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회 도봉문학상 수상자: 함동선 시인.
수상작품: 운주사 외 1편
운주사
함동선
전라도 화순 땅
순하지만 허하게 생긴 돌부처가
설치 미술처럼 눕거나 기대어 있다
바람불고 비 내린 천년을 돌아보면서
하루종일 허리 편 남도 사람처럼
정 있는 얼굴이 있는가하면
내 어릴 적 기억의 벽에 발톱을 세우고
그 벽 긁던 장난 꾸러기도 잇다
아니 어느 말사(末寺)에서 만난
사미승의 동안(童顔)은
피가 통하는 것 같고
바람마저 빠져 나간다
몸이 없는 돌부처에 앉은
잠자리 한 마리
정적을 밀어낸 소나무 그림자가
길어졌다 짧아졌다 하는 사이
세상은 그래도 살 만하다는 듯
웃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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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 문학상
제 1회 도봉 문학상
새벽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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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1.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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