식이라서 보니 물, 커피, 과일액즙이 있다. 물만 한컵 마시고 나섰다. 처음에는 완만한 오르막길, 굿당을 지나서 제법 가파른 경사가 나타난다. 상근이는 쳐졌다가 다시 왔다가를 반복한다. 동화사 시설지구방향에서 좌측으로 파계사 방향으로 들어섰다. 약간의 내리막길. 화장실이 보인다. 성수 발바닥이 아프다고 해서 양말을 벗으니 물집까지 생기지 않았다. 바세린을 바르고 출발.
곧 바나나 사탕을 준다. 감사히 얻어먹고 파계사 검문소 방향으로 갔다. 여기서부터는 가로등이 없다. 길은 왕복2차선, 다행히 인도가 있다. 간혹 차 몇대가 굉음을 내면서 과속으로 달려간다. 겁난다.특히 코너 돌아갈 때는.
중간쯤 가다 보니 상근이가 배가 아프다고 한다. 가스만 분출하다가 안 되는 모양이다. 앞쪽에 간이 휴게소가 보이길래 가방을 내려놓고 아래쪽으로 어설프게 난 길을 따라 내려갔다. 성수와 이야기하는 사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주위를 살펴보니 연등이 걸려 있다. 다른 곳에는 본적이 없는데 왜 여기에 있을까 생각하다가 어두운 곳에 팻말이 보인다. [OO사]. 허걱...절입구다.
상근이가 내려간 곳은 절로 내려가는 길목이다. 성수와 키득거리면서 웃다보니 상근이가 올라온다. 한참을 웃다가 다시 걸었다.
언덕을 몇개 오르고 내리고 하니 드디어 파계사 검문소가 나타난다. 좌측으로 내려오는 길로 1키로미터 오니 작년에 시래기국밥을 먹었던 [산골마을에]가 나타난다.많은 참가자들이 모여서 밥을 먹고 있다. 은박지에 싸인 것을 먹고 있다. 얼른 막걸리 한잔 마시고 보니 주먹밥이다. 볶음밥으로 만든 주먹밥. 3명 5 덩어리를 먹고 막걸리 2잔 더 마시고 출발했다.
길고 긴 언덕을 내려오는 이 코스. 한참을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을 내려오다 보니 발바닥이 아프다. 끝나는 지점에 패밀리마트가 보인다. 게토레이 한잔 하고 출발. 파군재 삼거리에서 이시아폴리스 단지로 갔다. 공사중인 곳 옆으로 해서 배수펌프장쪽으로 가다보니 주최측 사람들이 모여 있다. 거기서도 두부김치에 막걸리를 준다. 억지로 2잔을 받아 마시고 갔다. 둑길로 해서 한참을 가다보니 신설 도로 밑 공구리 길로 접어들었다. 서서히 아픈 다리를 쉬는 사람들이 늘어난다.
불로동 쪽으로 해서 공항교 다리쯤 갔을 때(35km지점) 40키로 부문 참가자들은 좌측으로 돌아가고 50키로 부문 사람들은 우측 다리 밑으로 간다. 그래서 10키로미터 더 걸어야 한다. 터벅 터벅 걷다보니 발바닥도 쓰린다. 상근이는 엉덩이가 실켜서 걷는 것이 불편해 보인다.
많이 불편하면 뛰고, 지치거나 덜 하면 걷고. 그렇게 5키로미터를 갔다. 드디어 50키로 반환점. 다들 힘들어한다. 그래도 그나마 우리는 생생한 편이다. 두부김치, 떡에 막걸리 마시고 다시 출발한다.
난 담배 한대 핀다고 먼저 가라고 했다. 5~10분 정도 담배 피고 나서 출발했다. 늦었으니 달렸다. 아직도 어두우니 깜박이등만 보면 되겠지 했다. 가도 가도 안 보인다. 분명히 각자 한개씩 매달고 갔으니 보여야할 시간인데. 엄청나게 빨리 걸었나? 하는의심에 저앞에 드디어 빨간불이 보인다. 희미하다. 너무 멀다는 느낌. 그래도 달렸다. 달리고 달리다보니 드디어 좁혀졌다.
그런데 한 사람당 쌍깜박이다. 우리 일행이 아니다. 그럼 대체 어디로 갔지 하는 생각에 전화해보니 반환점에서 얼마되지 않는 지점에 위치한 화장실에 있었단다. 둘이 들어가기 좁은 화장실인데 왜 둘이 들어갔을까? 영원히 잊지못할 추억을 만들기 위해서?
하여간 담배를 피면서 있으니 걸어온다. 다시 걷다가 쉬다가 하다보니 공항교 부근에 이르렀다. 걸어가는 것이 힘들다. 잠이 쏟아진다. 어쩔수가 없다. 아무리 해도 잠이 쏟아진다.졸면서 걸었다. 드디어 돌아가는 길. 5키로미터 남았다. 화훼단지 지점에 이르렀을 때 작년에 그 아저씨 우리를 맞이해주신다. 비타500을 주신다. 감사히 받아마시고 다시 출발. 팔공산 IC 입구를 거쳐서 공원 입구에 도착. 남은 거리는 얼마 되지 않는다. 날은 훤해져서 6시 40여분을 지나간다.
엉덩이가 많이 아픈지 상근이가 쳐진다. 천천히 올라가다보니 어느새 상근이 달려서 우리를 추월해서 골인한다.
본부석에 가서 기념메달, 기록증을 받아들고 기념사진 한 컷.
다시 돌아와서 짐을 풀고 인근 사우나로 갔다. 따뜻한 물에 들어가니 몸이 녹는다. 상근이 성수는 탕안에 있는 의자에 앉아서 세상 모르고 잔다.
한참후에 나와서 바로 울산으로 갔다. 언양 해장국 집에서 소맥에 해장국. 든든하다.
상근이 집 부근에서 해산. 찐한 일박이일을 보냈다.
첫댓글 대단하다... 병준이는 기억력이 대단하구만.. 난 50키로 코스 표를 보고 토막난 기억을 집어넣고, 휴대폰 사진의 그림과 시간을 가지고 기억을 조합해서 겨우 후기를 썼는데, 이렇게 물흐르듯 기억을 가지고 있다니.. ^^ 놀라워..
가는 도중에 먹기도 많이 먹는구나....날씨가 시원해서 더 좋았겠네..50km완보한 사람치곤 너무 멀쩡하네ㅋㅋ무사완보 축하혀^^
한편의 인간승리 드라마를 보는 것 같다. 나도 11월 1일이면 66킬로미터 완보증을 들고 선 사진을 찍을 수 있을까? 있겠지? 마지막에 완보증을 들고 찍은 사진에서 친구들의 얼굴에 비장함이 묻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